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 장 w. 날개 |
"ㅁ,뭐하는 짓이야-..! 으아악!" "빨리 안와?!" "아 제발 진짜 이건 좀 아닌 것 같..! 으아아!!" 지금은 한서 대학교의 축제기간이였다. 동우가 속한 항공관광과의 이벤트는 가히 파격적이였다. 남자들이 여장을 하고 스튜어디스가 되어 실제 크기와 비슷한 모형 비행기 내에서 탑승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항공관광과의 전통을 익히 들었던 동우인지라 축제 소식을 듣자마자 제 동기들과 함께 잠수를 탔더랬다. 하지만 축제 당일날 이른 새벽에 과대의 압박에 눌린 동기들이 막판에 배신을 때리고는 몰래 동우의 자취방을 습격했다. 같이 따라온 남자 선배들은 '나만 당할 순 없지' 라며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비몽사몽한 동우를 들쳐업었다. 그 후, 한서 대학교의 한 과 방은 발칵 뒤집혔다. 좁은 과 방에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로 나뉘어 격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에 얼마 못가 동우가 과대에게 뒷덜미를 붙잡이는 것으로 금새 끝나버렸지만. 동우는 싫다며 발악을 했지만 기가 센 과대에게 꼬리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우리끼리 하는 축제면 또 몰라. 외부 학생들도 거리낌 없이 들어오는데! 내 인생의 흑역사에 한 획을 긋겠구나.. 그저 울고 싶은 동우다. "너 이거 안하면..." "할게요, 할게요!" 하면 되잖아요.... 동우는 자포자기한 듯이 제 이름 석자가 위에 달려있는 옷걸이를 집어들었다. 스튜어디스라서 좋은 점이, 노출이 없다는 것. 동우는 그것에 감사하며 탈의실로 들어가려는데 과대 못지 않게 기가 쎈 희영선배가 저를 붙잡았다. 왜요? 하고 묻자 희영은 말없이 동우에게 스타킹을 건내더랬다. "큰 부담 갖지마, 어차피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뭐" 으흐흐, 어딘가 모르게 음흉하게 웃는 희영의 말에 눈을 감으면서도 소름이 오소소 돋는 느낌이다. 동우는 뭐지 싶지만 이내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와이셔츠는 큰 부담없이 입었으나 문제는 H라인 스커트. 망설이다가 이내 치마까지 입은 동우는 거울 속의 제 모습을 보며 절망했다. 스타킹을 처음 신는 동우는 기어코 두 개나 찢어버리고 나서 과대에게 등짝 어택을 당한 후, 제대로 신을 수 있었다. 으으.. 이게 뭐야... 다리에 달라붙는 느낌이 이상해서 베베꼬다가 제 동기들의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를 했다. 미친 박성대 존나 웃겨- 으하핰! 종아리에 두드러진 알 하며, 덩치에 맞지 않는 치마는 터지기 일보직전인 성대의 모습은 가관이였다. 하이힐은 제 발에 맞았지만, 신어 본 경험이 없는지라 동우는 불안불안한 걸음으로 메이크업 박스가 화려하게 셋팅 되어있는 테이블 앞에 앉았다. "어머, 성종이 봐 진짜 대박-" "애가 피부가 좋아서 화장이 잘 먹네-" 성종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해 죽겠는데 희영은 화장해야 되니까 옆을 보지 말라며 타박을 하더니 결국 동우의 뒷통수까지 쳤다. 보지 말라니까?! 비비를 바르고, 기초적인 화장을 하는 것까진 좋았다. 눈 화장 할 때는 무서웠던 것 같기도 하다. 립글로즈를 바를 땐 답답함에 자꾸만 입술을 핥고 싶었다. 화장을 마친 동우는 아직 거울로 제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제 옆에 앉은 성종을 보며 감탄했다. 대박. 가발 안썼는데도 여자 같애. 헐. 아니 뭐 굳이 안해도 이쁘장했으니까 당연한 건가, 그 와중에 가발셋팅까지 마친 동우를 보며 여자들은 감탄을 했더라지. 애초부터 성대처럼 웃기려는 의도였는데, 어째 다른 의미로 일이 잘 된 것 같다. 동우는 누가봐도 여장을 한 남자 같았지만 묘하게 이뻤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어색해서 웃어보이자 여자들은 꺄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대박, 쫑이랑은 다른 의미로 이뻐. 진짜" "스타킹 두 개가 안 아깝다, 대박" "동우야, 누나가 너 데려갈게 시집와" 동우는 뭐지 싶어 손을 뻗어 거울을 들여다봤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은 추한 동기들과는 확실히 양호한 편이였다. 새삼 여자들의 마법화장에 감탄을 하면서도 앞으로는 속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동우였다. "구두는 어때?" "에? 