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이홍빈
인간의 감정을 배워보아요
디안 씀
Sex
온 얼굴을 건드리는 도톰한 입술이 간지러워서, 홍빈이 작게 신음을 흘렸다. 입꼬리를 당겨 웃은 재환이 홍빈의 셔츠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보통 이때쯤 매섭게 손을 쳐내야 하건만, 뒤에 버티고 서 있는 카메라 덕에 그러지도 못하는 거였다. 이제는 코앞으로 다가온 콘서트에서 상영하기 위한 vcr을 촬영하는 중이었다. 이번 콘서트의 컨셉은 유토피아. 블랙X로 구현되는 디스토피아 사회에서, 스틸하트를 가지게 된 빅스VIXX는 어느 순간 감정의 오류를 경험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배워내자 더 이상 블랙X의 편에는 설 수 없어져, 인간의 편에서 그들을 위해 블랙X를 처단하고 자폭하게 된다. 는 것이 공연의 큰 줄거리다. 그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는, '인간의 감정을 배우는' 과정을 담아내야 했다. 대충 몇 가지의 감정들을 골라 넣고, 누가 뭘 할지 정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거는 막내가 하자."(Chapter 1 자신감)
"그게 좋겠네. 이건 내가 할게."(Chapter 2 강한 부정)
"이건 라비가 하면 되겠다. 그치?"(Chapter 3 두려움)
"어... 네... 이건 홍빈이가 하면 잘생기게 잘 하겠네요!"(Chapter 4 깜놀)
"꼭 해야 되는 거면 라비랑 할게."(Chapter 5 썸)
"그럼 우이 효기! 형아랑 이거 하자?"(Chapter 6 사랑)
"그러면 남은 게... 켄이랑 홍빈이지? 둘이 하면 되겠다."(Chapter 7 욕망)
이런 식으로 정리하니, 쓸데없이 빠르고 신속했다. 찍는 과정에서 늘어질 것을 대비한 거였다. 실제로 촬영은 시작부터 죽죽 늘어졌으니까. 각자가 촬영하는 것을 봐 주는데, 서로에게 그간 쌓인 감정들이 있었던지 조언을 해 주는 건지 뭔지. 상혁은 제 뺨을 수도 없이 내리쳐야 했고, 재환은 눈알이 돌아갈 정도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는 홍빈에게 '어휴 얼굴이 저게 뭐야; 아 징그러.' 소리를 들었다. 그걸 놓치지 않고 못생겨서 미안하다며 양 볼에 바람을 넣는 거였다. 원식은 멤버들의 충고를 듣다가 눈 감을 타이밍을 놓쳐 반짝이는 가루를 눈으로 먹었다. 홍빈의 얼굴에 물을 대야째 뿌린 것은 당연지사 멤버들 중 가위바위보를 이긴 위너였다. 꼭 한번 해보고 싶었습니다! 하며 파이팅 넘치게 들이부어서, 홍빈은 앞에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순간 잊을 뻔 하였다. 그 중에서도 시간이 제일 오래 걸린 것은 '사랑' 도 아닌 '썸' 이었다. 앞에 원식을 세워두고 종이를 들고서, 이걸 진짜 해야 하나. 진심인가. 과연 팬분들이 이걸 좋아해 주실 것인가. 고민하던 택운은 결국 눈을 딱 감고 입술을 부닥치려는 장면에서 딱 멈춰 섰다. 여기에만 반 시간이 걸렸다. 그 다음은 좀 수월했다. 상혁이 요리조리 얼굴을 빼내는 것을 단단히 막아낸 학연이 특유의 애정을 가득 담아 사랑을 표현해냈으니까.
이제 남은 것은 '욕망' 이었다. 사랑이라는 감정까지 왔는데 이것을 꼭 찍어야 하나, 의문을 가지기도 잠시. 그럼 우린 이런 것 까지 찍었는데 니들은 안 하냐는 택운의 시선 탓에 재환과 홍빈은 카메라 앞에 설 수밖에 없었다. 우선 마주보고 섰다. 욕망, 욕망이라... 이걸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홍빈의 양 볼이 재환의 큰 손에 의해 콱 감싸진다. 온 얼굴을 건드리고 지나가는 도톰한 입술이 간지러워서, 홍빈이 작게 신음을 흘렸다. 입꼬리를 당겨 웃은 재환이 홍빈의 셔츠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보통 이때쯤 매섭게 손을 쳐내야 하건만, 뒤에 버티고 서 있는 카메라 덕에 그러지도 못하는 거였다. 대신에 이렇게 말한다. 형, 우리 콘서트 7세 입장가야. 19콘 아니라고.
그럼 뭐 하는가. 이미 재환의 눈은 돌아갔고-, 멤버들은 카메라를 들고 와 녹화 잘 된 것 같다! 편집 맡겨야지! 안녕! 이러고 있고, 배려심 깊은 그들 덕에 이내 문이 닫힌다. 애처롭게 떠진 큰 눈이 재환을 향하면, 싱긋 웃으며 홍빈의 눈을 감겨 주는 거였다. 눈 감아.
키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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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디서 보신 것 같으면 그거 맞습니다 ㅇ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