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Christmas
W. 글쓰는미대생
일주일 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게 꾸며진 거리에 솔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된 진환은 심기가 불편했다.
그도 그럴 것이 24일날 잠들어 26일날 일어나겠다며 유난을 떠는 지원처럼 집에 박혀있지도 못하고
솔로라며 알바 대타를 뛰어달라던 동기 알바생들덕에 온 세상이 반짝거리는 크리스마스날 둘이 아닌 홀로 알바길에 나서야했기 때문이다.
혼자 영화라도 보고 들어오려고 했던 진환이지만
지금은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에 여기저기 커플 뿐인 버스정류장에 서서 옷깃을 여밀 뿐이다.
평소에도 순환버스인 탓에 사람이 북적이던 버스가 크리스마스가 되자 정말 콩나물 버스가 될만큼 사람이 많았다.
교통카드를 찍고 버스에 올라선 진환은 몇정거장 가지 않아 환승을 해야하기에 뒤쪽으로가 문앞 기둥을 잡고 서있었다.
버스는 근처 남고 앞 정류장에서 멈췄고 크리스마스라 오전자습을 끝으로 하교를 하는 고3 남학생들이 우르르 타기 시작했다.
우르르 몰려오는 건장한 남학생들을 보고 한숨을 내쉰 진환은 기둥을 더 꽉 쥐었다.
시끌벅쩍한 남학생 무리들은 끝이 날 줄 몰랐고 다들 자리가 날새라 의자에 달린 손잡이를 잡고는 한자리씩 차지하고 섰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창밖을 보는 진환 옆으로 한 키가 큰 남학생이 다가 왔고
안그래도 작은 공간에 굳이 제쪽까지 온 남학생에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든 진환은
저보다 한뼘은 족히 큰 까칠하게 생긴 남학생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떨구곤 조금 물러서 남학생에게 자리를 내어주었다.
진환은 솔로크리스마스에 알바대타 뛰는 것도 모자라
저보다 3살은 어린 남학생에게 쫄아 자리를 내어주는 제 신세가 처량해 한숨을 쉬었다.
얼마안가 환승할 정류장에 도착해 벨을 누르곤 우르르 쏟아지는 사람들 틈에 밀려 버스에서 내린 진환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놓고 바람을 등지고 서 버스를 기다렸다.
-환승입니다.
곧 환승 할 버스가 도착했고
교통카드를 찍고 다시 주머니에 카드를 찔러 넣은 진환은
사람이 꽉꽉 들어찬 버스안을 보고 앉겟다는 생각은 일치감치 접은 채 기둥을 잡기 위해 기둥근처로 향했다.
그때 갑자기 버스가 출발해 휘청하였고 뒤에서 제팔을 잡아준 누군가에게 대충 고개를 까딱 숙였다.
진환의 팔을 잡았던 손은 진환의 팔을 잡아 끌더니
기둥을 가리고 있던 사람들을 밀어내고는 진환의손에 기둥을 쥐어주었다.
진환은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올려다보았고
아까전 버스에서 봤던 까칠하게 생긴 남학생이 아무렇지 않은듯 진환의 위로 손을 뻗어 기둥을 잡고는 서있었다.
곧 다시 내려야할 정류장에 도착했고
또다시 사람들과 함께 우르르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까칠하게 생긴 남학생이 삐딱하게 서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남학생과 눈이 마주치자 어색하게 웃은 진환은 몸을 돌려 신호등을 향해 걸었다.
그러자 그 남학생은 제 패딩점퍼에 손을 찔러넣고는 진환의 걸음에 맞춰 나란히 걷기 시작했다.
진환은 그 남학생을 힐끔거리며 쳐다보다
같은 방향이겠거니 하며 신호등 앞에 섰다.
진환의 옆에 나란히 선 남학생은 진환을 힐끗 내려다보고는
제 핸드폰을 진환에게 내밀었다.
갑자기 튀어나온 핸드폰이 들린 손에 깜짝 놀라 한걸음 물러난 진환은 고개를 들어 남학생을 올려다 보았고
남학생은 무표정하게 물었다.
-몇살이예요?
-저요?
진환은 손가락으로 저를 가르키며 되물었고 남학생은 표정변화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21살이요.
남학생은 제 핸드폰을 진환의 앞에 들이 밀며 말했다.
-번호 좀 줘요.
진환은 계속 핸드폰을 들이미는 탓에 핸드폰을 한손에 쥐고는 어리둥절하게 남학생을 올려다 봤고
남학생은 다시 제 손을 패딩 주머니에 찔러넣고는 말했다.
-20살 되면 연락할테니까 일단 번호 좀 줘요.
♡ 메리크리스마스 ♡
크리스마스를 맞아 바뱌는 바뱌웹진이 있고
준혁은 글잡에서 조각글들이 올라온다고 했고
저는 딱히 미는 커플링이 없는 잡식러지만
오늘 제가쓰는 준환글도 완결이 났고
떡밥에 비해 픽이 가뭄인 준환글을 선물 겸 쪄왔습니다!
솔로크리스마스라서 서러운 마음에..!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하기도 뭐한 짧은 글이지만!
재밌게 봐주세요 ♡
날씨가 추워요!
오늘 옷 따뜻하게 입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랄께요!
다시한번 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