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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이준혁 강동원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엑소
Amell 전체글ll조회 1039l 4

 

 

 

  

 

 

 항아는 제 손을 들어 사내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제 다리에 머리를 뉘인 그가 숨을 헐떡이는 것을 고스란히 바라본다. 그의 망건으로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에 항아는 더욱 눈물이 났다. 서방님, 서방님 제발 눈을 떠 보시어요. 제발, 힘을 내주시어요. 항아의 어깨가 잘게 떨렸다. 사내가 천천히, 아주 힘겹게 눈을 떴다. 항아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방울이 그의 볼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렸다.

 

 

 " 미안,하오. "

 

 

 그가 손을 뻗어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항아의 볼로 가져간다. 따뜻합니다. 항아가 흐느낀다. 미안,하오,부인. 한 마디 한마디씩 내뱉는 그가 숨이 차는 듯 쿨럭인다. 그가 내뱉는 기침과 함께 묻어나오는 혈에 항아는 그의 얼굴을 감싸안고 울먹인다. 아무말도, 아무말도 하지 마시어요.

 

 

 " 부인, "

 " 흐윽, 흐으윽. "

 " 후생에서도, 나의, "

 

 

 사내가 눈을 크게 뜬다. 사내가 힘주어 뜬 두 눈에 핏발이 선다. 떨리는 몸으로 항아의 두 손을 힘주어 잡던 사내의 몸이 이내 축 늘어진다. 스러지듯 감긴 두 눈을 바라보며 항아가 울먹인다. 서방님, 서방님. 여전히 따뜻하기만 한 볼에 자신의 볼을 비빈다. 후생에서도, 후생에서도 서방님의 반려가 될것입니다, 꼭 그리 할 것입니다. 방 안을 가득 메우는 서글픔과는 달리 창 밖의 달은 야속하리만치 밝기만 했다. 

  

  

  

  

[iKON/고전물] 세 개의 시간 : 01 | 인스티즈 

세 개의 시간 : 첫 번째 시간 

  

  

  

  

  

  

" 흐어어어엉 " 

  

  

책을 읽어가는 내내 코를 훌쩍이던 공주가 이야기가 끝나버린 책을 탁 소리나게 덮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공주의 서러운 울음소리에 다급하게 문이 열리고 나인 '설'이 다급한 발걸음으로 뛰어 들어온다. 공주마마,공주마마 아이참,어찌 또 이리 우십니까. 엄마 잃은 아이마냥 서럽게 울어대는 통에 설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다. 그치만,그치만 책이 너무 슬프단 말이야. 어떻게,어떻게 죽을 수가 있냔 말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공주는 서럽게도 운다. 

  

  

" 마마께서는 매번 이리도 옥루를 보이시면서 어찌 책을 놓지 못하십니까. " 

  

  

설이 속상하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저번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한번 만 더 책을 읽다가 우시면 소인이 다시는 책을 빌려드리지 않을거라구요. 그 말에 화들짝 놀란 공주가 묻었던 고개를 든다. 설아 울어서 미안해. 그치만 너무 슬픈걸. 앞으로는 다시는 울지 않을것이야, 응? 그러니 내게 책을 빌려다 줄 것이라 약조하거라, 응? 두 눈에 눈물방울을 그렁그렁 매달고 자신을 바라보는 공주에 설은 얕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마께서 자꾸만 우시면 상궁마마께서 휘두르시는 회초리에 제 종아리가 남아나질 않는단 말입니다. 그 말은 내뱉지 않고 꾹 참으면서. 

  

  

" ..설이 네가 궁녀들에게서 빌려다주는 책을 읽다보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단 말이야. " 

  

  

공주가 여전히 물기가 어려있는 목소리로 나즈막히 말했다. 

