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냐?"
"아."
이 똥떵어리같은 놈이 왜 또 내 옆에 앉아있대?
*
"..."
"..."
나와 변백현은 서로의 눈치를 보면서 그네를 타고 있었음
존나 비웃으면서 너 나 따라온거 맞지? 하고 놀리고 싶었으나 이젠 뭔가 다 귀찮아져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네를 타고있으니까
나답지 않게 말이 없어서 변백현은 그런 내가 화났다고 생각했는지 변백현도 내 눈치를 보면서 쉽게 입을 열지 않았음
그네가 왔다갔다하는 철소리만 가득찬 놀이터에서 먼저 정적을 깨고 나선건 나였음
"야, 변백현."
"...어?"
꽤나 진지하게 이름을 불렀더니 대답에 당황한 티를 내는 녀석ㅋㅋㅋ
짜식, 말은 그렇게 하면서 너 많이 쫄아있었구나?
변백현을 힐끔 보고 작게 웃다가 발끝을 바라보며 땅을 툭툭 쳤음
"오빠... 화 많이 났겠지?"
"준면이형?"
"어. 털알레르기 있는게 오빠 잘못도 아닌데..."
"음... 그건 그렇지."
"근데 나 진짜 세니 키우고싶은데..."
"..."
이렇게 마냥 박찬열네 붙어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정말 털알레르기가 있는 오빠를 무시하고 세니를 집에 들이는 것은 아닌 것 같았음
또 세니를 다시 산속에 버리고 오자니 그 마음도 편치 않았음
아니!!! 그건 절대 못해!!!!!
그럼 어디 좋은 곳에 입양이라도 보내야하나...?
Aㅏ.... 내새끼를 다른곳에 보내야한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마음이 좋지 않음ㅠㅠㅠㅠ
"진짜 내가 꼭 키워주고 싶었는데..."
시무룩하게 중얼거리면서 한숨을 푹 내쉬었더니 변백현은 나를 빤히 바라보다가 볼을 긁적이며 입을 열었음
"사실 아까 준면이형 아까 학교 앞에 서있던데..."
"헐? 난 못봤는데...?"
"당연하지. 너 나오기 전에 나랑 같이 밥먹으러 갔으니까"
"너랑? 우리 오빠가 왜 너랑 같이 밥을 먹어???"
"원래는 너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나한테 몇가지 물어볼 겸 밥 사준다 그러길래 따라갔지."
"아... 그래? 뭐야... 밥 먹을거였으면 좀 더 기다렸다가 나도 같이 데려가지!!! 나 기다렸다는거 순 뻥 아니야?"
장대비가 쏟아져도 우산 한번 가져다준 적 없는 김준면이 나를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고?
사실 믿기지 않는게 사실이었음
하지만 변백현 밥사주려고 학교까지 찾아왔다는게 더 말이 되지 않는 관계로... 이번 한번은 믿어주기로 함ㅋㅋㅋ
어쨌든 그래서 오빠는 변백현한테 뭘 물어봤대?
변백현은 내가 묻기도 전에 알아서 술술 오빠와 했던 얘기들을 풀어놓았고 그 얘기는 대부분 세니에 대한 물음이었음
내가 왜 세니한테 집착하는지 궁금했었나봄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내가 자세한 설명도 하지 않고 무작정 키우겠다고 떼만 쓴게 기억남...;;;
변백현은 오빠한테 그 날 산에서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줬고 오빠는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고 함
힝, 굳은표정이었다는거 보니까 세니를 키우는건 진짜 어렵겠구나 싶었음
그런데 생각과 달리 변백현은 활짝 웃으면서
"마당이라면 생각해보겠다고 전해달래."
"... 어?"
"집안에서 키우는건 알레르기때문에 절대 안되는데, 뒷마당에서 조용히 키우겠다고 하면 협상의 여지는 남겨두겠다던데?"
"..."
뒷마당? 아버지의 꽃밭과 어머니의 텃밭이 있는 그 뒷마당?
순간적으로 아버지와 어머니만의 공간이었던 뒷마당을 떠올리며 주먹으로 손바닥을 내리쳤음
그래, 그 방법이 있었구나!!!
여태 나와 오빠는 뒷마당에 볼일이 없었기에 잊고 있었음
거기서 세니를 키운다면 오빠가 뒷마당만 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알레르기때문에 크게 고생할 일은 없을 것 같았음
더군다나 오빠가 먼저 꺼낸 얘기였으니까... 오빠가 잘만 말해주면 엄마도 이해하고 넘어가 줄거라고 생각함
헐... 그럼... 나 세니 집에서 키울 수 있는거야?!
허허허헣헣허헣허헣ㅎㅎ하하하핳하하하핳ㅎ핳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좋냐?"
"응!!! 고마워, 백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미 입꼬리는 승천할 기세였고 내 표정이 이미 내 마음을 보여줬겠지만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음
그리고 냉큼 일어나 변백현한테 안겨들었고 갑작스러운 돌진에 당황하던 변백현이었지만 곧 내 머리를 쓰다듬어줌
내가 한게 뭐가 있다고... 하면서도 그래도 다행이네. 하고 말해주는 변백현이 그날따라 굉장히 이뻐보이더랔ㅋㅋㅋ
무엇보다 머리 좋은 티 팍팍 내준 우리오빠!
솔로몬이세여?
똑똑한거 인정인정
앞으로 잘할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그리고 같은 시각
박찬열의 집에서는...
"아... 안돼!!!"
순하게 잠들어있는 세니와 그 옆으로 놀다가 깜빡 잠이든 비글 두마리.
가장 먼저 눈을 뜬 것은 세니였고,
찬열과 여주가 학교에 가있을 때도 얌전히 집을 지키고 있던 세니는 깨자마자 여주가 인사도 없이 갑자기 사라졌음을 알아차렸고,
여주가 저를 버렸다고 생각했는지 불안해진 마음으로 낑낑거리던 세니는...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소란스러움에 눈을 뜬 찬열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망연자실해 있다가 급하게 종대를 깨웠다.
일단 저 날뛰는 것을 멈춰야 한다!
하지만 어찌나 재빠르게 도망치던지... 그것이 쉽지가 않다.
"헐..."
비몽사몽 깨어난 종대 역시 처참한 광경에 이게 뭐야?! 하고 크게 놀라더니 실소를 터뜨리며 여전히 날뛰고 있는 녀석을 잡아보려고 애쓰지만
세니는 잡히지 않는다.
근데 저녀석 왜 저렇게 빨라?!
개의 몸놀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섭다.
얼른 여주를 데려오라는 듯이 찬열과 종대를 으르렁거리며 노려보는 세니의 모습에 두 비글은 쩔쩔 매야만 했다.
그리고 속으로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김여주... 제발 빨리 돌아오라고!!!
사담
얼른얼른 진도를 빼야죠!
집에 들어갈 방법도 구했겠다!!!
다음화부턴 거의~~~~~ LTE급!!!!
그나저나 브금 선곡 도대체 어떻게 하는거야...?
다른 작가님들 대단하세요...b
♥암호닉♥
♥센♥♥내사랑♥♥메론빵♥♥돌하르방♥♥세니세니♥♥나니꺼♥♥꺄링♥♥잇치♥♥이엘♥♥뿡뿡이♥♥메추리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