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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혁동글 전체글ll조회 3511l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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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말을 들으면 출장에서도 떡이 생기나요?

연합체에서 주관하는 인턴쉽 프로그램 같은 건데 미국에서 한달 간 진행될거야. 유급 휴가 개념은 아니고 그냥 회사 돈으로 유학 한달 다녀온다고 생각해. 생활비는 사비로 쓰겠지만 비행기며 숙박비는 다 회사 차원에서 결제되는 거니까 그냥 제공되는 프로그램만 이수하고 오면 돼. 마침 여주씨 마케팅에 관심 좀 있었다며? 우리 회사에서 15명, 발주업체쪽에서 10명, 주최측 미국 회사에서 20명 해서 50명 내외로 하려는 모양인데, 우리 팀 젊은 피가 가서 좀, 응?

그 새, 아니아니 팀장이 아이고 '님'자가 빠졌네? 아무튼. 그 인간이 했던 말들이 마치 사막 한가운데에서 퍼올린 모래 한웅큼 마냥 파스스 머릿속에서 멀어지는 기분이었다. 비행기 탈 때까지만 해도 들떴지. 남의 돈으로 하는 여행이라니 세상에 얼마나 좋아. 한달이나 갔다오는데 내 일자리도 안 사라져 있을거고, 프로그램 이수라고 한들 개인 시간은 충분히 보장 될 거 같은데 뭐. 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참 등신이지. 

여주가 공항에서 픽업 차량을 타고 도착한 숙소는 내가 예상한 그런 아파트나 호텔이 아니라 어느 대학에 속해 있는 Inn 이었다. 거실 하나에 방이 두 개. 각방을 쓴다고는 하지만 거실이 그다지 크지 않고 방도 그저 그런 크기여서 여차 하면 자리에 앉은 채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구조의 내부. 김여주는 방을 확인한 순간부터 '그럼 그렇지'의 마인드로 캐리어를 내려놓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애초에 너무 멋드러진 것들을 기대한 본인이 바보같이 여겨졌다. 그리고 바보에서 등신이 되기까지는 정확히 12시간이 걸렸다. 


"지금 나눠드린 문서가 이번 프로그램 구성 및 진행에 대한 전반적인 인포니까 한번씩 꼭 읽어봐주세요."


인포라며, 인포라며!! 근데 영어로 써놓으면 어떻게 읽고 어떻게 이해하며 어떻게 파악하라는거야아악!! 사람들이 있건 말건 쳐다보건 말건 제 성질대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아낸 김여주는 다시 한번 알파벳들을 내려다 봤다. 산업 공학 전공 4년에 상품 디자인 팀에서 프로그래밍을 한 지 약 3년 8개월. 언어라고는 한국어가 제일 편하고 그 다음으로 꼽자면 컴퓨터와의 대화가 쉽던 김여주 인생에 불쑥 영어가 태클을 걸고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나는 수능 최저조차 영어로 안 맞췄다고.
불만스럽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무색하게 사실은 모여있는 사람의 절반쯤이 미국인이었고, 또 나머지 절반 중의 절반은 교포로 보였다. 그니까 여주는 여기서 4분의 1조각에 파이만큼을 겨우 차지하고 매달리고 있는 순혈 한국인이라는 소리였다. 넋을 놓고 있다가도 안간힘을 써서 안 읽히는 영어를 읽고 차트를 골라 대충 머리를 굴려보니 전반적인 행사가 영어로 진행되며, 정말로 대학을 다시 다니는 것 마냥의 시간표가 고정이었다. 미친 X발... 알아듣던 말던 이미 X발인 김여주의 눈에 뵈는 거라고는 없었다. 


