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마나 더 달아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너덜너덜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도경수의 이야기
내가 말했었지. 방음이 잘 안된다고.
내가 말했었지. 나는 쓸모없는, 한낱 도움도 되지 않는, 가디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너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너무 아프다.
그 말을 담는 너의 목소리가 너무 아파보여, 나도 아프다.
이 와중에도 너 때문에 아픈 내가 너무 괴로웠다.
눈물이 흘렀다. 참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애쓴다고 참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밤이 왔다.
종인이는 그렇게 반나절을 소리지르고, 까무룩 쓰러지고를 반복하는 것 같았다. 바로 옆에 있는데, 생각보다 벽은 두꺼웠다. 하루종일 벽에 붙어 지냈다. 벽에 손을 대고, 뺨을 대고, 입술을 대고, 하염없이 울었다.
닿고 싶어, 종인아, 너와 닿고 싶어.
너의 아픔을 가져가고 싶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것뿐인데.
너의 아픔이 되고 싶어.
벽에 등을 대고 기댔다. 창으로는 희뿌연 달빛이 새어들어왔다. 달빛으로 공기 중의 먼지와 부유물들이 적나라하게 들어났다.
"...종인아."
"...."
"...들려?"
세 글자, 그리고 두 글자. 이 다섯 글자를 말하기 위해, 입술을 떼어내기가 어찌 그렇게 힘든지. 버석버석한 촉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렇게 새어나온 말들은 내 귀에도 간신히 들릴 만큼 작았다.
한참동안 또 말을 잃었다.
바르르 떨려 나온 숨 한덩이는, 차마 담을 수 없는 무거운 감정들이 새하얗게, 바래서, 푸스스한 연기로, 부서져 버렸다.
"...아프겠다."
"...."
"김종인..."
날 왜 그렇게 미워해. 날 왜 싫어해.
나를, 왜, 봐주지, 않아.
왜
묻고 싶은 질문들이 많았다. 하지만 차마 물을 수 없었던 이유는, 그렇게 묻는 내 입술은, 그 말을 듣는 내 귀는, 모든 것을 느낄 심장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서.
그렇게 내가, 모든 질문을 묻어두는 대신 부리는 작은 사치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김종인.
이런 생각, 이런 말.
나에겐 사치라는 걸 아는지.
-전지적작가시점-
그 시간, 종인은 생각했다.
지금 들리는 당신의 목소리가 꿈이었더라면, 참 좋은 꿈일 것이라고.
하지만 꿈이 아니기에, 고통스러운 현실이라고.
그 생각 사이에 존재하는 당신이, 나에게는 사치라는 것을 아느냐고.
"박찬열, 자꾸 이런 식으로 나올 거냐."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김종인은 정말 그 가디언을 하찮게 여겨요. 그 앞에서 쏴 죽여도 신경쓰지 않을 텐데, 그 가디언으로 무슨 대단한 것을 얻겠다고 감금하고 고문하겠다는 겁니까?"
"세상에 자기 가디언이 소중하지 않은 센티넬이 어디있나."
"센티넬은 굳이 각인되지 않은 가디언이라 아니더라도 다른 가디언과도 상호 '충전'이 가능합니다."
"그 효과는 미비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나?"
"아무튼, 그 가디언을 돌려보내는 걸로 해요. 굳이 일을 크게 벌릴..."
"박찬열."
"...."
"가디언은 각인된 센티넬에게 귀속된다. 그렇지 않나?"
"...."
"센티넬은 각인된 가디언과 불가분한 존재야. 그렇지?"
"...예."
"누구보다 잘 알 텐데 왜 자꾸 그러나. 그 가디언은 우리에게 좋은 무기가 될 거야."
"....하지만..!"
"그의 능력이 보잘것없는 것은 상관없어. 그는 김종인을 쥐고 흔들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래도,"
"변백현이 생각나나보지."
한 마디 문장에 찬열은 시간이 멈춘 듯 굳어버렸다. 널찍한 회의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찬열에게 시선을 던졌다. 말을 꺼낸 나이 지긋한 원로는 더문더문 난 회색 수염 밑으로 찢어지는 미소를 지었다.
"그럼, 그 가디언을 만나러 가지."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또 한편을 써질렀어요
이게 똥인지 글인지..
저 벽, 그 장면있장ㅎ아욯ㅎㅎㅎ
그 벽을 사이에 두고 종인이랑 경수가 마주대고 잇는 그런 그림을 그려주시면 되겠어요
사실 정말 잘 쓰고 싶었던 씬인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ㅇ
여러분들꼐 죄송하기도 해서 막 ㄷ달려왔네요ㅠㅠ진짜 07편 올리고 바로 새글창 열어서 막 썼...엉엉
추후에 수정이 들어갈수도 있는 편인듯 싶네요ㅠ나중에 저 벽씬은ㅋㅋㅋㅋ다시 한 번 나올 것같군요 그때는 조금더 감정선도 살리고, 대사도 신경써서...!!!
다음화는 음, 종인이 과거를 들고올까요 찬열이 과거를 들고올까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여러분들께 맡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