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종인이 여자친구야 장수 커플이지만 사이도 좋고 서로 애틋한 마음도 변함이 없어 다만 살짝 서로에게 소홀해진 커플이야 하지만 소홀해진게 마음은 아니야 익숙해진 만큼 행동이 소홀해진거지 너랑 종인이는 동거를 해 집안 모든 곳에ㅡ화장실 마저ㅡ 사귀는 티를 팍팍 내고 벽에는 테이프로 붙여둔 사진들이 수두룩해 매년 맞는 기념일, 생일 그리고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문득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날들의 사진들이지
자장가 WRITTEN BY AAU "자냐?" 종인이는 평범한 회사원이야 하루를 야근으로 사는 김대리 그리고 넌 유치원 선생님이야 종인이와 달리 넌 일찍 끝나는 직장을 가진 탓에 같이 집으로 들어오는 일은 세달에 한 두번 꼴로 일어나 그리고 지금처럼 종종 네가 먼저 잠이 드는 날도 있어 그럼 종인이는 활짝 열려있는 창문을 반으로 닫고는 옷가지를 들고 씻으러 가 너희가 사는 집엔 침대가 없어서 이불을 깔고 자는데 햇빛을 좋아하는 네 덕에 항상 창문 앞에 이불을 깔아 그리고 벽 쪽은 자연스레 네 담당이지 ㅡ그래서 종인이 얼굴이 까만 거일 수도 있어 매일 종인이만 타니까ㅡ 다 씻고 나온 종인이는 물기를 대충 탈탈 털고 머리 마를 때까지 거실에서 티비를 본다거나 인터넷을 하다가 다 마르면 네가 깨지 않게 조심히 네 옆자리로 와 너를 껴안고는 눈을 감아 그리고 속으로 생각하지 돈만 많으면 하루종일 껴안고 사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