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글은 점점 제목과 멀어지고 있죠. 요정이라매 요정.
정말 한동안 잊고있었던건데.
"종인아!!! 깜빡하고 감자 안사왔다!!! 강원도 양구 텃밭 좀 다녀와!!!"
"거 좀, 제대로 좀 체크하고 사오지."
우리 집 좆만이들은 초능력을 쓴다. 어떨때는 존나게 고맙고 사랑스럽지만 그건 한정된 초능력에 한해서다. 가장 쓸모있는 녀석은 사실 김종인이다. 내가 종종 깜빡하고는 하는데 그럼 뭐든지, 언제든지, 빠른 시일내로 바로 가져다주거나 해주는 녀석이라서 그렇다. 물론 내가 직접적으로 시키는건 아니다.
"박찬열이 또 커튼 태웠어!!!!!"
"썅년이 또오?!"
그리고 진짜 쓸모없는 건 박찬열. 사실 쓸모가 없는건 아니지만 제발 아무대나 막 쓰고다니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번에는 내가 아끼는 제이크 인형을 반틈이나 태워먹고 미안하다며 우물쭈물 거리다가 이씽을 다급히 불러 힐링을 하라며 진땀을 뺏다. 힐링은 커녕 더 더러워진 제이크는 우리집 바로 밑, 전봇대 밑에 쓰레기로 버려졌지만 다음날 개가 물고갔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아니 제발 도움이 안되면 가만히 있으라고."
"그래도 내가 직화구이는 잘 하잖아."
"넌 달걀후라이를 직화로 할래?"
옆에서는 변백현이 좋다고 껄껄 웃는다. 웃기는 짜식. 그래도 나름 박찬열도 쓸모가있는 곳이 하나있다. 거미를 태워죽인다거나 지네, 바퀴벌레 등 모든 벌레 종류는 세스코 못지않게 깔끔하게 처리해주니까 딱히 구박할 필요는 없다. 뭐 좋게 말한다면 아직 크게 불 쓸일이 없어서 그 빛을 못 보는 것일 수도 있다.
"야 리스트 다 짰어! 빨리 옷입고 나와!"
그리고 두번째로 좋은 초능력은 아마 마트에 장보러갈때 가장 필요한 일꾼인.
"도경수랑 몇명만 나와!"
도경수 인 것 같다.
[EXO] 나 자취하는데 집에 초능력쓰는 요정같은게 들어온 것 같음11 (부제: 우리 장보러 가자.)
"카트 끌고 와 오세훈."
"아 왜 나냐?"
"니가 제일 막내잖아."
도경수 말로는 그냥 눈에 보이는 두명 데리고 왔다고 했는데. 분명 그랬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도경수의 음모가 가득하다.
"김종대보고 끌고오라고 그래. 나 팔아파."
"형한테 김종대가 뭐냐 김종대가."
김종대랑 오세훈을 데리고 올 줄이야. 벌써 처음 문앞에서부터 난관이었다. 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도경수는 주머니에 있는 백원을 카트에 넣고 가만히 나를 쳐다봤다. 뭐, 나보고 끌라고?
결국 세 좆만이들 덕분에 연약한 내가 카트의 운전대를 잡았고 내 시야에 보이는 건 김종대와 오세훈의 신이난 궁뎅이였다. 와! 나 여기 처음와바! 하며 꺄르륵 웃는 김종대는 뭐가그리도 신나는지 오세훈의 궁둥이까지 툭툭 치면서 아주 난리다. 오세훈도 좋다며 꺄르륵 거리며 둘러보고 옆에서 묵묵히 걸어가던 도경수는 쪽팔리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결국 도경수의 제지로 카트의 양쪽을 붙잡은 둘은 이것저것 만져보며 마트로 들어왔다.
"우리 뭐뭐 사가는데?! 뭐 사가는데?"
"넌 좀 조용히 해."
"아 왜에에에! 나도 도우로 왔는데!!"
"어...달걀이랑 양파 깐마늘 간장 식용유...그리고 과일은 복숭아 딸기!"
"복숭아철 아니잖아."
"이씽이 먹고싶데."
