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멤버가 되고, 데뷔 노래를 만들고, 정식으로 데뷔를 하고, 한빈은 1년이라는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갔다는 걸 느꼈어.
1년 동안 잠깐의 시간 없이 활동을 계속한지라 한빈을 포함한 멤버 모두에게 휴식이 간절하던 차였지.
그때 마침 회사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내주었어.
한빈은 바로 가족들에게 찾아갔지만 엄마는 일을 가셨고 동생은 유치원에 있다는 사실에 좌절.
바로 엄마께 집에 왔다고 전화를 했는데 동생 좀 유치원에 가서 데리고 와달라는 부탁에 얼른 택시를 타고 유치원으로 갔어.
안에 들어가 처음에 어디로 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어떤 방에서 조그마한 여자가 배를 붙잡고 나오고 있었어.
그런데 좀 많이 아파보여서 차마 여자분을 붙잡진 못하고 그분이 나온 방에 들어가봤지.
거기에서 딱 한별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거야. 한별이를 놀래켜주려고 몰래 뒤로 가서 꽉 안아줬어.
그런데 한별이가 너무 놀랐는지 소리를 지르더라고. 그 소리에 아까 그 아파보이던 여자가 뛰어 들어오더니,
'나를 팼지. 아주 화끈하게...'
(여기서부턴 한빈이 시점입니다)
모든 오해가 다 풀리고 나서야 여자분이 미친듯이 사과를 했어.
하긴, 지금도 욱신거릴 정도로 때렸는데 안 미안해하면 사람이 아니지.
사실 맞고 있을 때에는 이사람이 내 안티인가 싶었는데 그냥 내가 누군지도 모르더라.
그리고 말하는걸 듣다보니 내 팬들이 한별이를 자주 찾아와 진상을 부린다는 내용이어서 조그맣게 났던 화까지도 풀려버렸어.
애초에 한별이를 방송에 내보였던 탓이기도 했으니까. 안그럼 이런 일도 없었겠지.
그런데 앞에 있는 여자가 울먹거리면서 사과하는게 너무 귀여운거야. 내 말 한마디에 움찔거리고 눈치보는게 진짜ㅋㅋㅋㅋ
얼굴 똑바로 보고싶어서 다가갔더니 바로 뒤로 도망가버리는데 거기에 살짝 오기가 생겼어.
도망가지 말라고 일부러 아프다고 말하면서 여자분께 다가갔지. 사실 얼굴 볼려고 다가간거라 그냥 별 의미 없는 말만하면서 손을 내밀었어.
어쨌든 이제까지 우리 한별이를 지켜주던 분이니까. 근데 사람이 손을 내밀면 잡을 생각부터 하지않아?
내손은 완전히 무시하곤 자기손 공손하게 모아서 나한테 인사를 하길래 그냥 냅다 손잡고 악수를 했지.
음... 그런데 말이야. 그냥 악수만 했을 뿐인데. 그게... 되게 기분이 좋았었어.
뭐지?
"한별아, 너 스쿨버스 탈때 어제 그 선생님이 데리러와?"
"응!!!"
"한별이 그 선생님 좋아?"
"삐잉선생님 착해!! 나한테 막 사탕도 주고, 책도 많이 읽어주고... 근데 어제 오빠 때렸으니까 이제 나쁜 사람이야!!"
"음... 그러면 안되는데. 선생님은 한별이가 무서워하는 사람한테서 한별이 구해주려고 그랬다가 오빠 때린거야. 그러니까 선생님은 나쁜 사람 아니야."
"정말로?"
"응, 정말로. 그리고 오빠 어제 한별이가 호오해줘서 별로 안아파. 조금 아파, 조금."
"그럼 내가 이따가 삐잉선생님한테 오빠 호오~ 해달라고 해줄게! 그럼 다 나을거야!!"
어제 다짜고짜 한별이가 등잡더니 한별이 손은 약손 거리는게 그 사람한테 배워 온거였구나.
한별이의 말에 속으로 내심 얼른 선생님이 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버스가 올 시간이 됐어. 한별이 말대로 어제 그 선생님이 내리더라고.
나랑은 인사한번 하고 말더니 한별이하고는 막 뭐라뭐라 얘기하는데 묘하게 기분이 나빠졌어.
그래서 한별이가 선생님한테 하는 말을 저언혀 안 막았지. 사실 뭔지 다 알았는데 말이야.
한번을 피하려고 하다가 결국엔 거부할 수가 없었는지 나한테 다가와서 그 호오~ 를 하는거야.
하면서도 얼굴이 새빨개져 있는게 어제보다 더더 귀여웠어. 자꾸 이렇게 귀여워 보이면 안되는데?
"한별아, 오빠 아직 아픈데 선생님이 그냥 손뗐어."
몇 번 하다가말고 가버리는 선생님에 살짝 장난기가 돌아서 홧김에 저 말을 해버렸지. 근데 괜히 말한거 같아.
다시 나한테 와서는 해주는데 이건 치료가 아니라 저주스러웠달까ㅋㅋㅋㅋ
선생님과 한별이가 가고 나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
집에서는 엄마가 나갈 채비를 하고있었어.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엄마가 해주는게 없네? 친구들이라도 좀 만나고 오지."
