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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온앤오프
디안 전체글ll조회 890l 1


난 뭣에라도 홀린 듯이 집 밖으로 나갔다. 아버지는 한번 잠에 들면 누가 발로 차도 모르시니 상관없었다. 하늘엔 별이 가득했다. 내가 사는 곳이 여간 깡촌이 아니니 그럴 만 했다. 대낮같이 밝진 않아도 그럭저럭 분간할 만큼은 되었다. 포장이 안 되어서 발로 차면 흙먼지가 훅 올라오는 길을 뛰어갔다. 기온차 때문인지 공기가 눅눅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익숙했는지라 몸이 먼저 움직였다. 이만큼 뛰고 왼쪽. 또 얼만큼 뛰어서는 멈춰 선다.

헉헉대며 숨을 고르다 시선을 바로 하면, 빈 선착장에 앉은 네가 보이는 거다.

왔어?
어어. 먼저 와 있었네.


약속은 없었다. 너는 옆의 빈자리를 툭툭 친다. 앉으라는 거다. 나는 주춤하다 이내 조심스레 앉는다. 저번에 아무렇지 않은 척 앉았다가 그대로 미끄러져 상당한 부끄럼을 당한 게 이유라면 이유다. 너는 우는 듯 웃었다. 너무하다 싶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웃겨서 어쩔 수 없었다. 우린 나란히 앉았다. 넌 까맣게 가라앉는 밤의 바다를 보며 말했다.

우현아.
어?
형이라고 좀 해 봐라 야.
왜에?
…됐다.
왜 불렀어, 형?
어, 어어. 현아.

나 이사 가.


너는 내가 형이라고 불러서 놀랐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어진 너의 말에 내가 더 놀라 버렸다.

이사?
응. 멀리, 아주 멀리 가.
언제?
내일.
왜 말 안 했어?
그래서 지금 말하잖아.
와.


나는 너의 옆얼굴을 쫓던 시선을 돌리고 너와 마찬가지로 새까만 물을 뚫어져라 봤다. 겨우 선착장 주제에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어서는 빠질 것만 같았다. 그게 너 같아서 난 여길 좋아했다. 그랬다.

현아. 나 좀 볼래?

너는 내 어깨를 쥐고 흔들어 옮겨간 내 시선을 곧게 받았다. 그러고는, 뛰어들었다.

형!

까만 물이 너를 삼켰다. 난 아찔해졌다. 정신없이 그걸 바라만 보고 있다가, 나도 따라서 뛰어들어야겠다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였다. 너가 빠져든 자리에서 하얗게 물보라가 일었다. 믿을 수 없어 빤히 쳐다만 보고 있을 때, 너가 다시 떠올랐다.

현아, 옆으로, 저 옆에 절벽 아래. 알지? 그리로 와봐.

그러고선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물 밑으로 재차 가라앉았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너가 말한 곳으로 뛰어갔다.






Two Moon 前
W. 댠
For. 릿






선착장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엔 뒤에 치높은 절벽이 서 있고, 좁은 틈을 따라 내려가면 앞쪽으로 딛고 설만한 좁은 받침바위가 둘러 있었다. 주변엔 드문히 솟은 바위들이 있어서 우린 가끔 거기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었다. 아니, 얘기를 한 건 내 쪽이었고 너는 늘 들어만 줬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현아, 놀라지 말구. 그래.

너는 담요 같은 것으로 감쌌던 다리를 들췄다. 드러난 것은 달빛에 매끄럽게 반사되어 움직임을 따라 반짝거리는 지느러미였다.

쉿. 하구 조용히 들어?

그리고 너는 조근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는 인어고,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 궁금해서 잠깐 나온 거다. 로 시작하여, 약속한 날이 되어 이제는 돌아가야 헌다. 까지. 나는 그 모든 얘기를 앉지도 못하고 서서 들었다.

고마웠어. 그리고-

넌 참 좋은 사람이야.


성규 형은 반짝, 웃었다. 난 멍청히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디디고 있던 팔을 풀어내어 다시 물속으로 잠겨들었다. 끝까지, 너는 끝까지. 이랬다.

날 어린애 취급하는 것도,
쫓아가지도 못하게 거리와 제약을 두는 것도,
안타까이 웃어주는 것도, 모두.

나는 이제 흔적도 없이 가라앉은 너를 느껴보려 찰랑이는 물에 손을 집어넣었다. 차가웠다. 너는 이 밑에서 산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긴 꿈을 꾸는 것 같았다. 내가 집을 나서는 시점부터,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니었는지.

하지만 잡아 비튼 볼이 아려왔고, 하늘에 뜬 두 개의 달에도 나는 이게 현실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안녕, 성규 형.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Two Moon 後



너는 동화 속의 인어공주 같았다. 물거품처럼 사라져서는 녹진한 비누거품처럼 순간마다 미끈거렸다. 잊혀지지 않았다. 아니, 잊을 수도 없었다.

두 개의 달이 뜨던 밤 사라진 너 때문에, 나는 지주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다시 두 개의 달이 뜨는 날이면 널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그런 것이었지만, 그 날 이후로는, 달은 한사코 한 개만 떠올랐다.

