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온앤오프
스카트 전체글ll조회 5832l 2
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방탄이들이 손바닥 크기라면?    

    

    

    

    

-   

    

    

    

    

방탄이 손바닥 크기라면? :: 첫만남   

   

   

   

   

   

" 다녀왔습니다."    

   

아무도 없는집인걸 알지만 집안이 쩌렁쩌렁 울리게 인사를 하고 집안에 들어섰다.부모님은 맞벌이인데다 형제도 없어서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서는건 익숙했다.피곤한 눈을 끔뻑이며 책가방을침대에 대충 던져놓았다. 여느때와 다름없는금요일방과후이긴 한데 오늘따라 몸이 축축 늘어지는 이유는 내일이 생일이기때문일까. 아빠는 출장 가셨고 엄마는간만에 월차까지 냈는데고교절친 동창의 모친상이 있다고 내일 밤 늦게나 오신다고 했다.엄마랑놀이공원이나 가자며친구들과 약속도 안 잡았는데괜히 마다했다, 싶었다. 눈두덩이를 꾹꾹 누르며 차가운 물로 세수를 했다.   

   

[ 딸, 생일 축하한다. 사랑해.]    

   

아빠에게 온 문자였다. 말로만. 그러면서도 금세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는 것은 내 조절영역 밖이었다. 그래도 바뀌는건 한개도 없었다. 내일은 나혼자 집에서 썩어야했고, 케이크도 내돈으로 사서 내가 불붙이고 불게 생겼는걸. 18년동안 생일이랍시고 파티같은건 고사하고 제대로 외식도 해본 적도 몇번 없지만 이렇게 조촐한건 또 처음이다.열여덟이나 먹고 생일 선물 달라고 조르기도 그래서아무것도 필요없다고 했는데.생일날 이렇게 혼자 있을 줄 알았으면조금 더 욕심이라도 낼걸. 혼자한숨만 푹푹 쉬어봐도 달라질 건 없었다.   

   

편한 티와 수면바지를 꿰어입곤 따뜻하게 데워진 침대에 누웠다. 이럴 때 언니오빠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동생들이 여러명이여도 귀여웠을텐데. 엄만 늦둥이 생각 없나. 아... 애완동물이라도 키울걸.... 왜인지 울적해지는 밤이었다. ​   

   

   


   


   

-   


   


   


   

⁠[우리 딸,아침 거르지말고꼭 먹어.]   

   

열한시에 일어나가지고 본 문자라곤엄마에게서 온당부문자뿐이었다. 편협한 인간 관계여. 생일인데 축하한다고메세지를 보내는 친구들도 없고... 헛살았네. 팅팅 부은 눈을 하고 주방으로 나갔다.크고 아름다운냄비가 있길래 웬일로 미역국이 있구나 싶었는데...    

   

" 뭐야."   

   

지난주에 끓여놓고 예순번은 더 우린 것 같은 사골국뿐이였다. 얼른 먹고 없애버리려고 그랬는데 엄마가 계속 물을 채우는 바람에 줄어들 생각을 안하는 화수분 같은 새....ㄲ... 쓸데없이 사골국과 대치하고 있어봤자 에너지낭비일 것같단 생각이 들어서 ​회색 후드집업을 걸치고지갑만 챙겨서 털레털레 집을 나섰다.하품을 쩍쩍 하며삼선 쓰레빠를 질질 끌면서 골목으로들어섰다. 단골 떡볶이집이나 가서김떡순이나 사야,   

   

" 학생! 햄버거 먹고 갈래?"   

" … 네?"   

   

웬 푸근하게 생긴 아저씨가 빨간 뽀글머리 가발을 쓰고 순진한 얼굴로 눈을 끔뻑이고 있다. 아저씨가 등지고 서있는 건물은 새빨간 간판을 가지고 노란 글씨로 큼지막하게 가게이름이 써져있었다.   

   

[ 방도날드 ]    

   

새로 나온 맥X날드 짝퉁인가. 저 아저씨는 지금 란란룬가 뭐시기 코스프레하고? 별 이상한 놈을 다 보겠네. 아니 그건 그렇고 여기 이런 건물이 언제 생겼지? 물론 해뜨기전에 학교 가서 달보며 집에 오지만 여긴 내 등하굣길인데. 내가 모르는 사이에 건물이 생겼단 말이야? 일단 의문은 의문이고 이상한 사람한테는 대충 둘러대고 빠져나오는게 상책이다.    

   

" 괜찮아요. 밥 먹고 나와서요."   

" 우리 오픈해서 피규어도 선물로 주는데... 학생은 생일이니까세트로 몽땅줄게!"   

   

?    

   

뭐야. 뒷조사?    

   

" 아.. 감사하긴한데 저 생일인건 어떻게..."   

" … 아니 딱 보기에도 생일인것같이 생겼잖아...!!"   

   

전혀 설득력없는 소리였지만 정신 이상한 아저씨가 내 손목을 냅다 잡고 가게 안으로 데려가는 바람에 반강제로 끌려갔다.여기 뭔가 이상한...   

   

" 헐. 이게 피규어예요? 살래요."   

   

손님은 커녕 파리 한마리 돌아다니지 않고 심지어 점원도 없어서 그 란란루 아저씨가 햄버거를 가지러 들어가는데 이미 그런건 안중에도 없었다. 왜냐면.... 왜... 냐면....    

   

피규어가 너무귀엽잖아!!    

   

나란하게 정렬된 피규어들은 머리색도 각양각색에, 생긴건 다들 귀엽고 앳되게 생겨가지곤 가죽자켓을 걸친 게 정확하게 내 취향을 저격했다.. 뤱 댄쓰 노뤠로~ 상대봥의 기썬을 제압해~ 이상한 노래를 부르며 감자튀김을 튀기는 아저씨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것 같기도 하고...    

   

   

   

-   

   

   

   

집에 오는 길. 두 손은 무거웠지만 발걸음만은 가벼웠다. 피규어를 샀는데 햄버거를 덤으로 주네. 워후.허기는 가신지 오래였다. 컴퓨터 책상앞에다 나란히 세워놔야징~~ 신이 나서 팔짝거리자 종이백안도 부산하다. 옷은 가죽자켓밖에없는건가? 불편해뵈는데.뭐 없으면 수건 쪼가리라도 잘라서만들어주면 되겠지.    

   

" 다녀왔습니당~"    

   

경박스러운 발걸음으로 컴퓨터 책상앞에 피규어 박스를 잔뜩 쏟았다. 하나 둘.. 일곱개나 되네. 그 아저씨 정신은 좀 이상했지만 생각보다 좋은 사람인것 같았다. 창렬이 난무하는 시대에 이런 인심이라니.박스부터찬찬히 살피자 뒷면에설명서가쓰여있는 게 보였다.    

   

[ JIN / 핑크곤듀 / 취미 : 요리 / 특기 : 교통정리춤]    

   

오. 디테일봐라? 핑크곤듀란 별명을 입증이라도 하듯 베이비핑크색인 박스를 개봉했다. 손을 쫙 폈을때 정도의 크기인 피규어를 끄집어내고 컴퓨터 앞에 세워두었다. 다음은,    

   

[ SUGA / 민데레 / 취미 : 무기력 / 특기 : 디스뤱]   

   

빨간색 머리에 인상을 잔뜩 찌푸린 피규어를 하늘색의 박스에서 꺼냈다. 와 근데 이게 또 대박인게 머릿결이 진짜 사람 머리마냥 부들부들 했다. 슈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 마, 쫌."   

   

...? 어디서 난 소리야. 주변을 휘휘 둘러보았지만 소리가 날 만한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잘못들었나? 고개를 갸웃하며 다음 상자를 꺼냈다.    

   

[ J-HOPE / 정희망 / 취미 : 걸그룹댄스 / 특기 : 막춤]   

   

춤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모양이다. 연두색 상자에 담긴 ​주황색 머리의 제이홉을꺼냈다.생글생글 웃는 표정이었는데 사람 얼굴마냥 광대가봉긋 솟아있는 모습이 귀여워서꾹 눌러보았다.발라당.뒤로 넘어지면서 눈도 꼭 감아버렸다.헐. 요새 피규어이렇게 최신형으로 나와? 어렸을때 가지고 놀던 콩순이가 이랬는데. 제이홉을 들어 기울이며 눈을 뜨고 감는 것을 확인했다.눈꺼풀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감탄이 흘렀다.이걸 햄버거세트로 팔 생각을 하냐. 어지간히 밑보는 장사다.    