하자 헐. 하며 나를 쳐다본 오세훈은 가자미 눈을 뜨고 나를 쳐다봤다. 뭐. 뭐. 뭐. 씽이 형 좋아하냐? 하는 말에 대가리를 퍽 때리고 드디어 매장으로 들어왔다. 두 남자가 매달려있는 카트를 끌기는 정말 칼로리 소모가 말이아니었다. 방향을 틀려고하면 안된다고 직진을 하자며 다그치는 김종대 때문에 하는 수 없이 계속 직진만 해야했다.
"우와 야 이게 뭐야?"
"아 그거~"
좆만이들은 마트가 처음이라고 들떴었는데 그게 진짜였는지 도경수도 포함해서 이게뭐냐고 묻는것들이 많았다. 주위사람들은 모자란 아이인가. 하는 눈치가 많았지만 괜찮았다. 사실이니까! 결국 카트에 필요없는 스테인플러, 마이크, 헤드셋을 넣고나서야 좌회전을 할 수 있었다.
"헐."
"헐 저게 뭐야."
"헐!!!"
좆만이들은 일동 놀라 바르르 뛰어갔다. 나는 본능적으로 카트를 끌고 세명에게 다가갔고 멀쩡한 성인남성 세명의 우람한 등 뒤에 감쳐진 것들은.
"햄찌!!!"
햄찌였, 아니 햄스터였다. 가장 눈을 반짝거리며 유리창을 잡고 보는 것은 김종대였다. 뭐야 엑소플래닛에서는 햄스터없나. 도경수는 완전 귀엽다며 입술을 아주 하트로 만들고 웃고있었다. 그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려 오세훈을 봤는데 와...화회탈인줄....
"햄스터 처음 봐?"
"응!!!! 나 완전 처음봐아!!!!"
김종대는 완전 귀엽다면서 저 볼을 보라면서 거의 울기직전이다. 챗바퀴를 탈탈탈 돌리던 햄스터들은 꼬물거리며 톱밥속으로 들어가고 김종대는 좋다며 깔깔거렸다. 야 완전 귀여워 진짜 귀여워!! 그리고 도경수는 햄스터를 지나 옆에있는 고슴도치를 보고있었다. 그리고 한동안 멍하니 쳐다보다가 오세훈의 흥분이 가득한 밀침으로 인해 씹덕사를 당하셨단다. 김종대는 계속 햄스터만 보고있고 오세훈은 고슴도치를 지나 이구아나, 열대어까지 싹 마스터 하시고 당당하게 이구아나 키우기 셋트를 카트에 차곡차곡 담으셨다.
"뭐하냐."
"이구아나 키우게."
"누가?"
"내가~"
허, 기가차서 말도 안나온다. 오세훈은 계속해서 열심히 톱밥이니, 먹이목이니 막 담기시작했고 도경수는 아까처럼 고슴도치 앞에서 멍하니 바라만보고있었다. 오세훈이 카트에 이구아나 먹이를 담으려고했을 때 등짝을 퍽, 하고 쳤다. 오세훈이 아주 자즈러진다.
"아 왜때려 미친아!"
"시발 내집이지 니집이냐?"
"아!!! 이구아나 키워!!!!"
"싫어 새끼야!!!"
"키워!!!!!"
"싫어!!!!!"
"여기 눕는다?"
아, 나 진짜 아들 낳지말아야지. 시발 저게뭐야. 드라마에서만 보던 떼쓰기 3분전 표정아니야? 오세훈은 친절하게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는 뒷목을 잡았고 오세훈의 표정은 굳건했다. 김종대의 햄스터 감상이 끝나고 나한테 걸어왔을 때는 이미 오세훈이 이구아나 키우기 셋트를 카트 안으로 다 집어넣었을 때였다.
"어? 이구아나 키우게 우리?"
"아니 저 씹새끼 좀 말려줘"
도경수가 고슴도치를 아련하게 쳐다보고 오세훈이 나를 막강하게 쳐다보고 김종대가 측은하게 쳐다볼때 남자직원은 헐레벌떡 내 앞으로 뛰어왔다. 엄청 상업용 미소를 지으며.
"이구아나 분양받으시게요?"
"아니요"
"네"
"햄스터요"
"고슴도치요."
미친. 남자직원은 당황하며 나를 쳐다보고 오세훈은 남자직원의 팔목을 잡았다. 이구아나. 멋진 놈으로 하나 가져다주세요. 도경수는 뒤를 돌아 내 옆으로 왔고 김종대는 헤실헤실 웃었다. 햄찌 너무 귀여워 백마리 키우고싶다.