  

  

" 오라버니께서도 바쁘신지 통 용안을 뵐 길이없고, 궁은 이리도 넓은데 무엇하나 마음 둘 곳이 없으니 책이라도 읽지않으면 내가 무엇하겠어.. " 

" ..마마. " 

" 아이참, 내가 또 이리 못난 짓을 하는구나. 설아, 방금 한 말은 못들은 걸로 해. 알겠지? " 

  

  

예 마마. 

소인은 아무것도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설이 고개를 숙이고 그렇게 말했다. 

 가엾은 공주마마. 한 없이 자유로운 날개를 가지신 분이 어찌 날개가 꺾인 삶을 가지게 되셨을까. 안타까워 하면서.  

공주는 소매로 눈가를 대충 문지르다가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 밖으로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설아, 드디어 완연한 봄이로구나. 

창 밖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공주는 생각했다. 내 방의 창이 고작 마당이 아니라 더 넓은 곳까지 볼 수 있게 해주었으면. 

  

  

공주는 늘 궐 밖을 동경했다.  

태어나 죽을 때까지 무엇하나 부족함 없이 누릴 수 있는 왕족이라는 신분도,  

궐 안을 돌아다니면 가장 높은 대신부터 가장 아래의 무수리까지 고개를 숙이는 공주마마라는 이름도, 

공주는 언제라도 그것들을 내려놓을 수만 있다면 내려놓고 말겠노라 생각했다.  

  

내가 공주가 아니게 된다면 더 이상 궁에서 살지 않아도 되겠지. 

그렇담 온 나라를 돌아다닐 것이야. 

  

많은 것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야.  

그리고, 

  

공주는 책상 위에 덮어놓았던 책을 한번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운명의 상대를 만나 절절한 사랑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01 

  

  

  

  

  

  

  

  

  

  

[iKON/고전물] 세 개의 시간 : 01 | 인스티즈 

" 마마. 거듭 당부드리옵건대, 제발 무탈히 계셔야 합니다. " 

" 알겠어, 알겠다니까? " 

" 하아, 마마. 소인이 도무지 마음이 놓이질 않습니다. " 

  

  

  

한 쪽에 검을 찬 동혁이 안절부절 못하는 얼굴로 말했다. 마마 또 식사 거르면서 책 읽으시면 안됩니다. 또 궐 밖에서 들여온 물건들을 보겠다고 내수사로 가실 건 아니지요? 마마, 안색이 좋질 못합니다. 혹, 가실 생각이셨습니까? 안됩니다! 

  

  

이것도 아니된다, 저것도 아니된다. 동혁이 너는 어찌 내게 모두 안된다고만 하는 것이야.  

공주가 입술을 댓발 내밀었다. 분명히 나를 어린아이 취급 하는 것이 분명하구나. 뾰루퉁히 내뱉는 공주의 말에 동혁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마마, 소인이 어찌 그런 망발을 하겠사옵니까? 당치도 않사옵니다. 소인은 그저, 그저. 

  

공주는 웃음이 났다. 늘 당차게, 공주마마는 제가 보필할것입니다! 말하던 동혁의 당황하는 얼굴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어찌, 더 놀려줘볼까? 싶다가도 공주는 금방 마음을 자제한다. 분명히 지금 달려가도 동혁은 훈련에 늦을 터였다. 

  

  

" 동혁아, 내 걱정은 말고 어서 가 보아. " 

" ...마마, 저랑 약조 하셨습니다? " 

" 너는 나를 십 년이 넘도록 보아놓고 아직도 이리 모르는 것이야? 알겠으니, 어서 가. " 

  

  

떠밀리듯 은월궁을 나서는 동혁이 걸어가다가도 몇 번이고 뒤돌아 소리쳤다. 마마, 약조 하셨습니다. 소인은 마마를 믿을것입니다 ! 

그럴 때마다 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었다. 이내, 동혁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공주가 까치발을 들고 몇 번이고 고개를 기웃거려 확인하고선, 등을 돌린다. 