   

다음 상자는 진한 파란색의 상자였다. 붉은색 스티커로 마감이 되어 있길래 떼서 모래알만한 글자를 읽으려 애를 썼다.    

   

⁠[※주의※랩몬스터 옆에 중요한 물건을 두지 마시오. 그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 RAP MONSTER / 파괴왕 ​/ 취미 :JIN과 댄스배틀 /특기 :파괴]   

   

​저 스터커의 내용을 읽자마자 괜시리 긴장이 되어 뒤의설명서를 더 꼼꼼히 읽었다. 그러니까 지금 컨셉이 파괴왕이라고 주의 스티커까지 붙여놓은거야? 누가 만든건지 모르겠지만 참 신경도 많이쓴다, 싶었다.다 고만고만한 키였지만 새워놓으니 조금씩 다른게 눈에 보였다.이 백금발 랩몬스터는 키가 제일 컸다. 오. 비율 봐. 피규어 주제에. 궁시렁 거리면서 다음상자를 집어 들었다.    

   

[ JIMIN / 비림 / 취미 : JUNG KOOK 에게 사랑고백 후 퇴짜 / 특기 : 복근까기]   

   

올ㅋ 음흉한 눈으로 진갈색의 머릿칼에 모자까지 장착되어 있는 지민을 꺼내들었다.    

   

" 뭐야, 완전 귀엽게 생겼네."   

   

검은 가죽 조끼 안에 받쳐입은 하얀 나시를 들춰보려다 괜히 양심에 찔려서 헛기침을 했다. 아니 현실 나이로 따지면 한 중학생이나 될법하게 생긴애를 데리고 내가 무슨 망상을. 미쳤어. 어쩐지 살짝 겁먹어 보이는 지민이의 볼을 괜히 쿡 찔렀다.    

   

" 아!!"   

   

????????   

   

" 내 이름은~ 쥐뮌!!! 여기 보컬팀들 내 랩에 지!림! 태형아 니 랩들은 냄새나 좀 비림! 내가 누군지 좀 알아봐 미~리~ "   

   

와. 현대문명이 이정도로 발전을 했구나. 배 누르면 '알러뷰!' 따위의 말을 외치는 곰인형과는 차원이 달랐다. 요새 피규어들은 볼따구를 누르면 랩도 하는데.    

   

... 물론들으면 안될 것 같긴 하지만.    

   

양쪽볼을 번갈아가면서 빠르게 찌르자 내, 내, 내 이, 내, 내 이름은~ 같은 도입부를 반복하는 지민이 귀여워 절로 웃음이 나왔다. 아 진짜 왜이리 귀여워. 울망울망 해보이는 눈망울이 안쓰러워 괴롭히기를 그만뒀다.    

   

다음 박스는 연보라색이었다. 랩몬스터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위치에 붙어있는 빨간색 마감 스티커.    

   

[ ※주의※​열면책임못집니다.]   

   

[ V / 태태 / 취미: 엽사찍기 / 특기 : 엽기댄스]   

   

...훨씬 심각해 뵈는 안내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엄숙하게 뒷표지를 봤다. 글자는 간결한데 왜 내가 정신이 없지. 얜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조심스럽게 흑발에 검은 모자를 쓴브이를 꺼내들었다.    

   

" 안녕 브이야."   

   

눈을 한껏 휘어 웃어보이자 뭔가 마뜩찮은듯 인상이 미묘하게 찌푸려진 것 같은 브이였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붉은 색의 ​박스였다.   

   

[ JUNG KOOK / 꾸기 / 취미 : V와 엽기댄스/ 특기 : 걸그룹 댄스]   

   

아니 이 피규어들은 왜 이렇게 ​걸그룹댄스를좋아한대.결 좋은 검은 생머리를 쓰다듬다가열을맞춰 컴퓨터 앞에 나란히 세워두었다.와. 모아두니 어쩜 이렇게 귀엽고 잘생겼는지. 그란란루 아저씨가 본인이 무슨 서울대 미학과라고 뭐라 그러던게 어렴풋이 생각났다. 미학과가 뭐하는덴진모르겠지만 아름다울 미면설득력있는 것 같다.   

   

그렇게 한참을 책상위에 얼굴만 올려두고 피규어들 데리고 장난을 치다가 문득 짜게 식고 있을 햄버거 세트가 생각났다. 아 그거 사려고 얘네도 산건데. 여지껏 걸치고 있던 후드집업도 벗고 집에서 입는 편한 티로 갈아입기 위해 맨투맨을 벗는데,    

   

" 에취!!"    

   

... 방금 무슨 소리가...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바쁘게동공을 놀리던 중 브이에게 시선이멎었다. 아니 사실 정확하진 않았는데 피규어들이 모두브이쪽을 향해서...    

   

....어? 왜 브이를 향해서 고개를 돌리고 있지? 내가 분명히 나란히 세워 놨...    

   

" 브이야...? 너가 재채기 한거야?"   

​" 아, 뷔라고!!"   

   

시리얼만한 주먹을 앙 쥐고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끝으로 시야가 흐릿해졌다. 미친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 피규어가 말을 하다니.....    

   

   

   

   

​   

방탄이 손바닥 크기라면? 222222222222  :: 제목을 뭐라고 지어야 할지 모르게따 포기   

   

   

   

" 아씨, 김태형 너때문에 인간이 쓰러졌잖아. 어떡할거야?"   

" 저 미개한 인간이 자꾸 브이라고 부르잖아. 너도 니 이름 비림이라고 부르면 엄청 뭐라 할거면서!!"   

" 박지민, 김태형. 둘 다 조용히 좀 해봐. 남준아 좀 어떠냐?"   

" 깨어날 기미가 안보이는, 어? 눈커풀이 움직여요. 악!!"   

   

통. 아린 뒷통수를 문지르며 번쩍 몸을 일으켰다. 아니 근데 아까 뭐 떨어진 소리가 났,    

   

" 아, 진짜 이 인간이!! 추락사 할뻔 했잖아!!"   

   

백금발의 피규어가 쨍알거리며 말을 한다. 왜.. 왜 피규어가 왜.....    

   

" 그만해. 또 기절하겠네. 일단 정식으로 소개부터 하자고. 인간, 우릴 니 침대에다 올려놓고 눈높이를 맞춰주겠어?"   

   

핑크곤, 아니 진이 내게 말을 건넸다. 대략 15cm 정도의 피규어가 내게 거만하게 명령을 하다니. 혹자가 보기에 비웃을만한 상황인진 모르겠지만 그때의 난 경황도 없었거니와, 진이 생각보다 단호하게 말했기때문에 순순히 조심스럽게 손으로 들어 피규어들을 옮겨놓았다.    

   

" ...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귀신이라도 쓰인..."   

​" 무슨 헛소리야, 인간. 귀신은 한을 못풀고 구생을 떠도는 영들이고, 우린."   

   

천사다!    

   

풉. 당당한 그 말에 절로 헛웃음이 새었고, 그 바람에 특히나 얇은 다리를 소유한 슈가가 뒤로 발랑 넘어졌다. 하필이면 내 정면에 있던 진은 엄지손톱만한 얼굴을 불쾌하단 듯이 닦아냈다. 아밀레이스는 자제해주지? 물벼락을 맞은 기분이야. 꿍얼거리는 진을 뒤로 하고 랩몬스터가 한발짝 더 걸어나왔다.    

   

" 오늘 생일이지? 어젯밤에 소원을 빌었고."   

" 무슨 소리야, 난 소원같은거 빈적,"   

   

[ 이럴 때 언니오빠라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동생들이 여러명이여도 귀여웠을텐데. 엄만 늦둥이 생각 없나. 아... 애완동물이라도 키울걸.... ]   

   

​아, 맞다. 어젯밤 잠자리에 들기전 홀로 외롭게 중얼거렸던 독백이 떠올랐다. 설마 이게 소원이라고? 소원은 막 손 꼭 붙들고 무릎꿇고 빌어야 하는거 아녔어?    

   

" 근데 왜 내 소원을 들어주는데? 난 무교야."   