"아무것도 주지마세요 죄송합니다."
"아...네!"
"아 왜에!!! 햄찌!!!!!"
"닥쳐 뭔 햄찌야."
"이!!구!!아!!나!!"
"닥쳐라 제발"
"고슴도치는 어때."
"아 진짜 좆까."
내 팔목을 잡고 늘어지는 184 오세훈과 옆에서 온 몸을 털어가며 찡찡거리는 성인남자 김종대와 침착하게 나를 강요하는 도경수.
"아 제발! 이구아나! 똥도 내가 매일 치우고 밥도 내가 매일 주고!!!"
"아 제바아아아알! 햄찌이이이! 키우자아아아 응!?"
"고슴도치는 정말 영리하고 침착한 생명체야. 스스로 관리하기 때문에 햄스터나 개처럼 가시를 빗어주지 않아도 돼. 즉, 손을 많이 타지않는다는 뜻이지. 그러니까 고슴도치때문에 번거로운 일은 없을거야."
엄마가 그랬다. 여자는 연약하지만 엄마는 개세다고. 나는 그래서 엄마의 마음으로 등짝 한대씩 때리고 결국 오세훈 자기 스스로 이구아나 키우기 셋트를 제자리에 두고 입이 삐죽나와 툴툴 거리며 에스컬레이터에 올랐다. 정말 뿌듯..하다.
"존나 못됐어. 피도 눈물도 없어."
"니새끼 보단 착해."
김종대는 고개를 푹 숙이고 나지금 완전 우울해요 포스를 폴폴 풍기고 내 팔목을 잡으며 따라오고 있다. 에스컬레이터 손잡이에 기댄 오세훈은 툴툴거리며 카트를 발로 툭툭 차고 도경수는 조용히 우울함을 어필하고 있었다. 아니 이구아나 고슴도치 햄스터 못키우는게 저렇게 한일까. 이십대 남자들이. 아주 건장한 남자들이? 심지어 도경수는 고슴도치 만지다가 터질 것 같아.
"다음에 다른 멤버들한테 물어보고 키우든지 하자."
"맘 상했어."
"아니...우리끼리와서 덜컥 사갈수는 없잖아....고슴도치나 이구아나, 햄스터 싫어하는 멤버 있을 수도 있잖..."
"다 필요없어 맘 상했어."
김종대가 단단히 삐진 것 같다. 그놈의 햄찐가 뭔가 때문에. 어느새 도착한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쫙 펼쳐진 시식코너를 보고 갑자기 화가풀린건 비밀.
"헐 야 대박 소세지!"
뽀르르 뛰쳐가는건 조금 성숙한 도경수나 찡찡거리는 김종대나 틱틱거리는 오세훈이나 똑같았다. 결국 셋이 시식코너에 도착해서 입에 우물우물 소세지를 물고 해맑게 이쪽으로 뛰쳐오는 모습은 정말 미래에 내가 셋 쌍둥이를 낳으면 저렇겠구나. 싶어 섬뜩해지기도 했다. 꼭 딸 낳아야지.
"야야 경수야 저기 만두도 있다!!"
"헐 형드라 저기 고기!"
그런데 하는수 없이 나오는게 웃음이라 픽픽 웃으면서 세명을 쫒아갔다. 어쩌면 아들도 괜찮을 수도. 오세훈이 포르르 뛰어가 고기를 받아먹고 제일 먼저 내 쪽으로 왔다. 그러고는 엄청 맛있다며 먹어보라고 다시 뛰어가 초록색 녹말 이쑤시개에 고기를 찝어준건 놀람과 감동 비스무리한 그 사이였다.
"야 대박 입에 착착 붙어! 이거 사자!!"
"안돼 집에 만두있어!"
"그건 맛없는거잖아"
김종대의 부탁에 1+1하는 필요없는 만두를 덜컥사고
"집에 떡갈비 없는데. 하나만 사가자."
조용히 부탁하는 도경수의 협박에 떡갈비 두팩을 사고.
"소세지 먹고싶다~"
하는 오세훈 덕분에 카트에 소세지를 사고. 이렇게 어렵사리 시작한 쇼핑은 지금부터가 수난시대라는 것을 알려줬다. 아. 혈기왕성한 남자들에게 가장 갖고싶은건 먹을거구나. 지나가며 보이는 과자와 빵, 음료수 같은것을 닥치는대로 넣다가 다시 뒤로돌아 갖다놓은 오세훈은 새삼 딸기앞에서 우뚝 멈췄다.