"내가 뭐 친구가 어딨어. 그냥 집에 있는거 자체가 좋아."
"그래도.... 그래, 너도 이제 사회인인데. 엄마는 그냥 너 봐서 참 좋다."
"나도요."
이제 신발을 다 신고 나가려 하시는 엄마를 급하게 붙잡았어. 말할게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다.
"아, 엄마!! 쉬는 동안 제가 한별이 데리러갈게요."
"응? 왜?"
"그냥 한별이랑 더 있고 싶어서요."
"엄마야 그래주면 좋지만 번거로울텐데 괜찮겠어?"
"그럼요. 택시타고 갔다 오면 금방이던데요, 뭘."
"그래, 그럼 부탁 좀 할게. 아, 그러면 오늘은 엄마 차 두고 갈테니까 몰고 갔다와. 오늘은 딱히 차필요없으니까 두고 가도돼."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오세요."
그렇게 엄마가 가시고 딱히 집에서 할 일없이 빈둥대기만 했어.
간간히 멤버들에게 뭐하냐고 톡이나 보내고 어서 한별이 유치원에 데리러 가는 시간이 되길 기다렸지.
5시까지 가면 되는 거라 4시 반쯤에 차키를 챙기고 밖으로 나왔어.
오늘은 선생님이랑 좀 더 많은 얘기를 하길 바라면서 말이야.
차를 세우고 유치원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제와는 다르게 좀 시끄러웠어.
이상한 느낌에 걸음을 빨리해 얼른 방안으로 들어갔어.
"뭐야, 지금."
가까이가면서 대화소리를 다 들었기 때문에 어떤 상황인지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을 때릴 줄까지는 몰랐달까.
내가 들어오자마자 선생님이 획 소릴 지르곤 나가버렸어.
"대박!! 진짜로 김한빈 봤어!!!"
"거봐, 어제부터 휴가니까 여기 올 거 같았다니까?"
"와, 진짜 대박이다ㅠㅜㅠㅜ"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때려놓고 나를 보며 싸인해달라며 무작정 다가오는 여자들이 내 팬이지만 정말 질려버릴 것 같았어.
"지금 사람 때려놓고 그런 소리가 나오죠? 여긴 제 팬싸인회장도 아니구요, 아까 그분은 한별이 유치원 선생님이세요.
저를 좋아해주시는 거는 감사하지만 이렇게 여기까지 쫓아와서 이러시면 저도 정말 화나요."
차마 팬들에게 고래고래 소리 지를수 없는지라 차분하게 말하긴 했는데 생각할수록 너무 화가났어.
“당장 나가세요. 선생님 말씀처럼 여기서 계속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아니, 그 한빈아....”
“다음엔 여기서가 아니라 공식적인 곳에서 보길 부탁할게요. 빨리 나가세요!!”
단호하게 그 여자들에게 나가라 소리치니 뭐라 말도 못하고 유치원 밖으로 나가버렸어.
물론 김한빈 실물을 봤다는 둥 인터넷에 올릴 생각을 하면 다시 머리가 아파오면서도 일단은 여기서 나가게 하는게 먼저였으니까.
선생님에게 가기 전에 한별이를 먼저 찾았어.
여자들 오자마자 바로 화장실에 숨긴거 같아 다친덴 없었지만 계속 우는 한별이한테 너무 미안했지.
화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선생님부터 찾길래 얼른 선생님이 들어간 방앞으로 갔어.
"선생님, 울어요?? 선생님!!!"
한별이가 정말 그 선생님이 보고싶었나봐. 정말 애타게 선생님을 부르더라고.
나도 한별이처럼 하고 싶었지만 내 목소리 들어봤자 별로 좋아하지도 않을걸 아니까.
한별이 목소리에 얼른 문을 열고는 서로 부둥켜안고 아예 엉엉 우는데 나때문에 두 여자나 울고있는거잖아.
진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미안함? 그런게 마구 밀려왔어.
"내가 그 사람들 다 내쫓았어요. 뺨...많이 아프죠."
아, 나를 보지도 않는구나. 진짜 오늘은 웃는 모습 좀 한번 보고싶었는데.
땅만 쳐다보는 선생님이 이해되면서도 살짝 미어져서 그냥 선생님을 안아버렸어.
아니 사실 그냥 아까부터 안아주고 싶어한거 같기도?
부둥켜안곤 몇 분이 지나는지 모르게도 계속 그렇게 있었어.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이 맞은 데가 생각났어. 약을 발라줘야겠다 싶어서 약을 갖고와달라고 했지.
그동안 잠든 한별이도 챙기고 말이야.
조심스럽게 치료를 해주는데 이건 정말로 멍이 들거같은거야.
여자 얼굴에 시퍼런 멍이라니. 아까 그 사람들 그냥 보내지 말고 사과시킬걸.
그래서 괜히 선생님한테 장난도 치고 그랬지. 그런데 반응이 또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귀여웠달까.