금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이틀의 쉬는 시간을 가지고 월요일부터 진행되는 4주짜리 프로그램이었다. 대강 커리큘럼을 소개하면 월,수에는 Engineering Design Process 수업을 듣고 화, 목에는 Intro to Marketing 이라는 제목의 강의가 있었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그 두 수업을 모두 아우르는 토론 및 미팅이 세상에 세시간 동안이나. 나 그냥 여기서 이마 잡고 쓰러지면 되는건가. 그나마 시간표는 말그대로 차트 형식으로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읽었지만 내가 수능을 친 이후로 강산이 한 번 변했다.
그말은 뭐다? 내가 영어로 이루어진 수업과 토론을 잘 해낼 자신이 없으니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다는 소리였다. 근데 비행기가 비싸네? X됐습니다 진짜. 내가 내 발로 회사를 나가야 하는건가 하는 진지하지 않지만 진지해야 하는 고민을 여기서 하게 되네. 일단 주말은 쉬어도 되니 내 방에 콕 박혀 있으려고 했으나, 그러려니 또 미국의 수도라는 워싱턴까지 온 게 아쉬웠다. 소통은 번역기로 해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핸드폰과 지갑만 들고 숙소 밖으로 나섰다. 


 날씨는 딱 적당한 한국의 늦봄의 날씨였다. 이곳도 사계절이 있다고 했으니 뭐 새삼스럽지는 않겠지만 미국이라고는 처음 오는 나는 쨍하게 나를 찌르는 햇빛에도 기분이 좋아졌다. 가볍게 두른 숄 가디건을 살짝 펄럭이며 주변을 돌아다녀보지만 4주간 뺀질나게 드나들어야 할 캠퍼스 안을 벌써 둘러보기는 싫었다. 결국 나는 무작정 차들이 드나드는 큰길을 따라 걸었다. 차와 함께 걸었다는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많이 향하는 곳으로 나가기 위해 무작정 큰길로 걸었다는 소리다. 
대학을 벗어난 것은 확실한데 확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어디 간판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건물들은 죄다 낮고 단순한데다가 골목 안을 들여다보면 사람들 사는 주택이 전부라 어디 발을 붙일 수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구글 지도를 켜서 카페를 검색했다. 스타벅스는 있겠지. 그 정도는 있겠지. 여기 미국인데. 역시나 근처에 하나가 있다고 딱 떠오르는 덕에 목적지로 삼고 걸을 수 있었다. 네모 반듯하게 길을 닦아놔서 길 잃을 일은 없겠네 뭐. 간간히 지나가는 사람들과 풍경이 확실하게 내가 해외에 있구나 하는 자각을 불러일으켜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낯선 곳에 홀로 있다는 두려움도 있고, 여행에 대한 설렘도 있고. 그리고 그건, 여기서 확실해졌고.


"After you."


스타벅스에 도착해서 딱 들어가려는데 내 앞에 다른 남자가 먼저 들어가려고 하길래 뒤에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세상에 문을 열어서 잡아주더니 나더러 먼저 들어가라는 듯이 손짓한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현했다가 순간 여기가 미국이라는 자각에 귀가 붉어졌다. 아 쪽팔려.. 혼자 작게 중얼거리면서 카운터로 갔다. 문을 열어준 남자의 키가 제법 커서 얼굴을 올려다 볼 정도였는데, 훈훈한 아시안계 미국인. 내가 장담한다 진짜. 
 커피 주문쯤이야, 어차피 메뉴 이름부터 사이즈까지 전부 영어로 이루어져 있는 탓에 어려울 건 없었다. 자리를 맡으려고 해도 자리에 내려놓을 물건도 없고 카페 안도 한산해서 그냥 음료를 받아서 자리에 앉으려고 주문을 기다리고 서 있었는데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대학생들이 랩탑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커피를 내리는 기계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 잔잔한 음악 소리만 채우고 있는 이 공간이 새삼스러워서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는 다시 앞을 보는데, 아까 문을 잡아줬던 그 남자가 내 옆에 서 있었다. 그러니까 아주 바짝 붙은 건 아닌데 굳이 모르는 사람끼리 이정도 가까울 필요는 없잖아 싶은 그 거리로. 


"Hi."
"어..Hi."
"한국분이세요?"
"네?"


들려오는 한국어에 고개를 치들어 얼굴을 마주보자, 이 남자 웃고 있다. 죄송해요 무례했죠. 입을 가리면서도 웃음을 못 멈추는건.. 사과는 하겠다만 내가 우습다는 건가. 평소라면 기분이 나빴을텐데 남자의 행동에서 나를 비하한다던가 비웃으려는 뉘앙스가 안보여서 그냥 뻘쭘하게 서 있었다. 