"야 우리 딸기 안 사."
"이 딸기 기억안나여? 경수씨?"
나와 김종대는 무슨 소린가 해서 오세훈을 쳐다보고 도경수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오세훈을 보며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해진다.
"딸딸...이..~"
"오세훈 이마트 자폐미아 돼볼래?"
푸학, 하고 웃은 김종대는 도경수의 크리티컬에 쿨럭거리고 나는 차마 웃지못해 입을 막고 끅끅거렸다. 기억난다 도경수. 딸기를 보며 해맑게 웃으며 딸딸이가 제철이라고 그랬던 좆만이. 입가를 빨갛게 딸기를 묻혀 웃던 도경수가!
"진짜 뒤지고싶냐?"
"쟘다."
"시발 그게 뭐야."
"죄송합니다 빨리말하면 쟘다."
결국 뒷덜미를 잡힌 오세훈은 어정쩡하게 내 뒤를 따라오고 김종대와 나는 도경수가 보이지 않게 밀담을 했다. 와 진짜 웃겨 어떻게 그걸 헷갈릴수가 있지. 하며. 청과류에 들어와 복숭아를 찾던 김종대는 채소의 가격을 보던 나에게 쪼르르 달려왔다.
"아직 복숭아 안 나왔나봐. 너무 비싸."
"아 정말? 아...이씽이 복숭아 먹고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나중에 집에가서 종인이한테 가져다달라고 그러자."
"그래...뭐."
그리고 아쉬운 마음에 카트에 딸기를 담던 나를 붙잡은건 오세훈의 큰 부름이었다. 손목을 잡고 냅다 뛰는 오세훈의 뒷통수를 보고있자니 이게 뭐하는 시츄에이션인가 싶어서.
"뭐, 뭐야."
"애기가 길 잃어버렸데."
막 손목을 놓아준건 어류 앞의 남장애기 바로 앞이었고 나는 갑자기 뛰어와 숨을 몰아쉬었다. 아기는 우물쭈물거리며 오세훈의 다리를 붙잡고 뒤로 숨었다. 뭐야? 길 잃어버렸데?
"애기야, 엄마는?"
"몰라여..."
"음, 애기 이름 뭐야?"
"태오..."
언제 이렇게 친했데. 태오는 오세훈의 품에 안겨있고 나는 오세훈의 옆에 서서 고객센터 앞으로 걸어가는 중이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귀엽게 생긴 애기를 다 잃어버리셨데. 근데 용캐도 안우네! 하며 볼을 꼭 꼬집으니 두볼이 동그랗게 올라가면서 태오는 꺄르륵 웃었다. 와 진짜 귀엽다.
"야 우리 이러니까 부부 같어."
"부정탄다 애기 앞에서 그런 소리하지마라."
정강이를 툭 차니 하, 나도 별로 안 반가운 말이었거든? 하며 오세훈은 성질을 냈다. 근데 진짜 이런생각은 왜 드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부부같다. 내가 봐도. 아 진짜 나 죽고싶네? 왜 오세훈이랑? 아, 내가 남자친구가 없었어서 이런 망상도 하는구나. 그런데 오세훈이 핸섬하기는 해. 내가 지금 무슨소리를.
결국 태오의 부모님을 찾는다는 방송이 울리고 나서야 나와 오세훈은 마음을 놓고 장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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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나 날이 갈수록 분량이 똥 되어가는 것 같죠? 미안해요 하.... 오늘은 정말 정신없는 장보기였네요. 다음편에도 장보기에욬ㅋㅋㅋ다음편은 조금 더 재밌을예정(근자감
↓조낸 사랑스러운 아모닉이랄까
요정뿌잉 한글공부 메론빵 꽯뜗쐛뢟 밤팅이 이과생 눈사람 선물 제리 똥쟁이 몰랑 러버덕 쿠쿠 민쏙 뿅뿅망치 허니 됴도르 게이쳐 핑꾸 하리보쨩 워더 오윈 제인 두부 됴랑 됴롱 니니됴 지니 gay동 스폰지밥 징니 존만이들주인 마름달 체니덕 고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