" 크흠, 그러니까 우리가 약간.. 사고... 친 게 있어서. 그러니깐 인간 너도 학교에서 사고치면 봉사시간 채우고 그런거 하지? 우리도 그런거야."   

" 그럼... 얼마나?"   

" 한 달. 우린 천사라니깐. 그리고 한달을 채우면 본 모습으로 돌아가서 승천하지."    

" 그 코 큰 아저씨도 한패야?"   

   

코 큰 아저씨라니!! 브이가 떽떽거렸다. 아, 아니 뷔.    

   

" 그 분은 천계의 위대한 천사, 방즈라엘 이시란 말이다!!"   

" 그런 거 인간한테 알려줘 봤자 알아 듣지도 못해. 기밀 누설 하지말고 입 닫아."   

   

이쑤시개 반절정도 되는 팔다리를 내뻗으며 방방 뛰는 뷔의 입을 슈가가 틀어막았다. 근데 이게 은근히 무시하고...    

   

" 그런데 너네 이름은 또 뭐야? 아까 막 윤기 어쩌구 그러지 않았어?"   

   

슈가가 헛기침을 해댔다.    

   

"그게 우리 본명이야. 저박스에 써 있는건 피규어 이름이랍시고 방즈라엘님이 지어준거고."   

​" 얘는 씨걸이였어. 3일 동안 아무것도안 먹으면서 단식 투쟁하길래겨우 안써주셨지."    

   

상황 설명을 하는 정국에게 지민이 얄밉게 덧붙였다. 김석진, 민윤기, 김남준, 정호석, 박지민, 김태형, 전정국. 일렬로 서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피규, 아니 천사들. 근데 우리 이거 알려줘도 되는거예여? 김태형의 질문은 그대로 묻혔다. ​   

   

" 어쨌든 계약 기간은 한달이야. 그리고 우리가 아무리 젊고 잘생겨보여도 다들 천년은 가뿐히 넘게 살았으니, 애 다루듯이 하지 말라구."   

​" 내가 단군 그 친구가 고조선을 세울 때, 비를 뿌려줬지."   

   

랩몬스터가 말을 갈무리하고 옆에서 진이 애늙은이 같은 소리를 해댔다. 아니, 근데 단군할아버지가 고조선 세울때 천사가 와서 비를 뿌렸어...? 어쨌든.    

   

천사인지 악마인지 도대체간에 구분은 안되지만 확실한건 척보기에도 사고뭉치같아 보이는 이 녀석들과 한달간 동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 ​너네 나 한테만 보여?"   

" 천사는 원래 원하는 사람에게만 보이지만, 지금은 작아진 상태고 우리의 능력을 거의 뺏긴 상태라 그런건 못해. 니가 없을땐 피규어처럼 고정은 하고 있을게."   

   

... 재채기만 안하면 감사하지. ​   

   

   

   

   

-   

   

   

   

   

   

" 인간! 인간!"   

   

망할 새ㄲ... 앞에 놓은 초시계를 슬쩍 눈알만 굴려 바라보았다. 학원 숙제를 위해 문제집을 편 게 딱 3분 40초 째 였다. 아니. 잘 참았다. 오래 참았네, 그래. 의자 다리에 실을 매달아달라고 그렇게 난리를 피우더니 이런 용도였구나. 테이프로 신발끈을 의자 다리에 고정시켜줬더니 그새를 못참고 줄을 타고 올라와 내 허벅지에 주저 앉는 지민이다. 이름을 알려줘도 인간, 소리를 달고 사는 녀석들때문에 골이 아팠다. 인간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았다. 말을 할 수 있는 생명체는 여지껏 인간들밖에 없었고, 인간들은 나를 본인과 같은 인간이라고 칭하지 않았다. 그래서 천사들의 인간 소리는 정말, 정말이지 신경에 거슬렸다. 어감이 좋은 것도 아니고.    

   

" 아! 왜 그러는데?"   

   

쨍쨍한 목소리는 잔잔한 뉴에이지 곡이 나오는 이어폰쯤은 쉽게도 뚫고 들어왔다. 그래도 꿋꿋하게 안들리는 척을 하고 있으려니, 잔뜩 심통이 난 박지민은 볼이 부어서 귀에 연결된 이어폰을 ​잡아당겨서 기어코 이어폰을 빼내고야 말았다. 더이상못들은 척도 할 수 없게 된 나는 짜증스럽게 이유를 물었다. 박지민은천 몇살은 족히 어릴 내게 큰소리를 들은게 황당했는지 벙찐 채로 잠시 멈춰있다가 이내 자신이 이토록 애타게 날 불러재낀 이유를떠올려냈다.    

   

"배고파."   

   

...씨...ㅂ.... 아니 나이를었으면 나이 먹은 값은 해야지,요새대한민국이 얼마나 경쟁사횐데 간만에 맘 먹고 주말임에도 공부나 하겠다니깐 이렇게방해를 하고 어?이러고도 니네가 천사냐?턱끝까지 차오른 욕지거리를 목뒤로 눌러삼키며 몸을 일으켰다. 아. 허벅지에 앉아있다 떨어질뻔한 박지민을 받쳐서 손 위에 올려놓는것도잊지 않았다.    

   

" 야. 천사들. 뭐하냐?"   

   

불과 3분 남짓한 시간동안, 난장판이 된 내 방을바라보았다.평소에 물건이어질러져 있는 꼴을 참지 못해 항상 정리해두는 편이었는데. 이건. 이건 지옥이야. 골이 띵하고 울렸다. 방즈라엘인지 뭔지 나랑 면담 좀 합시다. 아니, 그 아저씨도 한패라면 같이 지옥에서왔을거야. 천사?지X하네.    

   

연필꽂이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술래잡기를 하던 정호석과 김태형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나 잡아봐라~ 김태형은 머릿칼을 흩날리며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지만 정호석은 이미 재미를 느끼기엔 너무 시간이 지난듯 대충 놀아주는 것 같아 보였다. 근처 책꽂이 사이에서 책을 베개삼아 누워 자던 전정국이 벌떡 일어났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곤 김태형과 정호석 쪽을 향해 걸어가더니 번쩍 연필꽂이를 들더니, 바닥에 내리꽂았다. 아니 저 X끼가. 하필 김태형한테 걸려서 놀아주는 정호석을 구해주기 위해서인지, 바보들의 생산성 없는 일을 막고 싶었던 건진 모르겠지만 일단 관건은 우수수 쏟아진 내 필기구 들이었다. 부글부글 끓고 있는 내 생각은 고 조그마한 머릿속엔 없는건지 신이 나서 김태형이 뛰어내렸다. 뭐? 뛰어내려?    

   

" 어? 인간? 고마워."   

​" 아니 무턱대고뛰어 내리면 어떡, 됐다."   

   

생글생글 웃는 낯이 새삼 너무 귀엽고 앙증맞아서 몸을바쳐 받아줬음에도다그치기를 포기했다. 빌어먹을 외모지상주의. 전정국과 정호석도 함께 손에 올려 바닥에 내려주었다. 치우기 전까지 밥 먹을 생각 하지마. 묵묵히 일개미마냥 통나무 들듯 색연필이니 샤프같은것을 들어서 꽂아두는 천사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길들이는 방법을 깨우쳤다.    

   

시선을 돌렸다. 침대에선 아니나 다를까, 김석진과 김남준이 재난 영화를 찍고 있었다.    

   

" 남준아,넌 살아야지!! 얼른날 밟고 올라가!!"   

" 석진이 형.. 어떻게 저 혼자 그래요."   

" 어서...!! 니가 살아야, 내가 살아!!"   

​"뭐하냐?"   

   

침대에덮어둔 극세사 이불을 붙잡고 니가 사니 내가 사니 만담을 벌이는 김남준과 김석진도원하는 대로 침대 위에 올려주었다. 뭔가 민망하긴 한 모양인지 크흠,거리면서 변명을하기 시작했다.    

   

" 아니, 당신같은 인간은 모르겠지만 지금의 몸상태의 우리는 모든게 어려울 수 밖에 없지."    

​" 네네. 근데 왜 올라가려고 했는데?"   

   

​김석진과 김남준이 서로를 마주보고 벙쪘다. 왜 올라왔더라?   

