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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강동원 김남길 성찬 엑소
잉그니 전체글ll조회 447l


이걸까.
연예인을 본 기분이.

하얀 얼굴, 동그란 눈을 가진 열아홉의 소년이 제 앞에선 성인 남성을 보며 생각했다.


 

귀엽다.

까만 얼굴, 짙은 쌍커풀을 가진 서른 하나의 사내가 제 앞에 선 남학생을 보며 생각했다.





"..학생."


 자신을 부르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퍼득 고개를 들자 무방비상태로 마주쳐버린 까맣고, 그보다 더 진한, 눈동자.

 얼굴이 화드득 달아올라 다시 눈을 내리깔았다.


 
 "아, 네.."

 "혹시, 여기.."

 남자는 미간을 좁히며 말끝을 흐렸다.


 "아, 저희 엄마 가겐데요. 지금 잠깐 외출중이세요."


 "아, 그렇구나."


 남자는 다시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그럼 몇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분명히 존댓말인데, 뭐가 특별한 건지 모르겠다. 저 목소리인건지, 아니면..
 날 보며 빙그레 웃고 있는 저 아저씨인건지.


 "예.."

 
 "여기서 그..만드는 것도 배울 수 있나요?"


 "..예?"

 
 "그, 인형 같은 거요. 음..."


 그는 다시 고심하는 눈빛으로 가게를 슥 둘러보았다. 나도 덩달아 그의 시선을 좇아 가게를 빙 훑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시선이 멈춘 곳으로 손가락을 내밀었다.



 "..저런 거요?"

 "저런 거?"


 우연히 맞닿은 위치. 자연스럽게 돌아가 서로를 마주보는 얼굴. 당연한 것처럼 달아오르는 내 뺨.
우리 둘의 손가락이 가르키고 있는 저 토끼인형의 빨간 코처럼.




 아하하. 물풍선처럼 터져나오는 청량감있는 웃음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그는 고른 치열이 드러날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학생이 보기에도 저게 제일 귀엽죠?"

 
 "...."


 "아까 들어올 때 눈에 딱 꽂혔는데 역시 저게 제일 귀여운 것 같애."



 나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닫고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는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벚꽃잎이 휘몰아치는 분홍빛 눈빛으로 토끼인형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눈빛 봐..


 봄 햇살을 한아름 안은 것 같은, 저런 눈빛을 한낱 천에 솜뭉치로 만들어진 인형한테나 보내고 있다니. 내가 저 인형이었으면 생명을 얻어서 춤이라도 추겠다.








 "저런 거, 만들기 어렵겠죠?"

 
 아저씨는 여전히 인형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물었다.


 "음..바느질 해보신 적 있으세요?"

 
 "군대에서 명찰 박아보긴 했죠."


 "....으음."


 "학생은요?"



 "네?"

 
 "바느질 좋아해요?"


 네, 라고 대답하면 무슨 감수성 풍부한 게이소년처럼 보일 것 같고, 아니요, 라고 대답하면 바느질집 아들이 바느질을 싫어한다니 그것도 이상했다. 무엇보다도 대화가 끊길 것 같았다.



 "...네."


 "와!"


 그의 얼굴이 한층 더 밝아졌다. 동그란 미소가 얼굴에 올랐다.

 뭔가 잔뜩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음..진짜 하고 싶은 말이 생겼는데, 해도 되요?"


 "네? 네. 하세요."


 "기분 나빠하면 안돼요. 진심을 다한 칭찬이니까. 음...학생이랑 바느질이랑 너무 잘 어울려요."


 "네에?"

 
 "아니 진짜로. 상상이 잘 되요. 바느질 하고 있는 모습이."


 "아..하하.."

 칭찬이랬다, 분명히.





 볼이 발그레해지는 걸 느낌적으로 알아차렸다. 어색하게 웃어넘겼다. 손 끝을 만지작거렸다. 바느질을 하다가 생긴 도톰한 굳은살이 도드라졌다.

 



 "인형같은 것도 만든 적 있어요?"


 "최근에는 없고, 예전에는 엄마 따라서 이것저것 만들었었어요."


 "와아."


 그의 입모양이 다시 동그랗게 오므라들었다가 벌어졌다. 동그란 자욱이 봄 햇살처럼 남았다.



 "난 언제쯤 저런 거 만들지."

 푸념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아, 맞다.

 손님을 앞에 두고 수다만 떨고 있었다. 엄마 서랍을 뒤져서 강좌 신청서를 한 장 꺼내왔다.
 꺼내긴 했는데...



 "이거 쓰면 돼요?"

 그는 좀 신난 것 같았다. 나는 망설였다. 그게, 강좌가 있긴 있는데요.


 "진도도 안 맞고.."


 무엇보다 거긴 40대 아줌마들 친목도모의 장이란 말이예요.


 아저씨는 내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는지 신청서에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또박또박 적고 있었다. 나는 그 사이 가게 안에 딸린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냉장고와 싱크대 등 가정집의 필수도구를 방 한 칸에 모아놓은 것 같은 방이었다. 재빨리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아이 깜짝이야. 왜?"


 "손님이 오셨는데.."


 "근데?"


 "강좌 신청하고 싶으시대."


 "초보면 준면이 엄마 있는 반으로 넣고, 아니면 찬열이 엄마 있는 반으로 넣어."

 
 "아니 근데, 젊은 남자야."


 "뭐?"


 "젊은..남자라고. 이십대 후반 같아."


