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 아부지! 딸 왔어!"
집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냄새가 코로 확 들어왔다. 그래 이 냄새지ㅠㅠ
"왔냐"
"....."
아부지랑 오빠는 내가 반갑지 않나 봐.... 둘 다 소파에 앉아서 티비에 시선을 고정하고는... 아니 나 거의 4개월 만에 오는 건데?!
"딸, 왔어?"
엄마ㅠㅠ 딸 온다고 또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고 계셨다. 역시 엄마뿐이야ㅠㅠ
날 무시하는 저 부자를 지나쳐 부엌으로 가서 엄마에게 안겼다. 엄마 냄새ㅠㅠ 얼마 만이야 이게...
집인데도 오랜만에 오는 거라 그냥 오기가 뭐 해서 오는 길에 사과를 사와 그걸 엄마에게 내밀었다.
"여기가 남의 집이야? 뭘 이런 걸 사 와. 집에도 과일 많은데... 좀 쉬고 있어. 엄마가 저녁 금방 챙겨줄게~"
"응응!"
오랜만에 엄마 밥 먹을 생각에 신이 나서 대답을 하고 다시 거실로 갔다.
"아부지, 딸 왔는데 안 반가워?"
"반가워. 우리 딸 이뻐졌네"
내 얼굴이나 보고 말하던가....
흥. 하고 나도 소파에 앉았다. 근데 집이 허전한데?
"새 언니는?"
"집 갔어"
"백설이는?"
"집 갔어"
집? 왜!! 나 백설이 보려고 왔는데! 우리 이쁜 조카ㅠㅠ 오빠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면서 대답했다. 새언니 없어서 저러나... 하긴 원래 저러긴 했지만.
나한테는 분명 대학교 졸업하고 결혼한다고 했으면서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우리 오빠는 지금 새언니랑 결혼을 했다. 그때 아부지랑 오빠랑 몇 주 동안 싸운 거 생각하면....어휴...
워낙 어렸을 때부터 자주 봐왔던 언니라 엄마, 아부지도 잘 알고 집도 가까워서 결혼하고 언니랑 오빠는 우리 집, 언니 집 번갈아가면서 산다.
결혼하고 일 년 쯤 지나고 바로 백설이를 가졌다. 오빠 말로는 허니문 베이비를 가지고 싶었는데 새언니 대학 입학부터 이미지 안 좋아질까 봐 참았다는데.. 몰라 그 부분은 생각하고 싶지 않고...
백설이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조카가 생겨서 엄청 기뻤었다지. 게다가 새언니 닮아서 눈도 크고 오빠 닮아서 피부가 백옥같이 하얬다.
뽀얀 아이가 태어날지 어떻게 알았는지 태명이 슈가였는데 그거 때문인지 이름을 백설이로 지었다.
근데 지금 백설이가 여기 없다는 거 아니야ㅠㅠ 이따 놀러 가야지...
"너...아니 오빠는 왜 안 갔는데?"
"이따 갈 거야"
"같이 가!"
내가 말할 동안 핸드폰에서 눈도 안 떼더니 같이 가자는 말에 고개를 확 들어서 나를 쳐다봤다. 표정은...
"니가 왜 가. 니 얼굴 보면 우리 백설이 놀래"
"아니거든? 백설이가 날 얼마나 좋아하는데!"
"백설이 원래 괴물 같은 거 좋아해"
말하는 거 봐.... 진짜 이뻐 죽겠네....
"나 백설이 주려고 선물 사 왔단 말야!"
"뭔데"
짠! 하고 오는 길에 예뻐서 산 곰인형을 꺼냈다. 다시 폰을 하면서 대답만 하더니 내가 사온 선물이 꽤 궁금했는지 슬쩍 고개를 들어 보고는 비웃..었다.
"꼭 지 같은 거 사 왔네"
"안 줘!"
빈정 상해서 꺼냈던 곰인형을 다시 쇼핑백에 넣으며 말했다. 내가 이거 사면서 얼마나... 우리 백설이 줄라고 얼마나ㅠㅠㅠㅠ
"안 주면, 가져가서 뭐 할 건데"
라면서 쇼핑백을 가져가더니 자기 옆에 놨다. 실은 귀엽고 맘에 든다고 말해라...
