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탄이랑 태형이는 동갑내기고 어릴적부터 알고지내온 이웃사촌이야. 아파트 옆동에 살음.
그리고 너탄은 집에 개를 한마리 키우는데 태형이는 매번 개를 본다고 집으로 옴.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얘 우리집에 데리고 가면 안돼?"
아니 뭐 그런건 그렇다고쳐도 제일 이해할 수 없는건 먹보왕이라서 탄소네집 냉장고를 매번 김태형이 비움ㅋ
탄소는 그게 참 얄미운데 탄소네 부모님은 태형이를 워낙 아들처럼 이뻐하셔서 오히려 더 챙겨주심.
이 날도 여느 때와 같은 하루였음. 김태형은 거실 쇼파에 누워가지고 강아지를 꼭 안고서 티비를 시청하고 있었고,
너탄은 부엌의자에 앉아서 그런 김태형을 보고있었음. 티비에서 신나는 음악이 나오니까 강아지 앞발을 잡더니
쌰사!- 거리면서 춤을 추게 하는데, 그걸 보는 너탄은 쟤도 참 멀쩡히 잘생겨서 왜 저러고 놀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탄소네부모님이 3일동안 해외여행을 가셔서 저녁에 집에 있는동안
김태형때문에 심심하거나 외로울일은 없어서 한편으론 고맙다는 생각도 하고 있었지.
밤이 늦어서 김태형은 집에 가고 잘준비를 하려는데 강아지가 낑낑댐. 강아지배에서 꼬르륵꾸륵 거리는 이상한소리도 남.
배탈인가 어떡하지. 그러고 있다가 안방으로 가려는데 오늘은 탄소혼자임. 그래서 태형이한테 전화를 하고 강아지를 안고 나왔어.
어떡해애 얘 막 계속 낑낑거려ㅜㅜ- 하면서 너탄소가 걱정하니까 태형이가 괜찮을거라고 다독여주고 가까운동물병원으로 같이 갔음.
근데 입원을 해야한대. 멘붕이 옴. 얘가 그렇게 많이 아팠구나 싶어서 놀라고 또 막 나오느라 돈은 커녕 카드도 안챙기고와서 멘붕이 왔어.
하..어뜨켕. 나 너무급하게나와가지구 지갑안챙겨왔는데에- 하니까 태형이가
"하아이-이봐라이거어. 내이럴줄알고 오빠가 다 챙겨왔다이"
하고 허세가득한 멘트를 날리면서 슉슉 거리면서 엄카를 냄. 많이 듬직하려다 말았음.
계산이 끝나고 너탄은 강아지한테가서 흐규ㅠ미안해 누나가 몰랐어ㅜㅜ 하면서 찡찡대다가 병원을 나옴. 겁나 추움.
초가을도 가을은 가을이었던거야. 팔을 손으로 비비면서 걷는데 태형이가 입고있던 후드집업을 벗어서 걸쳐줌.
너탄은 긴팔인데 태형인 반팔이라 더 추워보여서 됐다고 넌 반팔이잖아- 했더니 있는근육을 다 짜내며 자기는 괜찮다고 하길래
역시 웃기는 애라고 생각하면서 고맙다고 하고 같이 감. 태형이는 너탄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집으로 감.
그리고 다음날에 학교도 다녀오고 동물병원도 다녀와서 집으로 오니까 너무 허전한거야.
원래 이 시간쯤에 김태형이 와야하는데 어차피 강아지도 병원에 있어서 딱히 올 이유도 없으니까 쇼파에 멍때리고 앉아있었어.
그때 초인종이 울림. 누구세요-하니까 누구긴-하는 대답이 옴. 반가워서 문열어줘놓고 왜왔어? 그러니까
그러게. 다시갈게.- 하길래 기겁해서 아냐아냐!- 하고 잡았더니
"흐흫"
멍청이처럼 웃더니 신나서 들어옴. 여느때처럼 자연스럽게 쇼파에 앉아서 티비를 보는데
김태형 하나 들어왔다고 집안이 꽉 찬 기분이 들어서 허전함이 사라짐. 내일도 또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함.
