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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Elvis costello - She (Notting Hill O.S.T.)
 그들의 영원한 왈츠 (기담 O.S.T.)




...그것은... 충격.


 


 


 


 


 


 


 


 


 


 


 


 


 


 


 


 


 


 


 


 


 


 


 


 


 


 


 


 


 


 


 


 


 


 


 




[EXO수호/빙의글] I'll be there Ⅳ | 인스티즈



나의 예상과는 완벽하게 정반대였다. 그의 의상은 드레스. 왜 그제서야 오래 걸렸는지 알 것 같았다. 게다가 가발에, 메이크업까지. 이런 표현은 그가 들으면 불쾌해 하겠지만 아름다웠다. 예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그는 멀리서도 뛰쳐나가고 싶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아보였지만, 우린 모두 입을 떡 벌린 채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평소에도 그랬지만, 그 고운 피부에서 꽃 향기가 날 것 같았다. 그날만큼은 완벽한 '공주' 였다. 단체로 얼어붙은 우리를 무시하며 친구는 그에게,






"가시죠, 공주님."


 


 


 


이라 했다. 그는 난감해하며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을 뗐다. 모두가 얼어붙어 있었지만 한 친구는 흐뭇하게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기획자였나보다. 그가 샹들리에 아래 중앙 계단으로 사뿐히 내려올 적에는 정말 청혼이라도 할 것 같았다. 얼른 가서 턱시도를 주워입고 와서 무릎이라도 꿇어야할 것 같은 느낌.그가 워킹을 마치고 내 앞에 서서 멍하니 그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보곤, 화끈거렸다. 고갤 반쯤 돌리고는 한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만 봐요..."

"......"


 


 


 


그치만 예쁜 걸요. 난 그를 위해 눈길을 거뒀지만 마음 한 구석이 쿡 쑤셔왔다. 나보다 더 예쁘다니. 이럴 거면 정말 완강하게 입길 거부할 걸 그랬다. 드레스라도 안 입고 있었으면 변명거리라도 있지. 물론 그가 지나치게 예쁜 것이지만.


분위기가 적막하자, 한 친구가 손뼉을 치며 이목을 집중 시켰다.

 



"이제 밥 좀 먹자! 배고파!"

"아.. 아! 그래!"




 

다들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총총 식탁으로 뛰어갔다. 그와 내가 덩그러니 남아서 서로 얼굴을 바라보지 못하고 서있었더니, 좀 전에 흐뭇하게 바라보던 친구가 계단을 마저 내려오더니 그에게 또 한 번 말했다.


 


 


 


"가실까요? 공주님?"

"......"


 


 


 


그가 아무런 제스쳐도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미동이 없는 것 같자, 난 조심스레 그를 바라봤다. 그가 귀까지 새빨갛게 된 채로 얼어있었다. 너무 짖궂었던가, 곤란해하는 친구가 옆에 보였다. 안되겠다. 나라도 자연스럽게 해야지. 난 그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손에 손을 얹었다. 조금은 얼굴을 드러내며 나를 바라봤다.


 


 


 


"이것도 추억이잖아요."

"......"


 


 


 


그가 손을 얼굴에서 완전히 떼어냈다. 그리고는 조금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난 그에게 상냥하게 웃었다. 그가 격식인사를 보였다. 물론, 남성의 인사 말이다. 난 풋- 하고 살짝 웃음을 터뜨리고 덩달아 격식인사를 했다. 그가 우아하게 손을 내밀었다. 살짝 멈칫했다. 이내 곧 웃으며 그의 손바닥 위에 나의 손을 얹었다. 그가 나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난 또 멈칫했다. 거친 건 아니지만 역시 남자 손은 남자 손이다. 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식탁으로 가자, 친구들의 아유가 들려왔다.


 


 


 


"뭐야~ 왜 공주가 에스코트 해주고 있어~"


 


 


 


 


부럽다면 부럽다고 말해, 짜식들. 그가 식탁의 상석 자리를 빼주었다. 내가 놀라 말했다.





"엇, 안 돼요! 오늘 주인공은..."

"저 여기 이 차림으로 앉아있으면 금방 체할 것 같아요. 대신 앉아주세요."

"...그래도..."