....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엄마가 차려주신 집밥을 넉넉하게 먹고 바로 난 내 방에 들어왔다.
침대도 책상도 화장대도 4개월 전이랑 똑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방학 때는,요번 빼고, 대전에 내려와서 살았으니까.
오빠가 들어와서 괜히 시비를 틀까 봐 문을 쾅 닫고 침대에 벌렁 누웠다.
아 좋다. 누워있자니 푹신한 게 익숙한 냄새도 나고 눈꺼풀이 자꾸 무거워지는데 아 하고 태형이 생각이 났다.
전화라도 해주자. 하고 누운 채로 폰을 들어서 태형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집이야? 잘 갔어? 왜 이제 전화해! 계속 기다렸는데]
폰을 쥐고 있었는지 연결음이 울리기도 전에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응, 집이야"
[밥은? 먹었어?]
"응, 먹었어. 너는?"
[안 먹었어. 걱정해줘]
뭐래... 요즘 급 느끼는 거지만, 김태형 저거 많이 유치해졌다.
"먹었잖아"
[우리 집에 카메라 놨어?]
그냥 내가 너보다 한 수 위일 뿐이다. 진짜 안 먹었다면 내가 걱정할까 봐 먹었다고 했겠지.
그렇게 전화기를 붙잡고 꽤 오랫동안 태형이랑 통화했다. 잘 갔는지 어떻게 갔는지. 나 없는 집에서 혼자 뭘 했지.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얘기.
눈앞에 안 보이는 태형이를 그리며 웃고 있는데 방문이 열렸다.
"백설이 본다며. 지금 갈 거야"
오빠였다.
"이따 다시 걸게"
태형이랑 통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날 보더니 오빠가 눈썹을 움찔거렸다.
"뭐"
"일단 나와"
아까 입고 왔던 옷을 입고 방을 나서는데 오빠 손에 내가 사온 인형이 들어있는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분명해. 저거 맘에 든 거야.
"엄마, 아부지! 나 언니네 갔다 올게!"
짧게 인사를 하고 오빠랑 집을 나왔다.
호석이네보다 가깝긴 한데 조금 걸어야 한다. 밤공기가 쌀쌀해서 옷을 여미고 총총걸음으로 걷고 있는데 오빠가 입을 뗐다.
"너 연애하냐"
귀신같은 놈.... 이따 다시 건다는 그 한마디 듣고 그걸 생각한 거야? 와... 무섭다 민윤기...
"아닌데"
"난 못 속인다고"
"응..."
내가 김태형 위에 있다면 오빤 내 위위위도 모자라 날 뚫고 올라갈 거다.
"어떤 놈인데"
"놈 아닌데"
"뭐 하는 놈인데"
"놈 아니라니까..."
"웬만한 애 아니면 울 아부지는 우시고 난 집 나간다"
무서워서 연애하겠어...? 입도 뻥긋 못하겠네.
"장난이고. 너 좋다면 되는 건데, 너보다 널 더 좋아하는 놈 만나. 나처럼"
맞아. 울 오빠는 새언니가 오빠를 좋아하는 것보다 새언니를 더 많이 좋아한다.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래서 행복하게 잘 산다.
나도 오빠네 보면서 늘 생각하는 건데. 오빠 네처럼만 살자고. 참 부러운 집안이야.
"단, 애는 늦게 낳고"
"왜?"
"니 새언니한테 항상 미안하니까. 괜히 내 욕심 때문에 백설이한테 묶여서 너 같은 다른 여대생처럼 못 노는 것 같아서"
오빠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줄 몰랐다. 말을 하는 오빠의 표정이 꽤나 진지했다.
"밤일도 하기 힘들고"
아.... 살짝 감동받고 있었는데. 취소야. 저게 지 동생이랑 나눌 대환가. 아오.
눈을 흘겨서 오빠를 쳐다봤다.
"인형은, 고맙다"
헤헤헤. 또 그 한마디에 입이 귀까지 찢어져서는 흘기던 눈을 거두고 기분 좋게 웃었다.