  

공주의 입꼬리가 아주 개구지게 올라갔다. 

  

  

  

" 설아. " 

" 네, 마마. " 

" 장옷을 준비하거라. " 

" 예? 마마 혹, " 

" 지난 번 처럼 화려했다가는 혼을 낼 것이야!" 

" 마마, 아니됩니다. 어찌, 또 이러십니까? 왕비마마께서 아시면 경을 칠 것입니다! " 

" 어마마마께선 모르실것이다. " 

" 마마, 분명히 방금 동혁과 약조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예? " 


  

  

불안한 얼굴로 공주에게 속삭이는 설이를 뒤로하고 공주가 앞장섰다.  

한 달에 한번.  

진(辰) 왕실에서는 왕실 호위부대인 근위대의 무사들을 훈련시키는 관습이 있다. 

물론, 다른 부대의 병사들이 그 동안 궁을 지키고있어 위험은 없지만 평소보다는 경비가 허술한 법.  

  

공주는 궐 밖으로 나갈 셈이였다. 

  

귀족가의 여식처럼 나선다면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테지. 

  

이내 자포자기한 듯 공주의 옷장 가장 깊숙한 곳에 숨겨놓았던 한복과, 수수한 색감의 장옷을 가져온 설이 공주를 일으켜세웠다. 

입고있던 저고리가 풀리고,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또다른 옷감이 공주의 몸을 휘감았다. 

  

조금 전 자신에게 신신당부를 하던 동혁의 얼굴이 떠올랐다. 공주의 입꼬리가 또다시 말려올라간다. 

  

  

동혁이 너는, 십년이 넘도록 보아놓고 어찌 이리도 나를 몰라. 

내가 어디 하지말란다고 순순히 그리했던 적이 있더냐. 

  

  

  

  

  

  

  

  

  

  

  

약 한 달만에 나온 거리에는 온갖 새로운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공주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이리저리 돌린다. 마마, 소인 무섭사옵니다. 네? 지금이라도 궁으로 가시어요, 마마. 팔목에 장옷을 걸친 설이 공주의 귓가에 다급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설아, 조용 못하겠어? 한번만 더 마마라고 부르면 내 너를 따돌리고 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야. 공주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 말에 사색이 된 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한다. 마마, 어찌 그런말을 하십니까! 소인, 죽습니다. 죽어요!  

  

그러나말거나, 가판대에 이리저리 놓여있는 장신구를 든 공주가 신기하다는 얼굴로 손에 들린 그것을 바라본다, 

  

  

" 아씨, 이쁘지요? 얼굴도 고우신것이 딱 고것의 주인이 따로없습니다요! " 

" 색이 참으로 곱습니다. " 

" 그렇지요? 우리 가게에만 들여온 물건이라 여기 아니면 구경도 못해요! 사요, 내가 싸게 해줄테니. " 

" 얼맙니까? " 

" 닷 냥이요, 닷 냥! " 

  

  

  

히익! 바가집니다!  

옆에서있던 설이 그렇게 소리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고리 안 쪽을 뒤적이던 공주가 비단 주머니를 꺼내 그 안을 털어낸다. 상인에게 닷 냥을 건넨 공주가 내밀어진 장신구를 받아들고 등을 돌린다. 

마마, 제가 압니다. 분명히 저 치가 마마께 사기를 치는 것입니다! 설이 그렇게 말하자 앞서가던 공주가 휙 고개를 돌려 설을 쏘아본다. 

내 마마라 부르지 말라 했어!  

  

소,송구합니다. 마,아니 아씨. 설이 버벅거리며 말했다. 

설의 입에서 아씨라는 말이 나오자 그제서야 공주가 새침하게 얼굴을 돌렸다.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설이 공주의 옆에 바짝 붙었다. 

아씨, 아무리 생각하여도 사깁니다. 사기라구요. 어찌, 닷 냥을 달라 한답니까? 제가 보기에는 두 냥도 비쌉니다!  