   

이것들이 뇌가 줄어들더니 용량도 줄어들었나.. 내 주먹이 소리없이 단단히 쥐어진 모습을 보고 흠칫해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 아, 맞아요, 형. 이 인간이 귀에 솜뭉치를 꽂아놓고 귀머거리 인척 해서 소리를 더 크게 지르려고 올라왔잖아요."    

​" 솜뭉치 좋아하네,이건 이어폰이야."   

"조선시대엔 다 그런식으로 귀를 막았다네."   

   

김남준이 겨우 상황 설명을 했다. 아니 김석진 저 놈은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댄데 자꾸 조선시대 말투를 고수하는 거야. 근데, 민윤기는 어디갔지.   

   

"좀 조용히 좀 합시다! 이웃 사는 사람들끼리얼굴 붉힐 일 만들지 말고."   

   

이웃집 아저씬 줄 알았다. ... 근데 지금 민윤기가 들어가 있는 저 천쪼가리 내 수면 양말.... 당장 씻길 곳이나 찾아봐야 겠다. ​   

   

   

   

   

방탄이 손바닥 크기라면? 3333333333 / 바바바밥ㅂ밥ㅂ   

   

" 자, 한줄로 서세요."   

" 천사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 밥안준다."   

   

곧장조용해지는 천사들을 차례로 포스터물감 통에 담았다. 집을 빼앗긴 포스터물감들은 책상에서 뒹굴거리고 있었고.김태형은 한창꿍얼거리더니 아직도 분이 안풀렸는지 입을 비죽 내민 채였다.    

   

"왜. 불만 있어?"    

" 아닙니다."   

   

천사는 현실에타협을 잘하는 타입이었다.    

   

​" 근데 이게 뭐야?"   

" 너네 뛰뛰."   

   

의자에 고정시켰던 신발끈을 바꿔 붙였다.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한쪽 끝을 잡고 질질 끌고가자 또 소란스럽게 떠들어대기 시작한다.완전 재밌어!! 정국아, 나 이거 나중에 끌어주라!어이 인간 더 빨리. 야, 그러다 사고난다구. 아 조용히 좀합시다. 늘상 고요에 가까웠던 집이었기에일곱명 모두 채 한마디를 꺼내지도 않았는데 금세왁자지껄 해진다. 소란스러워진 주의를 박수로 돌렸다.    

   

" 합죽이가 됩시다!"   

" 합!"   

   

귀여운 녀석들.   

   

   

   

-   

   

   

   

   

" 인간. 뭐 만들거야?"   

" 글쎄. 니네 뭘줘야될지 모르겠다."   

"김치볶음밥!!"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있는 전정국이 우렁차게 외쳤다. 싱크대에 포스터물감 통에일렬로 앉아있는녀석들을 하차시켰다. 아니 천사라면서 김치볶음밥도 알아?아니, 근데 천사가 밥도 먹었나?밥을 먹는단건 밥을 못먹으면 굶어죽기도 한단거야? 천사가?   

   

"우린 인간과 같게축소되어서우리의 에너지원인 하늘의 힘을 받지 못한다네. 그래서음식을 통해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거지."   

   

... 굶길까? 잠시라도 혹한내가민망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수저통에서 숟가락을 꺼내널을 뛰는 전정국과 김태형의뒷덜미를 잡아 들어 올렸다. 바둥거리는 꼴이 앙증맞은것 같기도 하고.    

   

" 근데 넌김치볶음밥 먹어봤어? 어떻게알아?"   

​"한국에는 빨간음식이 많다고 남준이 형이 그랬어! 난 빨간색을 좋아하고. 그 중에서 김치볶음밥이 맛있다고 그랬단 말이야."   

   

무슨 그런 되먹지도 않은 논리가. 다른 의미로 벙쪄 녀석들을 내려놓았다. 주방은 위험한거 많으니까 제발 얌전히 있어. 응!! 대답은 늘상 우렁차다.    

   

" 인간. 근데 윤기형한테 이상한 냄새 나는 것 같아."   

​" 음... 우리 좀 씻을까?"   

   

차마 내 발냄새라곤 못하고 한층 어두어진 표정으로천사들을 씻길만한 식기를 찾아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욕조는 무리수고,세면대에 넣어도 익사할 가능성이 농후했다.명색이 천사라는데 죽이면 평생 재수없을거야.암, 그렇고말고. 세뇌의 힘이란 무서웠다.    

   

" 이거 어때?"   

" 너무 깊어."   

"이건?"    

" 너무좁잖아."   

   

까다로운 녀석들의 신경을 맞추기위해갖은 애를 썼다.퉁퉁 볼이 부은 민윤기가 거절하는 족족대접이니, 종지 같은 것들은 나란히 개수대로 들어갔다.    

   

" 이거!!"    

" 오 좋네."   

   

겨우 찾은 건 머그컵이었다.몇명은 개수대에 내려주고 몇명은 수도꼭지에 놓아주니 저들끼리 물 온도도 맞춰가며 물을 받기 시작한다.꽤 열심히인 모습에 김치냉장고에서 김치를 후다닥 꺼내느데,   

   

" 악!! 인간!!"   

   

거름망에 발이 빠질거라곤 인간의 상식선이 못됐다.    

   

   

   

-   

   

   

   

   

" 보지 마."   

" 보라고 해도 안 봐."   

   

거름망에 빠져 음식물쓰레기와 대면하고 온 김태형은 그대로 패닉에 빠졌다. 지옥을 맛봤어. 사시나무 떨듯떠는 김태형과 나머지 천사들을 머그컵과 함께 내 방에 옮겨놓았다. 그나저나 옷은 어떡한담. ​일단물에서 몸이나 씻으라고 그네들에겐 엄청난 크기의 비누 한덩이와수건한장을 가져다주었다.옷을 벗으면서도 날 째려보며 견제하는것이 어이가 없었다. 박지민의 복근이 실재하는지는 궁금했지만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일단 민윤기와김태형의 문제가 더 시급했으니깐.   

   

주방으로 넘어온 후에는 혼자 바빴다. 햄과 김치를 다지고 밥을 함께 볶아 간을 맞췄다. 그리고. 양조절 실패. 다섯공기가 나와버린 밥그릇을 허망하게 바라보다 내 방으로 향했다. 이쯤되면 다 씻었겠지.    

   

" 악!! 인간!!!!"   

   

나머지 아이들은 수건으로 김밥말인지 뭔질 한다면서 꽁꽁 싸매고 있었는데 하필 박지민만 혼자 막 머그에서 나오던 차였다. 귀따가운 다그침에 얼른 방문을 닫았다. 올ㅋ 진짜 복근이 있었을 줄이야.잔뜩 볼이 부은 박지민을 끝으로천사들이 쫑쫑주방으로 걸어나왔다. 조깅 정도는 되는 거리 일것같다. 손가락 한마디쯤 되는 발모양이 물기때문에 종종이 찍혔다. 사진 찍어놓고 싶다. 진짜 귀여워...    

   

" 인간, 내 옷은?"   

   

아 맞다. 다 나온게 아니었구나. 휴지로 대충 싸고 있어봐. 벌써부터 코를 훌쩍이는 김태형에게 당부를 하고 창고로 들어갔다. 여기 내가 어릴때 쓰던 물건이…​, 어 찾았다.    

   

" 장난해?"   

" 왜. 잘 어울릴것같구만."   

   

어릴적 가지고 놀던 미미의 드레스를 건네주니 아주 그냥 기함을 한다. 이게 뭐야 못해!! 못 입어!! 너 대천사님한테 이를거야!! 대천사님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벌을 주실지 상상해 봤어? 뭘 주시는데? 되묻자 입을 꾹 다물고 곰곰히 생각에 잠기는 김태형.    

   

" 너 대학생때까지 남자 못만나는거!!"   

"..."   

   

안그래도 휑한 집 안엔 정적이흘렀다.그건 이미 못만나고 있는데....    

   

" 미... 미안. 그거.... 대천사님이 말하지 말라고 한건데...."   

   

내 방 책장 위의 반짇고리를 찾아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김태형은 그렇다치고 수습이랍시고 입을 여는 족족 똥을 내뱉는 김석진의 입부터 꼬매버려야지....    

