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단편] 초가을엔 남준이도

 

 

 

 

9월. 모의고사보는 날. 너탄은 학교에 지각을 했음. 덕분에 집에 일찍 못가게 됐어. 

원래 계획대로라면 친구들이랑 노는거였는데 결국 먼저가라고 보냈지. 끝나고 담임선생님을 따라갔더니 봉투묶음이랑 뭘 잔뜩주시는거야. 

전달사항이 있어서 집에 부칠거니까 봉투에 주소랑 우표 붙여놓으라셔. 생각보다 양도 많고 좀 걸릴 것 같아서 속으로, 

오늘은 일찍가나했더니 늦게 가겠구나- 하고 한숨을 쉬면서 교무실 옆에 있는 도서관으로 감. 헐. 근데 김남준이 있는거야.
 

 

 

 

 

작년엔 같은 반이어서 맨날 봤는데 요새는 많이 못봤던터라 반가웠지. 그렇다고 반갑게 다가가기엔 학교에서만 얘기했던 사이고 

막 번호도 알고 따로 볼 정도로 엄청 친했던게 아니라서 그냥 남준이가 앉은 책상 끄트머리에 앉았어.
 

책에 집중을 한건지 쳐다보지도 않길래 너탄은 아예 턱을 괴고 입술을 쭉 내밀고 남준이를 관찰했어. 

춘추복이 더웠는지 조끼도 없고 반팔티에 긴팔 와이셔츠를 풀어헤치고 소매를 걷어붙인 모습이 멋있었어. 

그리고 살짝 열어놓은 창문으로 바람이 살랑 들어와서 연두색커튼이 날리는데 남준이가 잡고있는 책 끝부분이 펄럭거리는 소리를 내서 괜히 기분이 좋았어. 

계속 보고 있자니 나른한게 자꾸 졸린기분이 들어서 눈을 한번 꾹 감았다 뜨고 봉투에 주소를 붙이기 시작했어. 

한 반정도 붙이니까 너무 하기가 싫은거야. 다시 남준이를 보기 시작했음. 

하...남준이네반은 왜그렇게 먼걸까.. 여전히 반에서 1등을 할까. 올해에는 왜 반장을 안한걸까. 

궁금한게 너무 많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궁금한건 쟤는 지금 내가 와 있는걸 알까? 

 

 

 

 

그 순간, 눈이 마주쳤음. 너무 놀랐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 봉투에 주소를 붙였어. 망함. 받는이에 학교주소붙임. 망했다. 

낑낑대며 다시 떼고서 남준이쪽을 힐끗보니까 다시 책을 읽고 있었어. 휴- 다행임. 다시 정신차리고 주소를 다 붙였어. 

그리고 우표를 붙이는데 너무 졸린거야. 바람이 너무 기분좋게 들어와. 결국 졸았지. 잠깐 꿈을 꾸는데 남준이가 전학을 가는 꿈이었어. 

 

톡톡.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뜨니까 남준이가 너탄을 바라보고 있었어. 졸던 중이어서 뒤늦게 토끼눈을 하고 바라보니까 씨익 웃어. 

그러더니 손바닥으로 너탄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 일어서서 나감. 뭐야... 너탄은 얼굴이 확 달아오름. 

김남준이 왜 인기가 많고, 너탄도 왜 김남준이 좋아졌던건지 새삼 다시 깨달음. 다정해. 

나한테만 다정했음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우표를 붙이려는데 다 되어 있음. 헐. 세상에... 남주나..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서 뛰어나갔는데 이미 가고 없음. 아..고맙다고도 못했는데. 

하는 수 없이 가방을 챙겨매고 봉투를 들고 교무실앞으로 갔어. 담임선생님께 고맙다고 수고했다는 말을 듣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어. 

밖으로 나와서 신발을 갈아신고 다음에 만나면 고맙다고 인사해야지- 하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너탄소 이름을 부름.
 

 

 

 

 

"같이 가."
 

어, 김남준- 하고 너탄소가 놀라니까 반갑게 다가옴. 교문밖에 나설 때까지 멍때리고 걷던 너탄은 학교앞 횡단보도에 다다라서야 남준이에게 고맙다고 함. 

