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9
"어? 루한이 올 때 됬다. 나 나갔다 온다!"
"내가 갈래!"
"내가 루한이 엄마되는 사람이올시다."
"어, 다녀와라."
조용히 자리에 앉는 종인을 보며 징어가 슬쩍 웃더니 집을 나섰다.
징어가 나간 것을 확인한 그들이 작당모의를 하듯 모여들어 대화했다.
"야. 준비 됬냐?"
"당연하지. 준비완료. 아마 한시간 후? 도착예정이다."
찬열이 문자를 보여줬다.
[미안미안 쪼금 더 늦을 듯]000
제 10화
꿈
시험이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왜이리 시간이 빨리 가는지, 내 인생이 애처롭다 못해 애잔하다.
종대네 집에 모여 공부를 하기 시작한게 벌써 2주일. 공부하기 싫은 나와 같은 마음인지 민석이는 소파에 누워서 책으로 얼굴 덮어놓고 있고,
김준면은 공부를 하다가 폰을 보다가 하다가 물마시고, 음료수 먹고. 그나마 김종인은 존나 열심히 하고 있다.
(경수는 따로 과외받고 있고 찬열이는 알바중이다.)
종대에게 과외아닌 과외를 받고 있는 난, 지금 짜증이 점점 난다.
첫째, 덥다. 둘째, 공부가 안들어온다. 셋째, 김준면 시방.
"야 종대야. 이거 뭐라고?"
"아, 그거?"
내 눈치를 슬쩍 보는 종대에게 웃어주고 상 위에 엎드렸다. 벌써 몇번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저새끼가 내 공부 방해한다고.
그래서 지금 집중력이 바닥이라 공부가 안들어오고, 화가 뻗쳐서 덥다. 결국 모든 이유가 김준면이라는 거다.
빡침이 고조를 찍고 있을 때 쯤, 민석이가 벌떡 일어났다. 무슨 좀비가 깨어난 듯. 비몽사몽한 얼굴로 우리를 슬쩍 보더니 폰을 하고 있는
준면이에게로 얼굴을 덮고 있던 책을 던졌다. 정확하게 피한 준면이가 민석이를 노려본다.
"미쳤냐?"
"입 좀 다물어. 잠들랑말랑 할때마다 지랄이야."
나이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석이의 돌직구에 준면이가 쓱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보던 종인이가 기지개를 키며 말했다.
"야 집중력 떨어진다. 뭐 시켜먹자. 야식."
"오오오오! 치킨!!"
"오 김징어-"
김종인과 하이파이브를 하니 일어나는 종대. 그런 종대의 뒷모습을 눈으로 쫒는데 종대가 거실장에서 꺼낸 쿠폰을 보여준다. 뭔 쿠폰이 17장이여;;;
준면이는 종대형을 찬양하라며 좋아했고 종대는 찬열이랑 같이 시켜먹다 보니, 라 말하며 익숙하게 주문했다.
"후라이드 하나랑 양념 하나, 간장 한마리요."
치킨을 먹는다는 기쁜 마음에 급 집중력이 올라갔다. 곧 종대에게 붙어서 수학을 시작했다.
상 위엔 공부에 필요한 그 어느것도 올라가 있지 않고 오로지 치느님만이 모셔져 있었다.
치킨 무를 셋팅하고 상자를 여는데 진짜 배고팠던 참이라서 그런지 치느는 더욱 맛있어 보이는 자태를 선사하고 있었다.
"와, 쩐다."
"징어 다리 먹을래?"
"응응! 잘먹을게 종대야!!ㅎㅎㅎ"
종대가 건네주는 다리를 받고 한껏 미소짓고 있는데 준면이가 말했다.
"둥아. 넌 다리 좋아하냐? 난 퍽퍽살 좋아하는데. 너 나랑 치킨 같이 먹으면 딱이겠다.ㅋㅋㅋ"
"오- 앞으로 자주 이용하도록 하지 김준면."
"그랰ㅋㅋㅋㅋ"
내 다리와 준면이 퍽퍽살과 건배하고 뜯었다. 개마이쪙.