   

   

   

   

-   

   

   

   

   

​엄숙한 분위기에서 식사가 시작되었다.일주일은 갈줄 알았던 김태형의 반발은 금세 수그러 들었다. 본인은 드레스가 가죽바지보다야 편하다기 때문이라고 수도 없이 강조했지만, 내가 보기엔천사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잘 어울린단 사탕발림때문에 그런것 같았다. 쯧. 어쨌든녀석들에게 밥을 주는 것 역시 일이었다. 숟가락은 널을 뛸 수 있을정도로 커서 무겁기도 하거니와 그걸푼다고 해서 다들어가지도 않았다. 입을 있는대로 벌려야 밥알 두세톨이 들어가는 정도였으니. 다섯 그릇은 어떻게 해치운담. 눈앞이 깜깜했다. 천사들을 위해 이쑤시개의 끝을 뭉툭하게 만들어 건네주자 좋다고 찍어먹는다.이내 그것도 불편한건지 손으로 집어먹는게 대다수였지만. (예외는천사로서의 체면이 있다며 끝까지 이쑤시개를 고집하던 김석진이었다.)    

   

" 한 그릇 더."   

" 나도!!"   

   

옷에 떨어질까 내가 정신이 없는 참에 녀석들은 족족 밥그릇 대용인 소주잔을 비웠다. 뭐야. 왜이렇게 빨리 먹어. 세번 정도 오고가서야 녀석들의 밥그릇을 다 채울수있었다.    

   

"또 줘."   

   

???   

   

저 몸속에 들어갈 양인가? 녀석들 몸집의 족히 두배는 되어보이는 양을 먹고나서야 (대략 한사람당 다섯그릇 정도였다.)밥그릇을옮기는 일을 그만 둘 수 있었다.막판엔밥이 모자라다며 내밥까지 뺏어먹었다. 양조절을못하는 재능이 빛을 발했다.​발갛게 물이 든 손은 다른종지에 물을받아 씻겼다.부른 배를 통통 두드리며 만족스럽게 식탁에서 뻗어버린 녀석들을 다시 포스터물감통에 차례로 담았다.이제 어디서 재운담....애 키우는것도 아니고 나보다 수세기를 더 산 천사들을 돌보는데 이렇게 손이 많이 갈 줄이야. 아이고. 두야.    

   

" 난 침대."   

   

...??? 나랑 같이? 너네 죽어. 진지하게 말하자 녀석들이 앙탈을 부린다. 아, 나 침대 아니면 예민해서 못잔단 말이야. 손님이 상석인거 몰라? 장유유서란 말도 있잖아!! 우리가 너보다 몇백살을 더 먹은지는 알아? 침대 침대 침대!! 쿵쿵 발을 구르며 소리를 치는 녀석들에 민원 신고라도 들어올까​,다급하게 고갤끄덕였다.   

   

" 알았어. 그럼 난 바닥에서 이불 깔고 잘테니까 너네 침대에서 자. 그럼 됐지?"   

   

조금있으면 데모라도 일으키겠다 싶어 급하게 말을 바꿨다. 녀석들은 만족스럽게 퐁퐁퐁 하며 침대에 차례로 쓰러졌다. 내 극세사 이불을 덮어주기엔 압사에 질식사를 할 우려가 컸다. 털장갑을 꺼내 녀석들에게 내어주자 꼬물꼬물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 눈을 꼭 감는다. 자리가 부족해 눈만 데굴데굴 굴리던 김태형에게 공주 침대를 권했다가 걷어차였다. 손바닥만한 주제에 아프긴 더럽게 아프네. 내 오른쪽 손바닥을 내어주는 걸로 타협을 봤다.    

   

" 불 끈다. 잘 자."   

   

전등을 끄자 꺄악 거리며 소녀틱한 함성이 터져나온다. 해가 졌어!! 세상이 까매졌네. 손바닥만한 녀석들에겐 이깟 전등이 태양과도 같은 열과 빛을 내뿜었나. 귀여움에 피식거리다 이내 곤히 잠에 빠져들었다. 살면서 이렇게 북적거리는 것은 처음이었다. 원체 혼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드물게 부모님과 있는다고 해서 딱히 소란스러울 일도 없었으니까. 어쩌면 감사하게 여겨야 하는 건가. ​뜻밖이고 당황스러웠지만, 게다가 피곤하기까지 했지만 엄청난 선물을 받았단 생각에 자면서도 희미한 미소를 띄웠다.    

   

    

    

    

방탄이 손바닥 크기라면? 44444444444   

   

   

   

햇살이 따사롭게 커튼새를 비집고 들어왔다.좀 더 눈을 붙이려고 침대에서 뒤척이는데,   

   

악!!!   

   

외마디 비명이 들려오고 곧장 눈을 번쩍 떴다.   

   

" 엄마야!!"   

​"너네 엄마는오늘 밤에나오시는데? 그렇게 보고 싶어?"   

   

내 얼굴 가까이에 옹기종기 모여 자는 모습을 지켜보는 천사들 덕택에 아침잠은 싹 달아났다. 눈을 뜨자마자 아기 손바닥만 얼굴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는 모습이라니. 다시 생각해도 호러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둘은 어디갔어. 내가 뒤척이는 새에 이마에 앉아있다 떨어졌다며 투덜대는 박지민과 여직 내 손바닥에 곤히 잠든 김태형이 주인공이었다.    

   

" 왜이렇게 일찍 일어났어?불편해?"   

" ​추워."   

   

방안에 널브러진 수면바지 틈바구니에 끼어들면서 말하는 민윤기다. 니 옆에서 자는게 낫겠어. 우리 끼리 있으면 너무 춥단말이야. 뾰족해진 입부리로 말을 덧붙이는 전정국이 귀여워 슬며시 미소를 띄웠다.    

   

" 그냥 나 없으니까 무섭다고 말하면 되지."   

" 누가 무서워했다고!!"   

   

귀여운 놈.    

   

" 니 머리카락 덮고 잘거야."   

   

... 내 두피야... 미안해.    

   

   

   

-   

   

   

   

   

아침은 시리얼이었다. 내 몫을 덜어내고 녀석들을 차례로 시리얼 봉지에 넣어버렸다. 어제의 식사때문에 소주잔만 개수대로 몇개가 들어갔는지, 원. 처음엔 무섭다며 꺼내달라고 찡찡 대던 녀석들은 오래지않아 시야가 넓어졌는지 종종걸음으로 바스락거리며 시리얼과 한판 전쟁을 치뤘다. 공주 드레스까지 고상하게 입은 김태형은 잠이 덜 깬 것 같아 내 시리얼 그릇 옆에다 앉혀놓고 숟가락을 가까이 대주면서 먹여줬다. 공주 옷을 입혀줬더니 진짜 지가 공준줄 아나, 내가 밥시중까지 들어. 억울함이 울컥 솟아올랐다가 금세 꺼졌다. 귀여우니까 봐주자.   

   

" 인간! 호석이형이 나한테 시리얼 던져."   

   

찡찡대는 박지민을 끄집어내줬다. 김태형과 마주 앉혀서 숟가락을 대주자 강아지 마냥 홀짝홀짝 우유를 마셔댄다. 머지않아 다른 녀석들도 부른 배를 두드리며 모두 나와선 시리얼이 든 우유로 목을 축였다.    

   

" 인간들은 생각보다 훌륭한 것을 먹고 지내는구나."   

   

쯧쯧. 한낱 시리얼 따위에 이성을 잃다니. 오늘 저녁엔 치느님이나 영접시켜줘야지. 아니 여기가 신세계라며 눌러붙으면 어쩐담.    

   

" 인간들은 영양제로 먹는거야. 먹으면 호랑이 기운이 솟거든."   

   

티비 속에서 호랑이가 외치던 말을 읊어주니 천사들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저들끼리 손바닥 밀치기를 하는 틈을 타 재빨리 그릇을 개수대로 넣어놓고 시리얼 봉투를 정리해 넣었다. 어제 과식한건지 봉지가 생각보다 묵직했다. 다행이네.    

   

" 인간 정국이가 나 밀쳤어."   

   

앙 소리를 내며 울어버리는 김태형을 일으켜 세우려고 바짝 다가갔다. 전정국은 황당하단 표정으로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이게 원래 밀치는 게임이예요. 니가 너무 세게 밀쳤잖아. 대한민국 부모님들이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누구 편을 들기도 애매한 상황에 일단 김태형에게 검지 손가락을 내밀어 일으켰다. 그러니까 이럴 때 훈육 방법이,   

   

" 둘이 끌어안고 미안해, 해야지."   