아 괜찮아요- 신다보면 편해지겠죠" 목에 스카프까지 두른 동우는 모형 비행기에 올라타 음료수와 간식을 준비하는 팀에 합류해 도왔다. 이내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고, 동우는 눈을 휘어접으며 인사했다 "최상의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고객님-" - "야 이성열, 너는 뭐 이런 델 오자고 하냐-" "왜 임마- 그래 넌 비행기 많이 타봐서 좋겠다 새끼야" "그게 아니잖아-" 왜 굳이 남자들이 여장하고 있는 이런 곳에 온거냐고.. 오랜만에 만난 성열이 반가웠던 것도 잠시, 뜬금없이 근처 대학교의 축제에 가보자 그래서 따라왔더니.. 호원은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끼며 성열을 따라 모형 비행기에 올라탔다. 퀄리티가 좋긴 좋구나, 실제 대한항공의 이코노미석과 똑같이 만든 모형 비행기에 올라타니 감탄이 나올지경이다. 그니까 지금, 이 비행기를 카페로 만든거지? "주문하시겠습니까, 손님?"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도 호원은 아이패드에 집중하고 있었다. 씨발, 주가 또 떨어졌잖아, 호원의 표정이 심상치 않는 것을 보며 성열은 동우를 향해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을 주문하고는 호원의 아이패드를 뺏어들었다. 새끼야 그만 좀 쳐 봐. "안 내놔?" "넌 나 만나러 왔냐 아님 이거나 보려고 왔냐" 말을 말자, 말을. 그제서야 호원은 아이패드를 제 가방에 넣어놓고는 수다스러운 성열의 이야기를 잠자코 들어주고 있었다. 우리가 꽤 오랜만에 보긴 하나보다, 저 잔소리가 지루하지 않다니. 장소가 모형이래도 비행기다 보니까 마주 앉아서 하는 이야기가 아닌, 나란히 앉아 나누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색달랐다. 곧 얼음이 잔뜩 담긴 아이스아메리카노 두 잔을 동우가 가져왔고, 호원은 그제서야 동우를 처음으로 올려다봤다. 나참, 여장하고 서빙이나 하는 꼴이라니. 축제라지만 동우를 한심하다는 듯이 위아래로 대충 훑고는 이내 시선을 성열에게 다시 돌리는 호원이다. 허, 어이없어. 지가 뭔데 사람을 훑어봐 훑어보긴? 호원을 기분 나쁜 듯이 째려보던 동우가, 감사합니다- 하고 잇몸까지 드러내며 웃어보이는 성열에 억지로 눈을 휘어접었다 "어휴, 이쁘시네요-" "ㅇ,에? 아하핳- ㄱ,감사합니다 느하학" 솔직히 말해 동우는 이쁘다는 성열의 말이 솔직히 기쁘지만은 않았다. 어색해서 웃었을 뿐. 바보같애. 동우를 보면서 호원은 생각했다. 다시금 눈이 마주치자 동우는 표정을 굳히고는 돌아갔다. 근데, 어디서 봤나 낯이.. "그래서 내가 .. 야 이호원, 내 말 듣고 있어?" "어, 어어-" 새끼 안 듣고 있었고만?! 정신없는 성열에 어느 새 동우는 아웃오브 안중인 호원이다. 생각외로 북적이는 탓에 정신없는 동우 역시 호원은 까마득히 잊어버렸고. 하이힐을 신은 발이 좀 아프긴 했지만 동우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일단은 학생들을 상대로 미래 자신이 스튜어드가 됐을 때 처럼 연습을 할 수도 있는거고! 주문하시겠습니까- 이번에는 호원의 앞 쪽 좌석에 동우가 주문을 받으러왔다. "다른 거 필요없고 누나 번호 좀 알려주세요" ".....에?" ㅁ,ㅁ,뭐래는거야 이 미친놈들이?! 아오 진짜 엎어버릴 수도 없고.. 동우가 난감하다는 듯이 웃고만 있자 저들끼리 신났는지 낄낄거리며 노골적으로 동우의 허리를 슬쩍 쓰다듬는다. ㅅ,성대야? 대원아..? 누구 없어요-? 성종아! 이상하게 손길은 점점 엉덩이 쪽으로 내려가는데, 이걸 어찌해야 할지 몰라 식은 땀만 흘리고 있는 동우였다. 갑자기 호원이 저기요- 하며 동우를 불렀고, 동우와 남학생의 시선이 호원에게 향했다. "커피를 쏟아서.. 휴지 좀 갖다주세요" "네네-! 금방 갖다드리겠습니다!" 후다닥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던 남자는 호원을 죽일듯이 노려봤고, 호원은 나가자- 며 성열을 끌어당겨 비행기에서 나왔다. 성열은 아직 남은 아이스커피를 빨대로 쪽쪽 빨아먹더니 얼음만 남은 일회용 컵을 버리고는 호원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뭐냐, 너?" "내가 뭐" "멀쩡한 커피를 왜 쏟았다고 해?" 글쎄. 왠지 그래야할 것 같아서. 호원은 말없이 으쓱였다. |
안녕하세요 날개입니다!
뜻 밖의 번외를 제가 들고왔어요 나하핳
주말에 할일 없이 와우맨 복습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아하핳
피자가 왔네요
먹으러 가야겠어요
글루 그대, 삼열이 그대, 감성 그대, 똑똑이폰그대,
찡찡이 그대, 호찔이그대, 핫케익 그대, 피아노 그대, 따블유 그대
미쓰리 그대, 봄봄 그대, 자몽 그대까지!
외에도 제 글에 관심 갖고 사랑을 주시는 그대들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