  

옆에서 설이 계속해서 종알거렸다. 

  

잠자코 듣고 있던 공주가 웃음을 터뜨렸다. 어찌 웃으십니까? 설이 벙 찐 얼굴로 물었다. 

  

  

  

" 두 냥이면 어떻고 닷 냥이면 어때. 내게는 둘 다 아무 의미가 없는 재화일 뿐인데. " 

  

  

그러니, 그만 투덜대어.  

  

공주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여전히 입을 삐죽이고 있는 설을 향해 공주가 주먹을 쥔 손을 내밀었다. 설아, 두 손을 펴 보아. 설이 두 손을 피자 공주가 주먹을 폈다. 설의 하얀 손바닥 위로 아까 보았던 장신구가 툭 떨어졌다. 아씨, 이것을 어찌? 설이 의아한 얼굴로 공주를 바라보자 공주가 베시시 웃으며 말한다. 설아, 네게 주는 선물이다. 그러자 이내 설의 눈꼬리가 축 처진다. 아씨이- 뭐야, 너 꼭 울 것 같은 얼굴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야? 아닙니다, 아닙니다! 너무,너무 마음에 듭니다. 참으로 곱습니다. 설이 장신구를 고이 제 소매 안주머니에 넣으며 말했다. 그런 설이를 보며 미소지은 공주가 걸음을 옮겼다.  

  

  

  

  

  

  

  

  

  

이 곳이 정녕 맞는것이야? 

설이를 뒤따라가던 공주가 말했다. 

  

맞습니다..분명 이 길이 맞사온데.. 

설이 이곳 저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대답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공주가 한숨을 내쉬었다. 네가 길치임을 잊고 네 말을 믿은 내가 천치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오늘 안에 그 곳에 갈 수 있기나 한 걸까? 

  

아무리 둘러봐도 책방이라고 할 만한 곳은 보이질 않았다. 앞 전에 궐을 나섰을 때 우연히 들렀던 책방을 공주는 생각했다. 설이와 함께 이리저리 걷다가 무심결에 들어간 곳이였으나, 들어서자마자 코 끝에 감도는 종이 냄새에 홀린듯 그 안을 걸었었다. 궁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고서적들과 야사들에 정신이 빼앗겼던 공주는 하마터면 해가 지기 전에 궁으로 돌아가지 못할 뻔 하기도 했다. 그 날도 역시 동혁이 훈련 갔던 날이였는데, 훈련이 끝나고 동혁이 돌아올 때 까지 궁으로 들어가지 않았으니, 뒤늦게 돌아간 궁에서는 이미 사색이 된 얼굴을 한 동혁이 저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마침 마주쳤을 때, 내수사에 새로 들어온 서적들을 읽다 깜빡 잠이들었다 둘러댔으니 망정이였지. 

  

  

' 헌데, 어찌 이런 옷을 입고 계십니까? ' 

  

  

귀족 집안의 자제들이나 입을 법한 그런 옷을 입고있으니 당연히 의심을 살 만 했다. 옆에서 놀라 토끼눈이 된 설이, 궈,궐 밖에서 유,유행하는 옷이온데 제,제것입니다! 공주마마께서 한 번 입어보고 싶다 하셔서.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말도 안되는 변명이였지만 동혁은 그러려니 했던 것 같다. 끝까지 두 눈에는 의심을 매달고 있었지만. 

  

  

오늘도 늦게 들어갔다간 분명 동혁의 의심을 사고 말것인데. 

그렇담 다시 궁 밖으로 나오는 일은 어렵게 될지도 모를 터였다. 공주는 착잡해지는 마음에 어깨를 늘어트렸다.  

  

  

그 때였다. 