​" 미아내..."   

" 나도 왜 미안한진 모르겠지만 미안해요."   

   

끝까지 한마디도 안지려는 전정국의 머리통을 살짝 밀치자 ​아침에 봤던 입부리가 재출연했다. 그래도 순순히 끌어안고 등을 토닥이는 모습이 귀여워 그정도 쯤은 애교로 봐주기로 했다.박지민은김남준과 정호석은 김석진과 한창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있자니 어렴풋이 떠오른게.    

   

얘네 홀수잖아.    

   

   

   

   

-   

   

   

   

   

" 인간이 잘못했네."   

" 이래서 인간을 두고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는거야."   

   

그럴때 쓰는 말 아니거든. 김석진을 째려보자 어깨를 으쓱했다. 사라진 민윤기를 찾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며 찾고 다니는 날 식탁위에서 가만히 관망하는 천사들에게 호통쳤다.    

   

" 니네도 얼른 찾아. 민윤기 어떻게 되면 어쩌려고."   

" 인간 너도 참 큰일이다. 윤기 형 삐지겠네."   

" 윤기 형 삐지면 어떻게 되지?"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는 김남준과 정호석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아!! 윤기형 화나면, 그거 만들지 않냐? 헐. 맞네.    

   

지들끼리 뭐라 종알거리는 천사들을 뒤로 한채 유독 무거웠던 시리얼 봉지를 들었다 놓았다. 나온 것 까진 알겠는데. 어디갔어. 진짜.    

   

" ​누가내 뒤에서 나를 엿맥이든니들이 쳐놀때 우린 세계일주 나이를 허투로 쳐머근 행님들 내기준에서는 너도 애기수준 내가 뭐 wack이든 내가 뭐 fake이든 어쨌든 저쨌든 가요계 새기준 이 랩은 꼰대 귀때기에쌔리는 폭풍 귀싸대기챱챱챱!!"   

   

고막이 떨어져나갈 정도의 비트를 틀어두고 민윤기가 정수기뒤에서 등장했다. 제길. 이 비트는 어디서 나오는거야. 인상을 찌푸리고 민윤기 쪽을 바라보는데 주머니가 불룩하다. 저게 뭐야. 실눈을 뜨고 주머니 안의 수두룩하게 들어있는 물건을 알아보려고 애를 쓰는데 그 사이에 마지막 소절까지 와버렸다. 챱챱챱 하며 민윤기는 주머니에 손을 넣고,    

   

완두콩을 뿌렸다.    

   

꽤 먼 거리였음에도 정확히 얼굴에 명중시킨민윤기에게 리스펙트-☆★ 좋아하네. 저 망할 천사가;    

   

"딸, 엄마 왔다."    


   

... 제길.

    

-   

    

    

   

* 소재준탄 좌표 :    

http://www.instiz.net/bbs/list.php?id=name_enter&no=20674264   

    

글잡에 오기도 부끄러운 실력이지만 독방에서 연재하면 놓치는 탄들이 있을까봐 글잡에다 네편 정도씩 올릴 예정입니당!!   

제가 오롯이 생각한 소재도 아니거니와 포인트를 받는단 것조차 탄들에게 미안할 내용과 퀄리티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포인트는 무상으로 지정해두겠지만 그렇다고 댓글 안쓰고 가면... ;ㅅ; (삐진다 (완두콩투척   

    

읽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당 :)    

    

+ 암호닉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하지만 없다)    


♥ 암호닉 ♥

시리얼님 ♥ 삼각김밥님 ♥ 민슈가님 ♥ 챱챱챱님 ♥ 빈님 ♥ 겨울님 ♥ 순둥순둥님 ♥ 치킨님 ♥ 권지용님 ♥ 단미님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이거 너무 귀여운것 같아요ㅠㅠㅠㅠㅠㅠ우어ㅠㅠㅠㅠㅠ신알신했습니다1!!
9년 전
스카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9년 전
독자2
너!무!귀!욥!쟈!나! 신알신 하고 간다요ㅠㅅㅠ
9년 전
스카트
귀!욥!지! 신알신 감사해용♥
9년 전
독자3
헐....너무 규ㅣ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여ㅠㅠ
9년 전
스카트
저도 쓸때마다 텐덕사 당해요.....ㅠㅠ 신알신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4
헐ㅠㅠㅠㅠㅠ완전 귀여워여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ㅠㅠ♥
9년 전
독자5
이거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박 취!향!저!격! 신알신하고 암호닉 뭐하지 어...시리얼로할게요 ㅎ엉ㅎ엉유ㅠㅠ
9년 전
스카트
시리얼님!! 암호닉 올리느라 답댓이 늦었네요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하트)
9년 전
독자6
대바구ㅜㅡ느ㅡ느ㅜㅜ다귀여워ㅜㅡㅜ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해요ㅠㅠ♥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스카트
삼각김밥님!! 암호닉 넣어 드리느라 답댓이 늦었네요ㅠㅠ 이제 글잡에서도 달려 봅시당~~
9년 전
독자9
이거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두콩을 챱챱!!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소주잔만한 애들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략 15cm정도 되는 애들이 7명이나 있다면...ㅋㅋㅋㅋㅋㅋㅋㅋ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방탄은 시끄럽겠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호닌[민슈가]로 신청할게여!!ㅎㅂㅎ
9년 전
스카트
민슈가님!! 암호닉 넣느라 답댓이 늦었어요ㅠㅠ 제 손크기 기준으로 애들 크기 잡았는데 진짜 상상할수록 너무 귀여워서ㅠㅠ 진짜 텐덕..... 지금 애들도 너무 이쁜데ㅠㅠㅠㅠㅠ 작아지면 얼마나 귀여울지 상상도 안돼요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10
귀여워ㅠㅡㅠㅠㅠㅠㅠㅜㅜ 갖고싶다ㅠㅠㅠㅠ [빈]으로 암호닉 신청이요ㅠㅠㅠ
9년 전
스카트
빈님!! 암호닉 넣어드렸습니당~~ 진짜 가지고 싶죠ㅠㅠㅠㅠㅠ 저도 저만한 방탄이들 있으면 소원이 없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11
자까님 겨울이예요! 신알신 보고 바로 달려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우래기들 이야기도 아닌데 너무 귀엽고 재밌어요ㅠㅠㅠㅠㅠㅠ역시 작가님.b길지만 지루하지도 않고 빠질것같아요(퐁당)오늘도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오늘도 작가님 글 덕에 힐링힐링♪시험 보느라 못오신것같은데 이게 맞다면 결과가 좋기를 바라요! 추운데 이번주도 잘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용~~~
9년 전
스카트
옴마야 겨울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오랜만이예요 가을에 연재하던 글이... 정말 암호닉처럼 겨울이 되서야 돌아왔네요....ㅁ7ㅁ8 겨울님께 드리려던 조공글도 얼른 데리고 와야 하는데 쓸때마다 마음에 안들어서 몇번이나 갈아엎느라 늦어졌네요ㅠㅠ 미안합니다 진짜로ㅠㅠㅠㅠㅠㅠ 진짜 이번주내로는 데려오기로 약속할게요!! 너무 오래 기다리셨을 생각하니 정말 죄송해요ㅠㅠㅠㅠㅠ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어요.... 사실 이번 시험이 중요해서 글을 못쓴것도 맞는데 그래도 약속드린건 끝냈어야 했는데 제 잘못이 커요... (셀프체벌) 안타깝게도 떨어졌지만^_ㅠ ㅋㅋㅋㅋㅋㅋㅋㅋ 타가수 글도 재밌으셨다고 하니 저로써는 그저 감격스럽네요ㅠㅠ 저 진짜 막 겨울님 댓글 보자마자 몸 꼬아가면서 답글 다는 중이예욬ㅋㅋㅋㅋ 오랜만에 뵈니까 진짜 반갑네요 :) 다 쓰고 나니 저만 유난떤거 아닌가 싶곸ㅋㅋㅋㅋㅋ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9년 전
독자19
헉 천천히 오셔도 돼요! 너무 부담가지지 않으셔도 되는데..ㅠㅠㅠ괜시리 죄송해집니다...☆사실 저도 몸 베베 꼬면서 글 읽고 댓글 달았어요(소곤소곤)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요즘 방탄 영업당할 위기라서..^^작가님 다음 시험은 꼭꺽 붙길 바라요!!!사실 저도 똑같은 시험 4년 공부해서 붙었거든요!누가보면 임용고신줄 알겠네요..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진짜 오랜만에 봬서 너무너무 반가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혹시 쪽지 못봤나 싶어서 맨날 신알신 들락날락했었는데 진짜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9년 전
스카트
- 너 진짜 지긋지긋하다. 인제 남의 메신저까지 들여다 봐?
" 뭐? 남? 너 지금 남이라 그랬어? 언제는 여친이라며, 나 없으면 못살겠다며. 남? 니가 시계 골라보라 그러고 휴대폰 놓고 자리비운 사이에 팝업창으로 뜬거야. 난 보고싶지도 않고, 듣고싶지도 않았어. 그렇게 뒤에서 바람필거면 차라리 나 모르게 하던가!"
- 그래도 그건 경우가 아니지.
" 경우가 아냐? 내가 못 본척, 못 들은 척 하는것도 한계가 있는거야. 내가 언제까지고 참자, 참자 했는데 이건 진짜 아닌 것 같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뚜- 끊긴 전화에 정신줄마저 끊겨버린 듯 싶었다. 가슴이 답답해 주먹으로 가슴 윗부분을 쿵쿵 내리치다 한숨을 쉬었다. 내가 무슨 좋은 꼴 나겠다고 이런 새끼랑 사귄건지. 그간의 시간이 아깝고, 뭣모르고 다 퍼준 내 마음이 아까웠다. 이런 놈때문에 마음 고생 했다는 사실마저 아까웠다. 시간이 흘러 기억이 빛을 바래도 결코 좋은 추억이라 반추할 수 없을 정도의 쓰레기.

