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생>
EP.05
전학생 ep. 5
‘아미야, 행복하기 위해선 노력을 해야 해. 힘들게 사는 거 말고, 노력하면서 살아. 행복해지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서 오빠는 지금 무지무지하게 행복해. 아주 충분히 행복해. 그러니까 우리 아미도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어?’
‘그럼. 과거를 버리고 현재를 살면 돼.’
‘과거를 버리라구? 그 과거 속에 오빠가 있는데 어떻게 그래..’
‘오빠는 아주 아주 괜찮댔잖아. 괴로워도 버릴 수가 없어서 견디고 사는 거 오빠는 싫어. 대신에 오빠는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아미 마음속에 남아있을게. 그러니까 너를 힘들고 괴롭게 했던 오빠 모습은 다 잊고 살아. 그 정도는 해도 돼, 아미야.’
‘미안해 오빠..’
‘쓰읍! 또 오빠 말 안 듣네. 현재를 살기로 했잖아. 미안했다고 해야지. 앞으로는 오빠한테 미안한 일 없을 테니까 미안했다고 해야지.’
‘... 미안 했어 오빠..’
‘그래, 우리 동생. 그 동안 오빠 마음속에 붙들고 사느라 고생 많았다.
행복하게 살아라, 우리 동생.. 잘 지내라, 우리 동생..’
꿈을 꿨다. 오랜, 긴, 꿈을 꿨다. 어렸을 때부터 오빠와의 기억들이 천천히 지나갔다. 사소한 기억들까지 하나하나. 아주 어렸을 적에, 욕조에서 오리 인형을 가지고 같이 놀았던 그 기억, 초등학교 때 내가 오빠랑 싸우면 아빠가 나를 다른 집에 주고 온다고 했더니 오빠가 펑펑 울었던 그 기억, 중학교 때 고등학생이 된 오빠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오빠 야자시간에 오빠의 고등학교를 찾아갔던 그 기억 그 밖의 소중했던 기억들.
괴로움에 묻혀 어느새 먼지가 쌓여있는 가장 소중했던 기억들이 하나씩 그렇게 지나가고, 정말 새하얀 옷을 입은 오빠가 나타나 내게 말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과거를 버리라고. 그 과거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아는데도. 힘들어도 붙들고 살고 싶었다. 오빠의 마지막 모습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빠는 그걸 버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의 말을 들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러겠다며 고개를 끄덕 거렸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이었다. 오랜 시간을 맨발로 걸어온 뒤에 이제야 두 다리 뻗고 자는 그 느낌.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분홍색 침대도 그대로였고, 그 위에서 째깍째깍 돌아가는 시계도 그대로였는데 마음이 달라졌다. 나를 짓누르고 있던 그 무언가가 사라졌다.
이렇게 편안히 아침을 맞는 것은 처음이었다. 늦은 밤 잠에 들고 이른 시간 잠에서 깨곤했다. 오빠가 죽고 나서는 단 한 순간도 편안하게 잠들지 못했는데, 어제 정국을 만나고 돌아와서는 옷만 갈아입고 씻지도 못하고 바로 잠에 들었다. 그의 위로가 그렇게 큰 것이었나. 그런 생각을 하다가 창밖으로 비치는 햇살이 예사롭지 않아서 재빠르게 핸드폰을 확인했다. 지각이었다. 그것도 무려 12시가 넘었다. 오늘 아침 일찍 엄마가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담임에게 부재중 전화 몇 통과 아프냐는 문자 하나가 와 있었다. 엄마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까 다행히 아직 엄마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은 모양이다. 담임에게 죄송하다고 아파서 이제야 일어났다는 거짓말을 하고 씻으러 들어갔다.
띵동-
양치를 하고, 세수를 막 마쳤는데 초인종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세수하려고 틀어오는 물소리와 어우러져 소리를 잘 못 들었나 하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순간, 초인종 소리가 한 번 더 울렸다.
이 시간에 집에 올 사람이 없어서, 특히나 벨을 누를 사람은 더더욱 없어서 경계를 하며 현관문 쪽으로 다가갔다.
“누구..세요?”
“나야...”
“누구..?”