  

  

  

" 보아하니 길을 잃으신 듯 합니다? " 

  

  

낯선 사내가 앞 쪽에서 걸어왔다. 이리저리 헝클어져 있는 머리와 꾀죄죄한 몰골 그리고 건들거리는 발걸음이 필시 저자의 왈패인 듯 싶었다. 사내를 바라보던 공주가 사내를 뒤따라 걸어오는 세,네명의 무리에 미간을 찌푸렸다. 아,아씨. 설이 잔뜩 겁먹은 목소리로 고개를 돌렸다. 공주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설이의 팔을 붙잡으며 조금씩 뒷걸음질 했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왈패들을 보며 공주가 이리저리 눈동자를 굴렸다. 아뿔싸, 길이 없구나. 분명 우리를 막다른 곳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이야. 곧이어 공주는 등 뒤로 딱딱한 벽이 닿아옴을 느꼈다. 붙잡은 설의 팔이 조금씩 떨리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주가 설의 귓가에 조용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설아, 떨면 안된다.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돼 ! 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공주가 고개를 돌려 왈패들을 마주했다. 

  

  

" 원하는 게 무엇입니까. " 

  

  

원하는게 재화라면 가진 전부를 줄테니 놓아주시지요.  

공주의 말에 제일 앞에 서 있던 남자가 웃음을 터트렸다. 

  

  

" 설마, 재화가 전부겠습니까? " 

" ........ " 

" 원하는 것이 재화 뿐만 아니라 아씨의 전부라면, " 

 " ........ " 

" 그것도 주실 참입니까? " 

" 무엄하다! 이 분이 뉘신 줄 알고! " 

  

  

  

설이 고개를 들며 바락바락 소리질렀다. 어찌, 고귀하신 분을 욕보일 수 있단 말이냐! 마음같아선 그렇게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설은 자신의 팔을 붙잡아오는 공주의 손길에 입을 꾹 다물었다. 공주가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이 마치 그러지 말라 이르는 것 같아 설은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태어나 이런 치욕스러운 말은 처음이였다.  

하지만 내색할 수 없었다. 얼굴을 붉힌다면 분명 히히덕거릴 이들이 저 치들이였으며 그것이야 말로 나약함을 보이는 것이 아니면 무엇인가 싶기도 했다.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벗어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대로 이들을 당해내지 못한다면, 죽은 목숨이나 다름 없었다. 두번 다시는 궐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였다.  

목소리가 떨려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공주는 더욱 이를 악 물었다. 

  

  

  

  

" 제 전부를 입 밖으로 내뱉으신 이상 이미 담보는 목숨이 되었을것인데, " 

" ......... " 

" 목숨이 아깝지도 않으신가 봅니다." 

  

  

  

공주의 말에, 사내가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 목숨을 걱정하실 분은 제가 아니라 아씨인 듯 합니다만. " 

  

  

  

왈패의 무리가 제각기 입꼬리를 올린 체 가까이 다가왔다. 공주가 설의 팔을 붙잡고 걸음을 옮겨도 더이상 걸음을 옮길 곳이 남아있질 않았다.  

  

이대로 끝인 것일까? 

  

마마. 옆에서 조용한 목소리로 울먹이는 설이에게 미안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마마, 송구합니다. 소인이 마마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여. 설이 공주를 끌어 안았다. 동시에공주가 눈을 질끈 감았다. 그 때였다. 감긴 시야와는 달리 열려있던 귓가로 둔탁한 소리가 꽂혀왔다. 그러다 이내 이어진 억눌린 신음소리들에 공주가 눈을 크게 떴다. 

  

  

푸른색의 도포를 입은 사내가 있었다.  

