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703호 맨날 놀러가도 되죠?
W. 덜보이
쾅 - !
늦었다. 늦었어! 23살의 나이에 대학교, 3년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지각한 날 수보다 정상적으로 온 날이 더 적다는 OOO이다. 학교가 집과 가까운것도 아니라 버스를 타고 20분이나 가야하는 거리인데도 맨날 버스까지 놓치고 지각이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지각.
지각임에도 날씨가 춥다는 말에 코트에 목도리, 장갑까지 다 끼는것은 까먹지 않은채 머리도 말리지 않고 그냥 밖으로 나와 버렸다. 신발은 … 까먹고 슬리퍼. 양말도 짝짝이. 가지가지한다 정말 … 몇분을 기다려도 엘레베이터가 올라올 생각을 안하자 7층인 우리집에서 계단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한번만 더 지각하면 김동혁이 대리출석도 없다 했는데 … 아파트에서 나와 오늘만 돈 쓰자고 생각하고 택시를 잡아 '아저씨, 현대요! 현석대학교!' 를 빠르게 말하고 등받이에 기대 휴대폰을 켰다.
야 오늘 교수님 늦게 오신다고 천천이와도 ㄱㅊ 오전 08 : 49
아 … 미친. 김동혁의 문자를 받고 순간 돈을 버렸다는 생각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가 '미친 택시 탔는데; 개망할 돈 버림' 이라고 문자를 보네놓고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를 털었다. 택시 아저씨 몰래. 학교에 도착하자 만 2천원이라는 어마어마한 택시요금을 아저씨에게 드리고 강의실로 빠르게 들어갔다. 강의실로 들어가자 김동혁은 이어폰을 끼고 반겨주었ㄱ, 는 개뿔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뒷통수를 때리자 인상을 찡그리며 쳐다본다. 개새ㄲ …
"오자마자 때리고 지랄? 여전히 성격은 노답이군요?"
"니때문에 만2천원 날림."
"그게 왜 나 때문인데; 니가 항상 늦게 일어나서 벌받은거지. 못일어나겠으면 옆집한테 깨워달라고 하던가."
김동혁의 옆자리에 앉자마자, 아니 얼굴을 보자마자 서로 가운데 손가락을 들이밀며 말싸움중이다. 그러다 김동혁이 옆집얘기를 해 닥치라고 구준회 눈치를 보고있는데 구준회와 눈이 마주쳤다. 마주쳤ㄷ … ? 시발. 3년동안 옆집에 살면서 말 한마디를 안해봤는데 그 이유가 말 걸기 어렵게 생겼다 해야 하나. 걍 존나 무섭다. 게다가 구준회랑 같이다니는 친구들까지 무섭다. 같은 과, 옆집인데도 정말로 3년동안 말을 한번도 안해봤다. 거짓말이면 내 디비디를 걸지.
"아, 미친 … 니 때문에 구준회랑 눈마주침."
"왜, 관심있다고 말해줘? 구준회!!!!!!!"
"왜, 또 OOO 괴롭히지? 헛소리 할꺼면 뒤진다."
"그게 아니고, 얘가 니를 몇 년 동안 마음ㅇ, 읍!"
하느님, 저 정말 김동혁 열심히 때리고 지옥, 아니 천국가겠습니다. 맞는일을 한거잖아요? 그래요, 구준회 좋아합니다. 거의 3년은 혼자만 좋다고 다니다 지금은 해탈이다. 그냥 내가 가지지않아도 상관없으니 다른 여자만 안만나면 된다 … 이느낌? 구준회를 좋아한다고 김동혁에게 말해줬더니 처음에는 가망이 없다고 놀리다가 요즘은 더 짜증나게 뭐만 하면 구준회를 불러댄다. 친구를 잘못 사귄 내 잘못이지.
급하게 김동혁의 입을 틀어막아버리고는 구준회를 향해 어색하게 웃어보이니 '여전하구나' 라는 표정을 지으며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김동혁 니가 이러니 내가 가망이 없는거야 … 김동혁의 입을 막은 손에 힘을 주니 아프다며 내 팔을 꼬집기 시작한다. 다행히 김동혁의 입을 놓아주기전에 교수님이 들어오셔서 찡얼거리는걸 듣지 않을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했어요."
