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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 이홍빈







지구인은 지구를 버렸다. 과학의 전범위하고도 비약적인 발전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범우주적 사랑
디안 씀







개척 1세대는 실제적으로 인투 더 유니버스(Into the Universe) 플랜에 참여했던 과학자들 이외에도 이 플랜을 지지하던 기성 세대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을 만큼 망가져버린 지구를 대신할 외계 행성들을 찾아냈다. 굳이 산소 대기에 집착할 필요도 없었다. 외부에 돔을 건설할 수도 있었고, 내부로 파고들 수도 있었다. 그도 아니라면, 지금 원식이 씹어 삼키는 호흡 보조제만 있으면 되었다. 에씨오, H-CO^2라는 화학식으로 치환되는 5mg짜리 알약은 산소의 확률이 희박한 대신 수소가 넘쳐나는 헬레스-델타 에서 산소호흡을 하는 행성인들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그들이 호흡 후에 남기는 이산화탄소와 대기 중의 수소기체를 호흡기 안에서 혼합하여 물을 생성한 후 그것을 재분해하여 체내에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었다.
(*참고 CO^2+4H→2H^2O+C→O^2+4H+C)

사용상에 큰 부작용도 없었기에 헬레스-델타 에 있는 산소 호흡가들은 너나없이 에씨오를 달고 살았다. 1회 복용량의 한계는 5정이었는데, 이것으로 최장 10시간 까지 산소호흡기 없이 체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복용하는 사이사이 1시간 정도의 정상 호흡을 하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원식은 달랐다. 1회에 15정 까지도 복용이 가능했고, 잘게 씹어 삼키기만 한다면 사이에 간격을 두지 않아도 되었다. 어릴 적부터 계속된 훈련과 그에 따른 적응 덕분이었다. 김원식, 아니 라비[Ravi]는 개척 2세대 중에서도 특별히 선별된 관리자였기 때문이다. 개척 1,2 세대에서 이주 1세대까지 등장한 지금, 원식은 행성 헬레스의 네 번째 위성인 델타의 제 1 관리자였다.

인투 더 유니버스 플랜 이후로 사람이 살 수 있는 행성(간편한 분류를 위해 위성이나 왜,소행성 포함)에는 32개가 있다. 세레스, 글리제 581 c,g,d, 글리제 667Cc, 가니메데와 타이탄, 칼리스토와 에우로파, 그리고 외계 행성 중에서, 케플러 계획의 일부로 찾아낸 헬레스와 그 위성 델타와 이오타가 존재한다. 원식이 수년간의 트레이닝 끝에 맡게 된 것은 헬레스-델타 였다. 기실 제 1 관리자라고 해 보았자 상징적인 의미가 더 컸다. 원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별은 별 대로 돌아갔다. 하지만 개척 2세대 중에서도 선택받은 존재인 각 행성의 관리자들은 뭐랄까 이상적인 인텔리였다. 개척 1세대-중에서도 과학자들-의 자녀들 가운데 특별히 고안된 테스트를 거쳐 선발, 철저한 교육 끝에 한 별을 대표할 만한 존재로 키워진 것이다.(물론 원식은 그 중에서도 좀 특별했다. 태어나자 마자 테스트를 통과하여 과정을 수료하는 동안에도 헬레스-델타 의 대표로 있었다는 것이다.) 원식, 다시말해 헬레스-델타 의 라비[Ravi]는 헬레스-델타 에서 그런 존재라는 거다.

