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181 말로 할 수 없는
"왜 거기서 나와?"
"저 준면이형한테 과외받고 있어서요."
"아, 그랬지."
고개를 끄덕이시는 루한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부터 분위기 장난 아니구만.
나는 작아지고, 민석오빠는 싸늘하고
쌤은 차분하고. 이건 뭐..
"쌤 무슨 말 하려고 그러셨어요?
제.자.에게?"
유독 제자라는 말을 강조하는 오빠였다.
누가봐도 제자를 임팩트 있게 말하잖아.ㅠㅠㅠㅠ
뭐 어쩌자는 거야ㅠㅠㅠㅠㅠㅠ
"...민석아, 나랑 사적으로 좀 만날까?"
"지금 얘기해도 충분할텐데요."
"아니. 따로 만나서 이야기하자.
징어는 몸 원상태로 돌아오면 바로 연락줘.
새벽 2시여도 괜찮아."
"네? 네.."
민석오빠와 루한쌤이 가버리고 남겨진 나는
말로 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그냥.. 지옥같다.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혼이 빠져나간다.. 그 잠시동안이 왜이렇게 힘든지..
무슨 일 나는 건 아니겠지? 아무리 쌤이 AA등급이라도
맥시멈한테는 못 당할텐데..
"징어 왔어?"
"아주 이씽오빠가 연구소장되니까 꿀이구만?"
"ㅎㅎㅎ그래서 좋아."
이씽오빠가 연구소장이 된 후로는 아주 칼퇴근이신 오빠다.
해맑게도 웃는 오빠를 보다가 방으로 들어왔다.
새벽 두시라.. 그건 좀 그러니까 타오에게 전화를 해
돌려놓으라고 부탁을 하니 아주 흔퀘히 들어주었다고 한다..
진작 이럴 걸..
Ep. 182 좋아해야 하는가
쌤이랑 오빠가 충분히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어둑어둑 해질 때 쯤에 떨리는 마음으로 루한쌤께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쌤. 저 돌아왔는데.."
-그래? 그럼 집 앞으로 나와.
"네..? 넴."
쭈뼛쭈뼛 현관에서 밍기적거리고 있으니 오빠가
나를 휙 돌아보며 물었다.
"어디갈려구."
"응? 아니, 그냥.. 요 앞에."
"종인이는?"
"아직도 안왔어??"
"오빠가 연락해볼게."
"넴.."
"저녁은?"
"집에서 먹을 것 같아."
"알았어. 7시안에는 들어와."
고개를 끄덕이며 현관문을 나섰다.
마당을 최대한 천천히 지나 대문을 여니 쌤이 보였다.
아오 깜짝이야. 이렇게 바로 있을 줄이야..
"누가 이렇게 느리게 나오래."
"네? 아니, 그.."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쌤 이거 뭐예요??"
목에 있는 상처를 가리키며 물었다.
뾰족한 곳에 찔린 것 같은데..
이러면 누가봐도 민석오빠가 한 것 같잖아.
"별 거 아니야."
"별 거 아니긴요. 피도 나는데."
너무 걱정이 되서 쌤을 바라보았다.
피가 멎긴 멎었지만 그래도 목이니까..
팔뚝이면 그냥 넘어갈텐데 목은 위험하잖아..
이씽오빠가 그랬단 말이야.
머리통과 목, 척추를 다치는 순간 끝이라고.
"진짜 별 거 아니라니까."
"밴드라도 가져올까요? 금방올게요."
"아니!! 괜찮아. 정말."
소리치는 쌤을 바라보았다.
쌤은 그런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까 말했지. 피하지 말고."
"안 피했어요. 누가 피했다고 그래요.
저는, 진짜로 쌤이 걱정되서."
"괜찮아. 정말. 이딴 상처보다 난 너가 더 중요해."
상상은 했었다.
찬열이에게 나 루한쌤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그러니까 내 마음을 완전히 인정하고 나서
만약 나랑 쌤이랑 사귀면 어떨까, 라는 상상.