나는 공부를 했다. 자꾸만 너가 생각나게 하는 이곳에서 너를 그리워하며 여생을 보내기는 싫었다. 도시로 나가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다. 아버지를 서울로 모시고 오려고도 했지만 기반도 없고 도시서 고생하기 싫다 거절하시는데 할 말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방학 때나 명절이면 며칠씩 꼬박 있다 올라왔다. 1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여 군대도 다녀왔다. 친한 친구라고는 남자놈들 뿐이라 다같이 갔다 다같이 왔다. 그래서 복학생이 되어 돌아오자 더더욱 여자와의 접점은 멀어졌다. 별로 가까워지고 싶지도 않았던지라 더 그랬다.

여름방학. 반 년만에 돌아온 고향은 아직도 그대로였다. 변할 거란 생각은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변했다먄 되려 아쉬웠을 거다. 너와 함께 걸었던 길, 함께하던 매 순간을 더이상 되살리지 못할 뻔 하였으니.

하여 나는 이날 밤, 주무시는 아버지를 남기고 집을 빠져나왔다. 나를, 부르고 있었다. 익숙한 길을 따라 선착장에 도착하자, 너가 있었다.

현아, 거기로 와.

새까만 물에서 고개만 살짝 내밀어 저 말을 하고 너는 다시 물 밑으로 사라졌다. 나는 너의 말을 따라 그리로 갔다. 무심결에 쳐다본 하늘엔 두 개의 달이 떠 있었다.



Two Moon 後
W. 댠
For. 릿



너는 또 물 위에 머리만 내놓고 떠 있었다. 가끔 뒤로 지느러미 끝을 들어 살랑살랑 흔들기도 했다. 나는 받침바위 위에 앉았다. 너는 말했다.

현아, 오랜만이야.
그러게. 형은 아직도 그대로네.
인어는 청년의 모습으로 성장이 끝나거든.
그래. 그동안 뭘 했어? 인어한텐 몰라도 사람한텐 제법 긴 시간이거든, 그게.


나는 물었다. 내가 너를 지워내지 못해 도망쳤던 시간동안, 너는 무엇을 했느냐고, 한 번쯤은 날 보러 와줄 법도 한데, 왜, 그랬냐고. 그럴 수밖에 없었냐고.

그러자 너는 나에게 다가왔다.

한쪽 손으론 내 발목을 잡고 빈 손을 펼쳐 내민다. 나는 순순히 그 손을 잡아 너를 뭍으로 끌어 올린다. 무릎 위에 너를 앉히자, 너는 곧바로 내 목을 감고 키스해온다.

나는 방황하던 손을 네 지느러미 위에 얹었다. 사람으로 치면 허벅지가 있을 자리다. 너가 하는 양을 따라 밎춰주다가, 어느샌가 내 왼손은 너의 허리를 받쳐들고 오른손으론 가슴께를 방황한다. 희고 말랑한 가슴을 손으로 살살 쓸다가, 톡 튀어나온 연홍색의 유두를 비튼다. 너는 내 속도를 쫓아오지 못히여 상당히 곤란한 듯 하다. 숨이 가빠진다. 허나 맞붙은 입술 덕에 소리가 밖으로 새진 않는다. 너의 가슴팍에서 뛰놀던 손을 아래로 내리자, 느껴지는 것은 매끈하지만 선연히 느껴지던 비늘 사이의 틈이 아니다.

너의 허리와 똑같은 느낌을 주는 살이었다. 믿을 수 없어 너를 떼어놓고 유심히 본다. 사람의 다리다. 남자의 하반신을 그대로 옮겨놓은 식이다. 아, 이게 무슨 일인가. 아직도 숨이 부족하여 헐떡이는 너의 어깨를 붙들고 이게 무슨 일인가 설명하라 요구한다. 너는 순순히 답한다.

이거야. 내가 지금까지 한 게.
뭐?
사람이 되는 법을 알려달라고 온 바다를 돌았어. 결국 카리브 제도에 살던 마녀가 가르쳐 줬지.

너를 사랑하는 사람, 너가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하랬어.
그럼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그랬고.

알겠어, 현아?


너는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한다. 부끄러우니 다리는 그만 봐 달라고도 한다. 나는 겉에 걸치고 왔던 후드집업을 벗어 너를 가려버린다.

구멍으로 머리만 쏙 내민 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왜 이러냐 물으면, 답하는 거다.

부끄럽다면서?
으응, 그랬지...
괜찮아. 이제 나만 볼 거니까.
어?

나랑 아주 살려고 다시 온 거 아니었어?
아니, 맞는데 그건, 아,
그럼 됐지 뭐. 일어서봐. 걸을 수 있겠어?


너의 팔을 붙잡아 일으킨다. 휘청, 하고 쓰러지는 것이 영 불안하다. 곧바로 안아올린다.

야아, 창피해!
못 걷잖아. 우리 집까지 안전하게 모실게?
그래도!

뭘, 앞으론 더한 것도 할 건데.


참지 못하고 저 소리를 입 밖에 냈다가 가슴팍을 작은 주먹으로 콩콩 맞아도 좋은 거다.

두 개의 달이 뜨는 밤, 너는 다시 나에게로 왔다.






/

아주 예헤전에 친구가 리퀘한 거 받아서 쓴 것... 키워드는 인어규였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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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40.123
헐 뭐야 대박 좋아여 우째ㅠㅠㅠㅜㅜㅠ 너무 좋아 엄청 설레여ㅠㅠㅜ심장 폭행 자제좀여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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