“나.. 정국이.”
익숙한 목소리라고 생각할 즈음, 목소리의 주인공 이름이 나왔다. 조금 많이 당황했지만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할 새 없이 정국이를 밖에서 오래 기다리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앞섰다.
정국이는 열린 문 앞의 나를 보고 오히려 나보다 더 당황했다. 아, 생각해보니 난 지금 잠옷차림이었다. 뒤늦게야 그걸 깨달았지만 창피해하기에도 이미 늦었다.
“담임이 너 연락이 안 된다고 가보라고 해서.. 짝이니까.”
어울리지 않게 쭈뼛거리며 말을 하는 거 보니, 나보다 더 창피해하는 것 같다.
“아파?”
“아니, 안 아파. 사실은 늦게 일어났어.”
“아.. 그래?”
“응. 일단 들어와.”
쭈뼛거리며 있는 폼새가 안쓰러워 일단 집 안으로 정국이를 들였다. 그러다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정말 문제아가 맞는지. 담임이 가 보라고 해서 또 진짜로 오는 건 뭐야. 티는 안내고 은근히 입꼬리를 위로 올리며 웃고 있는데 정국이 말을 걸었다.
“저 분이 너네 형이야?”
“응. 우리오빠. 잘 생겼지?”
거실 한 가운데 걸려있는 가족사진을 가리키면서 말을 하기에 대답을 해줬다. 잘 생겼냐고 물었더니 또 끄덕 거린다. 과거를 공유했기에 정국이 오빠를 알 수 있었다. 내 과거 속에 누군가 들어온다는 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 같다.
***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야 학교를 가서 그런지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렀다. 정신을 차려보니 종례시간이 되었다.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앉은 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느새 가방을 싸고 있었다.
정국이와 학교로 돌아오면서 별다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원래부터 말이 없는 아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 후부터 우리 둘 사이에 침묵이 짙어져도 별로 어색하지 않았다.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었지만, 아무튼 나는 그랬다. 그렇다고 한 마디도 나누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밥은 먹고 왔냐는 내 물음에 배가 고프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고, 나에게 어제 집에는 잘 들어갔냐는 질문이 왔다. 그렇게 사소한 질문들을 몇 개 주고받으며 점심시간이 지나서야 학교에 왔다.
담임은 하나도 아파보이지 않은 내 모습을 보고도 모른 척을 해주는 대신, 내 성적에 해가 갈까봐 벌점을 줄 순 없고 학교가 끝난 뒤 강당을 청소하라고 했다. 가방을 싸다가 그게 생각나서 길게 한숨을 쉬었다. 귀찮았다. 담임의 종례가 끝난 뒤, 교실을 나가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그러다 빨리 하고 빨리 가자는 심산으로 청소도구들을 챙기는데 등 뒤를 툭툭- 두드리는 손길이 있었다.
“그거 강당에 다 있어.”
정국이었다. 반 아이들은 이미 진작에 다 나갔는데, 사람이 남아있었다는 것에 화들짝 놀라서 돌아봤더니 내 손에 들고 있던 빗자루를 보고는 정국이는 그걸 빼내서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가자.”
“응? 너도 청소하래? 담임이?”
“아니.”
그럼 왜 가냐는 내 대답을 다 듣기도 전에 정국이는 앞장서서 강당으로 내려가 버렸다. 남겨진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그냥 정국이를 뒤따라갔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와.. 대박이다.”
강당의 모습은 가관이었다. 넓은 것도 넓은 거였지만 굉장히 오래 된 책상과, 탑이 쌓여있는 의자들. 그것들을 다 제대로 배열해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졌다. 그나마 정국이가 있어서 다행이지, 혼자 있었으면 정말 답이 없었을거다.
먼저 도착해 바닥을 쓸고 있던 정국이가 지나간 곳을 밀대걸레로 깨끗이 닦으면서 그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이 마치 엄마오리를 따르는 새끼오리 같아서 웃음이 터졌다. 풉- 하고 웃으니까 앞에서 청소를 하던 정국이 뒤를 돌았다.
“뭐야. 왜 웃어?”