IU(Into the Universe) 19년, 13월 7일의 느즈막한 오후, 하루의 일과-라고 해 보았자 헬레스-델타-제 1 집무실 에 출근하여 서류에 사인 조금 끼적이는 일을 마친 원식이 2구역에 있는 제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저 위의, 원식이 에씨오를 씹어 삼킬 때가 바로 이 시점이다. 계산해 보니 실내에 있느라 효용 시간을 초과한 것을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 안을 굴러다니는 에씨오 3정을 아작아작 씹으며 걸음을 옮기는 원식에게 이따금씩 사람들이 인사를 해 왔다. 그럼 젊고 잘생긴(그렇다고 한다.) 관리자 라비는 근사하게 씨익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는 게 일상이었다. 그런데, 원식의 주위를 둘러싼 소란함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던 사람 하나가 휘청 하고 쓰러지는 게 아닌가. 원식은 깜짝 놀라서는 다급히 그 사람을 받쳐들었다. 다행히 그의 머리가 바닥에 닿기 전이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조심스럽게 살피는데, 그의 가슴팍이 고르지 못한 상하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학습한 기억에 따르면, 이건 필시 호흡 곤란과 관련된 증상이었다. 수소가 가득한 이 곳에서 호흡 곤란이라니? 의아했지만 원식은 우선 그와 입술을 겹쳤다. 에씨오는 앞서 말했듯 호흡기 안에서 산소를 발생시켰고, 구강은 호흡기의 하나다. 말캉한 입술이 닿은 것을 벌리어 숨을 불어넣는다. 훑어본 얼굴이 꽤나 반반했다. 다시 한 번 입술을 감쳐물면서, 원식은 주머니를 뒤져 연락책을 꺼냈다. 우선 그를 살려 놓고 볼 일이었다.





/
그가 누워있는 침대 옆에서, 원식이 보고받은 서류를 뒤적였다. 이름 이홍빈, 나이 열 아홉. 행성 개척 마지막 단계에 태어나 개척 2세대로 분류된 원식에 반해, 홍빈은 이주해 온 행성에서 곧바로 태어나 이주 1세대로 분류된 케이스였다. 첫 이주를 기점으로 실행된 IU력에 기반한 이런 구분은 잘 쓰이지 않았지만, 나름의 타당성이 있었다. 개척 세대는 보조제를 이용한 외약 호흡에 굉장히 익숙해 있다. 산소가 풍부(하진 않지만 자연적 호흡이 가능한)한 대기에 살던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산소가 희박한, 없는 대기에서 보조제를 사용할 시 적응이 빠르다. 그러나 이주 세대는 다르다. 태어나면서부터 수소 대기에 놓여진 거나 다름없어서, 가끔 외약을 복용해도 호흡이 곤란해질 때가 있다고 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산소 환경에 놓이면 그렇다고는 하는데, 이걸 호흡 불확정이라 한다. 물론 이게 흔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헬레스-델타 에선 처음 보고받는 사례인 것이다. 그 외의 특징이라면야. 홍빈이 이주 1세대 중에서 따로 선별되어 아카데미아에 다니는 학생이라는 거다. 호흡 불확정 판정받은 몸으로는 힘들었을 텐데... 하면서 원식은 서류를 끝까지 읽어내렸고, 어디에서도 호흡 불확정 판정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아카데미아에 다니기 위해 치료를 포기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하긴, 치료를 받는다고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옆에는 서류가 한 장 더 있었다. 호흡 불확정 판정을 받은 사실을 숨기고 아카데미아에 입학한 홍빈에 대한 처분에 관한 것이었다. 귀 학생의 재능으로 시작하여, 애석하게도 퇴학을 선고하는 글자의 나열을 보며, 원식은 연락책을 뒤적였다. 헬레스의 아카데미아에는 원식의 교육을 담당했던 선생이 있었다.





/
어, 선생님. 저요, 원식이. 김원식.
아 다른 게 아니라. 이번에 퇴학 처분 받은 이홍빈 있잖아요.
호흡 불확정이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거에요?

...네. 아니, 보니까 에씨오에 어디가 문제라 얘한테 안 받는지 알겠거든요. 조금만 연구하면 될 것도 같은데. 그때까지 퇴학 보류 좀 해 주세요.

웬만하면 부탁 잘 안 하잖아요. 얘 이제 마지막 학기라 종합성적 발표랑 배치만 기다리고 있던데 지금까지 공부한 거 아깝잖아요.

네, 네.





