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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너머로 #3 

  

  

수향낭 

  

  

  

"이북? 그러니까 지금 내가 생각하고 있는 북쪽맞는거죠?" 

"네, 맞습네다." 

"그러니까 월남했다. 이거죠?" 

"네에..." 

"설마...간첩?" 

"아니, 아닙네다! 절대 아닙네다!" 

  

손짓 발짓을 다 해가며 간첩은 아니라고 부정하는 성규였다. 간첩이라는 말이 나오니 펄쩍 뛰는 모양새가 불에 데인 소같았다. 성규는 2주일 전에 한국에 들어왔다고 했다. 

남들처럼 중국인 브로커를 통해 들어왔는데 분명 이곳에서 새로운 브로커가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그 브로커는 끝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추운 날씨에 외투 하나 없이 벌벌 떨며 자신을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근데 왜 하필 나였어요?" 

"모르겠습네다. 그냥...그냥...그 쪽이라면 도와줄 것 같았습네다." 

"내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어쩔려고?" 

"나쁜사람입네까?" 

"뭐...나쁜 사람은 아닌데...근데 착하진 않은데..." 

"나쁘지 않으면 됐습네다." 

  

해맑게 이를 드러내며 웃는 성규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었다. 딱히 대화주제를 찾지 못하고 어색한 공기가 우리 주위를 부유했다.  

그 때 마침 타이밍좋게도 성규의 배에서꼬르륵하고 소리가 울렸다. 성규는 배를 웅크리며 쑥스러운지 뒷 머리를 긁적였다.  

밥 먹을래요? 라는 한 문장이 그렇게 기쁜건지 성규는 목이 떨어질 정도로 거세게 승낙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 앉아있어요. 밥 차려 줄게요." 

  

나는 그를 식탁 의자에 앉히고 뎁혀놨던 김치찌개를 한 번더 끓이고 반찬을 식탁에 깔았다. 

콩자반, 멸치볶음, 시금치나물, 깍두기. 

집에 있는 반찬이 이것뿐이였나 한참을 냉장고를 뒤져보아도 나오는 것은 알콜들뿐이었다. 밥상이 너무 초라한것 같아 머쓱해져 뒷 목을 주무렀다. 

밥을 한가득 퍼 식탁에 올려놓았다. 팔팔 끓어넘치는 김치찌개를 식탁 가운데에 올려놓았다. 수저를 가지런하게 그의 앞에 놓자마자 나는 입을 벌리고 그의 행동을 지켜봐야만했다. 

  

"천천히 먹어요. 누구 안쫓아 와요. 아, 쫓아오려나? 아무튼, 여긴 안전하니까 좀 천천히 먹어요. 보는 내가 다 무섭다."' 

"...너무 배가 고파서 그만...죄송합네다." 

  

허겁지겁 입에 마구 밥을 집어넣는 꼴이 하루 이틀 굶은 모습이 아니었다. 천천히 먹으라고 물을 떠다주며 말을 하자 그도 민망했는지 입에 묻은 밥풀을 떼어내며 사과를 했다. 

참 예의 바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규는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밥 한그릇을 해치웠다. 아쉬운지 밥그릇을 싹싹 긁는 모습에 말없이 그의 밥그릇에 밥 한주걱을 더 넣어주었다. 

성규는 고개를 몇번이나 숙여대며 감사합네다를 연신 외치고 밥을 해치워나갔다. 그의 밥 먹는 모습은 사람의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듯 싶었다. 

몇년 전에 헤어진 옛 여친과 함께 봤던 영화의 늑대인간이 밥 먹는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내 착각인가 하는 생각에 그를 넋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밥을 다 먹은 후 그는 만족스러웠는지 배를 몇번 통통 두드렸다. 끄윽-하는 트림소리에 나는 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헙하고 입을 막으며 귀와 얼굴을 붉혔다. 

나는 씨익 웃고 그의 밥그릇과 내 밥그릇을 치우고 반찬들을 냉장고에 넣었다. 김치찌개는 다시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놓았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 그에게 쇼파에 앉아 쉬고 있으라고 전했다. 그는 용케도 쇼파를 알아듣고 쇼파에 정자세로 앉아있었다. 

매일 혼자 먹은 것을 설거지 하다보니 밥그릇 하나 수저 한 벌이 늘었다고 설거지 시간이 배로 들었다. 유난히 조용한 성규에 뭐하나 궁금해져 바지에 대충 물기를 닦고 거실로 나왔다. 밥을 먹고 식곤증에 못이기겠는지 그는 쇼파에 비스듬이 누워 잠에 취해있었다. 씻기고 나니 뽀얘진 그 얼굴이 만져보라며 유혹하는 듯 했다. 

테라스에서 비치는 따뜻한 햇살도 그의 얼굴이 유혹적으로 보이게 하는데 한 몫했던 것 같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의 볼을 쓰다듬고 있었다. 

어느 여자들의 피부보다도 부드러웠다. 촉촉한건 아니였다. 사실 푸석하다면 푸석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부드러웠다.  

그 부드러움에 현혹되어 몇번을 볼을 쓰다듬다 볼이 만져지는게 느껴지는지 성규는 잠꼬대를 하며 자세를 돌려누웠다.  

많이도 고단했는지 코까지 골아대는 성규에 차마 깨우진 못하고 두꺼운 차렵 이불 하나를 그의 왜소한 몸위에 덮어주었다. 

  

"잘 자요. 성규씨" 

  

  

  

  

  

  

  

  

  

  

  

  

  

  

  

  

  

  

  

  

  

  

  

  

  

  

  

  

  

  

  

  

  

  

  

  

  

  

  

  

  

  

  

  

  

  

  

  

  

  

  

  

  

  

형이 없어졌다.  

하룻 밤 새였다. 형은 쪽지 한 장을 달랑 남기고 우리를 떠났다. 

[돈 많이 벌어올게. 동생들 잘 챙기고 있어 명수야. 다시 돌아올수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돈은 어떻게 해서든 보내줄게.] 

사실 눈치를 못챘던 것은 아니였다. 요근래 형은 바빴다. 그리고 나에게 본인이 없으면 내가 가장이라며 수백번을 더 말했다. 

우린 고아였다.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끌려가고 어머니와 우리 4남매는 피신하듯 깊숙한 산에 다 쓰러져가는 집을 지었다. 

살기위해선 우리는 모습을 감춰야만 했다. 형은 간간히 나가서 잡일을 하고 밥 한덩이씩을 얻어왔다. 

우리는 참새새끼들 마냥 입을 벌리고 밥달라며 우는 그런 새끼들이었다. 

막내는 오빠가 도망친거 아니냐며 펑펑 울었다. 형이 미웠다. 

우리보고 어떻게 살아가라는건지 말이라도 해줬으면, 그랬으면 이 정도는 아니였을텐데... 

형을 찾으러 가야겠다고 마음먹은게 형이 떠난지 몇 시간도 채 안된 겨울날이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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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c.asked.kr/ask.php?id=4638979

 

궁금한건 물어보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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