근데 그때는 교복입은 나와 사복입은 선생님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안들었는데 막상 일이 이렇게 되니
그런것도 걱정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난 학생이었고 루한쌤은 선생님이니까.
"쌤."
"선생과 제자가 위법은 아니잖아. 그치?"
쌤은 뭔가 간절해 보였다.
왜 그렇게 간절한건지 모를 정도로. 아주 간절해보였다.
"생각할 시간.. 주실 수 있으세요?"
"아, 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그 간절한 표정은 지워지지 않았다.
"죄송해요. 지금 대답하기엔 어린 판단을 할 거 같아서."
"괜찮아."
"오늘안에.. 답 드릴게요."
"응."
쌤이 손을 흔드셨다.
그 모습이 웬지 모르게 귀여워 웃음이 나왔다.
나도 손을 흔들다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집으로 들어왔다.
생각이 많을 땐.. 어떡해야 할까.
Ep. 183 생각이 많을 땐
무슨 정신으로 밥을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정신 차리니까 다씻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자꾸 뒤척이다가 못참고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핸드폰을 찾아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이시간에 웬일이야 자기야?
변백현말고 더 있겠어?
생각이 많을 땐 변백현이지.
"지금 통화 가능해?"
-언제나 가능하지. 왜?
"이거 다 모르는거야. 너만 알고 있어야 돼."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밑밥을 깔까나.
장난스러운 백현이의 목소리가 핸드폰을 타고 날아왔다.
그러나 금방 쌤이 나에게 고백했다고 말하니
건너편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괜히 말했나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빵터진 백현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우왘ㅋㅋㅋㅋ축하해!! 경사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
"어? 그게 무슨 경사야.."
-경사지 뭐얔ㅋㅋㅋㅋㅋ너는 루한쌤 싫어? 좋아하는 눈치던데.
"아.. 아..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유 솔직하셔라. 그럼 말씀드려.
좋은 쪽으로 결론 났다고.
내.. 내입으로? 쌤, 생각해 본 결과
좋은 쪽으로 결론이 났씁니다^0^
이게 뭔 경우인데.. 그러고 보니 쌤한테 뭐라고 말씀드리지?
일단 찬열이말고 다른 애들한테는? 민석오빠한테는?
"생각이 많을 땐.. 너가 답인 것 같았는데.. 모르겠어."
-답을 줄까요 우리 징어?
"응. 뭔데?"
-내가 저번에 말 했었죠? 징어가 빨리 결론을 내야지
다들 마음을 접든, 잊든 한다고. 이제 마음을 정했으니까
내일 말해. 미안하다고. 그 말 한마디면 아마 알아들을거야.
그냥, 다짜고짜?
"다짜고짜 가서 미안.. 이러라고?"
-그럼 맞을 각오, 욕먹을 각오 하고 가시든지요.
이 야밤에 전화해가지고는 연애상담이나 해달라고 하더니
기껏 답을 줬..
"어. 고마워. 정말 고맙네."
-ㅋㅋㅋㅋㅋㅋ그럼 고기 먹자!
"더치?"
-에라이. 응. 더치로.
"좋아. 그럼 이번 주말?"
"응! 그럼 낼 봐!"
"엉."
두려움 마음이 있었지만 답은 나왔고
다른 답은 없기에 잠을 청했다.
내일, 경수나 세훈이가 상처받지 않기를..
민석오빠는.. 알겠지..?
Ep, 184 뭔가 이럴 줄 알았어
다음날. 종인이 뒷춤을 잡았다.
"뭐."
"어제 그 사람 어떻게 했어?"
"알아서 잘 왔겠지 뭐."
별다른 대답은 없었다.
그래서 더 무서운 듯..ㅎ
나도 따로 더 묻지는 않고 그저 종인이 뒷춤을 잡고 따라갔다.
"불안하냐?"
"어?"
"불안하냐고. 왜 안하던 짓을 하고 난리?"
그냥 잡고 걸었다.
생각해보니까 누나한테 뭐? 난리?
뒤통수 후려치고 앞서 걸었다.
그런데, 너무 무섭게도 아무리 걸어도 종인이가 옆에 있더라.