기나긴 강의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교수님의 수고했다는 말에 학생들은 전부 엎어지기 시작했다. 그 학생들중에서는 이미 내가 포함, 아니 수업시간에 벌써 잠들어 버렸지만. 한창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데 누군가 다가와 내 옆구리를 찌르더니, 아예 모른척을 해버리니 옆구리살을 푹- 찌른다. 미친놈이…
"부탁 한번만 들어줘라. 진짜 한번만 해주면 사랑해줄께."
"싫어."
"아, 왜!!!! 너 아니면 못한다고!!!! 한번만, 제발 …"
이, 미친 … 기껏 잠을 깨우더니 해맑게 웃으며 하는 말이 갑자기 뭔지도 모르는 부탁을 들어달란다. 김한빈이 부탁하면 무조건 이상한것이기 때문에 듣지도 않고 싫다고는 했다만 계속 옆에서 무릎까지 꿇고 팔에 매달리며 부탁을 들어달랜다. 원래 이정도 까진 아니였는데; 뭔지나 들어보자 하고 '뭔데' 하니. '소개팅' 이랜다.
… 소개팅?
소개팅이라는 말에 설마 김한빈이 지같은 애를 데리고 오지않을까 했지만 순간적으로 생각하는동안 김한빈은 이미 웃으며 휴대폰을 내 책상위에 올려 상대 남자의 얼굴을 보여주며 신상정보, 번호, 어디사는것, 형제까지 다 알려준다. 근데 … 좋은데? 천천히 뜯어보며 좋다고, 약속잡으라고 하니 자기 혼자 강의실을 방방 뛰어다닌다. 계속 지켜보고있던 김동혁은 분명히 김한빈이 나를 소개시켜준것에 후회 할 것 이라고 한마디 하자 옆에 있던 지우개를 던졌는데, 에이씨 … 빗나갔다.
"영화 보러 갈래요? 아니면, 밥 먼저 먹고 영화볼래요?"
할렐루야. 처음으로 정말 김한빈과 친구한것에 뿌듯함을 느낀다. 어젯밤 김한빈의 문자로 잡힌 약속은 지금 소개팅이 되었고, 내 앞에 있는 남자는 내 소개팅남이다. 김진환이라는 우리학교 4학년 실용음악전공중, 오빠다. 오빠! 소개팅하는 내내 헤실헤실 웃으며 '뭐든 말하세요, 다 들어줄터이니' 라는 표정이 지금 딱 나다. 만나자마자 딱 내꺼 냄새가 나는 오빠는 김한빈에게 나를 소개시켜달라고 몇달동안 부탁했다는 말에 솔직히 나는 많이 놀랐, 아니 충격이였다. 나 따위가 …
"영화 먼저 보고 밥먹으러 가요."
영화VS밥을 선택하라길래 일단 팝콘과 콜라로 배를 채운뒤 밥을 먹을때 내숭 좀 피우자, 라고 생각해 먼저 영화를 보자고 말했다. 영화를 먼저 보자는 말에 카페에서 나와 영화관으로 걸어갔다. 두근두근 떨려죽겠네 … 몇 년 만에 남자랑 단둘이 영화를 … 아, 김동혁도 남자였구나. 다행히 영화관이 카페에서 가까워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할수 있었고 먼저 표를 끊고 오겠다는 말에 나는 가만히 '네' 하고 비어있는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표를 벌써 끊었는지 다가오길래 웃으며 반겨줬는데,
"설마, 지금 나 버리고 남자랑 영화? 바람피는건가?"
왓? 왓. 더. 헬.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지금 구준회가 내 앞에 서 있는게 레알 확실? 아니 … 구준회가 말을 걸었다. 미쳤나, 소개팅 지금 까지 꿈이였나봐. 구준회가 내 앞에 있다는 생각, 아니 말을 걸었다는 생각에 멍을 때리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구준회가 나를 쳐다본다. 내가 더 어이가없어요 … 한창을 눈싸움을 하고 있는데 진환오빠가 표를 끊었는지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다 구준회를 보고 웃으며 반긴다. 반긴다 … ? 서로 아는사이?
"뭐야, 구준회 넌 여기 왠일이야? 둘이 알던사이야?"
"ㅇ, 아ㄴ … "
"네, 같은 과 옆집 살아요. 근데 얘가 바람을 피네?"
아니 이게 무슨 … 바람을 필사람도 없고 당당히 소개팅 나온건데 이게 … 진환오빠는 구준회의 말을 듣더니 엄청 놀라며 나를 쳐다보았다. 'OO이 남자친구있었어?' 라며. 전혀 없는데 … 내가 아니라고 손사래까지 치며 부정하려하자 갑자기 구준회가 내 손을 잡아버리며 저지시킨다. 잡ㅇ … 네?
