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환이를 피해다닌게 벌써 일주일은 더 지난거 같아. 집으로 찾아오면 갈때까지 집안에 숨어있고,가게로 찾아오면 사장실에 들어가 재환이가 갈때까지 안나오고. 그렇게 일주일을 넘게 버티다가 오늘 결국 가게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던 재환이에게 딱 걸려버린 너야. 고개를 푹 숙이고 옆을 스쳐 지나가려던 너를 붇잡고 저를 보게하는 재환이야. "누나 왜 나 피해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 "그런거 아니야 재환아." "그럼 뭔데요." "그냥.. 그만하자." "뭘 그만해요 아직 시작도 안했어요. 뭘 그만두고 할게 없다고요. 나 왜 피하는데요. 말이라도 해줘야 내가 뭘 하던가 말던가 할거 아니에요." 그 일주일동안 재환이도 쌓인게 많았던건지 잔뜩 굳은 표정으로 너에게 다다다 쏟아붙혀. 재환이가 많이 속상해 하는게 눈에 보여 마음이 좋지 않은 너야. 계속 내가 뭘 잘못했냐 보채는 재환이에 미안해지는데 사실대로 말하면 그게 무슨 소리냐며 불같이 달라들거같아 차마 말은 못꺼내.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으니까 재환이는 네가 우느라 말을 못한다고 생각한건지 멈칫 하더니 너를 꼭 안아 머리를 쓰다듬어줘. "미안해요. 내가 미안해요. 이렇게 몰아붙힐 생각은 없었는데,누나가 아무말도 안하니까... 미안해요." 자꾸 미안하다는 말만 하는 재환이에 이 착한애를 더이상 아프게 할수 없다는 생각에 재환이를 떼어내고 재환이의 눈을 쳐다봐. 금새 네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고 한번만 깜박이면 금새 눈물이 흘러 내릴것 같아. 재환이의 눈은 바라보면 항상 옳은 말만 해야할것 같이 맑아. 그 눈을 계속 쳐다보다간 매몰차게 밀어내지 못할것 같아서 결국 눈을 꼭 감아버려. 네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에 결국 참았던 말들이 터져나와. "내가 너한테 피해줄까봐 그래. 내말 이해 못하겠어? 나말고 여잔많아. 재환이 너 나한테 얽매이기엔 너무 아까워." "아니. 나 누나아니면 연애고 결혼이고 아무것도 못해요. 누나 아니면 내인생 끝나는거라고요. 그렇게 나 못받아주겠어요?" "나 이혼당한 여자야. 넌 아직 서른도 안된 애잖아. 넌 나한테 너무 과분한 존재야 재환아. 우린 아니야." 재환이는 네가 한 말에 아찔한듯 눈을 꼭 감아. 예상했던 말인듯이 이제까지 한번도 막힘없이 대꾸해왔던 재환이였는데 이 말엔 대꾸를 하지 못해. 꾹 감고있던 눈을 뜨며 너에게 소리지르듯이 말해. "제발 내생각 하지 말고 누나생각좀 해요. 그래서 나 싫어요? 아직도 마냥 애처럼 보이냐고요." "..." "나 이제 애 아니에요. 누나 먹여살릴수도 있고 누나 버린 그새끼 엿먹일 능력도 돼요. 난 지금 누나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인데. 누나는 뭐가 그렇게 어려워요? 그냥 눈 딱 감고 나 한번만 받아주면 안돼요?" "재환아.." "다시는. 다시는 이렇게 안빌게요. 그러니까,이번 한번만 나 만나줘요. 정말 싫으면 그때가서 나 차도 좋아요.그러니까..."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는 재환이의 모습이 9년전 마지막으로 본 재환이의 모습과 겹쳐보여. 그때는 하던말을 끝맺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펑펑 울었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꽤나 긴 시간이였는지 고개만 숙이고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를 않아. 세월은 많이 흘렀고 큰 교복을 입고 다니던 남고생 하나는 9년전 그자리에 그대로 서 너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리고 다시 원점. 네 선택만 남았어. 9년전엔 미련없이 떠났지만 지금은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재환이가 받을 상처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 져.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재환이를 올려다 봐. 어느새 키가 훌쩍 커 높이 올려다 봐야 할정도로 커버렸어. 잠시 생각을 하다,재환이에게 다가가 재환이를 꼭 안아주는 너야. "이제 나 간대도 안 우네 우리 재환이. 다 컸나보다." 재환이는 말없이 저를 껴안은 너를 품에 안고 어깨에 얼굴을 파묻어. 아직 아이같은 모습에 살풋 웃음이 새어나와. 그에 반해 허리에 감긴 손은 다부진 남자의 손이야. 재환이의 너른 등을 몇번 토닥이던 너는 다시 입을 열어. "알았어. 나 잘부탁해 재환아." 네 말을 듣고는 숨을 급하게 들이쉬는 재환이야. 너를 살짝 떼어내고는 흔들리는 눈빛으로 너를 쳐다봐. "진짜? 진짜에요?" 너는 재환이를 보고 웃으며 말없이 재환이를 꼭 안아주고 재환이는 널 놓칠새라 네가 으스러질 정도로 꼭 껴안아. "내가 많이 좋아해요. 진짜,진짜 잘할게요." 9년을 빙빙 돌아 이제서야 퍼즐의 한 피스를 끼워넣은것 같아. 다시는 잃고싶지 않아 너도 재환이를 꼭 안아.
...그냥 저를 때리세요. ㅜㅜㅜ진짜 미안해요 이렇게까지 늦을 생각은 아니였어 ㅜㅜ 2주만에 덜렁 나타나서는 갑자기 내놓은 급전개는 더더 미안해요 ㅜㅜㅜ 다음주에는 진짜 칼같이 돌아올게요 진짜 ㅜㅜ 고마운 암호닉분들 복숭아님,사채업자님,포카리님,닭벼슬님,선크림님,꽃등님,하마님 ,손가락님 늘 고마워요ㅜ 읽어줘서 고마워요! 늦어서 진짜진짜 미안해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