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후부터 비가 척척하게 내리는 날이야. 비가 와서 그런지 가게도 텅 비었고. 오늘따라 알바도 좀 우울해보여서 마감시간이 두시간이나 남았지만 그냥 일찍 집에 들어가기로 해. "알바, 집에 가라." "사장님은요?" "내가 마감치고 갈게. 먼저 가.우산 있지?" "네. 저 먼저 들어갈께요!" "그래. 내일 월요알이니까 아침부터 전화해서 가게 안여냐고 하지 말고!" "네네. 저 진짜 가요!" "들어가." 너도 내일 쉴 생각에 기분좋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가게를 청소하는데 딸랑이는 종소리가 들려. 허리를 세우고 누군가 봤더니 오른손에 까만 우산을 들고 웃고있는 재환이야. "어. 마감이에요?" "아니 아직. 뭐 마시려고?" "다 정리한거면 안마셔도 되는데." "아니야. 아직 커피머신 안껐어. 뭐마실래?" "저 바닐라라떼요! 시럽 완전 많이."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계산은요?" "그냥 둬. 커피 한 잔도 못사줄까봐?" 재환이를 지나쳐 다시 커피머신 앞에 서는 너야. 금새 커피 한잔을 내리고 시럽을 잔뜩 뿌려 건네니 고마워요. 하면서 방긋 웃는 재환이야. "밖에 비 많이 와?" "네. 조금요? 친구들이랑 농구하려고 나갔는데 비가 많이와서 그냥 밥만먹고 오는 길 이거든요." "운동 좋아하나봐? 너 예전엔 움직이는거 싫어하지 않았어?" "그러게요. 고등학교 들어와서부터 운동 완전 열심히했죠. 덕분에 키도 크고?" "맞아. 너 키도 많이 컸다. 마지막으로 봤을때 너 너랑 비슷했는데." "에이 그건 아니죠! 한 10센치정도 차이났었나? 누나가 160이라고 치면 지금은 나랑 22센치나 차이 나겠다." "그렇게나? 에이 거짓말." "진짜!" 그렇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새 커피를 다 마셔버렸어. 재환이는 커피값이라며 차를 몰고왔으니 집까지 같이 가자고 해. 교복입은 재환이가 운전하는 거라면 상상도 안가지만 어느새 훌쩍 커버린 재환이가 운전을 한다니. 좀 멀어진거 같기도 해. 가게를 모두 정리하고 나오니 재환이가 까만 우산을 들고 문앞에서 기다리고있어. "저거 너 차야? 바로 앞에 있는데 그냥 차에서 기다리지." "누나 비맞잖아요. 오오 많이온다. 얼른 가요." 우산을 펴고 그 아래로 너를 끌어당기는 재환이가 그저 귀엽기만한 너야. 가방안에있는 접이식 우산은 그냥 넣어두기로 해. 너를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석에 앉은 재환이는 시동을 걸고 부드럽게 출발해. 내 마지막 기억에는 마냥 어린 고등학생이였는데 이렇게 옆에서 운전하는걸 보고있으니까 감회가 새로워.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부담스러웠던건지 재환이는 입을 열어. "왜요? 코찔찔이 고등학생이 운전대 잡으니까 신기해요?"" "티났어?" "네. 완전 많이. 다왔다.내려요."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갈때까지도 너는 알아채지를 못했어. 티났냐는 너의 말을 들은 순간부터 살짝 굳어버린 재환이의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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