"OOO 남자친구 여기 있는데요."
쒯, 이게 뭔 상황인지 설명도 안되고 내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고 웃고 있는 구준회는 뭐고 앞에서 당황한 진환오빠는 무엇이며 … 진환오빠와 나는 서로 뻥이져 아무말도 없이 웃고있는 구준회만 바라보고있다 내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말을 하려하자 구준회가 먼저 눈치를 채 내 입을 막아버리며 아예 영화관밖으로 끌고 나갔다. 자기 혼자 진환오빠와 인사를 한뒤, 인사를 받지도 않고.
입이 구준회의 손으로 막힌뒤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도 구준회는 손을 내릴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갑자기 내 코트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한 손 으로 꺼내 누군가에게 멋대로 문자를 보네놓고는 다시 내 주머니 안으로 넣어두었다. 길을 걸어가면서도 계속 구준회는 내 입에서 손을 땔 생각을 하지도않고 사람들은 이상하게 쳐다보고있어 손 좀 내리라고 구준회의 팔을 잡아 힘껏 내리는데도 꿈쩍도 안한다. 미친 … 구준회 나 납치? 아파트에 도착해 엘레베이터를 타면서도 손을 내리고 있지 않다, 7층이 되자마자 우리집, 구준회 집 앞에서 손을 내렸다.
" … "
엘레베이터에서 내려 지금 10분이 지나도록 서로 아무말도 하지않고, 집에 들어가는것도 아니고 대치상황이다. 더이상 못참겠다 싶어 먼저 말을 꺼내려고 입을 떼는데,
"미안, 근데 … 아 … 망했어. 아니, 일부로 그럴려고 한게 아니고."
" … ? "
"아, 진짜 김한빈 개새끼 … 그게, 실은 … 좋, 아니, 아 씨… 못 기다리겠다."
10분을 말도 않하고 있다가 지금은 내가 알고있는 구준회 답지 않게 말 까지 더듬으며 우물쭈물거린다. 아까 영화관에서 있던 깡은 다 어디로갔는지 … 계속 구준회는 말할랑말랑 거리고 있다 갑자기 내 코트 주머니속 휴대폰에서는 전화가 왔고 내가 '미안, 잠깐만'하고 휴대폰을 보자 발신자가 김한빈인것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받았다. 왜 하필.
"야!!!!!!! 너 구준회랑 사귀는데 왜 소개팅 받았냐? 와, 나 진환이형 얼굴 이제 어떻게 보냐. 나쁜년, 서로 3년이나 좋아했다며? 멍충이들 … 오래가."
김한빈은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버렸다. 나는 전화 내용을 듣고 이새끼가 무슨소리인가 싶어 한동안 휴대폰을 귀에서 놓지못하고 있었고 머리에서는 이 개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해석을 하는 중이였다. 구준회랑 지금 나랑 사귄ㄷ … ? 이게 뭔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복도 자동불이 켜지며 구준회의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7층에 우리 둘밖에 없는 복도가 환해지자 구준회와 눈이 마주쳤다.
" OOO 사귀자. "
"김한빈 말대로 3년 좋아했고, 원래 졸업하면 당당하게 고백 하려고 했는데 오늘 널 보니 이제는 불안하다. 사귀자, 학교도 같이가고 맛있는것도 같이 먹고 옆집인데 얼굴도 맨날 보고."
그리고 구준회는 5년째 703호를 1시간에 1번씩 놀러온다.
-
준회는 CC가 불편할꺼같아 3년동안 숨기고있다가 오늘! 소개팅을 하는 OOO이 불안해 그냥 고백해버린거죠.
입을 꾹 막고 집까지 간이유는 OOO이 뭐라고 말해버릴까봐, 화 내버릴까봐 미안하고 그런 이유때문에 …
아, 먼저 한빈이가 어떻게 알았냐하면 … 글 속에 있습니다 ㅎㅎㅎ
진환아 미안해.............................................................................................
마무리를 잘 못한거같아서 아쉽네요 ㅠㅠㅠㅠㅠ 말끔하게 했어야했는데..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소재 내주신 독자분 감사드려요. 그런데 원하시는 분위기도 못낸거같고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된거같아 죄송한마음 ㅠㅠ
댓글에 원하시는 소재를 써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반응을 보고 번외가 나올지 않올지!
암호닉 : 진환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