"이제와서 그런 표정 지어봤자 이미 들켰는데요ㅋㅋㅋㅋㅋㅋㅋ 아ㅋㅋㅋㅋ 진짜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
좀 분위기가 풀려있었는데 순간 내가 귀엽다는 말을 해버려서 그 다음부턴 완전 정적. 진짜 입을 닫아야 되나.
그 와중에 선생님 얼굴이 빨개지는 거에 또 귀엽다고 생각한 나는 뭐가 어떻게 된거지 지금?
치료를 다 끝내고 얼른 나랑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 보이는 선생님 때문에 확 붙잡고는 태워다준다고 고집부렸어.
거의 울먹이는 표정으로 차에 타는데 그렇게 싫은가 싶기도 하고... 심지어 집이 가까운 거리도 아니었다는 거에 살짝 충격먹었다.
한별이 깨지 않게 조심히 운전해서 선생님 집에 다 도착했지.
그런데 무슨 얼렁뚱땅 고맙다고 하곤 집에 가버리려고 하길래 다시 또 잡았어.
이건 무슨 나혼자 술래잡기 하는 기분이네.
"내가 저번에 내이름 알려준거 같은데. 아니, 그전부터 내이름 몰랐어요?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 나오잖아."
"아...그, 제가 연예인도 안좋아하고 인터넷이나 티비도 잘 안보는 편이라...죄송해요..."
내 소식을 들을 수 밖에 더 열심히 활동해야 겠어. 근데 그게 사과할 일은 아닌데. 내가 뭐 했나?
"그럼 나를 티비에서 본적도 없고 인터넷에 쳐본적도 없고, 나이도 모르고?"
"나이는 알아요. 한별이보다 20살 정도 많으신거니까 23살? 24살?? 쨋든 저 나이대 아니세요?"
와, 진짜 내 나이도 모르는구나.
다 잘못 알고 있는 거에 슬쩍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렸잖아.
"그쪽은 몇살인데요?"
"저는 22살이요."
"아아, 그럼 내가 더 나이 많은거네요?"
"그, 그렇죠?"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고 그냥 오빠라고 불러달라고 말했어. 그랬더니 역시나,
"....관생의 보호자분한테 오빠라느니 그런 걸 부르진 않는데요. 그리고 제가 나이는 어리지만 일단 한별이 선생님이고."
"따지고 보면 그쪽은 이름도 안알려줬잖아요. 나는 첫날에 말해줬는데?“
"제 이름은 김삐잉이구요. 그때는 진짜 둘다 경황이 없던 상황이었잖아요.
근데 꼭 제이름을 오빠분이 아셔야 되요? 어차피 어머님 대신 잠깐 동안만 오시는 거잖아요.“
선생님의 마지막 말에 조금 많이 움찔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말을 이어나갔지.
"오는 동안만이라도 서로 친해지면 좋잖아요."
"전혀요."
뭘 그렇게 단호박처럼 말씀하시나. 갑자기 되게 슬퍼지네.
나도 모르게 좀 당황했나봐. 생각보다 말이 더 막나갔어. 이젠 선생님이 아예 화가난거 같은데... 어쩌지?
"그만 하시고 집에 좀 가세요 좀!!!"
"ㅋㅋㅋㅋㅋㅋㅋ화났어요?""화난거 알긴 알아요?"
"그럼 이렇게 해요. 나도 그쪽한테 꼬박꼬박 삐잉선생님이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그쪽도 나한테 오빠라고 해줘요."
"그게 그거잖아요!"
"다르죠. 우리 서로한테 그쪽그쪽 거리잖아요. 이제부턴 사이좋게 이름 넣어서 부르자구요. 아님, 삐잉아. 라고 불러줄까요?"
"........"
왜 또 얼굴이 빨개지는건지 물어봐도 되나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이러니까 내가 자꾸 놀리지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로 나한테 오빠라고 불러줬으면 좋겠다. 내일도 불러달라고 말해야지.
....핸드폰 번호 달라고 하면 줄려나?
원래 어제 올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좀 늦게 와버렸네요. 음....사실 생각을 좀 했어요. 한빈이 일을 제가 좀 늦게 알았거든요. 이 상황에 글을 쓰는게 맞는 것인가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았었어요. 사실 지금도 많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일단 썰을 이어나가는게 맞는 것 같아 계속 글을 올리겠습니다. 뭐가 어찌되었든 그냥 바라보려구요. 모두가 상처를 덜 받는 쪽으로 일이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한빈이 편은 길기만 하고 재미는 없는 것 같아 제가 좀 죄송하네요ㅠㅜㅠㅜㅠㅜ 역시 삐잉이가 나와야ㅋㅋㅋㅋㅋㅋㅋ 다음편부턴 다시 삐잉이의 쿵떨어지는 이야기로 뵈요!! 손가락 근육/여지/김빱/준회야 회먹쟈/으우뜨/문토/맘비니/들레/홈매트/팡이/보름달/떡볶이/딱풀/ 우루사/김말이/메론방구/★동구리★/송윤햫/꼬마한빈/뽀로로/정주행/콘이/준회/검은콩두유/ ♥투빈♥/프링글스/깜백/콩콩/홍당무/목젖/워더/바비랑동갑/퓨어/갓빈워더/ 항상 감사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