 "...옷차림이 이상하진 않든?"


 "아, 엄마! 그런 사람 아니거든!"


 "얜 왜 또 니가 화를 내니. 니가 어떻게 알아."


 "...."


 "그럼 또 평일은 안되겠네. 회사원일 거 아냐."


 "...."


 "주말..오후? 오전은 안된다고 해. 엄마 늦잠잘거니까."


 "어휴."


 "엄마 삼십분이면 가게로 도착할 것 같아. 그때까지 가게 잘 보고 있어 아들~"


 뚜뚜뚜-

 허무한 소리가 공허하게 울렸다.


 


 나는 조심스럽게 방에서 나왔다. 아저씨는 신청서를 다 작성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위를 멀뚱하게 둘러보고 있었다. 나는 음흠, 헛기침을 하며 아저씨에게 다가갔다.


 "저.."


 "아, 네. 저 이거 다 썼어요."


 빙긋 웃으며 날 보는 모습이, 마치 칭찬해달라는 모습 같아서, 내 심장은 또 다시 무리를 하고 말았다. 뭔데 이 아저씨. 왜 이런 얼굴 가지고 귀엽기까지 하는데.



 조심스럽게 종이를 받아들고 펜을 쥐었다. 평일/주말 칸에 멈춰섰다.

 "주말에 시간 괜찮으시죠?"


 "아, 주말이면 제가 좋죠."

 
 "오전은..엄마가 시간이 안 되실 것 같다고..."

 
 "아, 상관없어요. 그럼 오후 정확히 언제쯤...?"


 "음..."


 "4시-6시 사이가 어떠세요? 어차피 저희 엄마 점심 먹고 오신 다음에 저녁 때까지 계속 계시거든요."


 "아, 그러시구나. 그럼 토요일이랑 일요일 둘 다 오는 건가요?"


 "그건 편하실 대로.."


 "그럼 한 번 해보고. 진도가 너무 느리면 두번씩 와도 괜찮겠죠? 그럼 일단 이번주 토요일 4시에 여기로 올게요."


 "네."


 나는 꾸벅 인사했다. 용무도 끝났고, 그의 마지막 말은 이 어색한 관계의 대화를 마무리하기에 적절했다. 그러나 내 고개가 꾹 숙여진 후에도 의자를 끄는 소리라던지,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소리는 들러오지 않았다. 

 그 대신에, 알 수 없는 미묘한 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혼자 있어요?"


 "..네?"


 "엄마 오실 때까지 혼자 있겠네요."


 "아,네..근데 금방 오실..."


 "같이 있자, 그래도 괜찮죠?"


 내 말을 불쑥 끊고 들어온 그의 목소리. 

 같이 있자, 는 말.



 "...."


 나는 어색하게 그를 마주보았다. 그의 눈은 따듯하게 녹아있었다. 하얀 탁자에 의자를 끌어당겨 그와 마주 앉았다. 손에는 여전히 그의 신청서가 들려있었다.



 "이름이 뭐예요?"


 "..도, 경수요."


 "도, 경수."


 동그랗게 오므려졌다가 고운 울림을 만들어내는 저 소리가, 나의 이름이라는 생각에 잠시 감격했다. 나의 입모양르 따라하는 그의 입모양이 자꾸만 생각났다.



 "저는, 거기게 써 있죠?"


 "아...."

 나는 멍청한 소리를 내며 지원서를 말끄러미 내려다보았다.


 "김, 종인."


 "네. 김, 종인."


 "......"


 "이름이...."


 점차 어두워지는 가게 밖의 풍경. 저녁 어스름에 물들어가는 투명한 유리창. 그 경계를 넘어든 어둑한 그림자. 천정에 노란 불빛을 매달고 있는 등잔.


 그 공간 속에, 나와, 아저씨. 

 우리.






 "이름이..예뻐요. 알아요?"


 "...."


 "눈도 예쁘고, 피부도, 이.."


 아저씨는 저녁의 탁함을 머금은 눈빛으로 말을 쏟아내다 황급히 입을 막았다.


 "...아."


 입에 머금은, 미처 쏟아내지 못한 말들을 애써 떨궈내고 마른 입가를 쓸어내린다.



 나는 마지막 말을 궁금해할 여력도 없었다.


 

 '이름이 예뻐요.'


 눈도, 피부도.


 예뻐요.




 





 예뻐요, 나?






 안녕하세요 잉그니입니다
 어제 저녁때쯤에 바느질하는 남자 01편이 업데이트 되었는데요
 6월 모의평가 끝나고 올린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너무 성급하게 글을 써서 올린 것 같습니다 
 막상 올리고 난 순간부터 후회가 되더군요 저 자신이나 독자님들한테 마음의 빚을 진것 같은 느낌도 들고....
 여기다가 글을 올리고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고 어느 누군가에겐 별 일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몇 안되는 즐거움이자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 대한 약속입니다. 그런 태도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구요
 부족한 글에다 댓글도 달아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일요일에 올린 글 삭제를 하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부끄러운 글이었어요
 두번 읽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어요 정말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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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되게 오랜만이닷 딛ㅋ쟈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2
정주행하악입니다!! 항상 좋은글 써주시려 노력하주셔서 독자 입장에선 감사할 따름입니다ㅠㅠ 다시 한번 더 설레고 갑니닿ㅎㅎ 예뻐요라니 ㅠㅠㅠㅠㅠ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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