"게다가 오늘 친구분들 초대해주셨으니까, 여긴 티씨 자리에요."


 


 



내가 선뜻 자리하지 못하고 망설이자, 친구들 사이로 볼멘 소리가 나왔다. "배고프니까 그냥 빨리 아무데나 앉아~" 라며. 난 조금은 부담스러운 그 자리에 앉기로 했다. 내가 살짝 무릎을 굽히자, 그가 의자를 넣어주고는 끄트머리로 자리했다. 어쩐지 좀 부끄럽다. 내가 허벅지 사이로 손을 끼워넣자,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친구가 비아냥 거렸다,


 


 


 


 


"왜, 내가 자리 비워주리?"

"야야, 그만하고.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공주님, 잘 먹을게요!"

"아뇨, 제가 하지도 않았는데..."


 


 


 


친구들은 그의 대답을 듣기는 했는지, 고기를 써느라 바빴다. 포크와 나이프가 몇 개는 새 것이었다. 당연히 그의 집에 많지 않은 것을 알고, 장을 볼때 내가 챙긴 것이었다. 친구가 "어머, 벌써 애인 집 숟가락 개수도 아는 거야~?" 라고 나를 놀렸다. 니네들이 첫 날부터 수저 심부름을 보냈잖니? 그리고 이건 포크랑 나이프야.


아무튼 역시 먹을 것이 들어가니, 순간 조용해졌다. 음, 역시 음식 잘 하는 친구를 둔 것은 축복이다. 미디움의 고기가 너무 부드럽게 혀에 감겨왔다. 화려한 서양식 파티 옷을 입고는 친구가 조선시대 말투로 그에게 물었다.



 


"공주님, 입맛에는 맞으시옵니까?"

"아, 네. (웃음) 맛있네요."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친구들이 떼로 복창했다. 난 웃음이 터졌다. 화기애애 해져서 다시 고기를 써는 것에 집중했다. 그 사이로 나는 그를 힐끔 바라봤다. 그가 기분 좋게 웃고 있었다. 치아가 보이게 웃자, 공주님의 모습에서 얼핏 그가 보였다.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도, 그는 그였다.


 


...


 


즐거웠던 저녁 식사가 끝나고, 산더미처럼 불어나 있는 설거지꺼리들이 있었다.


 


 


 


"자, 시작한다."


 


 


 


 


비장했다. 게임은 젠가. 진 사람이 이 모두를 정리하기로 했다. 이 게임을 잘 모르는 듯한 그에게 소곤소곤 일러주었다. 그는 얌전히 친구들이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린 콧바람조차 함부로 내지 않고 신중히 진행했다. 흔들거리던 탑은 결국 무너졌고, 친구 한 명이 절망했다.


 


 


 


 


"에헤헤!! 잘 먹었다!"

"수고해!"


 


 


 


 


곧 현실에 순응한 친구는 늘어진 몸을 벌떡 일으켜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멍하니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내 시야에 그가 보였다. 친구를 도와주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곧 다른 친구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






"어머, 공주님은 이런 거 하시는 거 아녜요."

"아, 그래도..."

"그래도 게임은 게임이랍니다. 얘들아! 공주님 네일 좀 케어해드려~"

"그래~"


 


 


 


 


시녀처럼 여러명이 붙어서 그를 연행(?)해갔다. 난 혼자 웃겨서 식탁을 땅땅 쳤다. 조용히 정리하던 친구가 날 째릿거리더니 입을 열었다.


 


 


 


"재밌냐?"

"...아휴, 알았다. 알았어. 도와준다, 내가."

"정말?"


 


 


 


 


빈정거리던 말투가 쏙 들어갔다. 젠가 옆, 한 켠으로 몰아 둔 접시들을 치우고 있는 와중에 멀리서 '그거 다 치우고 와인 꺼내와~' 라고 말하는 게, 정말 계모 같았다. 우리가 쓴 접시부터 시작해서 요리에 쓰던 프라이팬까지, 아주 대단했다. 친구는 재료들을 꺼내느라 엉망이 된 부엌의 봉지 등등을 정리하고, 난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러운 몫 나누기였다. 달그락 거리며 설거지에 몰입하던 찰나, 그가 어느 새 나의 옆으로 왔다.