....
[너 숨겨둔 애 있어?]
뭐래... 언니네 갔다 와서 백설이랑 찍은 사진을 보내줬더니 저런다. 생각하는 거 하고는.
"숨겨둔 남편도 있다, 왜"
[헐. 실은 나도 숨겨둔 쌍둥이 있어]
"까분다"
깔깔깔 김태형이 넘어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우리도 애 낳자]
미쳤나 봐!! 이게 무슨 큰일 날 소리래!
"미쳤어!"
[음.. 난 딸이 좋은데. 아미는? 아들이면 솔직히 질투날 거 같아. 아미한테 남자는 나뿐인데]
나도. 아들이면 뭘 해줘도 자기도 해달라고 자기 먼저 해달라고 아들이랑 같이, 아니 더한 떼를 쓸 거 같다. 아들 둘 키우는 기분이겠지?
근데 나 왜 이런 생각하고 있니...
[빨리 와라... 보고 싶어... 나 지금 니 방이다?]
"내가 내 방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
[우리 뷔도 너 보고 싶대]
내 방 침대에 누워 뷔를 끓어안고 데굴데굴 거릴 태형이를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나도 보고 싶네.
"금방 갈게"
전화를 하다가 시간이 이렇게 늦은 적이 있었나.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같이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를 늘어놓느라 밤이 깊어서 자꾸만 눈이 감겼다.
[늦었다. 우리 아미, 얼른 자야지. 코 자자, 우리 아미]
내 목소리에 졸림이 묻어났는지 태형이가 말했다. 하품까지 나네. 얼른 자야지.
"잘자"
[아미도 잘자. 쪽]
핸드폰 스피커에 대고 태형이가 뽀뽀하는 소리를 냈다. 피식 웃음이 나오더니 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지 평소 하지도 않았을 짓인데 나도 모르게 똑같이 폰에 쪽하고 소리를 냈다.
기분 좋은 태형이의 웃음소리를 들은 채 눈꺼풀이 푹 내려왔다.
[사랑해]
....
태형이도 보고 싶었고 마저 하던 계절학기 핑계도 대야 했고 다음날 오후에 나와 호석이는 다시 대전을 떴다.
뜨긴 전에 호석이가 백설이 보고 싶다고 노래, 노래를 불러대서 가기 전에 백설이랑 한바탕 놀아주고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집을 나왔다.
그 새끼가 그렇게 보고 싶냐며 오빠가 혀를 차 댔지만... 실은 어제 새언니가 가족들끼리 보내라고 집을 비웠던 건데 자기도 언니 보고 싶어서 결국 언니네서 잤으면서. 누가 누구보고 저러는지
우등! 우등 버스에 올랐다!! 받아왔으면 참 좋았을 텐데 집에는 내가 긱사에서 사는 걸로 되어있어서 반찬을 못 받아온 게 딱 아쉬웠다...
옆에 한가득 받아들고 와서 날 약올 리는 정호석 때문에 더욱더... 그래 너 좋겠다.
이번엔 편한 우등이고 자리 사이가 좀 넓어서 각자 이어폰을 꼽고 뒤로 쭈욱 누웠다. 놀진 못하겠군. 아쉽구려 친구.
무슨. 처음엔 그렇게 오다가 둘 다 잠이 안 와서 벌떡 일어나서는 호석이 어머님이 싸주신 계란으로 서로 이마 치면서 놀았다.
"아까 백설이가 나 가지 말라고 안아줌"
"난 뽀뽀도 해줬거든?"
그리고 유치하게 아까 백설이가 자기한테는 뭐 해줬느니 안 해줬느니 괜한 부심 부리면서 투닥거리고. 글쎄 백설이는 내 조카 거든?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같이 셀카도 찍어대고 웃겨죽는 줄 알았다. 질투 좀 해보라고 찍은 사진을 태형이한테 보냈더니 마음에 들게 팔팔 뛰었다.
괜히 옆에서 호석이만 니들 사이에 내가 왜 이용되야 하냐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난 참 즐거웠다.
