Prologue 5
"이렇게 다 모인게 얼마만이냐-"
"그러게나 말이다."
"도경수는 야근 했다며. 안 피곤?"
"완전 피곤."
"넌 무슨 사장이 야근이냐?"
"바쁘니까."
현재 작은 기업의 사장인 경수는 피곤이 쌓인 눈을 꾹 감았다 떴다.
그런 경수에게 냉수를 건네준 징어가 말했다.
"오늘 루한이가 너네들 온다고 신났드라."
"그게 누군데?"
"저 개자식 진짜 패도 되냐? 쟤 왜 내 딸 이름도 모르는데?
나 애 낳을 때 얼굴도 안비친 멍멍아. 니 빼고 다 왔었어."
"아니, 그.."
욕을 한바가지 얻어 먹은 그를 친구들이 비웃었다.
잠시 고등학교때로 돌아간 느낌이 드는 그도 결국엔 웃어버렸다.
제 6화
울타리
집으로 가고 있다. 그 길 위를 걷고 있는 아주머니의 입가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엄마. 먼저 집에 가. 난 얘 데려다 주고 갈게."
"아냐! 같이 가!"
"김징어한테 할 말 있어서 그래."
"응? 응.. 알았어. 다음에 또 보자 징어야!"
"네. 들어가 보세요."
아주머니께서 아쉬운 듯 발길을 돌렸고 난 우리집 방향으로 몸을 틀었다.
할 말 있다며 븅아. 왜 우물쭈물 말을 못해.
"뭐."
"..애들한테 말 안할거냐?"
"어."
"왜? 왜 니 친구한테도 비밀인데? 왜 도경수도 모르냐고."
...김종인의 표정에서 자신의 실수가 드러났다. 너.. 이새끼 경수 만나서 니 그 쓰잘데기 없는 연기 실력으로 뭐라 씨부린 거 아니지?
"뭐라.. 말했냐?"
"....아닌데.?"
아..진심.. 머리아프다 진짜. 아니 이 찐따같은 놈아.
김종인을 쳐다보니 눈을 마주보지 못한다. 거봐, 이 따위 연기로 뭔 거짓말을 할려고...
"야. 닌 니가 연기를 잘한다고 자부하냐?"
"응."
문제아네. 진짜 문제아다. 아무말 없이 바라보니 당당하게도 씨부린다.
"야. 그래도 진짜 티 안나게 했어. 진심이야."
안 봐도 눈에 훤 하구만 어디서 개구리야.
"어. 그렇겠다. 잘도 그러겠어. 아오! 가만있으면 중간이라도 가잖아!!"
"그래서 티 안나게 했다고!!!"
"티가 안 나긴 개뿔이 안나?!!!"
"밤중에 둘이 웬 싸움질이냐?"
"끄악!!!!"
갑자기 들리는 박찬열 목소리에 김종인한테 달려들어 안겼다. 아, 슈발.. 애 떨어질 뻔 했어.
박찬열이 나랑 김종인을 떨궈놓더니 그 사이로 들어차서 말했다.
"둘이 뭔 비밀을 공유했을까?"
아.. 기피대상 1호님..
"별거 없...어."
박찬열을 눈 앞에서 치우며 넌 닥치고 있으라는 무언의 압박을 김종인에게 보냈다. 입을 꾹 다문 것을 확인하고
박찬열을 올려다 봤다. 박찬열이 눈을 부비며 물었다.
"아.. 피곤해.. 어디가냐?"
"집."
"집? 김종인 너도? 넌 이쪽 아니지 않나?"
"어? 어.. 아니지.."
아 저 개같은 연기력. 넌 진짜 배우해라. 톱스타되겠네. 발연기계의 톱스타.
"아- 비밀을 공유하다 너무 늦어버려서? 그래서 데려다주는 길이구나. 그렇구나."
거봐 김배우. 벌써 기피대상1호님이 냄새를 맡고 계시잖아.
"비밀공유라니. 그냥 근처에서 같이 놀다가 늦었으니 데려다 주는 건데."
"아, 그래서 같이 우리 갈비집에 왔구나."
씨발. 봤구나.
"어? 어. 밥은 먹어야지."
"벌써 김종인네 어머님과도 친한 사이?"
이새끼 진짜 위험하다. 내가 이놈 친구가 아니었으면 피 말라 뒤졌을 거야. 그치만 넌 나의 친구.
널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고 있지.
"아 몰라 개새끼야!!!"
겁나 화내기 전법.
