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난 한국온지 일주일도 안되서 또 사고를 쳤다. 시부랄 엄마가 이번에는 닥치고 한국에 있으라고 했는데. 엄마... 미안ㅎ....
난 분명히 혼잣말을 했는데 저기 저 남자들한테 다 들렸나보다. 아, 난 망했다ㅎ. 괜찮아, 내가 아닌것처럼 하면.. 속으로 망했다를 100번넘게 외치고는 일부로 내가 아닌척 평화롭게, 아니 평화로운척 억지 웃음을 지으며 나르던 상자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들어갔다. 집안에 도착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다신 만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을 하고는 패딩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들어 시간을 확인했는데, 3시 25분?
꼬르르르르르르르륵 -
배고프다.
상자 한개 옮겼는데 배가고파요. 딱, 이삿짐을 다 옮겼는지 아저씨들이 곁에 다가오기 시작했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고하셨다고 서로 인사한뒤 돌아가셨다. 아저씨들이 돌아가신뒤 거실에 우두커니 혼자 서서 둘러보는데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졌다. 씨, 엄마... 보고싶어... 생각난김에 이삿짐도 다 옮겼다고 전화나 해야겠다.
.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ㅇ-'
ㅎ?
엄마가 끝나고 전화하라면서, 응? 엄마가 전화기를 꺼버렸다고 안내원 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신경질이나 내 뻘건 패딩 주머니속으로 그냥 넣어버렸다. 배고픈데... 당연히 오늘 이사했는데 우리집에는 먹을것이 있을리가 없지. 그러니까 아까 오다 본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라면이랑 삼각김밥 그리고 과자, 음료수, ... 털어와야지. 그리고 초코콘. 배가고프다는 생각밖에 들지않아서 집정리를 할 생각도 하지않고 그냥 슬리퍼를 질질 끌고는 편의점을 향해 걸어갔다.
"훠후 - ! 불꼬면을 먹을까 - 씬라면을 먹을까?"
콧노래까지 불러가며 편의점으로 향해 오랜만에 씬라면을 먹자고 결론을 내리고는 라면 코너에가서 씬라면 하나와 삼각김밥 2개, 그리고 과자랑 아이스크림은 라면과 삼각김밥을 다 먹고 먹으려고 살 생각을 안했는데,
내 초코콘이 하나밖에 없다.
"시벌탱, 내가 먼저 봤응까 곱게 놓지."
머릿속에는 씬라면과 삼각김밥 따위 없었다. 분명히 내가 먼저 보고 집었는데 어떤 미친놈이 내 초코콘을 뺏어갔다. 뺏어감. 내껀데????!!!!!!! 내가 이거 안먹은지 한달이 넘었는데!!!!!!! 금단현상 올꺼 같은데!!!!!!!!
내 초코콘을 누가 뺏어갔는지 얼굴 한번 보려고 초코콘에 있던 시선을 그 미친놈 얼굴로 옮겼다. 쳐다봤는데 미친놈 한명이 아니고.. 여러명..?
?
엄마 얘네 일진인가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