거울 속에 비친 여자는 오랜 감정의 줄다리기 끝에 형편없이 질린 기색이었다. 기분낸다고 멋 부렸는데. 이것마저 사치인가, 싶다. 분노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찬 물에 손을 씻고 양 볼에 차가워진 손을 가져다대서 열을 내렸다. 모조리, 하나도 빠짐없이 짜증나고 싫었지만 그중에서도 제일은 이럼에도 그동안 줬던 감정이 남아 끈을 놓지 못하는 나다. 나.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야. 거울속의 나를 응시하며 그렇게 다그치지만, 벌써 수십번은 반복했던 다짐이기에 이번에도 다짐으로 끝날지 알 수 없었다.

화장실을 나서 힘빠진 어깨를 하고 카페 의자에 앉았다.

" 싸웠어요?"

깊은 눈동자. 저 깊은 눈동자는 마치 블랙홀처럼 세상 만물을 집어삼키고 내 꾸며진 표정 뒤의 진실마저 요구하고 있다. 다정한 음색에 죄 무너져 털어놓고 투정을 부릴뻔 했다. 아무리 그래도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 아…, 뭐 아니, 그냥 조금. 이러다 또 조용해 질거야. 남 걱정 하지말고 본인 수능이나 걱정하시죠?"

입꼬리를 힘겹게 끌어올려 농담식으로 말을 던지자 그제야 유인물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명수다.

언제까지고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 없는 처지니, 과외 자릴 구했다. 명문대 다닌단 구실로 영어 과외 하날 건졌는데, 그게 바로 내 앞에 앉은 김명수다. 성적도 좋고 예의도 바르고. 솔직히 이쪽에선 더 가르칠 게 없다. 그런데 굳이 본인이 생각하기엔 부족하다며 날 고집하는 덕에 난 물론이고 부모님도 두손두발 다 들고 항복을 하셨다. 처음 만난건 명수가 고 2였던 작년 가을. 몇달 후면 1년을 꼬박 채운다. 처음엔 남의 돈을 받는단 생각에 의무감과 책임감에 불타 사담 한마디 없이 묵묵히 수업만 했다. 최근 들어서야 낯가림도 사라지고 종종 말을 붙여 사담까지도 넘나드는 사이가 된거지.

원래는 내가 명수네 집에 가서 수업을 하는게 대부분이었지만, 오늘은 예외였다. 원래 스케줄대로라면 오늘은 오후부터 풀연강인데, 중간에 강의 하나가

9년 전
스카트
갑자기 휴강이라기에, 개교기념일이라며 독서실에 있던 명수를 불러왔다. 대학가 카페가 으레 그렇듯 잔잔한 노래가 흐르고 약간의 소란스러움을 더해 노트북 키보드 소리도 시끄러웠지만, 이게 다 훈련이지, 하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펴며 기어코 앉혀놓고 문젤 풀게 시켰다.

그러다 어젯 밤, 고심끝에 보냈던 문자에 대한 전화가 방금 온 거고.

" 시원한 거 시켜드릴까요?"
" … 어? 아, 아니야. 내가 살게. 뭐 마실래? 스무디? 핫초코?"

눈을 휘어 녀석이 웃었다. 기분탓이라면 그런거지만, 꼭 아랫사람을 귀엽단 듯 바라보는 눈빛이라. 저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요. 의외의 메뉴 선정에 오, 하며 작게 탄성을 터뜨리자 절 뭘로 본거냐며 웃었다. 뭐긴 뭐야, 아직 솜털 보송보송한 아가지. 그 말까지 입밖으로 꺼내면 한동안 삐져서 말도 안 할것 같길래 어깨를 으쓱하는 걸로 대신했다.

" 아이스 아메리카노하고, 음…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요!"

스무디가 어때서. 맛만 좋구만.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지 않아 카운터 옆에서 잠깐 순번을 기다리다 뒤를 힐끔 돌아보았다. 내가 맡은 자리는 창가자리였는데, 초가을의 따땃한 햇볕이 정면으로 들어왔다. 그 볕이 온전히 녀석에게로 가 부서지고, 진한 갈색의 차분한 머릿칼은 언뜻 금발로 빛났다. 정갈히 샤프를 말아 쥔 손하며, 내리깐 속눈썹하며. 콧날은 과장이 아니라 정말 누군가가 빚어놓은 피조물 같았다. 새삼스럽지만 진짜 잘생겼네. 물론 분반이긴 했지만, 나 고삼때는 저런 비주얼따위 없었는데. 저런 외모를 가지고도 공부까지 잘하니, 저거 진짜 사기캐다. 성격도 다정다감하고 잘 챙겨주고. 누가 데려갈진 몰라도 진짜 복받은 여자겠거니, 생각했다.

" 손님, 주문하신 메뉴 나왔어요."

져 있던 날 공상에서 끄집어내준 것은 종업원의 음성이었다. 감사합니다. 아직까지도 살짝 감상에 젖어선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명수가 앉은 자리로 향했다.

" 선생님 스무디 좋아하세요?"
" 그래. 왜. 뭐. 스무디 무시해?"
" 아뇨,"

귀여우셔서요. 그리고 다시 싱긋. 치사한 놈. 새파랗게 어린 놈에게 귀엽단 소릴 들었는데 저런 무장해제 웃음을 지으면 승질을 낼 수가 있겠나. 저건 필시 제 잘난 페이스를 알고 하는 행동이다. 군말없이 스무디에 꽂힌 빨대를 휘휘 저었다. 빨대를 쪽쪽 빨며, 녀석이 공들여 문제 푸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휴대폰 액정에 다시 불빛이 들어왔다.

' 자기♥'

휴대폰을 처부수고 싶은 생각을 주워 담아 눌렀다. 약정이 얼마 짜린데.

" 미안, 나 전화 좀 받고 올게. 나 올 때까지 다 풀어놔야 한다?"
" … 언제 끝나요?"
" 뭐라고?"
" 아녜요. 얼른 갔다오세요, 끊길라."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나게 화장실로 향했다. 전화는 받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골이 지끈거렸다.

9년 전
스카트
스카트에게
진짜진짜진짜 쓰고 있는데 분량이 자꾸만 길어지는 매지쿠.... ㅁ7ㅁ8 조금만 기다려줘요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쓰려고 했는데 일이 있어서 마무리를 못지었어요ㅠㅠ 맛보기로 초큼 올렸는ㄷ데 제 글이야 항상 노잼이어찌만 그래도 재밌게 읽어주셔요.... @--)----- (총총

9년 전
독자29
스카트에게
헐 방금 로그인 했는데 놀랐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금 보고올게여!!!