 


 


 


"도와줄까요?"

"이제 다 했어요."

"...친구분들이... 되게 활동적이네요."

"...피곤하시죠?"


 


 


 


 


웃고 있긴 했지만 조금의 피곤함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그가 어떻게 친구들 무리에서 탈출했는지는 아직까지 미스테리다. 잠시 그와 얘기를 나누는 사이, 등 뒤에서 친구의 아유가 들려왔다. "연애하지 말고 빨리 빨리 하자고, 형씨." 란다. 나는 "네." 라는 대답과 함께 설거지를 얼른 마무리 하려 했다.


 


 


 


"이젠 제가 할게요."

"어우, 아녜요!"

"야~ 아직 멀었어~?"


 


 


 


저 계모.


 


 


 


 


"그럼 저 와인 좀 꺼내서 계모... 아니, 친구들한테 좀 갖다주실래요?"

"..네, 그럼. (웃음)"


 


 


 


그가 부엌 한 켠에 있는 와인을 꺼내들었다. 그가 와인 박스 안에 들어있는 오프너를 꺼내어 자연스럽게 코르크를 열었다. 와인도 가끔 마시나보다. 그가 찬장에서 와인잔을 꺼내려다 머뭇거리기에, 내가 고갯짓으로 우리가 들고 온 장바구니를 가리켰다. 당연히 와인잔도 챙겼지요. 그가 나를 보며 웃었다. 내 센스를 칭찬해주는 것 같았다.


친구와 나는 부엌 정리를 마무리하고, 소음이 들리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커다란 중앙 계단을 올라서 맞은 편에 있는 또 커다란 방이 보였다. 지난 번 그가 소개해준 방 중 하나는 아니었다. 그쪽으로 차츰 걸어가자, 넓은 무도회장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한 켠에는 커다란 피아노도 있었다. 천장에는 역시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고, 문의 정반대편에는 넓은 발코니가 있었다. 정말 완벽한 집이다. 내가 보복을 줄이며 휘둥그레 천장을 바라보고 서 있자, 그가 내 어깨를 건드려왔다. 내가 돌아보자, 와인잔을 건네였다.


 


 



"와, 여기 정말 예뻐요."

"고마워요."

"...와."


 


 



난 홀린 듯, 아니 홀려서 발코니로 나갔다. 까만 밤 하늘에 밝은 별들이 빛나고 있었다. 역시, 도시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내가 황홀감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사이, 그가 옆으로 와서 말을 걸었다.




 


"예쁘죠."





난 옆을 돌아보았다. 그가 드레스를 입은 자태 그대로, 하늘에 있는 별까지 눈에 담고 있었다. 난 엉겹결에 그의 눈을 보며 말했다.




"예뻐요."


 


그리곤 그게 밤하늘에 대해 답한 것이 아니었음을 직시하고는 어버버 거리며 고갤 돌려버렸다. 그가 의아해했다.























































술을 몇 번 더 찾더니, 결국 이른 시간에 모두 뻗어버렸다. 그가 자고 가라고 권했다. 웬만하면 거절했겠지만, 도저히 친구들을 나 혼자 감당할 자신이 없어, 신세를 지기로 했다. 역시 집이 넓으니 이 인원을 감당할 수 있구나. 난 친구들을 침대로 옮기느라 엄청나게 힘을 썼다. 그가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그건 좀 뭔가 음... 그랬다. 그도 여성에게 실례될 수 있을 법한 행동이라 생각했는지, 두 번은 묻지 않았다. 아, 겨우 다 재웠다. 한 명은 말도 안 듣고 주정만 해서, 결국 거실 소파에서 잠든 채로 놔둬버렸다. 근육통이 올 것 같아서 주먹으로 팔을 두드리며 친구들이 잠든 방의 문을 닫았다. 그가 나를 기다렸는지, 내가 문을 닫고 나오자 마자 운을 뗐다.


 


 


 


"아무래도 좀... 갈아 입어야 겠네요."

"..아...."


 


 


 


아깝다. 나중에 또 볼 수 있기를.


 


 


 


"저도 갈아 입어야 겠네요."

"...저... 실례가 안된다면..."

