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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 인 어 왕 자 B | 인스티즈  

   

넌 어렸을때부터 '무슨 만화 볼래?' 라고 물으면 무조건 '인어공주' 를 외쳤다. 난 솔직히 그만 보고싶었다. 이젠 대사를 외울 기세였기 때문에. 하지만 넌 언제나 '인어공주' 가 아니면 보질 않았고 난 언제나 너에게 약했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너가 만화에 집중해 있을때면 난 널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동그란 너의 이마부터 뭉툭한 너의 턱 끝까지 난 널 수십번 돌려보았다.너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고 볼을 쿡쿡 찌르고 너의 손을 들어 내 얼굴에 갖다대도 넌 아무 말없이 '인어공주' 에만 집중했다.   

   

못된 마녀가 에리얼과 왕자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면에건 내 뒤에 숨어 화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모습이 사실은 좀 바보같았다. 얜 도대체 뭐야? 라는 생각도 들게했다. 그런데 우리가 '인어공주' 를 30번쯤 보자 넌 더이상 내 뒤에 숨지않았다. 이상하게도 그게 난 너무 속상하고 아쉬웠다. 그래서 그때부턴 쇼파 위 너의 옆자리가 아니라 너의 앞에 앉기 시작했다.    

그냥 너가 내 뒤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싶어서.   

"아 진짜 이건 짱이야. 인어왕자도 있을 것 같애."   

"야 저건 만화야."   

"아니라니까? 진짜 인어 있어. 그리고 공주가 있는데 왕자가 없겠냐?"   

도대체 뭔 소린지 나는 한참이나 널 보기만 했다. 얘가 인어공주 인어공주 노래를 부르더니 정신이 나간 건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너의 이마에 손을 올려보기도 하고 주위를 빙빙 돌며 이상한 점을 찾기도 했다.   

"근데 에리얼은 결국 인간이 됐잖아."   

"그렇지. 근데 난 인어일때가 더 좋아. 뭔가 있어보여."   

"뭐가 있어보이는데?"   

"그냥, 다."   

머릿 속에 떠오르는 수만가지 생각을 다 정리하고 설명하지 못할때면 넌 '그냥' 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넌 공부 잘 하니까 나중에 커서 인어 좀 찾아줘."   

"내가?"   

"응."   

그리고 무턱대고 넌 나에게 인어를 찾아달라 말했다.   

[EXO] 인 어 왕 자 B | 인스티즈  

   

***   

박찬열의 꿈은 특이했다.   

아니, 직업 자체로 특이한 게 아니라 그 직업을 갖고 싶어하는 이유가.   

"해양생물학자가 되고싶어?"   

"어."   

"왜?"   

"인어 찾아야지."   

매번 장래희망 조사서에 '해양생물학자' 를 써내는 찬열이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럴때면 찬열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인어를 찾아야 한다고.   

애들은 찬열이의 말을 들을때면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기도 하고 장난을 잘 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냥 찬열이가 이유를 밝힐때면 반은 초토화 됐다. 무엇보다 선생님은 자신을 놀리는 줄 알고 찬열이를 많이 혼냈다. 하지만 이유는 변함없이 하나였다. '인어를 찾기 위해서.'   

박찬열의 행동을 볼때면 저 새끼 진짜 또라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언제 한 번 박찬열을 잡고 진지하게 물어봤다.   

"너 진짜 인어 찾으려고 해양생물학자 된다는거야?"   

"응."   

난 널 미친놈 보듯이 봤다. 그러자 넌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너가 진짜 미친 줄 알고 진지하게 물었다. 너 아파? 진짜 미친거야? 그럼 박찬열은 웃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말했다.   

"너가 찾아달라며, 인어."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O] 인 어 왕 자 B | 인스티즈  

   

***   

"야, 나 고백 받았어."   

"뭐?"   

난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외모에 평범한 성적 평범한 성격. 눈에 띄지도 그렇다고 존재감이 없지도 않은 그런 평범한 인생을 살았다. 내 어린시절부터 고등학생때까지 박찬열이 유일한 내 친구였고 나도 그 사실에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 사이엔 비밀이 없었다.   

"누군데?"   

"6반에 김민석이래, 알아?"   

"아 걔?"   

