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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든 설렘이든 답답함이든 

벅찬 감정을 돌릴 데가 없을 때 마다 

무작정 뛰쳐나와 달려 달려 도착하는 곳은 바다 

여명을 안은 발간 해가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위액과 함께 타들어가는 가슴 속 응어리를 토해내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모래사장에 주저앉아, 혹은 드러누워 하늘을 올려다 보면 

비웃듯 나를 내려다보는 무언가가 있다 

나는 그를 신이라고 이름 붙였다. 

 

나도 타인도 감당 못할 감정을 싸그리 그에게 안겨주고 가련다 

그것만을 위해 태어난 것 처럼  

넓은 하늘에나 바다에나 나 하나쯤 맡길 공간은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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