"이 맛있음을 우리 경수는 영접을 못하구 흐어어엉"
"ㅋㅋㅋㅋㅋㅋ알찬새끼 빠이넼ㅋㅋㅋㅋ"
"아, 찬열이두 흐어어엉 아 근데, 찬열이는 뭐가 될려고 그렇게 열심히 알바를 한데?"
자연스럽게 종대를 바라보니 나와 눈이 마주친 종대가 콜라를 다 삼키고 말했다.
"모델?"
그마저도 완전한 대답이 되지 못했다. 하긴, 모델 된다고 하긴 했었지. 그 욱하던 성질 죽일만큼 모델이 되고 싶었던 거겠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한입 무는데 종대가 물었다.
"넌?"
"나? 나는 아마도.. 음.. 좋은 엄마?"
"그게 뭔 꿈이냨ㅋㅋㅋㅋㅋ"
김준면은 비웃게 뒀다. 개새끼.
내 사정을 아는 종인이가 나를 보며 살짝 웃어주었다. 나는 아주 어릴적부터 꿈이 이거였다. 좋은 엄마.
돈이 많은 엄마도, 똑똑한 엄마도 아닌 좋은 엄마. 난 나의 아이에게 만큼은 둘도 없을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김준면의 허벅지를 꾹 누르는 민석이. 곧 나에게 경수를 물었다.
"도경수는 뭐 되고 싶대냐?"
"경수? 경수는.. 어.. 그러게.."
그러고 보니 경수랑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 우리 경수는 무엇이 되고 싶을까? 그러게, 나 왜 이런것도 모르냐..
너는 내 꿈이 좋은 엄마였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텐데..
나를 힐끔 본 종인이가 말을 돌렸다.
"김준면 니는?"
준면이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회사원!!"
"뭔, 저렇게 꿈이 소박하냐,"
"야 지금 내 점수 보면은 절대 소박이 아니거든."
"ㅋㅋㅋㅋㅋㅋ불쌍한 새낔ㅋㅋㅋ"
"니 잘났다 시바."
준면이를 비웃던 종인이가 곧 웃음을 멈췄고 말했다.
"니는 얼굴로 다 해먹을 놈이야. 회사원에서 그 회사 사장이 되는건 아마 니 얼굴 덕택일 듯.
김징어 솔직히 김준면 잘생겼지?"
"그 회사 말아 먹는건 저 눈치 없는 성격때문일거야."
다들 한바탕 웃음을 지었다. 모두가 공감하는 말이었다. 자기 자신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같이 웃던 준면이가 종인이를 보며 넌? 이라고 물었다.
나도 궁금해져서 바라보니 잠시 망설이던 종인이가 말했다.
"애견샵 차릴거."
"우리 중에 회사원이 가장 현실성있는 대답이었어."
민석이의 말이 맞았다. 좋은 엄마며, 애견샵이며, 모델이며..
누가 안말한거 같은데, 아 종대!
"종대야 넌?"
"나? 난 글세, 아마 피아노치지 않을까?ㅎㅎ"
"헐?!! 피아노 잘 침?! 왜 말 안했어? 내가 또 악기 잘 다루는 남자 환장하잖아!"
나의 말에 배째지게 웃던 종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헐헐 기대된다. 종대네 집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피아노가 어디에 쓰는 물건인가 했더니
우리 종대가 치는 물건이었을 줄이야.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은 종대가 손을 풀 겸 살짝 치는데, 헐.. 존나 잘친다.
악보를 펼친 종대는 곧 연주를 시작했다. 이건 혁명이다. 마냥 수줍고, 마냥 착한줄로만 알았던 종대가,
사실 피아노를 수준급으로 치는 개 멋진 사내였다.
악보의 처음서부터 끝까지 친 종대는 다시 수줍게 웃는 사내로 돌아왔다. 어릴때 피아노를 배운 경험이 없는 나에겐, 정말이지 매우 멋져보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물개박수를 쳤다. 그런 내 모습에 쪽팔리다며 나의 팔꿈치를 잡아당겨 앉히려는 김종인을 뿌리치고 종대에게 달려갔다.
"야 너 대박이다. 진짜 잘 쳐."
나의 치켜 올라간 엄지손가락을 내린 종대가 민망한 듯 간단히 치는 학교종이 땡땡땡 마저도 예술이었다. 헐, 쩐다.