공간이동 맥시멈인 동생새끼를 무시하면 존나 두려운 결과가 생기는 듯..
교실에 도착했다.
경수랑 눈이 마주쳤는데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더란다.
아 어떡하지..어떡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백현이 목소리가 들렸다.
"이게 무슨 일이야!!! 쌤이랑 징어가 서로 좋아한다니!!!!"
????????????????
"안돼에에에엥 눈뜨고 볼 수 없어어어어엉!!!!!"
????????????
"추카해 누나. 거지말같겠지만 진시미야..."
타오까지?
영문을 모르겠어서 백현이를 보았다.
나 너한테 밖에 안말했다 개새끼야?
그러나 백현이의 텔파가 들려왔다.
"[찬열이랑 형이 꾸민 짓이야. 난 시치미 땠다!]"
찬열이랑 민석오빠를 보았다.
민석오빠는 밖을 내다보고 있었고 찬열이는 괜히 불새를 만들어
딴 짓을 하고 있었다. 근데.. 오빠의 주변으로 눈이 온다...
Ep. 185 남자선생님과 여제자.avi
쌤이 들어오셨다.
아니나 다를까 비글들이 아까처럼 짖어댔다.
"쌤이랑 징어 서로가 좋아한다며요!!!!!"
"쌤 배신이에요오!!!!"
"루한쌤 그렇게 안 봤는데."
루한쌤이 당황하며 안절부절 못하다가 급 멈춰서 나를 보았다.
난 그냥 딴 곳을 보았다. 괜히 민망하네..
"서로? 서로 좋아한다고?"
그냥 엎드려 버렸다. 아씨, 민망해 진짜..
동생새끼의 신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드니 보이는 것은 아이들의 앞모습.
???? 옆을 보니 쌤이 있다. 뒤를 보니 칠판이 있다.
미친 김종인 개자식아^^
공간이동 작작써 시방.
"쌤 굿모닝이에요."
"뭐에요? 진짜에요? 장난아니에요?"
"네. 장난아닌데요."
그냥 말하고 죽자라는 심보로 당당하게 나갔다.
내가 이렇게 나가면 수줍어 하실 쌤을 생각하고 있는데 개뿔.
내 손을 잡더니 경수에게 염력으로 가정통신문을 주셨다.
....자연스러우시네요?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이틀 후면 축제, 삼일 후면 체육대회네요.
1교시는 자습. 쌤은 징어랑 상담 좀 하러 다녀올게요."
"아니요. 저 별로 상담하고 싶지 않은데요?"
"난 하고 싶은데요?"
아.. 예.. 하하하하핳
거의 쌤에게 끌려 갔다. 상담실에 들어오자마자 문을 닫고 잠근 쌤이
뒤를 돌아 나를 보았다.
"뭐야. 어떻게 된 건데."
"예?"
갑자기 말을 놓는 쌤 때문에 당황스러운데
더 당황스럽게도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은 쌤이 앞자리를 가리켰다.
"어제까지 답 준다고 해놓고."
아..!! 맞다.ㅎㅎㅎㅎ
다른 고민거리가 생겨서 그냥 자버렸네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냥, 생각 좀 하느라.."
"밤새 기다렸네 진짜. 보여? 다크서클?"
그러고보니 쌤.. 퀭해 보였는데,
진짜 밤 샌거 아니죠?
"진짜요??"
"그럼 가짜겠어?"
맑게 웃으시는 쌤을 보았다.
그런 쌤을 보니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 쌤과 좋은 관계라는 것이.
뭔가, 너무 자연스러워서 진짜 상담하러 온 것도 같고..
연애는 아닌 것 같고.. 역시 쌤과 제자라서 그런가.
"사랑해."
"네. .....? 네?!"
"사랑한다고."
이 남자 진짜 사람 땀나게 하네;
"아, 네.."
"오는게 있어야지."
"그런 말 진짜 못해요."
"끝나고 고기먹으러 갈래?"
