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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면
나는 기꺼이 그 그림자를 기워
내 것으로 만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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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그림자를 쫓던 피터 팬의
어린 마음일랑 고이 잠가 두고
기꺼운 마음으로 죽음의 미명이 만든
새 그림자를 꿰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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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때를 알고 녹는 눈처럼
불평 없이 눈물자욱 없이
새 신부의 드레스처럼 고결한
레이스 자락을 아름답게 휘날리고
면사포를 드리워 눈 감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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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어가는 살 냄새가 없도록 타올라
가루가 되어
이름 모를 강변에 뿌려진다면
홀연히 달빛에 나타나
춤을 추리라.
〈o:p>〈/o:p>
내게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면
나는 기꺼이 그 그림자를 기워
내 것으로 만드리라.
- 순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