  

  

한 손에 든 커다란 부채로 눈 아래 언저리를 가린 사내가 공주와 설을 가로막고 서서 왈패들을 향해 발을 뻗고 있었다. 사내의 몸짓이 마치 춤이라도 추는 것 마냥 여유로웠다. 사내의 발길질에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진 무리들이 골목 이곳 저곳으로 몸을 뻗은 체 누워있었다. 불안한 눈동자를 하고있는 왈패의 두목이 허리춤에 차고있던 검을 빼내는 것을 보고 공주가 눈을 크게 떴다. 위험하다. 두목이 검을 들고 기합을 넣으며 사내에게로 달라들었다. 그 움직임을 가벼운 동작으로 피한 사내가 들고있던 부채를 재빠르게 접어 남자의 목덜미와 갈비뼈 부근을 세게 강타했다. 남자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그 틈을 타 도약한 사내가 남자의 얼굴을 거칠게 걷어찼다. 사내가 쓰러졌다. 기절을 한 듯 했다. 공주는 방금 본 상황이 믿기지가 않았다. 옆에 있던 설 또한 마찬가지인 듯 싶었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순식간에 무너진 왈패의 무리에 어안이 벙벙했다. 푸른 도포를 입은 사내가 탁 소리나게 다시 부채를 펴 얼굴을 가렸다. 사내가 천천히 공주와 설에게 걸어왔다. 괜찮으십니까? 부채로 가려지지 않은 두 눈을 바라보며 공주가 대답했다. 더,덕분에. 남자의 눈이 곱게 접혔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큰 변을 당하실 뻔 하셨지 않습니까. 남자가 손을 내밀었다. 잡으시지요. 아마 몸이 놀랐을 것입니다.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내밀어진 손을 공주가 맞잡았다. 

  

  

  

  

  

  

  

  

  

  

  

  

  

  

" 선비님께 큰 신세를 졌습니다. " 

  

공주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 아닙니다.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 

  

부채 위로 보이는 두 눈이 여전히 곱게 접혀있었다. 사내를 따라 걸으니 저자 한복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까 그 곳은 인적이 드문 곳입니다. 저자 왈패들의 소굴이기도 하지요. 사내가 조곤히 말을 걸어왔다. 그 말에 공주가 설을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마자 설이 고개를 푹 숙였다. 소,송구합니다. 아씨. 역시 소인은 길치 중의 길치였나 보아요. 딱히 설을 원망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속삭인 공주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던 중 공주의 눈에 사내의 새하얀 목덜미가 들어왔다. 부채로 가려지지 않은 옆 쪽으로 보인 사내의 목덜미에는 붉은 선혈이 자리잡고 있었다.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뜬 공주가 사내의 소매자락을 잡았다. 걸음을 멈춘 사내가 공주를 바라보았다.  

어찌 그러십니까? 

  

  

" 피가,피가 납니다! " 

  

  

그 말에 손을 들어 자신의 목덜미를 더듬던 남자가 흉터 부근을 만지작 거리더니 인상을 쓰다가 이내 손을 내리곤 다시 눈을 접었다. 괜찮습니다, 이정도는. 태연하게 말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이번에는 공주가 인상을 썼다. 설아. 네 아씨. 옆에 서 있던 설이 대답했다. 

  

  

  

" 신시(3시~5시) 까지 아까 장신구를 샀던 그 상점에서 갈테니, 먼저 가 있어. " 

" 네?! 아씨, 그게 무슨..!! " 

" 따라오기만 해!" 

  

  

  

그 말을 끝으로 사내의 소매를 잡고 끌고가는 공주의 뒷모습을 보며 설이 발을 동동 굴렀다. 아니, 마마! 무작정 이러시면 소인은 어찌합니까!  

그래도 공주를 따라갈 수는 없었다. 분명히 따라갔다간 궁에 돌아갔을 때 명을 어겼다며 토라질 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설은 고뇌에 빠진다. 궁에 출입할 수 있는 시간은 유시(5시~7시) 이전이다. 그 안에 궐 문으로 들어서지 못하면 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고 그렇담 자신은 죽음목숨이 

분명하렸다. 더군다나 훈련이 끝난 동혁이 마마의 궁인 은월궁에 도착할 시간은 미시(1시~3시) 즈음. 마마와 저가 없는 것을 동혁이 눈치챈다면 그것 또한 상상하기 끔찍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공주마마를 보필하는 설은 오늘도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것 같다. 