*
그리고 다음날 역시 또 옴ㅋㅋㅋ 딱히 둘이 같이 하는건 없어서 너탄은 폰으로 놀고 있고
태형이는 쇼파에 누워서는 쿠션을 안고 티비채널을 돌리고 있었음. 근데 갑자기 김태형이
"으아아 아아아아아-"
안따듯해애- 하고 너탄을 보더니 갑자기 달려들음. 그러더니 너탄을 끌어당겨서 평소에 탄소네 강아지 안듯이 백허그를 하고 눕는거야.
너탄은 으악!하고 갑자기 눕혀져서 눈만 깜빡이다가 태형이를 밀치고 앉음. 그랬더니 우쭈쭈 화났쪄영?- 탄소 간식줄까여- 하는데 어이가없어서
"미쳤구나 드디어. 집에 강아지가 없어서 이제 나를 애완견취급하는거지-"
으휴 개만도 못한 인생아- 그러면서 일어나려고 했더니 갑자기 팔을 붙잡고 아닌데. 하고 정색을 함.
너탄은 태형이가 정색한걸 너무 오랜만에 제대로 봐서 쫄았음. 그리고 갑자기 가까이오니까 심장이 쿵쾅거리는것 같아서 눈을 피했어.
근데 그런 너를 당겨서 앉히길래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려고 잡힌 팔 빼려고 하면서 강아지보고싶어서 나한테 이러는거잖아- 그랬더니
다시 팔을 더 세게 잡더니 빤히 보면서
"나 그동안도 강아지보러 온거 아닌데. 왜 너 혼자 착각해."
그럼 왜 와. 냉장고 비우러 오는거야?- 하고 시선을 다시 피하는데 언제 진지했냐는듯이 팔을 놓더니
아닝 오빠는 탄소보러와찌~ 하고 웃음. 너탄은 태형이가 자길 놀린건가 싶어서 얼굴이 빨개져서 쿠션으로 때리려는데
태형이가 쿠션을 붙잡고 악! 진짜야.- 하면서
"강아지 집에 오고 부터 네가 나랑 안놀았잖아."
하고 진짜로 서운한 표정을 지음. 근데 너탄이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왜 지가 서운한지모르겠음. 맨날 강아지랑 논건 본인아니셨나.
"강아지랑만 논건 너잖아. 난 처음에만 그랬는데..!"
너 진짜 왜그래?- 하고 말하니까 태형이가 갑자기 시무룩해짐. 그러더니 귀도 빨개지고 얼굴도 빨개져서는 억울한목소리로
아니이 그거는- 하고 아무말도 안함. 너탄은 영문을 모르겠음. 못말하겠어 나는!- 하고 이번엔 또 갑자기 등을 돌림. 쟤 왜그러는거죠.
야 삐졌어?- 하고 어깨잡으니까 아니그게아니고- 하고 아무말도 안하더니 너랑못놀게할려고- 하고 엉뚱한소리를 함.
그래서 으엉?-하니까 갑자기 한다는 소리가 사귈래- 너탄이 잘못들었나싶어서 어...?- 하고 되물으니까 뒤로 슬쩍 돌더니 다시한번
"너 좋다고. 사귀자."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는데
삑.삑.삑.삑-
부모님오심. 너탄이랑 태형이 둘 다 당황해서 서로 막 밀치고 난리치다가 둘다 쇼파위에 이상한 포즈로 누움.
그리고 태연한척 아.안녕히 다녀오셨어요- 하는데 너네 왜그러고 누워있냐고 하셔서 벌떡일어나서 반기는데 너탄 폰이 울림.
받으니까 동물병원에서 강아지 데려가래. 네 감사합니다- 하고서 병원간다고 둘이 나섰음.
엘리베이터에서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데 앞쪽에 서 있던 태형이가 뒤로 손을 뻗음. 그래서 너탄이 태형이손 꼭 잡으니까 그제서야
"흐헝. 심장이 떨어지는줄알았네."
하고 바보웃음소리를 냄. 그러다가 둘이 눈마주치고 엄청 깔깔대면서 웃음.
그리고 그 뒤로 태형이는 너탄소의 충성스런 남친이 되었다고 한ㄷr..☆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졌어. 또륵..
강아지한테 질투나서 본인이 강아지랑 노는 태형이♡
반팔,반바지에 후드집업걸친 초가을 태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