"뭐?!! 누가 누구보고 개새끼래!!?"
걸려들었다 단무지 같은 놈ㅋㅋㅋ
"내가!! 니놈보고!!"
"와, 이 기집애봐라?! 불리하니까 막 내 뱉지?!!"
"누가 불리해?! 내가 뭐?!! 뭐!!"
"야, 그만해라.."
아 김종인 끼지말라고. 박찬열 빡치게 해서 아무 사고도 못하게 해야 된다고.
"넌 좀 닥쳐봐."
"뭐?"
"나랑 김징어 일이니까 조용히 하라고."
서로가 불꽃을 튀기며 바라보고 있는 나와 박찬열. 그 사이에서 꿎꿎하게 우리를 말리는 김종인.
"에휴, 그래. 이 누나가 봐줄게."
"어디서 개수작?"
"우리 찬열이 아직 철들려면 멀었지 뭐. 가자 김종인."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김종인의 손목을 낚아채고 우리집쪽으로 걸었다. 뒤에서 쫒아오는 박찬열.
아마 박찬열네 집 방향도 이쪽 이었을 거야.
잠시 후 박찬열네 집을 지나쳤다. 뒤에서 멈춰진 발자국 소리와 터져나오는 박찬열 목소리.
"잘가!!"
"어! 너도!!"
"어!!"
인사하나는 기똥차게 잘해요. 아주 바른 아이야.
어? 종대랑 바로 옆집이네? 어쩐지 종대네 집 갈때 익숙하다 했지. 집 안으로 들어가는 박찬열을 확인하고 다시 걸어갔다.
우리집에 도착했다. 가는 내내 말이 없던 김종인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야. 들었냐?"
"뭘?"
"박찬열 집 지나올 때 유리깨지는 소리."
"...못 들었는데? 뭐야, 소름끼치게 왜그러냐..?"
"나만 들었나? 근데 그 소리가 던져서 깨지는 소리였어."
개새끼야, 겁나 무서워 졌잖아..
"무섭잖아!!"
"아, 그건 그거고. 니 도경수랑 밤에는 같이 있지 마라. 아무리 몇년지기 친구여도 걔도 남자야."
꼴에 가족이라고 뭔 보수적인 말이야, 도경수보다 안전한 사람이 없구만.
"어쩔. 니보단 안전함."
"충고니까. 새겨들으라고."
"니 때문에 안 그래도 무서워서 경수 부를거야."
"새겨들으라고 했다?"
짐짓 엄하게 말하는 것 겉았다. 개굴은 아닌 것 같은데, 진심으로 걱정하는 건가? 그 차갑던 김종인이?
"꺼져. 집에나 가."
"안 부를거지?"
"까지말고 가라고."
"야!!"
소리까지 지를 정도로 날 걱정하는 건가? 곧 김종인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자기도 소리를 지를 줄은 몰랐나 보다.
"내가 말을 말지. 암튼 조심하라고."
"알았다고."
"간다."
"어, 조심히가."
김종인이 가는 것을 확인하고 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혼자 자긴 무섭다고...
남편♥
-여보세요?
"남편! 어디야?"
-나? 니네집인데? 왜 아직도 안들어와, 김종인이랑 뭐 할게 그렇게 많다고,
"어휴, 우리 남편 지금 외조하는거??"
"이건 외조가 아니라 질투다 인간아."
어익후 깜짝이야. 갑자기 앞에서 들리는 경수 목소리에 너무 놀랐다.
미소를 머금은 채 전화를 끊으며 다가오는 경수.
"안녕!?"
"응."
"남편 나랑 같이 자자!"
"그러자."
거봐. 내 남편은 이런 위험발언 따위 우정으로 커버가 되는 몸이라고. 우리 남편이 얼마나 멋진 사람인데,
감히 그런 남자새끼들과 비교하다니ㅂㄷㅂㄷ
집으로 들어와 겉옷을 벗고 소파에 앉았다. 그런 나를 확인한 경수는 씻는 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아, 김종인은 왜 그딴 소리를 지껄여가지고 사람 무섭게 만들어.
핸드폰을 들고 고민했다. 괜히 집안사정에 끼어들면 찬열이가 싫어할지도 몰라. 나도 누가 개입하는 거 싫어하잖아.
가장 친한 경수도 모르는데.. 가장친한.. 가장..
종대쌤
-여보세요?
"잤어?"