"쌤 짱 사랑해요.ㅎㅎㅎㅎㅎ"
그러고보니 쌤은 우리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었지.ㅎㅎ
진짜 가는 건가효?ㅎㅎㅎㅎ
"학교 벗어나면 쌤이라고 부르지마."
"그럼 뭐라 불러요?"
".....알아서 해."
처음으로 부끄러워 하신다.
그 모습이 웃겨서 웃다가 고민 좀 했다.
"오빠는, 좀 그렇죠?"
"아니. 안그런데?"
"ㅋㅋㅋㅋㅋㅋ시러요. 아저씨도 그렇고."
"그 호칭은 뭐야."
"쌤이 좋은데. 편하고. 애칭같고."
"안돼. 싫어."
"고민해볼게요."
"숙제야. 오늘 끝날때까지 생각해놔."
뭔 이렇게 어려운 숙제를..
그렇다고 루한아^^ 라고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인데.
모르겠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ㅎㅎ
"쌤은 저 어떻게 부르시게요?"
"징어야."
"아 뭐에요. 원래 부르던 호칭이잖아요."
"자기야?"
"징어가 좋겠네요.ㅎㅎㅎㅎ"
단호박 잡수신 내 대답에 쌤이 웃었다.
솔직히 자신도 그런 호칭은 별로라며.
...어쩌면 쌤이 내가 저런 호칭 싫어하는 거 알고
이 상황을 두루뭉실 넘어간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러러ㅓ러러ㅓ러러ㅓㄹ럴ㄹ |
+커플들은 물러가라!!!! 물러가라라!!!!!!! 단호한 상남자 루한이와 다혈질 열폭 징어의 둑흔둑흔 러브스토리가 시작되겠네요..ㅎ
++명탐정 독자님들의 놀라운 추리력에 두손두발 다 들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상상도 못할..ㄷㄷㄷ 근데 비슷한 것이 나왔다는 게 함정ㅋㅋㅋㅋㅋㅋ 진짜 그걸 맞추시는 분이 계시다니.. 얼추 맞추신 분 암호닉은 제가 따로 적어놨지여~♥
++암호닉 꼭 확인해주세요! 체리/안녕/모카/매매/경수하트/엑소영/구금/정동이/뭉구/규야/바닐라라떼/세젤빛/탄비/슈웹스/죽지마/치노/ 성장통/두부/캐서린/해바라기/코끼리/강우/워너비/샘물이/스젤졸/삼지창/단해나/변맥현/햇살/깜뚱/시하/ 디스녀/젤컹젤컹/태영이/복통/골드/우리현이/보시엔/찬여열/초롱이/뾰로롱/luci/젤리빈/됴랑/하리보/유부/ 옵티머스/징어여신님/엑소깹송사랑/애기경뚜/Jane/미카엘/예찬/실끄/원피스/마름달/개밥바라기별/깡/살콩/ 라임/상반관계/냐옹/김종대/우리징/모악/뭉이/레경수/Moo/홈매트/여리/여유/자바칩/선물/행쇼/지로뱅/판다/ 그럼난종이니를갖겠다/나호/양양/오센/레모네이드/첸싱머신/ ji /씽씽카/반스/시동/테라피/빛나무/예헷/꾹꾹/ 이과생/삐약몬스터/아몰레드/3_3/양심재활용/쿵쿵이/눈두덩/낯선이/뀨루룽/듀몽/아이스초코/루한쌤내꺼찜/ ㅁㅋㅇ/치킨이진리/수조/무음모드/냥냥/준나/됴됴/스파클링/엘모/동화책/쌍수/뚱이/징징이/버블티/쭈꾸미272/ CB/☆야광별/치킨이먹고싶어요/피글렛/모히또/뿌앍/달력/뿌야/치약/본비반트/수만이형/은하수/으니/오윈/둥듕/ 조똥이/드브/사랑해/우럭우럭/곰탱이/원주신/S/유후/호오잇/피곤/동화/환한/샤이니/또또선/권지용/짝짝/목련/ 깜백/우리니니/똥잠/갱/폴/비회원/거뉴경/lobo12/씅/작가님사랑합니다/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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