"그럼 너 피아니스트 되는 거야?"
"어.. 아마?"
"와, 넌 공부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 치고.. 엄친아네!"
"야 둥둥아! 나도 칠 줄 알아!!"
"넌 꺼져."
나의 단호한 대답에 진짜 짜지는 준면이가 불쌍해보였다. 그러나 나의 관심은 온통 종대의 피아노였다.
"종대야 종대야. 나 나중에 결혼하면 너가 행진곡 처줄래?"
"음, 글세."
"헐, 비싸게 군다. 헐헐."
"ㅋㅋㅋㅋ음, 그러지 뭐."
"둥이 너 결혼은 누구랑 하게?"
"음, 능력좋은 남자랑."
"경수네."
"경수는..! 경수는 친구고.ㅎㅎ"
나의 대답에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 그들. 난 치킨이 식기전에 달려가 하나를 집으며 말했다.
"경수는 솔직히 벌써 햇수로만 9년인데, 남자로 보이겠냐?"
그 이유도 있고. 가장 중요한 건 나랑 경수는 복잡한 관계니까. 그래서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경수가 남편감으로 제격이었다. 잘생겼지, 돈많지, 다정하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최고의 남편감 임에는 틀림없지만
아무래도 경수가 내 남편이 된다면, 엄마를 봐야되고, 아빠랑 엄마가 만날테고, 아주머니가 불편할테고.
그러고 보니 정말 대단하다. 전처가 사돈이라니. 그만큼 나랑 경수는 너무 복잡했다.
아, 모르겠다.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들 말했나? 아 민석이. 민석이를 힐끔 보았다. 민석이는 가끔 돌직구가 쩔어서 무서운 감정이 좀 있었다.
"김민석 너는 아직도 꿈이 없냐?"
종인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치킨을 먹는다. 아, 그래?ㅎㅎㅎㅎ
"그럼 넌 좋은 아빠 할래?ㅋㅋㅋㅋ"
나의 말에 조금 생각하는 듯 하던 민석이가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니가 좋은 엄마한다고 했으니까 내가 니 남편이냐?"
??????????
"헐, 얘기가 왜 그렇게 감?"
"김종대 결혼행진곡 우리 사이겠네."
"야 김민석은 내가 반대다. 저 새끼가 나랑 친척지간이 된다니, 존나 소름이다."
종인이의 말에 분위기가 떴다. 저런식으로 갈 줄은 몰랐다. 얘기가 왜 저렇게 됨?
민석이를 힐끔보니 날 보고 있었는지 눈이 마주쳐졌다. 살짝 웃음을 짓는 그 때문에 당황스러웠다. 쟤 왜저래,
진짜 당황스럽다...
치킨을 다 치운 그곳엔 암흑과도 같은 수학이 자리잡고 있었다. 치킨을 뜯던 기세는 엿바꿔 먹었는지 축 처져서 종대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내 옆에서 공부하던 김종인이 내 등을 두들기며 말했다.
"니 허리 굽는다, 좋은 엄마 되기 전에 굽은 엄마되겠네."
"뒤질라고. 요즘에 존나 뭐라한다 니?"
"뭐. 뭐."
"오 진짜 쌍둥이 같구만. 존나 갈구넼ㅋㅋㅋㅋ"
"김준면은 좀 닥쳐. 입 좀 다물고 있어 좀."
민석이에게 엄지를 치켜세워주니 웃는다. 아, 저 웃음 뭔데, 시붕. 억지로 종대의 설명에 집중했다.
"알겠... 졸려 징어야?ㅎㅎㅎ"
"응? 아니, 안졸린데."
"많이 졸려운가 보다. 그만 하자. 내일도 있고 모레도 있고.ㅎㅎ"
"이것만 하구, 이것만 하구 갈래.."
"알았어. 빨리 해야겠다. 징어 자겠네.ㅎㅎ"
"둘이서 아주 깨를 볶는 구나.ㅋㅋㅋ"
"종대는 내가 이해해줄게. 애가 착해."
"어디서 오빠같지도 않은게 오빠인 척을 해. 짜증나게."
내 표정은 나의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곧 김종인도 오만상을 찡그리며 나를 보았고 난 그런 김종인을 무시하고
종대에게 기대며 말했다.