/
원식은 상징적인 의미의 제 1 관리자였기 때문에 시간이 많았다. 마지막 교육이 끝나고 들여다 보지도 않던 서재에 콕 박혀서, 비서를 시켜 필요한 책을 산처럼 쌓아놓은 뒤, 그 서적들을 손수 뒤지고 실험을 거쳤다. 날 때부터 수소에 익숙해서 그런 것이었다면, 반대로 산소에 더 익숙하게 하면 되는 거였다. 에씨오가 낼 수 있는 최대 산소 용적량을 배로 늘린 것을 홍빈에게 가져다 주자, 놀랍게도 호흡이 편하다는 답변이 왔다. 비단 호흡 불확정자 만이 아니라, 정상인이 사용하면 원래의 두 배 가까운 지속시간을 자랑하는 하이퍼-에씨오의 발명은 자신의 행성인을 너무도 아낀 제 1 관리자의 노력에 있었다고, 보통의 사람들은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
홍빈을 구했던 그 날, 원식은 남은 하루 온종일 입에 귀여워를 달고 살았다. 제가 구한 이홍빈은, 막 몇 살씩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닌데 그저 귀여웠다. 키가 작지 않은데 자기보단 작은 것도, 보이는 만큼 가벼워서 원식이 안아드는 대로 덜렁 들렸던 것도, 깨어나자 마자 구해 주셔서 고맙다며 인사를 꾸벅 하는데, 뺨에 폭 패이는 보조개 한 조각까지도 귀여웠다. 그래서 더 난리를 친 거였다. 어쨌든 그 덕에 홍빈은 퇴학을 당하는 대신 반 학기 휴학을 했고, 원식은 하이퍼-에씨오를 개발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인투 더 유니버스 플랜의 후속인 쓰루 더 유니버스(Through the Universe) 플랜의 가속화에 힘을 보탰다. 

그러니까, 모든 것은 사랑의 힘이었다.





/
홍빈이 다시 아카데미아에 나가는 첫 날이었다. 이제 홍빈은 원식의 집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홍빈이 원하기만 한다면 원식의 집이 무언가. 온 우주를 제 집처럼 누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원식은 홍빈을 아카데미아 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는 겸사겸사 출근 준비까지 하고 있었다.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면 착각이다. 수료 후에 어디에 배치받고 싶냐 물었더니, 당연히 형이랑 같이 근무할 수 있는 헬레스-델타의 관리자 직이라고 말하는 홍빈에게 원식이 말했다.

나 헬레스-이오타도 맡게 됐어. 너도 아마 여기로 배치될 걸?

하이퍼-에씨오를 발명한 데에 대한 톡톡한 보상이었다. 마침 헬레스-이오타를 맡고 있던 엘[L]이 건강상의 문제로 은퇴를 요청했기에 발생한 해프닝이기도 했다. 그러자 홍빈의 보조개가 활짝 만개한다. 진짜요? 정말? 우와! 그럼 형이랑 맨날 보는거에요? 하며 들뜬 홍빈의 머리를 자연스럽게 쓰다듬으면서, 원식이 말했다.

헬레스의 제 1 관리자가 된 건 다 네 덕이야. 알지?

그럼 홍빈이 딴에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하는 거다.

알아요. 나도 얼른 제 2 관리자까지 출세하고 싶다. 형이랑 만날 같이 있을 수 있을텐데.
지금도 거의 항상 같이 있잖아. 그리고 제 2 관리자가 나보다 바빠.

나란히 집을 나서다가, 아차 소리를 낸 홍빈이 원식의 품에서 하이퍼-에씨오 5mg 하나를 꺼내들었다.

형이랑 계속 같이 있어서 잊어버릴 뻔 했어요. 완전 내 산소호흡기가 따로 없어.

한동안 산소가 부족하다고 홍빈이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고서 하이퍼-에씨오를 주는 대신 제 호흡에서 산소를 넘기던 원식의 행동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혀끝에 올려 살살 녹여먹는 걸 좋아하는 홍빈이 약을 물고 있자, 원식이 다시 홍빈을 끌어당겨 입맞췄다.



그들의 사이로 우주가 떠올랐다.












/

원식이 생일글을 이제 올리는 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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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런 글에 왜 아무도 댓글을 안 달지..? 와.. 헐 진짜, 와.. 쩌네요... 아, 국어실력이 딸려서 뭐라 표현을 못 하겠는데 좋아요! ㅠㅠㅠㅠ 원식이 생일을 기념하기엔 조금 느..늦..었지만..! 하하하..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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