"...?"

"제 옷... 대신 입어주실래요?"

"..에, 에?..... 그.. 그건....."

"...역시 입던 걸 드리는 건 좀 실례죠..."


 


 


 


그가 약간 풀이 죽은 듯이 말했다. 아니, 그보다 왜 갑자기 그 옷을 내게 권하는 거냐고. 이제와서 드레스를 또 입는 게 불편한 것도, 누군가 입었던 옷이라 찜찜한 것도 아니다. ...어쩐지 그의 모습과 나를 비교할 것만 같은 이 기분 때문이다. 그치만, 그가 실망하는 얼굴은 또 보고 있자니 괴로웠다. 난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그가 날 의아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난 그런 그와 눈을 마주치고 거래를 고안해냈다.


 


 

 


"조건이 있어요."

"...?"

"수트 있어요?"

"수트..요?"

"수트 입고 나와주세요. 그럼 입을게요."


 


 


그는 나의 제안에 또 의아한 눈을 했다. 살짝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에게 내가 덩달아 갸우뚱 거리니, 그가 곧 웃었다.


 


 


"좋아요."


 


 


그가 웃음을 머금은 채로 나의 손목을 덥썩 붙잡았다. 아, 옷을 받아가야지.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가 방에 나와 함께 들어가 문을 닫기 전까지는. 난 곧 어깨를 움츠리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설마 보는 앞에서 벗어주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그건 나의 김칫국이었다.


 



"잠깐만 기다려요."





그가 욕실에서 갈아입으려 했다. 난 다급하게 말했다.


 


 


 


"잠깐만요!"

"..?"

"옷도 꺼내입어야 하는데, 제가 욕실에 있을게요. 편하게 입으세요."

"그래도 어떻게..."

"괜찮아요!"


 


 


 


난 김칫국을 마신 것이 조금 민망해서 괜히 더 성큼성큼 욕실로 걸음을 옮겼다. 민망해서 그의 얼굴도 보지 않고 황급히 문을 닫으려는데,


 



 


"잠깐만요."


 


 


 


그가 또 나의 손목을 붙잡았다. 난 당황해하며 그를 쳐다봤다. 그가 돌아서서 등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것 좀 내려줄래요? 손이 안 닿아서..."

"...풋."


 


 


 


참, 이 사람 이런 옷은 처음이겠구나 싶어, 웃으며 3분의 2까지 지점 정도까지 지퍼를 내려주었다. 얼핏 그의 등이 보였다.


 


 

"고마워요. 금방 입을 게요."

"..네."




난 조심스레 욕실문을 닫았다. 힘이 빠져서 변기 쪽으로 걸어가 엉덩이를 붙였다. 넓직한 드레스 자락이 퍼졌다. 짧은 찰나였지만, 친구들에 이어서 기가 좀 빨린 느낌. 김칫국 마신 것 하며, 아까 보였던 그의 등이 생각났다. 생각보다... 좋았다고 해야하나. 그런 생각이 든 순간 무릎에 팔꿈치를 대며,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아, 창피하다. 그 와중에 그런 거나 보다니. 체외는 건강하다는 건가. 아니면... 콩깍지? 벌써? 에이. 산책에서의 일 이후로, 어째 그를 보며 얼굴을 붉히는 일이 부쩍 는 것 같았다. 이럼 안돼. 정신차려! 난 뺨을 두어번 두들겼다. 그나저나 지금 몇 시쯤 됐으려나. 다 잠들어 버린 야밤에 둘만의 패션쇼다.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그가 문을 두드렸다.


 


 


 


 


 


 


 


 


 


 


 


 


 


 


 


 







[EXO수호/빙의글] I'll be there Ⅳ | 인스티즈



"오래 기다렸죠?"

"......"