“아니 우리 그거 같지 않아? 넌 엄마 오리고 난 새끼오리. 내가 니 뒤만 졸졸 따라다니잖아.”
잠시 쉬는 김에 밀대 걸레위에 고개를 걸치고 말을 했더니 정국은 못 말린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청소를 시작했다. 그 웃음에 나는 잠시 표정이 굳고 말았다. 이번 역시 생소한 떨림이었다. 정국이 웃을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떨려온다. 정국이 뒤를 돌아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굳어있는 나를 못 봐서 정말로 다행이었다.
밀대걸레를 놓고 괜히 큼큼- 거리며 정국이에게 멀리 떨어졌다. 그래봤자 한 공간에 있는 우리 사이는 몇 걸음 안 되지만, 떨림을 멈추기 위한 방법이었다. 책상과 의자가 쌓여있는 쪽으로 다가가서 배열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책상을 하나하나 들고 갖다놓았다. 그리 무거운 게 아니라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의자였다. 겹겹이 올려 쌓여있는 의자들을 하나하나 분리해 놓아야하는데 내 키보다 높게 쌓여있었기 때문에 딱 봐도 쉽지 않아보였다.
남아있는 책상을 밟고 올라갔더니, 다행이도 높이가 딱 맞았다. 맨 위에 있는 의자부터 차근차근 꺼내자는 생각에 손을 뻗어서 의자를 건들였다. 별로 세게 건든 것도 아니었는데 흔들리면서 떨어지려고 하기에 떨어질 의자가 무서워서 어-어! 거리면서 눈을 감았다.
“떨어질 뻔 했잖아!”
떨어질 의자를 기다렸는데, 그보다 먼저 큰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눈을 떠보니 어느새 정국이가 내 뒤에 서서 흔들리는 의자 탑을 잡고 서 있었다. 상황파악이 되니, 잔뜩 찌푸리고 있는 정국이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표정이 무서워 겁을 먹고는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니.. 나는 빨리 하려고..”
“후- 괜찮아?”
“응..”
“나와. 너 이거해.”
정국이는 찌푸렸던 표정을 풀고 내게 빗자루를 내밀었다. 정국이가 아니었다면 정말로 큰일 날 뻔 했기에 나는 정국이의 말을 얌전히 들었다. 혹시나 나 때문에 화났을까봐 괜히 눈치를 보면서 그 뒤로는 둘이 정말 아무 말도 없이 청소만 했다. 가끔씩 울리는 정국이의 전화 벨소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러다 그 벨소리가 울리는 간격이 점점 짧아지자 정국이에게 소심하게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을 걸었지만, 정국이는 쓸데없는 전화라면서 아예 바테리를 분리해버렸다.
“여기 있었네? 교실에 없어서 한참 찾았어.”
우리 둘의 정적을 깬 건 아이러니하게도 제 3자의 인물이었다. 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는 박지수라는 언니였다. 그 언니는 곧장 정국이에게 다가가 팔짱을 끼고 왜 전화를 안 받았냐며 언제부터 여기 있었냐며 여러 질문을 했고, 정국이는 정말 짧은 단답으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주고 있었다.
“정국아, 나 혼자 집에 가기 무서워서 그러는데 집에 데려다주면 안 돼?”
정국의 대답은 한숨이었다. 내가 정국이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저건 분명히 안도의 한숨 같은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의 한숨이었다. 귀찮다거나, 싫다거나 하는.
“청소도 거의 다 끝난 것 같은데 먼저 가도 될까?”
정국이의 대답이 없으니 언니는 내게 물었다. 딱히 나는 정국이를 잡아둘 마땅한 이유가 없었기에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언니는 정국이에게 다가가 빨리 가자며 끌어당겼고, 정국이는 여전히 한숨을 쉬면서 내게 미안- 이라는 말을 남기고 그렇게 둘은 강당을 나갔다.
