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저놈의 전두엽은 정말 어떻게 생겨먹은거야.
내가 뭐 집에 가라고만 하면 아무것도 못알아먹더니....
우리 엄마한테는 태도부터가 아주 다르다.
어머니, 어머니 하면서 비위맞추는 저런건 도대체 어디서 배운거야?
"엄마! 아, 엄마가 좋아하고 있으면 어떻게해. 걔 바쁜애야. 빨리 집에 가라고 말좀 해봐!"
"어머, 왜? 싹싹하니 좋구만. 천천히 지내다 가~응?"
"네에."
저..저..
벌써부터 엄마는 놈의 편이다.
그와중에 해맑은 얼굴로 우리 김여사 어깨를 주물러주고 있는데, 야!! 너 며느리 아니라고!!
"야 쑨. 따라와."
"네!!!"
휘적휘적 걸어가자 강아지마냥 쫄래쫄래 따라오는데, 등치는 무슨 대형견을 넘어 곰이다.
"아, 아들!! 안마 시원했는데 왜 데려가!!"
"금메달리스트 손아귀 힘을 왜 우리집에서 쓰게해!!"
"우리집 금메달리스트는 안마 안해주잖아!!!!"
.....헐.
그, 그랬지 참.
여러분, 효도하고 삽시다.
괜히 찔리네요.
"이, 이따 해줄게....."
김여사 알러븅.
슬쩍 뒤를 돌아보니 흠칫, 한 쑨양이 뭔가.. 기대감에 차있는 눈으로 나를 뚫어지게 본다.
뭐여, 내가 네 주인님이여 뭐여. 뭘 그렇게 봐.
"너도 참 대책없다."
"책?"
"You.. 아이, 관두자."
대책이 영어로 뭔지 몰라서 그런거 아니야.
얘를 어쩌지.. 하면서 일단 끌고는 나왔는데, 막막하다.
갈곳도 물론 없지만, 일단 시선들이 장난이 아니다.
가뜩이나 혼자 있어도 키때문에 주목되는데.
나보다 십몇센치나 큰... 아, 짜증나. 아무튼 그런 놈이 옆에 있는 오늘은 더 심하다.
'야, 야, 저기봐. 저기 저거 박태환아니야?'
'어? 헐 맞는것 같은데?'
'옆엔 누구지, 키 존나 크다...'
'그러게, 다른 선순가?'
'야, 쑨양이잖아! 걔 그 중국인!'
'헐, 쑨양?'
'어머, 쑨양? 걔 박태환 덕후라더니!'
'꺄아, 뭐야? 뭐야? 둘이 왜 같이 있어?'
'어머, 어머, 어머'
이....사람들이.
외간 사람들 좀 의식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다니려고 했더니, 들려오는 소리들이 이모양이다.
다 들려. 다 들린다고!!! 선명히 들려!!!
그런데,
"안녕해세요!"
어..어?
너 왜 그렇게 해맑게 웃냐?
너 지금 누구한테 말하냐?
너 지금 왜 내 어깨에 손올리냐?????
"나 쑨양 맞아요!"
야이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