9년 전
독자30
스카트에게
헐 대박 완전 대박인데요??????저 연하 진짜 완전 사랑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하명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딱 원하던 연하를 글로 옮겨놓은 느낌이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더럽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30에게
오모 (수줍) 마음에 드신다니 정말 다행이예요ㅠㅠ 얼른 나머지 뒷얘기도 써올게요!!

9년 전
독자12
으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ㄴ너무 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하고 갑니다!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해용ㅎㅅㅎ♥
9년 전
독자13
뀌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구ㅢ요옆ㅍㅍㅍ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지쨔 귀엽져ㅠㅠㅠㅠㅠㅠㅠ 지금도 귀여운데 조그만해질거 생각하면..... (텐덕사)
9년 전
독자14
세상에 귀여워ㅜㅠㅠ
9년 전
스카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15
ㅠㅠㅠ짱귀여미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독방에서 왔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순둥순둥으로 암호닉 신청이요!!

9년 전
스카트
순둥순둥님~~ 암호닉 넣느라 답댓이 늦었네요ㅠㅠ 이제 글잡에서도 자주자주 봅시당!!
9년 전
독자16
헐 겁나 귀여워욬ㅋㅋㅋㅋㅋㅋㅋㅋ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스카트
신알신감사해요^~^♥
9년 전
독자17
엌 너무 귀여워요ㅜㅜㅜㅜㅜㅜㅜㅜ신알신 하고 갈게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독자18
그리고 암호닉 받아주세여! 치킨으로 할게여 치킨
9년 전
스카트
치느...치느님....!!(털썩) 치킨님을 치킨님이라고 부를수없는 절 용서하세요ㅠㅠ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9년 전
독자20
헐...너무 귀여워서 쥬금...오늘 제 무덤 여긴가여...??15cm라니!!!상상하니까 너무 귀여워 죽겠어요ㅠㅠㅠㅠ진짜 드립도 너무 훌륭하고ㅋㅋㅋㅋㅋ소재도 신선하고 좋네요ㅋㅋㅋㅋ마지막에 민윤기 완두콩 챱챱챱ㅋㅋㅋㅋㅋ신알신하고 갈게요ㅎㅎㅎ암호닉 [챱챱챱]으로 신청할게요!!!잘 보고 가요!!
9년 전
스카트
챱챱챱님!! 암호닉이 찰지네욬ㅋㅋㅋㅋㅋㅋ 부족한 글인데 재밌게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ㅅ;
9년 전
독자21
드디어 글잡담에 강림하셨습니까 ;ㅅ; 매일 독방에서 보면서 앓았는데 여기서 보니까 기분이 색다르네요! 암호닉 [권지용] 받으시죠, 아니면 여기 평생 누울거니까.
9년 전
스카트
권지용님ㅠㅠ 날도 찬데 여기서 눕지 마시고 얼른 댁으로 돌아가세욬ㅋㅋㅋㅋㅋㅋ 앞으로 글잡에서도 자주자주 봅시당!!
9년 전
비회원21.173
헐큐ㅠㅠㅜㅜㅜ암호닉신청할겟요ㅜㅜㅜㅜㅜ단미여ㅛ진짜 ㅝㄴ데 카와이한거죠?!?!?!
9년 전
스카트
단미님!! 암호닉 넣어드리느라 답댓이 늦었어요ㅠㅠ 카와이한 애들 보면서 힐링하고 가세용 (하트)
9년 전
독자22
너무귀엽잖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ㅠㅠ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해용 ^&^
9년 전
독자23
신알신할께요!!!진짜 재밍ㅆ어요!
9년 전
스카트
부족한 글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ㅠㅠ
9년 전
독자24
너무귀여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지짜 너무 귀엽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해용!!
9년 전
독자25
아 어떡해ㅜㅜ 너무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님 새벽에 저는 씹덕사합니다(털썩)
9년 전
스카트
애들 너무 사랑스럽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9년 전
독자28
저도 암ㅁ호닉... 꼬미꼬미여 ㅎㅎㅎㅎㅎ
9년 전
독자26
와 지짜 너무 귀여워서 다 읽어버렸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하고감당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해용 XD
9년 전
독자27
와 대박 진짜 신알신하고가요~~~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해용♥
9년 전
독자31
헐 신알신이요 짱재밌어요ㅠㅠ 귀여워요ㅠㅠ
9년 전
스카트
신알신 감사함ㅁ미당(하트
9년 전
독자32
헐 이게뭐야 진짜 귀엽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고가여~~~
9년 전
스카트
독방에서 왔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알신 고마워요!!(하트
9년 전
독자33
더써쥬세요ㅜㅜㅠㅡ독방에서욋는뎁ㅜㅜㅜ아미치겟어여ㅢㅜㅠㅜㅢㅢㅡㅢ
9년 전
스카트
저도 독방에 있다 왔는뎈ㅋㅋㅋㅋㅋ 오늘 6화 올릴거여요!! 근데 손이 느리니 내일 아침에 여유롭게 확인해보세요;ㅅ;
9년 전
독자34
아침이네욥~~~! 천천히글올려셔두되용 기대하고잏을게요!
9년 전
독자36
독방에서 1 2 보다가 쉬였는데 여기에ㅠㅠㅠ있으시네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스카트
지금 독방에 6화까지 올라왔어요!! 네편씩 모이면 글잡에도 올리고 있으니 독방에서 놓치시면 글잡으로 오시면 됩니다 :)
9년 전
독자37
헐 완전구ㅣ여워요.....취향저격....신알신하고갑니다♡
9년 전
스카트
짱 귀엽죠ㅠㅠㅠ 진짜 망태기에 넣어서 키우고 싶어요ㅠㅠ 신알신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8
헐 너무 재미써여!!!!!!진짜 취향저격...♥ 근데 작가님 고조선을 조선으로 잘못 적으신거죵...? 단군은 고조선...조선은 이성계...직업병 도짐...
암튼 너무 재밌어요ㅠㅠㅠ추천 받고 본건데 잘 읽구갑니다!

9년 전
스카트
오모 예리하시네요ㅋㅋㅋㅋㅋㅋ 아 제가 배울때 단군 할아버지도 조선으로 이름을 붙였는데 이성계가 조선을 또 세워서 고조선으로 바꿨다고 들었었거든요.. 그거 생각나서 조선으로 했던건데 독자분들한텐 혼란을 줄수도 있었겠네요 ;ㅅ; 지적 감사합니다!! 내일 컴퓨터로 접속했을때 고쳐야겠어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9년 전
독자39
헐ㅜㅜㅜㅜㅜㅜㅜ 애들 너무 귀요미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무 귀여워요 애들ㅠㅠㅠㅠㅠ 실제로 저런 천사가 있다면 무슨 느낌일까여ㅜㅜㅜㅜㅜㅜㅜㅜ 진짜 너무 귀여워서 망태기에 싸서 데려가고 싶어요ㅜㅜㅜㅜ 엉엉 너무 재밌어요 신알신 신청해요!!
9년 전
독자40
짱 귀여움ㅠㅠㅠㅠ재밌어요!!ㅋㅋㅋㅋㅋ분량이 되게 긴데 무상으로 보다니 작가님도 천사인가보다ㅠㅠ
9년 전
독자41
카와이 ㅠ ㅠ겁나카와이 ㅠ ㅠ뒷이야고는들고오실생각없나요천사탄 .?♡
9년 전
독자42
아~~~~진짜 너무 귀여워요ㅠㅠㅜㅜㅜㅜ손바닥만한애들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독자43
나 이거 독방에서 봤었어요ㅠㅠㅠㅠㅠ다음편도 보고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비회원254.90
2편 읽고 1편 찾아왔어염..ㅎㅎ 2년전 글이네요!! 알차당 ㅜㅠ 다시 연재 시작해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 [메르치보끔]입니당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이준혁 [이준혁]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 ss2_0715 1억05.01 21:30
온앤오프 [온앤오프/김효진] 푸르지 않은 청춘 01 퓨후0:0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4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2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4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5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4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3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5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3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4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2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1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채형원] 유사투표2 꽁딱 08.15 06:49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19 콩딱 08.10 05:04
전체 인기글 l 안내
5/5 13:54 ~ 5/5 13:56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