-아니. 왜? 그렇게 들려?ㅎㅎ
"아니, 그냥.. 졸린 말투라서..ㅎㅎ"
-아냐, 안 잤어. 무슨 모르는 문제라도 있어?
"어? 아니.. 그.."
-개새끼야!!!!!!
....? 박찬열 목소리인데?
-아, 저리가라..
-누구냐고!! 니 때문에 죽었잖아 씹새야!!!!
뭐야. 멀쩡하네? 근데 왜 둘이 같이 있어? 유리깨지는 소리도 종대네 집이었나?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종대야. 혹시 찬열이 좀 바꿔줄 수 있어?"
-어? 어.
-야. 니 누구냐 이 씹새야.
"나다 이 병신아. 니 이 시밸롬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욕을 막해? 내가 니 그 지랄 한번만 더 떨면
남자구실 못하게 한다고 했냐? 안했냐? 월요일날 보자 알찬새끼야^^"
전화를 끊어버렸다. 감히, 고1때 한 '아무한테나 욕하지 말기, 시비걸지 말기'란 약속을 어기다니 죽여버리겠어.
화장실에서 나온 경수가 부엌으로 가며 묻는다.
"누구?"
"내가 이렇게 욕할 수 있는 인물은 딱 하나지."
"박찬열?"
"응응."
소파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와 씻고 나왔다. 꾸벅꾸벅 졸고 있는 경수가 보였다. 왜 저리 피곤해 하지?
그러고 보니 만났을 때부터 뭔가 피곤해 보이던데.
방으로 들어와 이불을 챙겨 밖으로 나가니 또 눈을 말똥히 뜬 채 날보고 있는 경수가 보였다.
"아, 깜짝 놀랐잖아.."
"미안."
"이거 덮고 있어. 이불 금방 깔아줌!"
다시 방으로 들어와 까는 이불을 가지고 나왔다. 여전히 말똥한 눈으로 날 보고 있는 경수.
"부담스러, 이불 까는 사람 첨 봄?"
"너가 까는 건 처음 봐."
......미안. 죽을 죄를 지었네. 그러고 보니 난 참 이기적이구나. 너 불러놓고 이불만 던져놓은 채 니가 깔고 니가 자.
그러고 난 침대에 올라와 에이스의 푹심함을 느끼며...
"미안.."
"뭐가?"
"아냐, 모름 말아..ㅎ"
이불을 다 깔고 팡팡 두들기니 바라만보는 경수.
"뭐해 남편? 안자?"
하품을 길게 한 경수는 기지개를 키며 말했다.
"내일 너 옷사주러 못 가겠다."
"응? 왜?"
나야 고맙다만, 진짜 왜?"
"과외있어서."
"그래? 알았엉! 피곤해 보인다. 어여 자자."
"응. 너도 잘자."
"도경수! 잠깐만!!"
아까 김종인이 했던 그 말이 떠올라 깔려있는 이불을 그대로 질질 끌고 내 방으로 들어왔다.
침대에 가까이 붙여 놓으니 따라 들어온 경수가 웃으며 말했다.
"애기네. 혼자서 잠도 못자고."
"아니, 그게 아니라.. 무서운 말 들었단 말야.."
"누가 해줬는데? 너 겁많은 거 친구들 중에 누가 몰라?"
"김종인이 모르지."
"아, 그렇겠다. 이제 막 친해졌으니까. 그치?"
"어? 어, 그렇지."
경수의 표정이 씁쓸해진다. 친구를 뺏기는 느낌이 드나? 아니야. 그런 느낌이 아닌 것 같아.
박찬열이랑 친해졌을 때 별거 없었잖아.
침대에 누웠다.아까의 표정이 잊혀지질 않는다. 왜 그런 표정이었지? 너의 울타리 밖의 아이라서?
아닌데, 울타리 그거 고등학교 올라와서 허물었던 걸로 아는데..
다시 쌓는 중인가?
이제 그 안엔 누가 있을까?
| 끄아아아앙아 |
+ㅎㅎㅎㅎㅎ늦잠잤어욯ㅎㅎ이제 이 시간에 일어나는게 익숙해 진 것 같..ㅜㅜㅜ ㅎㅎㅎㅎㅎㅎ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분이 아닐 수도 있어옇ㅎㅎㅎㅎ과연 누가 될 것인가!ㅎㅎ
++암호닉입니돠! 시카고걸/체리/크림치즈/버블티/매매/죽지마/규야/정동이/슈웹스/구금/안녕/크런키/눈누난나/세젤빛/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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