박찬열은 손에서 펜을 놓고 의자에 느긋하게 기댔다. 알아? 걔 어때? 그는 날 지그시 쳐다보며 말했다. 쓰레기야. 엮이지 마. 나는 그 말곤 누구와도 접점이 없었기에 그의 말에 잘 순응했다.    

"아...알았어."   

"아쉬워?"   

"아니, 뭐 그냥."   

"뭐가 또 그냥이야."   

"멀쩡하게 생겼는데 쓰레기라니까 좀 그렇네."   

박찬열은 내 말에 그저 웃었다.    

그 날 이후, 난 김민석을 피해 다녔다. 박찬열이 쓰레기라 했으니까.   

***   

"미친새끼야. 니 또 개지랄 깠지!"   

"내가 뭘?"   

"아 이 병신새끼 아주 미저리네, 미저리야."   

김민석이 날 찾아왔다. 왜 찾아왔는지 알고있지만 난 모른 척을 했다. 뭐 항상 해왔던 일이어서 더이상 감흥이 없어진 게 맞다.   

"진짜 또라이야, 넌."   

"내가 뭘?"   

"걔도 친구 좀 만들게 해줘라."     

가만히 이를 닦다 김민석의 말에 칫솔질을 멈췄다. 친구? 나는 몸을 돌려 김민석을 쳐다봤다. 김민석은 당황한 표정으로 날 툭툭쳤다.     

"말이 그렇다는거지. 걔가 너말고 친구 한 번이라도 사겨봤냐?"     

나는 김민석의 어깨를 쳤다.     

"야, 걘 나 하나면 족해."    

나는 다시 칫솔질을 시작했다. 김민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화장실에서 나갔다. 김민석이 나가는걸 확인하자마자 난 칫솔을 던졌다.     

"씨발."     

제발 나말곤 그 누구도 곁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말도 안되는 그 '인어' 내가 찾아줄테니 그냥 조용히 닥치고 있다 내가 찾아 준 인어 보면서 나랑 행복하게 살길 바랬다.     

당사자는 별 불편 못 느낀다는데 항상 주변에서 지랄이었다.      

혹시 이러다 그 애가 날 떠나갈까봐 무서웠다.   

[EXO] 인 어 왕 자 B | 인스티즈  

     

***   

"선생님."   

"왜요?"   

"저기 아래 떨어져있는거 뭐에요?"   

"떨어져있는거?"   

경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자 쪽지 하나가 떨어져있었다. '집에 같이 가.' 박찬열의 쪽지였다. 나는 박찬열의 화가 풀린건가 싶어 웃었다.     

"그게 뭐에요?"   

"아 이거 쪽지라고 하는거에요."   

"그걸 보면 웃어요?"   

"이거요? 아니요?"   

"그럼 선생님은 왜 웃었어요?"     

예상치 못한 경수의 질문에 당황했다. 아무리 뭘 가르쳐주려 해도 거절했던 경수기에 이런 반응이 낯설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아 여기 적혀있는 말때문에 웃었어요."   

"말이요?"   

"네, 말이요."   

"내가 지금 하고있는 게 말 아니에요?"   

경수는 빠르게 내 쪽으로 헤엄쳐 왔다. 나는 지금이 아니면 한글을 가르칠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거 배워볼래요?"   

"그게 뭔데요?"   

"경수가 하는 말을 적어내는거에요."   

"헐."   

"배울래요?"   

"나도 그거 배우면 선생님이 웃어요?"     

나는 경수에게 웃어주며 말했다.     

"당연하죠."     

경수는 수조 속을 빠르게 헤엄치고 다녔다. 바깥으로 물이 튀도록 점프를 하고 날 쳐다보며 웃기도 했다.      

박찬열은 나에게 인어를 찾아주었다.   

[EXO] 인 어 왕 자 B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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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과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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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뭔데 귀엽지ㅜㅠㅠㅠㅠㅠ상상되쟈나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2
꾸요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심 상상의나래를 펼쳐서 어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귀여워
9년 전
독자3
우아ㅠㅠㅠㅜㅜㅜ경수기여워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
ㅜㅜㅜㅜㅜㅜㅜ경수 왜이렇게 귀엽 ㅜㅜㅜㅜㅜ 찬열이는 뭔가 미저리같은데 좋음..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스파이시치킨버거 굿
미저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5
작가님 취향저격이에요ㅠㅠㅠㅠ귀여워서 오또카니진짜 으아아아아아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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