정말 빠르게 한 시간 반이 지나갔고 서울에 금방 도착했다.
자기 혼자 들겠다며 낑낑거리는 호석이를 도와 짐 좀 들어주고 같이 터미널을 빠져나가려는데 저기 방방 뛰는 거...
"아미야!"
김태형이니... 날 보고 방방 뛰더니 내 이름을 부르고 막 누가 뛰어오는 거다. 저건 절대 김태형이 맞다.
속도 좀 줄이지 가까이 와서도 뛰어서 나를 팍-하고 참도 박력 있게 안았다. 뒤로 넘어질 뻔했네.
"보고 싶었어!"
날 안고 뱅글뱅글 돌고 아주 난리다. 나 손에 짐도 있고 좀 불편한데. 짐 때문에 같이 안아주질 못 했다.
정신없이 그러고 있는데 옆에서 호석이가 큼큼 헛기침을 했다. 맞다, 호석이도 같이 있는데...
"어? 아, 안녕하세요!"
그 소리에 날 조금 떼어 놓더니 태형이가 호석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날 술집에서 뵈었죠? 다시 인사드릴게요. 저 아미 남자친구 김태형입니다"
호석이에게 다가가서 손을 내밀며 악수를 권했다. 호석이 손에 짐 많은데 악수 못 하는데.
그말도 무색하게 짐을 전부 바닥에 내려 놓더니 태형이가 내민 손을 잡고 호석이도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미 남자.사람.친구 정호석입니다만!"
왜 저래.... 둘다 웃고 있는데 마주 잡은 손이 참 빨갰다. 남자들은 왜 저런거에 목숨을 거는지,원.
그만 집 가자는 내 말에 겨우 둘이 손을 놨다.
짐이 많은 호석이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우리도 집에 가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맨 뒤자리에 나란히 앉아서 손을 잡고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라, 실은 하루만인데 오랜만도 아니지, 마주 보고 싱글벙글거리며 열심히 달렸다.
분명 분량 많았는데.... 신나서 쭉쭉 써내리고 분량 많았는데....없네요..... 진짜 어이없이 신기해.....ㅠㅠㅠㅠ
저기 위에 윤기랑 새언니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에 썼던 카톡에 윤기여친 아미구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번 보고싶고 그 후를 보여드리고 싶어서?ㅋㅋㅋㅋㅋㅋㅋ 넣게 되었네요ㅋㅋㅋㅋㅋㅋㅋ
아 호석이는! 그냥 좋은 엄청 친한 친구사이에요~ 아미에게 따로 감정이 있거나 그렇진 않답니다~
치환기능.... 어째야 되지... 일단 해놓긴 하지만 저처럼ㅠㅠㅠ 마지막글자에 받침이 있는 분들은 치환기능 안쓰시는게 더 나을듯 해요ㅠㅠㅠㅠ
이름란에 아예 '**이'라고 쓰시면 좀 더 나아지긴 하는데 그냥 '김아미!'라고 부를 때 치환돼서 '***이!'라고 나오는게 조금 문제죠ㅠㅠㅠ
저걸 어떻게 해야 할까요...그래도 이번꺼는 한개 빼고는 뒤에 '이'를 붙이시는게 더 보기 편하실 거에요~
브금은... 원래 안 넣다가 넣다가.. 이번꺼는 안 넣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안 넣기도 뭐해서 제목보고 그냥ㅋㅋㅋㅋ 넣어봤죠!
정말 그냥 넣은거라ㅋㅋㅋㅋㅋㅋ 틀으셔두 되고~ 안 틀으셔두 되고~
이제!!! 한개 남았어요!!!! 한개!!! 남았따!! 우아 이제 끝나요ㅠㅠㅠㅠ 이제 끝이다....
연장? 도 생각은 해봤는데 더 짜내지 말고 거기서 딱! 끊어주는게 더 나을것 같아서 20에서 멈출 생각입니다~
끝을 향해 달리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ㅎㅎㅎㅎㅎ 그럼 저는 가볼게요~
정신이 참 없네요... 브금 넣는다고 해놓고 넣지도 않고....수정수정...ㅠ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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