***
정국이가 먼저 가서 조금, 아주 조금 서운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청소를 끝내는 것이 먼저였으니까. 둘이 할 때는 몰랐는데, 혼자 하니까 강당은 여간 넓은 게 아니었다. 그래도 정국이가 해 놓은 청소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1시간을 내내 청소하는 데 쓸 뻔 했다. 15분~20분 쯤 남은 청소를 더 한 뒤에야 하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학생의 하교 시간은 5분 차이가 큰 차이라서 하교 시간이 한참이 지난 뒤에 나오니 학생들의 그림자 한 점도 보이지 않았다. 조용하다. 좋다. 조용한 하교 길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집에 가서 저녁을 뭐 먹지? 정도의 사소한 생각들을 할 정도로 평화롭고 편안했다. 후각을 자극하는 매캐한 연기가 보이기 전까지는 말이다.
여러 명이서 피는 지 지독한 담배냄새와 연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고, 할 수 있다면 당연히 피해서 가고 싶었지만 집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골목이었다. 최대한 코를 막고 고개를 숙이며 그 사람들의 곁을 지나치고 있는데, 누군가에게 가방이 잡혔다. 그때의 그 3학년들 이었다.
“꼬마야 안녕?”
얼굴만 봐도 불쾌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오늘에야 안 것 같다. 기분이 나빠져서 무시하고 지나지려고 몸을 틀었다.
“사람이 말을 걸었으면, 대답을 하는 게 예의아니냐 꼬마야.”
그런데 또 가방이 잡혔다. 이제는 벽으로 밀치기까지 한다. 욕하고 화내고 싶었지만 내 감정을 소비할만한 가치도 없는 사람들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 그랬더니 손을 올려 볼을 쓰다듬길래 그 손을 확- 쳐냈다.
“가까이서 보니까 너 좀 귀엽네.”
“치워.”
“야, 꼬마야 심심한데 오늘 오빠들이랑 같이 놀러 갈래?”
“싫어.”
손에 들고 있는 담배냄새에 숨이 막혀서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사람들을 다 자기 밑으로 보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니꼬았지만 일단 담배 냄새 속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비키라는 뜻으로 어깨를 살짝 밀쳤는데 이번엔 등이 아플 정도로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싫어는 반말이잖아, 어?!”
그랬더니 3학년은 피고 있던 담배를 내 얼굴에 들이밀려 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겁이 나서가 아니라, 숨이 막혀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연기와 함께 타들어가고 있는 담배가 점점 얼굴에 다가왔다.
“진짜 유치하네. 이러고 놀면 재밌냐?”
내 눈 앞의 담배가 누군가에 의해 땅으로 떨어지고, 연기가 거둬진 뒤에 내 앞에, 내 시야를 가리고 서 있는 넓은 등이 생겼다. 나를 막아주는 그 등.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만으로 그가 누군지 나는 알 수 있었다. 정국이었다.
“하- 나 이 새끼 봐라?”
“애 가지고 뭐하냐. 나이도 많으면서 이런 게 재밌냐?”
“아오 이게- 어디서 어른인 척이야.”
“어른인 척 하는 거 아닌데. 니네 유치하다고 말하는 건데.”
“야. 활동하는 동네가 바뀌니까 착한 척 하며 사람 좀 되보려고 하나 본데 그거 다 부질없다. 아냐? 우리가 변해도, 세상은 안 변해. 니가 여기 와서 아무리 어른 흉내를 내도 넌 여전히 담탱이 같은 애들 눈에는 문제아일걸?!”
“상관없어. 그러니까 비켜.”
“쉽게는 못 비키지. 한창 재밌었는데, 쉽게는 못 물러나지 내가.”
“그럼 나랑 얘기해, 얘는 빼고. 너, 가.”
내 눈 앞의 넓은 등이 모든 시야를 가리고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귀는 열려있어서 정국이와 3학년의 대화는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가만히 듣고만 있는데, 정국이가 갑자기 뒤를 돌아서 가라며 고갯짓을 하기에 혼자 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서 가지 않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혼자 두고 가는 건 좀 그래.
“와.. 재밌네, 박지수 불쌍해서 어떡해하냐. 지 동생 그렇게 만든 새끼 좋다고 따라다니더니 결국에 딴 년한테 갔네.”
“아니야 그런 거.”