 


 


 


 


난 그를 또 멍하게 바라봤다. 드레스도 너무 잘 어울렸지만, 이건... 이건 정말 그의 옷이다. 그가 드레스를 내게 건네주지만 않았다면 정말 한참을 그만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내가 넘겨받은 드레스를 잠시 내려보는 사이, 그가 어느 새 욕실로 나와 그의 위치를 바꿔놓고 있었다. 난 그가 천천히 하라며 문을 닫을때까지도 멍하게 당하고 있을 뿐이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자, 그제서야 조금 정신이 돌아왔다. 아아, 드레스 입은 모습은 놓쳤지만 저 모습은 꼭 사진에 담아놔야지. 난 그렇게 결심하고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 옷 좀 달라붙네. 이걸 입었다니, 그는 역시 왜소한 것이 맞다. 내 콩깍지가 문제였군. 옷을 입고 전신 거울에 나의 모습을 비춰봤다. 역시, 그보단 별로인 것 같다. 어쩐지 그의 여장 모습에 질투가 났다. 왜 그렇게 예뻐가지고는.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아마도 아까 그의 메이크업을 했던 물건들로 보이는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거라도 해야지. 난 거울에 들어갈 듯,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대로 신경을 썼다. 하지만 너무 진하면 싫어하겠지.


 


...


 


신경을 쓰다가, 너무 오래 걸리면 안될 것 같아서 이쯤 하기로 했다. 그래, 뭐. 나쁘진 않아. ...그가 지나치게 예뻤던 탓이다. 난 일어나서 노크를 할까 말까 머뭇거리다 눈을 질끈 감고 똑똑 거렸다. 몇 초 조용하더니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난 어쩐지 빤히 볼 수가 없어서 고갤 숙이고 있었다. 그가 나의 얼굴을 보려고 좌우로 기웃거렸다.


 


 


 


"고개 들어봐요."

"......"


 


 


난 천천히 고갤 들었다.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가 또 다정한 웃음을 보냈다. 그리곤 그가 내게 팔을 내주며 눈짓을 했다. 다시 한 번 그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좀 전 그 방으로 돌아왔다. 그가 피아노 위에 있던 와인잔을 다시 집어들었다.


 


 


"이젠 분위기가 조금 날 것 같네요."


 


 


 


나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한 켠에 놓여있는 와인잔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문득 눈에 들어온 피아노를 보며 말했다.


 


 


 


 


"피아노도 치세요?"

"이모... (웃으며) 집사님이 계실때, 가끔이요."

"그럼 쳐주실... 아, 안되겠네요. 다 자고 있을테니까."

"...대신 음악이라도 듣죠."


 


 


 


그가 한 켠에 있는 오디오 쪽으로 다가가서 CD를 찾았다. 아날로그한 감성인이다. 그가 몇 번 뒤적거리고는 적당한 것으로 음악을 틀었다. 그리곤 적당한 볼륨을 맞추었다.









(여기서부턴 음악을 바꿔주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럼..."


 


 


 


그가 다가오더니 내 앞에서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곤 손등에 입을 맞췄다. 다시 일어나 나에게 또 다시 격식인사를 했다. 나도 엉거주춤 맞인사를 하자, 그가 손을 내밀었다.


 


 


 


"이젠 춤 신청을 해도 되겠죠?"

"...아.. 그치만 전 이런 춤은 춰본 적이 없는데..."

"괜찮아요. 저도 어렸을때 배운 이후로는 한 번도 안 췄어요."

"그치만..."

"괜찮아요. 제가 리드해줄게요."


 


 


 


난 망설이다가 그가 뻗은 손 위에 나의 손을 얹었다. 그가 나의 왼손을 잡고 높이 들었다. 오른손으로는 나의 허리를 가볍게 감쌌다. 내가 오른손을 우물쭈물해하자, 그가 내 귀에 속삭였다.





"여성은 남성의 등에 손을 얹으면 돼요."

"..아.. 네."


 


 


 


귀가 울려서 간지러웠다. 빈혈은 내가 일으킬 것 같다. 그가 박자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스텝을 밟아나가기 시작했다.


 


 


 


"제 걸음만 맞춰서 따라오면 돼요."


 


 


 


하나 둘 셋, 둘 둘 셋. 하나 둘 셋, 둘 둘 셋. 나도 금방 적응했다. 생각보다 쉽구나. 땅만 보며 그의 걸음을 따라하던 내가 고갤 들려 하자, 그의 발을 밟고야 말았다.


 


 


 


"아! 미안해요!"

"(웃으며) 괜찮아요."


