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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트/성열] 축하해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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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 진짜 괜찮아?”


“응, 괜찮으니까 그냥 놀자!”



남자친구 있어 봤자 다 부질없다.


딱히 기념일을 하나하나 챙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생일은 기념일과는 다르지. 잠깐 폰을 확인하고 그대로 배터리를 빼 버린 채 자유이용권을 끊었다.


처음엔 그저 깜짝 놀래 키려고 그런다 생각하며 덩달아 아무 것도 모르는 척을 했지만, 자정이 지나고 생일이 지나기 전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던 성열에 화가 나, 무작정 오늘 약속을 펑크 내고 친구들을 불러 놀이공원에 왔다. 오히려 신이 난 척을 할수록 내가 더 비참해지는 기분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놀러 온 거라 들뜨는 건 사실이었다.



“넌 안 지쳐? 바이킹 타자니까 왜 그런 건 안 타.”


“나 겁 많은 거 알면서..”


원래 놀이공원을 좋아했지만 사실 겁이 많아 무서운 건 절대 타지 않았다.


제대로 놀기 전, 각자 쓰고 싶은 머리띠를 사고 사진도 찍고, 중간에 배도 채우고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녔을까, 어느새 잊어버린 성열의 존재에 내 자신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니가 오자했으니까 가서 마실 것 좀 사와.”



이건 무슨 논리인가. 계속 등을 떠미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가는 내내 투덜거리느라 입은 가만히 있질 못했고, 한손에 비닐봉지를 든 채 벤치로 돌아가려 방향을 틀었을 때 꽤 귀여운 곰 인형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형 옷을 입고 뭔가 팔을 이리저리 흔드는 게 귀여워 입 가리며 살짝 웃자 어색하게 놀란 척을 하더니 대뜸 다가와 포옹했다.



“아 저기요, 전 애가 아닌데.”



양 어깨를 붙잡고 머리 위로 하트를 크게 만들지 않나, 총알인 지 뭔 지 나에게 쏴대질 않나. 큰 움직임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통에 금방 인파가 몰린 걸 잊고 있었다. 그러자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곰이 또다시 가까이 다가와 내 손을 잡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떠오른 친구들의 모습에 뿌리치려고 했으나, 무슨 힘이 이리 센 지 한적한 곳으로 와서야 놓아주었다.



“저기요, 갑자기 왜 이래요.”



아무 말 없는 저 웃는 곰을 보고 있자니 어딘 가 무섭기도 하고, 설마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무슨 일이 날까 싶어 약간 경계를 풀고 쳐다봤다. 이런 내 반응에도 가만히 보고 있더니 등을 돌려 구석진 곳에 가 허릴 숙여 뭔가 찾는 듯 한참 헤매다 두 손을 뒤로해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는다.


다른 한 손을 앞으로 해 카운트를 세더니 얼떨떨한 내 앞에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깜짝 놀라 그대로 굳은 채 가만히 서 있던 게 답답한 모양인 지 다시 한 번 상자를 내밀며 재촉했고, 조심스레 받아들자 무릎을 털며 일어났다.



“반지?”



상자를 열어 반지를 빼 자세히 살펴봤다. 어딘가 낯익은 게 이상해 반지를 보고, 앞에 서 있는 곰을 쳐다보길 반복하자 대뜸 날 뒤돌아 세우고 그대로 있으라는 듯 다시 돌아보지 못하게 어깨를 잡고 있었다.



“아 더워 죽는 줄 알았네.”


“이성열?”



익숙한 목소리에 뒤돌자 땀에 젖은 채 날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이성열이 보였다. 어젠 그렇게 연락도 없고 잠수 타더니 이제 와서 이건 또 뭔가 싶어 그를 흘기자 인형 탈을 옆에 내려놓고 반지를 끼워주려는 듯 내 손을 잡았다.



“미안해. 늦었지만 생일 축하해.”



다른 인형 옷과는 다르게 손가락도 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되어있었지만 역시 반지를 끼우는 것은 무리인 듯 자꾸 손에서 빠져나가는 통에 짜증이 났는지 툴툴거렸다.



“나 금방 옷 갈아입고 올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 알았지?”


“됐어, 내가 낄게. 짠!”


“아 좀 기다릴 것이지.”



얼른 다녀오라며 그를 떠밀고 근처 벤치에 앉아 반지를 구경했다. 며칠 전, 우연히 지나가다 진열된 반지를 보고 예쁘다며 한참 눈을 떼지 못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에게도 이런 로망이 있었는지 곰 인형 옷을 입은 것부터 하며 나름대로 신경 쓴 그가 꽤 귀여웠다.



“내가 다시 끼워줄 거야.”



한참을 나타나지 않던 성열이 샤워까지 하고 온 듯 채 마르지 않은 머리로 달려와 옆에 앉았다. 감기 걸린단 잔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반지를 끼워주며 방긋 웃는 얼굴에 차마 그를 밀어낼 순 없었다.



“화 풀렸어?”


“아니.”


“내가 뭐해 줄까? 뽀뽀할래?”


“미쳤어?”



남들이 보면 참 혀를 내두를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는 말다툼도 멈추고 시선이 마주쳐 알 수 없는 묘한 긴장감에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손을 뻗어 어깨를 감싸는 그의 행동에 살짝 움찔하다가도 제 품으로 끌어당기는 힘에, 설레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며 새삼스레 다시 느꼈다.



“사랑해. 그 것도 아주 많이!”


“응, 나도..”



부끄러움에 고갤 숙여 말끝을 흐렸고, 그런 날 가만히 지켜본 듯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볼에 말캉한 게 닿았다 떨어졌다. 고갤 들어 쳐다보자 입술에 다시 쪽하고 떨어진 성열이 환하게 웃으며 두 팔을 벌렸다.



“왜 자꾸 떨어져, 이리와.”



입 내밀고 분하단 듯 노려보다 이내 표정을 풀고 다가가 안겼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더해 포근한 그의 품에 기분이 좋아져 눈을 감고 중얼거렸다.



“다음번엔 이렇게 안 넘어갈 거야.”


“내가 잘못했어. 생일 진짜 축하해.”





-

맨인럽 첫 1위 축하♥

이런 망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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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망글이라뇨 어휴진짜 돌고래님글은ㅠㅠㅠㅠㅠㅠㅠ 하ㅠㅠㅠㅠㅠㅠㅠ 너무 잘 읽고있어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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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우왕 ㅠㅠㅠㅠ고마워요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ㅠㅠㅠㅠㅠ아니누가망글이래요ㅠㅠㅜㅠㅠ진짜설레쥬금...글하나하나가다좋네요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돌고래
ㅠㅡㅠ..!! 고마워요ㅠㅠㅠㅠㅠ엉엉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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