"종대야 빨리 하자."
"어? 어, 그래야지.ㅎㅎ"
듣던 설명을 마저 들었다.
끝끝끝!!! 하기로했던 곳까지 진도를 끝마쳤다. 그 사이에 잠이 깬 것 같았다.
찌뿌둥한 몸 때문에 기지개를 키는데 전화가 온다.
남편♥
오랜만에 보는 그 이름에 얼른 전화를 받았다.
"남편!!!"
-뭐야, 왜 이렇게 반기면서 받아? 뭔 일 있었어?
"아니! 남편이야 말로 무슨일이에요?"
-아직도 김종대네 집이에요? 흐흫, 이상하다. 존댓말하니까.
-야야야야 김징어!! 니 아직도 외간남자랑 같이 있냐?!
"...분위기 깨게. 알찬놈도 있어? 어딘데?"
-집앞이야. 집 가자, 징어야. 나와.
-김징어! 빨리 나와! 보고싶어!!
"지랄말라고 전해줄래?"
-지랄말래.
-나도 들었거든? 김징어 나 김종대네 집 번호안다. 들어간다.
곧 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고 찬열이가 들어왔다.
"지랄말라니!!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어우, 알찬 새끼 왔구나.ㅋㅋㅋㅋ"
"뭐뭐. 김준면새끼야 뭐. 종대 안녕!"
"왔냐?"
준면이에게 날라차기를 하며 들어온 박찬열이 종대에게 인사를 했고, 그 인사를 받자마자 내 옆으로 와서 물었다.
"외간남자랑 좋았냐? 재밌었냐? 행복했냐?"
"공부했다. 뒤지고 싶냐?"
"김종대가 잘 가르쳐 주든?"
"엉."
급 말을 돌린 박찬열이 귀여워 받아주니 좋다고 또 헤실헤실 웃는다.
뭔 개새끼 마냥.
"아! 아까 우리끼리 꿈 얘기 했거든? 너네는 뭐 되고 싶냐?"
준면이의 물음에 경수가 웬일로 바로 대답했다.
"사장."
"얼, 역시 있는 집 자식은 생각부터 다르구만.ㅋㅋㅋㅋ 알찬애는?"
"모델!!"
"왜 물었을까, 내 자신이 한심해진다.."
김준면을 비웃으며 가방을 매니 곧 경수가 가져가 대신 맸다. 오오- 경수를 보며 엄지를 올리니 씩 웃고 만다.
현관에서 들어오지도 않았던 경수 덕에 어서 신발을 신었다.
"종대야 오늘 고마웠쪙!"
"아냐.ㅎㅎ"
"우리도 가볼게 종대야. 너네집 짱 좋다. 우리 아지트.ㅋㅋㅋㅋ"
"ㅋㅋㅋ그러든가. 가봐라! 박찬열 넌 우리집에서 잘래?"
"그러지 머. 잘가 아그들아.ㅋㅋㅋㅋ"
"꺼져 키만 큰 새끼야.ㅋㅋㅋㅋ"
"내일보자."
"어-"
다들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헤어지기 직전 민석이가 나와 경수에게 말했다.
"잘가고 내일보자."
"엉."
"잘가."
아까와 같은 민석이의 웃음에 나도 모르겠는 감정을 느꼈다.
| ㅎㅎㅎㅎㅎㅎㅎㅎ(민망) |
항상 아침에 오다가 오늘 유독 늦었네옇ㅎㅎㅎㅎ 어익후야 이건 뭐, 민석이 아휴 뭐, 내가 조화해^^ 그렇다만 아직 너가 확정난 건 아니겠지만 그건 또 아닐 수도 있어.^^ 스토리 정리한다고 늦었쪄영..ㅎㅎ 이렇게 공부했으면 수석.ㅎㅎㅎㅎ 내일은 조금 특별할 수도 있는 화가 나올 것 같네요!
++암호닉 입니다!♥ 시카고걸/체리/크림치즈/버블티/매매/죽지마/규야/정동이/슈웹스/구금/안녕/크런키/눈누난나/세젤빛/뭉구/김종이 샤랑합니다>< 항상 댓글 남겨줘서 힘이 돼요!ㅎ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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