아는 이름이 나와서 귀를 쫑긋하게 되었다. 박지수. 아까 그 언니의 이름이었다. 3학년까지 이 언니의 이름을 안다. 이 언니는 대체 뭘까.. 동생은 또 뭘까.. 정국이가 동생을 때리기라도 한 걸까..? 궁금한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국이의 과거엔 박지수라는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렸을 때, 아직도 우릴 막고 있는 3학년은 그제야 물러설 기미를 보였다.
“형, 순찰 도는 것 같은데요?”
“야 전정국. 조심해라. 사람을 봐가면서 까불라고. 내 눈밖에 나는 짓 하지 마. 기라고 하면 기어라, 어? 저번에 돈 봉투.. 그게 끝이 아니라고. 마음만 먹으면 너 퇴학시켜버릴 수도 있어. 그리고 이딴 애 신경 쓸 시간에 박지수한테나 신경 써라.”
퉤-
침 뱉는 소리가 들리고, 멀어져가는 그들의 걸음소리가 들릴 때가 되어야 나는 밝은 시야를 볼 수 있었다.
“괜찮아?”
“응. 근데 너 어떻게 왔어?”
아까부터 궁금한 거였다. 대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아니, 알고 온 게 맞나..?
“그 누나 데려다주고 오는 길에 봤어.”
아.. 역시 알고 온 건 아니었다. 그럴 리가 없지. 슈퍼맨도 아닌데 어떻게 알고 여기를 올까. 그래도 오늘 하루의 정국이는 나한테 슈퍼맨 같았다. 의자가 떨어지려할 때도 구해줬고, 지금도 이렇게 구해줬으니까.
“핸드폰 이리 내봐.”
“응? 핸드폰 잃어버렸어?”
“줘보라고. 니 핸드폰.”
빨리 달라는 손짓을 하기에 핸드폰을 안 가져 왔나, 잃어버렸나 물어봤지만 대답이 없기에 그냥 주머니 속의 핸드폰을 꺼내 건냈다. 그랬더니 내 핸드폰으로 어떤 번호를 찍어 전화를 걸었다. 얼마 가지 않아 울리는 익숙한 벨소리. 아까 들었던 벨소리다. 청소시간에.. 그리고 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는 정국이었다.
“무슨 일 생기면 전화 해.”
정국이는 오늘 하루가 아니라 앞으로도 나의 슈퍼맨이 되주려나.
+)
안녕하세요. 전학생A입니다. 너무너무 늦게 돌아왔죠? 진짜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두 달 만에 돌아왔네요. 네. 지금부터 변명을 해보자면, 중요한 일들이 있어서 아예 나를 위한 결정을 사고 안 들어왔어요.
가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나를 위해 살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온전히 저를 위해 살지는 못 한 것 같아요. 제대로 이루지 못해서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래서 가끔씩 이렇게 훌쩍 떠났다가 훌쩍 돌아올 수도 있어요.
그래도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되는 건, 아예 돌아오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절필을 한다고 말을 하면하고 갔지,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지금처럼요. 댓글 보니까 감사하게도 언제 오냐는 댓글이 많네요. 감사합니다. 그래서 왔어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해요.
허리가 아파 자주 오지는 못해요. 글을 쓰는 입장에선 치명적이죠.
그래도 독자님들의 반응 하나하나에 들뜨고 감사하여 글을 쓰게 되요.
응원해주시고 추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천천히라도 끝까지 같이 가주시면 더 감사하구요.
++)
기다려주신 분들이 감사해서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선물이라기보다는 제 만족인데요,
전학생의 후속작을 미리보기로 올려드릴 거에요. 이거 올리고 바로 올릴게요. (작가이름 검색하면 나올 거예요)
진짜 드라마의 미리보기처럼 보이고 싶어서 소설형식이 아니라 사진과 대사만 있을 거에요.
말 그대로 미리보기에요. 두 개를 올려드릴 건데, 두 개 중에 하나를 후속작으로 연재하겠습니다. 네. 아무튼. 그렇다구요... ㅎ. 안녕히 주무세요. :)
+++)
암호닉 ♥ (묻지말고 신청해주세요~)
[민내] [613] [알라] [단미] [초딩입맛] [바다]
그밖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추천 눌러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글을 쓰게 하는 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