그랬더니 너 조는거 보니까 깨워도 다 못하고 종일 할것같더라- 함. 민망해서 헤헤.하고 웃었는데 남준이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근데 너 자다 침흘린거알아?"
 

겁나 놀란 너탄은 토끼눈을 하고 진짜?아냐그럴리없는데!!- 하니까 남준이가 막 웃음. 

뻥이라면서 막 웃어서 너탄이 때리려고하니까 피하면서 너탄보고 뒤로 걸음. 네반응이 재밌어서 그랬다고 함. 그리고 한참을 둘이 나란히 걸었어. 

이제 하늘도 꽤 높아진 것 같고, 노을도 예쁘고,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게 진짜 가을같다, 하고 얘기하면서 속으로 생각했어. 남준이랑 계속 이렇게 걷고 싶다고.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었는데... 이상하다. 얘가 우리동네 살았었나.
 

"너 나랑 같은동네였어?"
 

하니까 일찍도 물어본다면서 너탄보고 집이 어디냐고 물어봄. 그래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저기.라고 하는데 남준이가 

그래? 난 쩌어어어어어기- 하고 정반대방향을 가리킴. 너탄은 또 토끼눈을 하고서 야아!그럼어떡해! 왜 말안했어?- 하니까 또 웃더니 

괜찮아. 내가 너 데려다준거야.- 하더니 그냥 요새 안보이길래 오랜만이라 반가워서- 라고 말함. 그래서 너탄이 속으로 나만 반가웠던거 아니구나...하고 있는데 

"넌 안반가웠냐." 

하고 물어오길래. 아냐!나도반가웠는데!- 했더니 엎드려절받기지- 그럼. 아닌데 진짠데..
 

"요새도 국어시간에 졸아?"
 

다시 가던 길을 가는데 남준이가 물어옴. 그래서 너탄은 바뀐 선생님이 재밌으셔서 별로 안존다고 대답하다가 넌 왜 그런걸 기억하냐고 함. 

조는것만 맨날봤나봐...하고 속으로 슬퍼함. 집에 거의 도착해가는데 놀이터가 보임. 너탄은 남준이랑 헤어지기가 싫음. 

이런기회가 흔치않은걸 아니까 괜히 한번 붙잡아봤어. 놀다가자고. 남준이가 아이고 초딩이세요- 하면서 결국 놀이터로 같이 들어감.
 

처음엔 남준이를 잡으려고 들어간건데, 그네를 보니까 너무 신남. 얼른 그네로 가서 앉았는데 남준이가 웃으면서 너탄을 보고 있음. 

야 빨리와!- 하는데 자기는 안탄다면서 그네밀어준다고 함. 뒤로 당겼다가 밀어주는데 진짜 좋음. 날씨도 딱 기분좋고 그냥 다 너무 행복해. 

작년같으면 이렇게 둘이 있는건 생각도 못했을텐데.. 너탄이 다가가려고 해도 꼭 다른친구들이 먼저 남준이한테 다가가곤 했었거든. 

남준이는 항상 다정하고 공부도 잘하는 애였으니까 인기가 많았어. 지금도 그래. 그네를 밀어주는데 너무 높지않게 천천히 밀어주는데 왜 그것마저 멋있지. 

너탄은 그네를 타면서 남준이보고 너는 진짜 다정한 것 같아- 하고 말했어. 그랬더니 남준이가 그네를 붙잡고 돌려서 자기랑 마주보게하는거야. 

 

 

 

 

 

 

"나 생각보다 안다정한데?"
 

진짜 장난기가득하게 말함. 근데 너탄은 진지하게 보면서 아냐 진짜 다정해. 

내친구들도 너 다정하다고 좋아하는 애들 많았어- 했더니 남준이가 너는?- 하고 너탄을 내려다 봄. 

너탄이 아무말도 안하니까 그네를 몇바퀴 돌림. 그러다가 손을 탁 놓고 뒤로빠져서 덕분에 어지럽게 몇바퀴돌았음. 

야아!!!!- 하고 다 돌고 일어나서 째려보니까 웃더니 거봐. 안다정하지?- 하는데 얄미움. 입술 삐죽 내밀고 남준이 쳐다보는데
 

"너도 나 다정해서 좋아하냐."
 