  

  

  

  

  

  

  

  

  

  

  

[iKON/고전물] 세 개의 시간 : 01 | 인스티즈 

  

  

  

  

  

 공주는 선비의 소매를 잡고, 의원이라고 적힌 간판이 있는 집 안으로 들어섰다. 다짜고짜 마루에 선비를 앉힌 공주가 의원을 불렀다. 의원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약을 하나 주십시요. 공주의 말에 뒤쪽 서랍을 이리저리 뒤적이던 의원이 왠 작은 나무통을 건네었다. 이 안에 있는 연고를 살살 펴바르면 나을 것이요. 의원의 말에 감사의 표시로 고개를 숙인 공주가 나무 통의 뚜껑을 열었다. 열자마자 풍기는 냄새가 고약해 공주가 얼굴을 찌푸렸다. 입에 쓴 약이 몸에도 좋다지. 선비의 옆에 걸터앉은 공주가 검지 손가락에 연고를 조금 묻혔다. 부채 위로 보이는 선비의 두 눈에 당황스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았다. 

  

  

" 부채를 접으시지요. " 

" 예? 어찌. " 

" 상처가 난 곳에는 약을 발라야 합니다. " 

  

  

공주의 단호한 말투에 선비가 어쩔 수 없다는 얼굴을 하고 부채를 접었다. 부채로 가렸던 선비의 얼굴이 그제서야 모두 드러났다. 곧은 콧대와 함께 다부진 입술이 퍽 남자답게 생긴 사내라고 공주는 생각했다. 공주가 약이 묻은 손가락을 선비의 목덜미에 가져다대었다. 상처를 살살 쓰다듬자, 선비의 입에서 짧은 신음소리가 흩어졌다. 그 소리에 공주가 선비를 올려다보았다.  

  

  

" 따,따갑습니다. 살살하십시요. " 

  

  

잔뜩 미간을 찌푸린 선비의 입에서 나온 말에 공주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 아까는 건장한 사내대장부 같으시더니, " 

" .......... " 

" 지금은 영락없는 말썽꾸러기 같으십니다. " 

  

  

  

공주가 또 한번 크게 웃었다. 말썽꾸러기요? 선비가 입을 삐죽거렸지만 딱히 기분이 나쁘진 않은 듯 했다. 선비가 한 손에는 연고를 묻힌 체 웃음을 터트리는 공주를 바라보다가 피식 입꼬리를 올려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는 낭자께서는, 

  

  

  

  

" 아까는 도도한 규수인줄만 알았는데, " 

" .......... " 

" 지금 보니 천진난만한 소녀가 따로 없습니다. " 

  

  

  

맑은 두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공주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본 선비가 말을 이었다. 

  

  

  

" 낭자의 미소가 제 얼굴을 간질거리니 저는 다시 부채를 필 수 밖에 없겠습니다. " 

  

  

  

  

  

  

  

  

  

  

  

  

  

  

  

  

(*) 

독자님들..제가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 써여!! 

미성년..데리구 올거예요. 진짜예요.(동공진지) 

제대로 사극분위기를 내고싶어서 텀블러를 얼마나 뒤졌던지..(먼산) 

천진난만&궐 밖을 동경하는 공주마마 + 고귀하신 분 

+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는 설이 

+ 호위무사 동동 

+ 정체불명의 푸른도포 선비님. 

  

  

멤버들 모두 나올 예정이구여. 저 선비님이 과연 누굴까요?  