"사실 아까 작게 한국어 하시는 거 같길래. 이 근처 사세요?"
"아, 아뇨. 잠깐 일이 있어서 출장 온 거에요. 이제 막 도착했어요."
"그러시구나. 그럼 피곤해서 카페인 충전하시려고?"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나가는 남자 덕에 하마터면 내 메뉴가 나왔다고 말해주는 직원의 말 소리고 저 너머로 넘겨버릴 뻔 했다. 친화력이 좋은 남자는 내가 음료를 받고 망설이자 먼저 안녕히 가세요 하고 나에게 허리를 접어 인사해주었다. 그리고 가게를 나서면서 잠깐 가게 안을 돌아보는데, 무심하게 팔짱을 끼고는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더라. 음, 좋은 인연이네. 카페를 나오고도 그 남자와 나눈 대화를 곱씹느라 사실은 내가 카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었다는 건 대학 건물이 보이고 나서야 깨달았다. 




----------------

캐내디언 보이프렌드의 으른 버전을 한번 써보려고 가져왔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인준이 썰은 원래 거기까지가 제가 생각한 끝었습니다.. 
더 보고 싶다, 외전이 보고 싶다 하는 댓글이 공지에 있었는데요
기존에 있던 글의 외전을 쓰려면 제가 다시 읽고, 설정을 깨지 않는 글을 쓸만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ㅠㅠ 천천히 찾아올게요..
일단 지금 딱 떠오르는 주제가 없어서 이 글부터 짧지만 데려와 봅니다

(혹시 예전의 암호닉을 쓰실 분들은 그냥 그대로 써주시면 됩니다!)


살짝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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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너모 좋아요 ㅠㅠㅠ 미국에서 멋있게 네이티브 발음하는 영호,,당신,,너무 사랑해😍 다음편도 기다릴게요!
4년 전
동글동혁동글
영어하는 영호 상상만 해도 저 벌써 시카고에 있는 기분 이잖아요.. 아니어니 워싱턴
4년 전
독자2
아악 벌써부터 너무 좋아서 심장떨려요ㅠㅠㅠㅠ다음편 기다릴게요ㅠㅠ
4년 전
동글동혁동글
헉 얼른 다음편 써야겠네요
4년 전
독자3
ㅠㅠㅠ벌써 심장 막 뛰어요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동글동혁동글
설레는 영호ㅠㅠㅠ
4년 전
독자4
영호 ㅠㅠㅠ 영호 ㅠㅠㅠ 앓다죽을 영호야 ㅠㅠㅠ 제목부터 벌써 좋다 ㅋㅋㅋㅋㅋㅋㅋ 떡주세요 얼른!!
4년 전
동글동혁동글
ㅋㅋㅋㅋㅋ착한 직장인에게 주는 떡,,
4년 전
독자5
서영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다음편 기다리겠습니다ㅠㅠ
4년 전
동글동혁동글
감사합니다!
4년 전
독자6
너무 좋아여 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 기다리고 있겠습니당 ! ㅠㅠㅠㅠ
4년 전
동글동혁동글
얼른 써보겠습니다..ㅎㅎ
4년 전
독자7
작가님 .., 너무 환영입니다 으른 버전 벌써부터 설레네요 흡ㅂ
4년 전
동글동혁동글
서영호 너무 으른,,이잖아요
4년 전
독자8
출장에서 영호같은 남자 만나려면 음 일단 취직부터 아니 졸업부터 해야겠네요ㅠㅠ 서영호ㅠㅠ 그리고 인준이 글 외전 천천히 기다릴게요💚
4년 전
독자9
아 영호라니ㅠㅠㅠㅠafter you......after you.....!! 상상만 해도 설레요ㅠㅠㅠㅠㅠㅠ하
4년 전
독자10
제가 지금 카페에 있긴 한데 진짜 드러누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절 직전,, 어차피 혼자 있는데 그냥 바닥에 누워도 되지 않을까요,, 그냥 구석에 찌그러져서 울고 싶을 정도로 스윗한 서영호,,
4년 전
독자11
와 저 심장 뛰어요 세상에 아니 심장은 원래 뛰지 아니 그래서 그 영호씨 영어로 멋들어지게 대화할 모습을 상상하니까 너무 좋아요..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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