하고 물어봄. 돌직구장난아님. 아니 내가 좋아하는거 어떻게 알았지. 완전 당황함. 

뭐라고 답해야하는지 머뭇거리는데 씨익 웃더니 내가 너 볼 때 마다 나 보고 있더라- 하는데 완전 찔렸음. 

와씨 장난아니게 티났나봄. 심장이 막 쿵쾅쿵쾅 뛰는데 또 돌직구가 날아옴. 

아까도 나 보고 있는거 알았는데 웃음참느라 죽을 뻔 했어- 남준이는 얼굴옆에도 눈이 있나봄. 심장이 더 크게 뛰기 시작했음. 

너탄이 당황해서 가방 고쳐매고 끈 만지작 거리다가 다다다다 말을 쐈음.
 

"그럼 넌 나 왜 본건데. 너도 나 좋아했나보네!"
 

했더니 남준이가 네가 하도 빤히 보는것같아서 본거잖아- 하는 대답이 옴. 아 급후회함. 겁나 멍청이같이 말함. 혼자 흥분했음. 하... 속으로 자책하는데 

너도 나 좋아했나보네, 라고 한거면 너 진짜 나 좋아한거 맞구나- 하고 웃음. 아 망함... 어쩐지 운수가 좋더라니.. 하고 속으로 엉엉 울었음. 

얼굴도 완전 뜨거운 느낌이야. 고개 푹 숙이고 있었음. 남준이는 놀이터 바깥쪽으로 걸어가고 있고 너탄은 부끄러워서 그네앞에 여전히 서 있었음. 

집가서 이불킥할것같은 기분인데 

 

 

 

"안다정해도 좋으면 계속 좋아하던지." 

 

하는 말이 들려옴. 무슨 의미인가 싶어서 고개들어서 보니까 그래도 좋으면 나랑 만날래?- 함. 뛰던 심장이 이번엔 쿵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음. 

멍하니 서 있으니까 일로 와- 하는데 빨리 안가면 안사귀어줄것 같아서 막 뛰어갔더니 웃으면서 머리끌어안고 헝클어뜨림. 

악!- 하고 또 노려보니까 꿀 떨어지는 다정한 눈빛으로 내려다봐서 또 고개숙이게 만들음.
 

남준이가 너탄 집 바로 앞까지 데려다주고 번호교환을 하는데 너탄이 진짜 세상을 다 가진듯이 행복한 표정을 지었더니 

 

 

 

 

 

 

 

미치겠다- 그러고 보조개미소를 지음. 너탄은 집에 들어가서 너무 좋아서 이불킥을 함.



끝!


 

 

 

겁나 SF소설인줄..; 

[독자1]

네...이거슨SF소설입니다 왜냐하면 이뤄질수없기때무니죠!!!!!!!!!!!!물론 주위에 남준이같은 남자가 없을뿐더러...끅....남주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2]

왜현실에는남준이가없죠..흑

[독자3]

와 세상ㅇ에나ㅠㅠㅠㅠㅁ남준아ㅠㅠㅠㅠㅠㅠ책읽는남준이ㅠㅠㅠㅠㅠ겁나 섹시할 것 같다ㅠㅠㅠㅠㅠㅠ나 그네타는 거 좋아하는데ㅠㅠㅠㅠ나도 밀어줘 남주나유ㅠㅠㅠㅠ

[독자4]

아..대박...남주나...남주..남준..컿.ㅅ.....(사망)

[독자5]

와..남주ㅜㄴ아...아내심장..

[독자6]

하....남쥬니...세상에 아 너무설레서 미칠거같애 세상에 스크랩해야지 하

[독자7]

으악ㄱ으각ㄹ허라 심쿵해써요..... 아니 근데 마지막에 SF라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군데 좀 그런것 같기도 하고..

[독자8]

이렇게 또 공학에 대한 환상을 길러가죠 왜 우리 지역에는 남준이 같은 애 없어요 (쾅쾅!!!!!!!!!) 남주니 데려와앜!!!!!!!

[독자9]

아 진짜 준이 너무 좋아서 우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