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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한송이 전체글ll조회 597l 4

   

   

   

   

   

나쁜 애 -3-  

   

   

   

   

   

어차피 너는. 어차피 나는.  

눈동자가 조금은 흔들렸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흔들렸다. 김한빈에게  

어차피 끝이 뻔한 사이, 어차피 너와 나의 간격은 너무도 틀리다는 걸. 나는 안다.  

가진 걸 잃은 나는 한빈일 끝내는 가질 수 없을 것이고, 사랑 밖에 모르는 한빈이는 나를 놓을 것이다.  

심장이 점점 차가워진다. 아마 나는 한빈일 아끼는 걸지도.  

키스가 끝나고 정적이 흘렀다.  

기대에 찬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한빈이에게 하룻밤강아지처럼 내 사랑을 맡길 수 없는 2번째 이유다. 아니 사랑따윈 만들지않을 것이다.  

저 아이의 순수함을 잃게 하기 싫다. 그 때의 나처럼.  

순진한 감상에서 깨어나게 만든건 한빈이었다.  

   

"여주야."  

   

달큰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어린 기대감, 애정, 입가에 맴도는 잔잔한 미소.  

이 순진한 아이는 제가 강제로 키스했다는 것도 잊은 체로 밝은 표정이었다. 손을 들어 내 침 때문에 번들거리는 입술을 닦아내었다.  

손가락사이로 따뜻한 체온과 잔잔한 떨림이 느껴진다. 곧 그 위로 올려지려는 한빈이의 손을 빠르게 쳐내며 입술 끝을 비꼬아 올렸다.  

쳐댄 손으로 한빈이의 눈동자가 움직인다. 굳어지는 얼굴이 느껴진다. 그래서 빠르게 쏘아내었다. 던져내어진 청자켓이 내 꼴 같다. 베베 꼬였다. 나는  

   

"착각하지마. 김한빈. 누가? 내가? 이따위 옷에 감동하는 사람 아니야. 나. 보고도 몰랐어?"  

   

이렇게 생겨먹었다. 그렇게 아픈 표정 짖지마라. 상처받은 표정 짖지마라. 아니. 그리고 빨리 떠나주라. 제발.  

   

"이여주! 왜 내가 싫어? 뭐가 부족해?"  

   

팔뚝을 꽉진 한빈이의 두 손이 악력으로 가득하다.  

   

"놔! 아파! 김한빈!"  

   

점점 두 손에 힘이 풀려간다. 착한 한빈아. 나랑 같이 있다가 변하지말아라.  

   

"김한빈? 아직도 몰라? 부족한 게 없는게 니 단점이야! 넌 가지고 싶은건 다 가져야하잖아!"  

   

순간 한빈이의 눈빛이 차게 흔들렸다. 저런 눈빛. 본 적 없는데, 봐봐. 나한테 물들어가잖아. 제발. 날 잡은 손 좀 놔라.  

   

"귀찮다고! 이제 지쳐서 말 못하는거야. 김한빈! 이제 말하기도 지쳐서! 진짜 스토커같아 너!"  

"김여주."  

   

한빈이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내 이름을 나직히 불렀다. 그래 이제 실망했겠지. 아프겠지. 그러니까 가라.  

그리고 그 눈동자가 무섭게 번들거린다. 이번엔 내가 기대감을 가진다.  

입가에 조소로 가득할 내 얼굴이 예쁘기를 바란다. 너한테 진짜 실망이다. 어떻게 내 맘을 몰라줄 수 있나. 가라. 꼴도 보기도 싫다. 그러며 제발 이게 마지막이기를.  

   

"잘까? 우리. 네 몸부터 가지면 네 마음부터 가지게 되지 않을까,"  

"..."  

   

너무 놀란 탓에 머리 속이 패닉으로 말을 듣지않는다. 한 번도 보지못한 한빈이의 모습. 차가운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건들고 거길 바라보는 집요한 눈빛 또한 한 번도 격지못한 모습이었다. 숨이 막힌다.  

   

"나도 남잔데 그런 생각 안해봤겠어? 네가 그랬잖아. 비싼거 사주면 자준다고. 그래! 사겨줘! 나랑 자줘! 그러면 지금 찢기는 마음도 덜 아프겠지! 네가 원하는게 그런거라면! 다른 새끼들이랑 놀아나는거 이제 더는 못봐. 모르겠어? 나 너한테 집착하는 거? 언젠간 니가 내게 오겠지. 사랑하면 오겠지. 나에게 조금은 의지하겠지. 그런 기대 가지는게 뭐가 나빠? 내가 너를 사랑하는게 뭐가 나빠?"  

"..."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심장이 먹먹하다. 너무 따가워서 내 자신이 미워진다.   

상처받고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는데.. 상처받아 울부짖는 한빈이에게 미안한 감정부터 떠오르는 내 자신의 모순부터가. 어서 뭐라도 말을 해야하는데.  

한빈이는 못된 말을 못 할거라고 나는 단정지었는지도 모른다. 항상 다정했으니까, 그것만큼은 변하지않을거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말해! 말해봐. 나 스토커에 집착하는거 맞아. 진짜 무서울 정도지. 너는 모르겠지만."  

"..."  

"네 웃음에 목 매달아, 처음 만났을 때처럼 순수하게 웃게해주고 싶었어! 내 옆에서 웃게 해주고 싶었다고!"  

".. 순수.. 나 같은게 순수가 있어? 너 눈에 뭐라도 씌였어? 돌았어?"  

"돌았어! 너한테 돌았다고!"  

"그래. 가져. 몸이라도 가져."  

   

한빈이의 식어버린 눈동자가 얼어버린 몸이 보였다. 그대로 차문을 닫고 나가려는데 열리지않는다.  

   

"김한빈."  

"끝까지 가. 오늘, 어차피 너 내일 공강이잖아."  

   

   

  

   

  

 -  

   

   

   

  

오늘은 짧게.  

다음에 올게요.  

   

암호닉-라니님♥, 동그라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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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한빈이ㅠㅠㅠㅠㅠㅠ어떡해ㅠㅠㅠㅠ
8년 전
꽃한송이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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