 


 


 


나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아, 이렇게 춤까지 추고, 정말 행복해서 쓰러질 것 같다. 정말 동화 속에 신데렐라라도 된 것 같았다. 그는 그런 황홀감을 더해주고 싶었는지, 내게 속삭여왔다.


 


 


"정말 잘 어울려요, 그 옷."


 


 


 


난 부끄러웠다. 가뜩이나 붙어있으며 춤까지 추고 있는데 칭찬까지 받으려니 온몸이 베베 꼬일 것 같았다. 괜시리 조금 투정을 부렸다.


 


 


 


"아니에요. 저보다 준면씨가 훨씬 더 예뻤어요"

"......"

"게다가 사이즈까지 비슷하다니, 정말 심란하...!"


 


 


 


그가 갑자기 내 허리를 세게 끌어당겼다. 난 밟던 스텝이 꼬여버렸고, 결국 뒤로 넘어졌다. 그는 나의 허리를 감싼 채로 잡고 있던 왼손을 놓아서 내 머리를 감쌌다. 자세가 그에게 안겨있는 꼴이었다, 그것도 누운 채. 난 그가 몸을 일으키자, 헐레벌떡 일어나려 했다. 헌데 그가 갑자기 내 손목을 붙들었다. 내가 그를 올려다보니,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티 씨."

"......"

"..날 환자취급하는 거예요, 아님 여자취급하는 거예요?"

"....네?"

"..나 그렇게 약하지 않아요."


 


 


 


그가 내 손목을 꽉 쥐었다. 손이 저려왔다. 내가 얼굴을 찡그렸다.


 


 


 


"...아파요."

"......"

".....!"


 


 










 

 


내가 찡그리며 고갤 돌려보니, 친구 중 하나가 문 앞에 서서 우리를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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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준멘박력....☆
마냥 자상하고 천사같고 유들유들할줄만 알았는데 저렇게 박력도 있어주면....감사합니다...하...
말쉘님 아까부터 글이 업로드가 안돼서 고생하셨죠ㅜㅜㅜ 아 근데 그 난다고래 짤은 진짜 웃겼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로 고래가 날더라고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짤보고 빵터졌다가 엄마가 진짜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얼굴로 절 스윽 쳐다보고 가시더라구요....☆
아니 이게 문제가 아니라..아무튼...ㅜㅜ
준면이가 속상(?)했나 보네요 여주한테 박력있고 리드할줄아는 남자로 보이고 싶은데 여주가 마냥 유리로만든 도자기처럼 조심조심(?) 걱정하듯이 대해서...(아니면 소금소금...)
아근데 마지막에 친구가 보다니... 설마 친구가 준면이를 나쁜사람으로 오해하거나 그런건 아니겠죠..?ㅜㅠㅜ 앙대ㅠㅠㅠ

9년 전
마르쉘
저도 반해서 저장한 그 짤... 뀨뀨님의 하루에 작은 웃음이 되었다면 기쁩니다..별별
얼마나 터지셨길래 어머니까지 소환할 정도로...?
갑자기 뀨뀨님 웃음소리가 궁금해집니다.
맞습니다! 우리 공주님 마음이 상하셨지요, 클클... 과연 어떻게 될지는...??

9년 전
독자4
저 이거 말쉘님한테만 알랴드리는 비밀인데...☆저랑 친한 분들이 아닌 이상 이무도 모릅죠..쿡...
제 안에는...전원주 선생님이 잠들어계셔요...ㅋ평소엔 조용히 계시다가 제가 빵터질때마다 봉인이 해제되고 나오시곤하는데....(아련)
웃으면 그것도 진짜 빵터졌을땐 전원주선생님 웃으시는 것처럼 웃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제 웃음소리를 아시는 가족,친척,지인 분들은 저보고 어디가서 그렇게 웃지말라고...큰일난다고..니가 남자친구가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며...ㅎ....그렇다고합니다(먼산)

9년 전
마르쉘
전 초등학생 때 그랬어요...........
엄니한테 하도 지적을 받아서 결국 고쳤지요...........
요즘엔 책상을 쳐요 ㅋㅋㅋㅋㅋㅋㅋ

9년 전
독자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헿
말쉘님
만약 말쉘님은 여행을간다면 가평이나 부산 둘 중에 어디로 갈것같아요?

