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8월 1일
학교에 오래 계시던 사감선생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자리를 뜨게 되고,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어.
굉장히 젊은 분이셨는데, 특이하게도 우리들에 대해서 관심이 되게 많으시더라구.
사환 열 명과 일일이 다 상담을 하셨어. 아, 아홉명이다. 전정국 빼고.
"저는 됐습니다."
"...그래 알겠다 그럼 아미만 잠깐 선생님 따라올래?"
"네!"
괜히 선생님 무안하게 만든 것 같아서 내가 더 활발하게 선생님을 따라나갔지.
상담실이라는 곳엔 처음들어가봤는데 되게 좋더라구.
"아미는 그럼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이 학교에서 일한거야?"
"일은 원래 중학교때부터 시켜요! 전학은 초등학생 때 왔는데 그 때는 수업만 들었죠"
"그랬구나~ 정국이도 그렇니?"
"네~ 저랑 같은 날 전학왔어요! 그래서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정국이는 원래 예민하니?"
"음...흐흐 조금 그런 것 같아요. 근데 절대로 나쁜 애는 아니예요!"
"그래~"
이런 내용을 주로 하여 상담을 끝내고 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더라구!
"선생님 저 이제 기숙사 청소하러 가볼게요!"
"아 아직 일이 남은거야?"
"그럼요~"
"수고가 많네..힘들진 않고?"
"이젠 견딜만해요"
"끼니는 제대로 제공이 되고 있니?"
"아침은 빵이랑 물 먹고, 점심 저녁은 원래 없었어요"
"점심저녁을 못먹어?"
"네...뭐 근데 가끔 배고프면 야금야금 모아뒀던 간식 먹으면 되서 괜찮아요~ 원래 아침도 없었는데 고등학교 1학년 올라갈 때부터 주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렇구나...숙소는 어때?"
"방이 하나이긴 하지만 구조랑 크기는 아가씨들 방이랑 같아서 그래도 푹 쉴 수 있긴 해요!"
"음...그래 선생님한테 많이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어서 청소하러 가! 조금 이따가 점호하러갈거야."
"네 알겠습니다~"
나는 상담교실을 나왔지.
그리고 도서관에 있는 전정국에게 갔어.
"나 왔어!"
"공부해."
"응.."
전정국이 내준 숙제를 더듬더듬 하고 있었는데,
"사감이랑 무슨 얘기 했냐?"
"그냥 뭐 언제 전학왔고, 언제부터 일하고..그런거? 되게 시시콜콜한거 물어보길래 대답했어"
"...그런거 왜 물어보는지는 안 말해줬고?"
"응!"
"...알겠어."
그 대화를 끝으로 우린 다시 각자 할 일하러 흩어졌어.
20XX년 8월 20일
짧은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가 시끌시끌해졌어.
우리는 하는 일이야 똑같으니까 별로 일상이 크게 달라질 건 없었어.
근데....
"오오~"
"오~한아미~"
"...?"
교실에 도착했는데, 아가씨들이 하나같이 내 주위에 와서 오오~하면서 감탄사를 내뱉으시는 거야.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야!! 이번엔 진짜 싸우나봐!!!!"
한 아가씨의 말을 필두로 다들 교실 밖으로 달려나갔어. 나도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 나갔고.
사람들이 모인 곳은 남자반 앞이었고, 틈을 용케 찾아 비집고 들어가니까 그 곳에는....
"민윤기랑 사환이야?"
"사환이 싸워도 돼?"
"모르지. 목숨 걸고 싸우나봐 어떻게 민윤기랑 싸울 생각을 하지?"
수군수군대는 소리들과 함께 전정국과 민윤기 도련님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어.
"사과하시죠."
"뭘?"
"방금까지 저에게 하셨던 그 말들. 다 사과해주십시오"
"싫다면?"
"...이사장님께 가겠습니다"
"..ㅍ..ㅍ풉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민윤기 도련님이 막 웃으시더니 갑자기,
"가서 뭐 어떻게 할 건데?"
"사과하게 해달라고 부탁드릴겁니다."
그 때, 민윤기 도련님이 전정국에게 주먹을 날렸어.
제대로 맞은 전정국이 휘청거렸고, 민윤기 도련님이 기다릴 새가 없이 또 주먹을 휘둘렀어.
"함부로 기어오르지 마"
쓰러진 전정국한테 민윤기 도련님이 그렇게 말하고 교실을 나가버렸어.
그동안 알고 있던 민윤기 도련님의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나는 순간이었고, 다들 도련님이 나가시자마자 흩어졌어.
나도 아가씨들이 같이 돌아가자면서 끌고 교실로 가서 전정국에게 다가가지 못했어.
"아가씨..."
"응?"
"아까 혹시 전정국이랑 민윤기도련님이랑 왜 싸웠는지 아세요...?"
"몰랐어? 그거 너 때문이잖아!"
응....?
"예..?"
"민윤기가 너에 대해서 안좋게 말해서 전정국이 사과하라고 한 거야"
"...."
"나도 들었는데, 민윤기가 조금 심했더라"
"..."
"그래도 사환이 그렇게 덤비면 안되지. 그치?"
"맞아요....하하"
이걸 어째...전정국 제대로 찍힌 것 같아..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