  

  

  

 

♥암호닉♥  

 

주네야 님 

찌푸를찌부 님 

쫗아 님 

오미자 님 

준회 님 

틸다 님 

정거 님 

김밥빈 님 

설렘 님 

어색하게 케잌을 들고 등장하는 주네 님 

쥬네뀨우 님 

준매 님 

익명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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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완벽한 취저예요 작가님ㅠ.ㅠ 신알신떠서 미성년인줄 알고 왔는데 이런 선물이! 사극물 쓰고 싶으시다더니 결국 가져오셨군요ㅋㅋㅋ 글 분위기 너무 좋아요. 공주마마도 귀엽고 푸른 도포의 선비님도 궁금하네요. 멋있어요. 좋은글 감사해요 다음편 기대할게요!
9년 전
Amell
감사합니다 독자님♥
9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9년 전
Amell
감사합니닼ㅋㅋ설이주름살ㅋㄲㅋㄱㄱ아독자님 센스ㅠ.ㅠ 다음편에ㅅㅓ 만나요♥
9년 전
독자3
헐 작가님 이렇게 취향저격 빵빵하시기 있어요ㅠㅠ? 겁나꿀잼ㅜㅜㅜㅜㅜ
9년 전
Amell
감사합니다 독자님♥
9년 전
독자4
재밋어요ㅜㅜㅠㅠㄱㄱ계속계속써주실꺼죠?!ㅜㅠㅠㅠㅜㅠㅠㅠㅠ취저ㅜㅠ
9년 전
Amell
그럼요ㅎㅎ계속보러오실꺼죠?
9년 전
독자5
헐ㅠㅜㅜㅜㅠㅜㅜ선비님이 과연 누굴까ㅜㅠㅜ완전 궁금해유!! 얼른 담편 보고싶어요!!!
9년 전
Amell
고마워요 독자님♥ 다음편에서 만나요!
9년 전
독자6
헐 사극물이라니.. 너무 좋습니다. 좋아요! 내용도 신선하고 작가님 필력도 좋으시고 신알신할게요! [구닝] 으로 암호닉도 신청할게요! 저 남자가 누구일까요 ㅜㅜ.. 빨리 다음 편이 나왔으면★ 취저 정말 취저..★ 다음 편도 기대할게요! 잘 보고 갑니다!
9년 전
Amell
고마워요♥
9년 전
비회원77.51
첫편부터 완전 재밌어요ㅠㅠ오즘 사극물 꽂혀서 소설부터 드라마까지 사극이란 사극은 다 접수중인데 휴ㅠㅠㅜ감사합니다ㅠㅜ ㅜ비회원도 암호닉신청 할 수 있어요?? 가능하면 [니보단잘회]로 해주세요..ㅎㅎ
9년 전
Amell
신청가능해요!!ㅎㅎ다음편에서만나요♥
9년 전
독자7
헐 짱재밌어요ㅠㅡㅜㅠㅡㅠㅠㅠ과연 누굴까요ㅠㅠㅠ근데 여주뭔가 막무가내라서 자제시키고싶어요ㅋㅋㅋㅋㅋㅋㅋ뀌야워ㅋㅋㅋㅋㅋ잘보고가요작가님
9년 전
Amell
고마워요 독자님ㅎㅎ♥
9년 전
독자8
준회
9년 전
독자9
미성년인 줄 알았더니 예상치못한 작가임의 선물이.!!!!작가님 제가 사극물 좋아하시는 건 어찌아시고ㅠㅠ마마가 너무 장난꾸러기네요 너무 천진난만하고 귀여워요ㅋㅋㅋ설이는 그런 마마때문에 고생이 많은것 같아 제가 다 미안하네용!ㅋㅋ그나저나 동혁이는 호위무사...(사망) 아니 근데 그 선비는 누구일까요 진짜 ㅜㅜㅜ그냥 누군지 안 알려주셨는데 이렇게 설레는데 알려주시면..저는 상상만해도..(사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가님 너무 재미있어요 사진도 다 예쁘고 노래도 잘 어울리네요 다음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지는 글입니다! 추천누르고 갈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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