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씨, 저 아빠 꿈꿨어요.
어떤 꿈 이였는데?
아빠가 저에게 걱정말라고 좋은 일 일어날 거라고 말했어요.
그래? 근데 너 언제 쯤 잠 들었어?
음... 종인씨 손 잡고나서 바로..?
[EXO/김종인] 순결, 그리고 남녀03
(부제: 잘자. 애기야.)
오늘은 오랜만에 회사 쉬는 날이다.
원래 주말에 쉬는 날 이였는데 요즘 회사일이 많이 바빠 일주일 내내 일하러 나가야만 했다.
그렇게 열심히 근무 하다보니 조금 여유가 생겨 쉬게 되었다.
오늘 하루종일 둘이 집에 같이 있을 생각하니 OO은 낮설어 하는거 같기도 하고 들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낮설기도 하는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고등학생 때 부터 해외에서 혼자살아 한국에 돌아오면서도 쭉 혼자살아 왔기에 둘이 같이 집에 있는건만으로도 어색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롭기도 하다.
오랜만에 휴일인데 같이 밖으로 나가볼까 생각이 든다.
가정부가 나간 후로 집에 먹을것도 거의 없어져서 장이라도 봐야겠다.
"있잖아, 우리 밖에 나갈까?"
"네? 밖이요?"
"응, 밖에 나가서 장도보고 밥도 먹고 하자."
"네. 그래요!"
아, 생각해보니 OO은 우리집에 들어온 이후로 한 번도 밖에 나가본 적이 없다.
괜히 또 가슴이 시큰해진다.
밥도 내가 회사에서 가져온 음식들만 집에서 먹었다. 아마 외식도 해보고 싶을거다.
준비하자, 하고 옷을 입고 나갔다.
"기다리고 있어. 차 가져 올게."
네, 대답을 듣고나서 나는 주차장에 가서 차를 몰아갔다.
기분이 좋은지 방실방실 웃으며 OO이 기다리고 있었다.
OO앞에 차를 세워 창문을 열었다.
"빨리 타."
OO은 차 문을 열고 차 안에 탔다.
"춥지 않아?"
"음.. 조금.."
춥다는 OO의 말에 히터를 틀었다.
따뜻하다, 하고 나근히 말하는 OO에 마음이 조금 놓였다.
-
큰마트에 가서 카트를 끌며 둘러보고 있었다.
"종인씨! 이거, 이거!"
뭔데?, 하고 OO이 있는 곳으로 카트를 끌며 가니 채소들이 놓여있는 곳 이였다.
"장을 보면 채소를 사야져!"
"장 많이 봐 봤나 보네?"
"그럼요! 제가 엄마랑 장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예요."
제가 그건 선수예요, 하고 OO이 나를 보며 푸흐- 하고 웃는다.
매일 눈물이 툭 떨어질 거 같이 촉촉하고 젖어 있던 OO의 눈이 예쁘게 곡선을 지으며 웃는 모습에 순간 넋을 잃었다.
웃는 모습이 이렇게나 예쁜데. 왜 이태껏 웃는 모습을 잘 보여주지 않았던 것인지.
"종인씨! 빨리 와봐요! 만두 세일해요!"
"ㅇ,어,어."
멍하니 서 있는 나를 OO이 들뜬 목소리로 부른다.
이렇게나 좋아하니 진작에 많이 밖으로 나왔어야 했다.
OO은 정말 사는 것들을 보면 어린아이 같았다.
떡볶이를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닮은건지 어린아이들이 즐겨먹는 것들을 많이 골랐다.
OO이 원하는 것들을 다 골라 계산대로 갔다.
"어.. 너무 많이 사는거 같아요.."
OO은 점점 더 올라가는 가격대를 보며 안절부절 했다.
결국 몇개 빼려고 집으려는 OO의 손을 황급히 잡았다.
"아니야. 됐어. 괜찮아. 더 고를 건 없지?"
"네.."
"이거 배달 해주세요."
"여기 종이에 주소 써주세요."
눈치를 보는 OO을 무시하고 계산하여 마트에서 나왔다.
장을 보고 나오니 시간이 오후 조금 넘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조금씩 더 몰려들어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수근된다.
OO은 그런 사람들을 보고 어쩔 줄 몰라한다.
"사람들이.. 종인씨 계속 쳐다봐요.."
"신경쓰지마."
집안이 어려워 학교를 다니지 못한 OO은 사람과의 만남을 무서워 하는거 같다.
그런 OO은 내 옷자락 끝을 잡으며 조심히 졸졸 따라왔다. 그에 나는 OO의 손을 잡아주었다.
내가 손을 잡아주자 OO은 당황하기 보다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꽉 잡았다.
이렇게 힘들 주어도 약하기만 한 OO의 손이였다.
"..어디로 가요?"
"백화점."
"네?.. 백화점은 왜요..?"
"너 옷 좀 사주게."
OO도 여자이고 한창 꾸미고 싶을 나이다.
괜찮다는 OO의 말을 뒤로 한 채 백화점으로 갔다.
-
종인과 OO이 백화점에 들어서자 백화점 안내원들이 종인과 OO에게 인사를 건냈다.
고개짓으로 맞인사한 종인은 안내원에게 물었다.
"여자 의류는 몇 층이죠?"
"3층입니다. 실장님."
고마워요, 하고 종인은 OO의 손을 꼭 잡은채로 3층으로 올라갔다.
OO은 이 모든 것들이 그저 신기하고 낮설기만 하다.
"여기다."
하고 종인은 의류매장 앞으로 갔다.
