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같았던 오빠분이 가고 삐잉은 안으로 들어가서 일단 약부터 먹었어.
그 오빠분이 내일 다시 오신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지만 생리통이 계속되는 건 더더욱 싫으니까ㅠㅜ
좀 괜찮아 지고나서 얼른 유치원 문단속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와 잠부터 자버렸지.
당연히 내일에 대한 생각은 저언혀 안하고 말이야....
평소처럼 알람에 깨고 엄마차를 타고 유치원에 가면서 삐잉은 그 오빠분에 대한 생각은 아예 잊어먹고 말았어.
사실 빨리 잊고 싶어한거일지도...하핳...
유치원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을 데리러 스쿨버스에 올라탔어.
아무래도 삐잉이가 원장님이랑 같이 출근을 하다보니까 다른 선생님들이 암묵적으로 삐잉이가 원장님 딸인걸 알고 있거든.
그래서 좀 삐잉이 스스로가 더 나서서 일을 하는 편이야.
안그럼 엄마 빽 믿고 아무것도 안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아이들 스쿨버스도 거의 항상 삐잉이가 하는데 유치원이 조금 큰 편이라 다른 선생님 몇분도 같이 해.
버스가 출발하고 여러 아파트를 돌면서 아이들을 차례차례 다 태운뒤에 마지막 아이한테 가고 있었어.
"헐."
생각해보니까 마지막으로 버스타는 아이가 한별이네....??
설마 버스 기다리는것도 오빠분이 하는건가 싶었던 삐잉은 진짜 기사아저씨한테 느리게 좀 가달라고 빌고 싶을 지경이었어.
하지만 이미 한별이네에 도착했다는거...
버스 문 열어주시는데 마치 지옥문이 열리는 느낌이었달까.
"어,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전혀 안녕하지 않은데요ㅠㅜㅠㅜ'
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지....
역시 내리자마자 오빠분이 한별이를 안은 채 딱 삐잉이를 맞아주고 있었어.
"한별아, 어제는 선생님이 진짜 잘못했어. 선생님이 이렇게 사과할게요!!"
삐잉은 차마 오빠분께 다가가진 못하고 바로 한별이를 보자마자 어제 하다가 만 사과를 또 시작했지.
근데 한별이가 삐잉이 눈을 피하네?
"선생님이 뭐 어떻게 하면 우리 한별이 화가 풀릴까요?? 한별이가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요!!"
"........"
"한별이, 선생님 싫어졌어요? 싫어진거에요?"
"그건 아닌데요오....."
"그럼 선생님 용서해 주는거에요??"
"......이짜나요, 선생님... 우리오빠한테도 호오~ 해줘요. 그거하면 아픈거 다 나았어요!! 우리오빠한테 호오~ 해주면 한별이는 선생님 좋아요!!"
"어??"
한별이가 말하는 호오~가 뭐냐면 그 엄마분들이 평소에 많이 하는 엄마 손은 약손이랑 비슷한거야.
애기들이다 보니까 꼭 다친데 살살 쓰다듬어주면서 바람도 같이 불어주거든.
할때마다 애기들도 재밌어하고 그래서 몇번 해주니까 그걸 하면 상처가 낫는다고 생각했나봐ㅠㅜ
한별이 오빠는 호오~가 뭔지 몰라서 삐잉이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삐잉은 그냥 이대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랄까.
"선생님, 아이 안 태우십니까?"
기사아저씨 나이스 타이밍!!!! 평소에 말한마디 없었던 기사아저씨가 오늘은 왜 그렇게 고마워 보이던지!
이때다 싶어서 삐잉은 얼른 한별이를 버스에 태우려 했어.
"한별아! 지금 버스를 안타면 유치원에 늦어요. 오빠한테는 선생님이 나중에 따로 해줄게요. 알았지?"
"안되요!!! 오빠는 지금 아픈거자나요!!! 왜 호오~ 안해줘요? 선생님 나빴어!!!"
'나빴... 한별이가 나쁘다고 하는 사람은 진짜 나쁜건데ㅠㅜ'
삐잉은 원래 한별이가 떼쓰는 아이가 아니라는 걸 알아서 그냥 넘어가려던게 지금은 안될거라는 걸 깨달았어.
이대로 뒀다간 한별이가 오랫동안 자길 보지도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달까.
어쩔 수 없이 느릿느릿하게 오빠분 등뒤로 걸어가는데 그 짧은 길이 어찌나 길던지ㅠㅜ
"선생님 손은 약손...우리 한별이오빠분 얼른 나으셔라... 얼른 나으셔라...선생님 손은 약손...호오~"
다큰 남자의 등을 쓰다듬으면서 선생님 손은 약손 따위를 외치고 있다니ㅠㅜㅠㅜㅠㅜ
진짜 삐잉은 창피해 죽을 지경이었어.
푸읍-
'그래요ㅠㅜㅠㅜ 그쪽은 웃기죠ㅠㅜㅠㅜ 저는 죽을거 같아요ㅠㅜ'
한별이 오빠분 웃는 소리가 들리는데 왜 웃는질 알겠으니까 뭐라 하지는 못하겠고 그저 삐잉은 이 순간이 꿈이길 바랬어.
10초정도 하다가 이제 됬겠지 싶어서 삐잉은 오빠분 등에서 얼른 손을 떼곤 한별이를 데리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한별아, 오빠 아직 아픈데 선생님이 그냥 손뗐어."
"이...!!"
진짜 그 순간 어제 오빠분을 더 때렸어야 됐다고 생각했다...
한별이가 다시 삐잉을 쳐다봤어. 한별이의 울먹가득한 눈을 보자마자 삐잉은 재빨리 다시 오빠분에게 돌아가,
"선생님 손은 약손!!! 우리 한별이 오빠분 얼른얼른 나으셔라!!!! 제발 얼른 좀 나으셔라!!!! 호오!!!!!"
진짜 삐잉은 오빠분이 너무 얄미워서 쓰다듬는 건지 때리는 건지 모를정도의 강도로 호오~를 해줬지. 아아아주 열정적으로.
"오빠 이제 다 나아찌? 안아프지??"
"어,어. 오빠 다 나았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짜?? 지짜로??"
"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선생님 손이 진짜로 약손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지마 이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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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항상 마지막 문장은 삐잉이의 한마디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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