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소꿉친구 한 명 쯤은 있을거야, 그렇지? 대부분 샛노란 유치원생 때 놀이터에서 모래성을 쌓다가 이루어진 관계일테고. 그 나이때는 새콤달콤 하나만 손에 쥐어줘도 '오늘부터 우리능 단짜친구얌!' 하면서 숫자공부를 할 때에도, 가베놀이를 할 때에도 껌딱지처럼 딱 붙어있곤 하지. 어렸을 때부터 여성스럽다는 말 보다는 남자같다는 말을 들어왔던 나는, 남자애들 틈에 껴서 총싸움이라던지 씨름을 하고 놀아서인지, 여자애들보다는 남자애들이랑 더 친했어. 그 중에서도 지겨울 정도로 붙어 다녔던 애가 바로 김한빈이야. 집도 같은 아파트인데다, 엄마들끼리 친한 이웃 사이여서 원하든 원치않든 나랑 김한빈은 늘 얼굴을 맞대고 살다시피 했어. 아주머니 손을 꼭 붙잡고 우리집 현관으로 들어오던 김한빈이 생각나. 남자애가 집 안에만 있는건지 유난히 새하얬던 조그만 얼굴은, 나랑 눈이 마주치니까 아주머니 등뒤로 쏙 숨어버렸어. 어머, 한빈아 뭐하니? 애가 수줍음이 많아서.. 나랑 인사를 시키려는 아주머니의 손길에 이끌려 나온 김한빈과 얼떨결에 마주보게 됐어. 김한빈은 쌍커풀없이 큰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는데, 뭔가 죄짓는 느낌이 들더라고.. 쓸데없이 친화력 좋은 내가 먼저 손을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면서 인사를 했지. 안녀엉! 나능 OOO이구 여서살이야. 방가워어 내 필살기인 눈웃음-엄마는 내가 웃을때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눈모양이 별볼일 없는 내 유일한 장점이라고 하셨다-까지 살살 치면서 나름 귀여워 보이도록 건넨 내 인삿말이 무색해지게, 김한빈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여전히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어. 아주머니도 당황하셨는지 김한빈을 콕 찌르면서 'OO이가 인사하잖니. 한빈이도 안녕~해줘야지,어서' 라고 하시자 그제서야, ..안녀엉.. 하고는 얼른 아주머니 뒤로 가서 다시 숨어버렸어. 정말 생긴것도 기집애같이 생겨서는 하는짓도 소심하기 그지없었지. 흥, 일말의 미련도 없이 나는 뒤돌아서 내 방으로 들어와 버렸어. 앞서 말했듯이, 나는 씩씩하고 듬직한 애들을 좋아했거든. 김한빈은 정말로 내 취향이 아니었어. ------------------------------------------------ 줄글과 썰의 조화!! 튀긴바비, 튀밥입니다 (와아) 아직 어떤 내용일지 감이 안 잡히신다구요? 정상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를 떠안고 가는 제 마음이 무겁네요.. 사랑과 관심으로 읽어주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