어서오십시오. 하고 점원이 깍듯이 인사하였다.
"여기 옷 좀 봐주세요."
"잠시만요. 실장님."
점원은 OO의 몸을 위아래로 훑으며 옷들을 고르기 바쁘다.
대기업 회장님의 아들이며 실장인 종인의 앞이기에 점원은 많이 긴장한 듯 하다.
"이거 어떠신가요. 사모님."
점원이 고른 옷은 OO의 체구에 딱 맞는 예쁜 원피스였다.
어리둥절하며 종인의 옆에서만 있던 OO의 얼굴을 바라보며 점원이 환한미소로 물었다.
당황한 OO이 종인을 바라보자 종인은 고개짓으로 옷을 가르켰다.
그에 OO은
"이.. 이뻐요.."
"한 번 입어봐."
"네. 여기로 오세요."
종인이 말하자 점원이 OO을 탈의실 앞으로 이끌었다.
OO은 옷을 들고 탈의실 안으로 갈아 입으러 들어갔다.
신발을 탁탁 치며 기다리고 있던 종인은 드디어 달칵 하고 열리는 탈의실문에 고개를 돌렸다.
"..."
순간 바보처럼 멍 때리게 되었다.
이런 원피스를 입은 OO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 날 보다 훨씬 예쁘다.
"ㅇ,어때요? 별로예요..?"
"아,아니 예뻐.. 예뻐. 옷 마음에 들어?"
"네.. 예뻐요.."
"저거 옷 하나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순간 OO이 나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면 아마 난 몇 분 동안은 계속 멍 하니 서 있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하고 옷을 사고 다른 매장에 가려고 하는데 OO이 종인의 옷을 잡으며 불렀다.
"저.. 이거 입고가요?.."
"그럼?"
"아.. 아니예요.."
치마를 입고 돌아다니는 OO은 어색한가 보다.
"괜찮아. 예뻐."
하자 OO은 쑥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다른매장들을 가자 OO은 조금은 신기해하며 들떠보였다.
"와.. 예뻐요.."
나는 괜히 흐뭇해서 웃음이 났다.
"갖고싶은거 골라봐."
OO은 옷들을 향해 갔고 나는 그런 OO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종인씨! 이거.. 예쁘죠?"
"응, 예쁘네."
"어.. 근데 이 색도 예쁜데.. 뭐가 더 나아요?"
"둘 다 예뻐."
"하나만.."
"그럼 두개 다 사."
"아.. 그럼 다른거 고를게요."
내가 사준다는데 OO은 자꾸 눈치를 본다.
이러다간 하나도 못 고를거 같아 옷을 고르고 있는 OO의 옆으로 갔다.
"그거 예뻐?"
"음.. 예쁜데 고민돼요.."
"왜?"
"저것도 예쁜거 같아서.."
"그럼 이거 다 결제 해주세요."
네? 하고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점원에게 카드를 건네자 점원이 알겠습니다. 하고 결제를 하였다.
얼떨결에 결제하여 OO은 계속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고있었다.
결제가 끝나고 나는 OO의 손을 잡고 내려갔다.
"어.. 어디가요..?"
"화장품 필요하지 않아?"
"화장품이요?"
화들짝 놀란 OO이 정말 괜찮다고 하지만 난 역시 아랑곳 하지 않고 OO의 손을 잡으며 화장품 매장으로 갔다.
화장품에 잘 모르는 나는 점원에게 제일 잘 나가는 여자 화장품 다 결제 해달라 하였다.
난 또 다시 카드를 내밀어 결제 하였다.
순식간에 종인의 양손에는 구매한 것들이 한 가득이 되었고 OO은 아직도 어안이 벙벙해 한다.
"제.. 제가 들래요."
미안해 하는 건지 내가 들고 있는 것들을 자신이 들겠다고 가져갔다.
"밥 먹으로 가자."
차를 타고 레스토랑으로 갔다.
-
"여기 B코스 2세트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웨이터에게 주문을 요청하고 음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말이 없는 OO에 말을 꺼냈다.
"여기 맛있어. 예전에 동료랑 먹으러 온 적 있는데 맛있더라고."
"아.. 네.."
조그맣게 OO이 말했다.
"근데.. 저 때문에 이렇게 돈 써서.. 어떡해요.."
"그게 왜 걱정이야. 괜찮아. 내가 사주고싶어서 산거니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OO은 너무 미안해 한다.
"미안해 하지마."
"..네"
그런 OO에게 미안해 말라며 말하였다.
"음식 나왔습니다."
곧 음식들이 나오고 OO의 스테이크를 썰어 건네주자 감사합니다, 하고 먹었다.
"맛있네요.."
"다행이네."
음식들을 먹고나서 계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가면 씻고 바로 자. 피곤하겠다."
"..네..."
"혹시 화장품 안 맞는거 같으면 말하고. 바꿔줄테니."
"..."
대답이 없는 OO을 바라보니 곤히 자고있다.
정말 피곤했나보다.
추울거 같아 내 자켓을 벗어 OO에게 덮어주고 깰까봐 조심히 운전하며 집에 도착했다.
주차를 하고 OO을 조심스럽게 안아 올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으로 들어오고 OO은 침대위에 뉘여줬다.
정말 OO의 자는 모습은 언제봐도 애기같고 예쁘다.
처음 그날 처럼 빤히 OO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자고있는 OO의 애기같은 볼에 조심히 입술을 닿았다.
OO의 볼은 젤리처럼 말랑했다.
OO이 깰까봐 천천히 입술을 떼어냈다.
"잘자. 애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