9년 전
마르쉘
5에게
제가 여행지나 지리에 능한 편이 아니라 조금 보니까...
가평은 사진찍기나 조용히 구경하는 쪽에 맞을 것 같고,
부산은 놀 거리가 많을 것 같아요.
친구분들이랑 가실 거면 부산이요!

9년 전
독자6
마르쉘에게
사실 둘다 가 봤는데...
조용하게 있고도싶고 신나게 놀고도싶어서요... 내적갈등 중이에요ㅜ친구들이랑 갈건 아니구요!
말쉘님 찾아보시기까지... 고마워요ㅜㅜ 천사...♡
정말로 항상 받기만해서 뭐라도 드리고싶어요... 기프티콘이라도 드리고싶은 심정...☆

9년 전
마르쉘
6에게
전 좀 낭만주의라 고민 중이시면 가평 가주세요 ㅇㅅㅇㅋ
남이섬이 필수코스라면서요? (반짝반짝)
사진 찍어서 보내주시면 소재로라도 쓰고... 좋고.. 보고 싶고.. 가고 싶다... 으아아.........
깊이 찾아본 건 아니니 사려 깊게 생각해주지 않으셔도...
그냥 가평엔 뭐있누 검색해보니 남이섬 나오길래 짐작컨데 여긴 힐링용이구나 했어요 ㅋㅋㅋ

9년 전
독자7
마르쉘에게
여기는 가평에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이에요!
남이섬도가보고 수목원도 가 봤는데 전 개인적으로 수목원이 정말 좋았어요...♡
짱예...내 스타일...♡

9년 전
독자8
7에게
짱...☆

9년 전
마르쉘
7에게
오, 많이 다니셨나보네요!
키 큰 나무들이 예쁘네요, 제 글의 준멘 님이랑 걷고 싶네요...✯
그럼 부산도 괜찮을 것 같아요~
오늘 날씨도 엄청 풀렸더라고요.
바닷가가도 괜찮을 것 같아요.

9년 전
독자9
마르쉘에게
으어어어허러어우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ㅜㅠ너무고민돼요ㅠㅠㅠㅠ어떡하지ㅠㅠㅠ어딜가지ㅠㅠㅠㅠ으하아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가고싶다ㅠㅠㅠ이럴때만큼은 제가 종인이의 능력을 가지고있다면.....좋으련만....하찮은 닝겐이라는게 차마 아쉽....☆

9년 전
마르쉘
9에게
음... 둘 다 좋으니까 둘 중에 한 곳을 랜덤으로 정하는 건 어떨까요?
동전 던지기라던가.. 해서... ㅇㅅaㅇ..
그런데 친구분들 아니면 가족분들이랑 가시는 거예요?
아니면... 남자친구...?

9년 전
독자10
마르쉘에게
ㅋ....저한테 남자친구라고는 모니터&랜선 남친 이그조뿐... 말쉘님 이거 또 비밀인데요 저 남사친도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쥬륵)
씨가 말랐답니다...*^^*

9년 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잘읽고 가요~!!
9년 전
마르쉘
네!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오늘도 글잘읽었어요! 핳 여리여리한줄만 알았던 준멘의 박려크..☆★
친구에게 딱 발견..핳핳 이제 그 친구에게 우린 연인이야!ㅇ하고 커밍아웃ㅇ....핫..제가 너무 글에 빠져들었네여..☆★

9년 전
마르쉘
작가로써 몰입해서 봐주시는 건 정말 큰 기쁨입니다!
저도 오늘도 감사드려요~

9년 전
비회원197.17
리잰이요!!!!!!! 아 이제 점점 더...ㅎㅎㅎㅎ 가까워지는....ㅎㅎㅎㅎㅎㅎㅎ 준멘 남자네요ㅎㅎㅎㅎㅎ... 고러지 고러지 그렇게 밀어붙여야지ㅎㅎㅎ... 하하... 나도 준멘같은 남자 만나고 싶다..ㅎㅎㅎㅎㅎㅎㅎ 작가님 잘봤어요!!!!!!!ㅇ_<
9년 전
마르쉘
네! 오늘도 감사드려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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