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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김남길 이준혁 강동원 엑소 성찬
궤구게기궈 전체글ll조회 493l 2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나, 차인거네..그치, ㅇㅇ야?"
"..."
"거절 참..아프게 하네.."


***


어제 민석오빠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안해도 됐을 헛소리를 짓거리다 그대로 잠들었다.
미친거지. 그런걸 다른사람도 아니고 왜 하필 김민석 앞에서 말하냐고 병신아..
눈을 뜨자마자 몰려오는 어제의 기억에 아픈 머리를 짚고 일어섰다.

하여튼 이게 문제야. 술만 마셨다 하면 다음날 속아프고 난리.
쓰린속을 달래려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로 향했다.


[해장국 끓여놨다.]


정갈한 글씨체로 몇자 적힌 포스트잇이 냉장고에 붙어있었다.


"이거.."


내가 아직 술에서 덜 께어난게 아니라면 이건 분명 박찬열의 글씨체였다.
그러고보니 난 어제 테이블에 머리를 박고 잠들었고 내 발로 집에 돌아온 기억이 없다.
그럼 누군가 나를 데려다 줬다는건데, 김민석은 우리집은 알지만 비밀번호를 모른다.


"박찬열.."


손에 들린 포스트잇을 식탁 어귀에 내려놓곤 
메트릭스 어딘가에 놓여져있을 휴대폰을 찾아 몸을 움직였다. 
잃어버린게 아니라면 분명히 여기 어딘가에 있을텐데. 아 어딨는거야.


"아 가방!"


이불을 아무리 뒤적거려도 나오지 않는 휴대폰에 슬슬 짜증이 나던 찰나에
어제 가방에 넣어놓고 한번도 꺼내보지 않았던게 생각났다.


[일어나면 연락해 - 민석오빠]


겨우 찾아낸 휴대폰의 홀드버튼을 누르자 와있는 연락이라곤 민석오빠의 문자 한 통 뿐이었다.
혹시라도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던걸까. 부재중이라도 한통 왔을줄 알았는데.


[저 일어났어요..오빤 어제 잘 들어갔어요?]


민석에게 형식적인 문자를 보내놓곤 멍하니 앉아있었다.


'나 너 안볼 각오하고 말하는거야'


박찬열은 이 말을 할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정말 나를 안보고 살 수 있다는걸까.
살면서 단 한번도 생각 해 본적 없다. 박찬열이 없으면 나는 어떨까 라는 생각 말이다.
그런일은 없을거라고 믿었는데 정작 지금 내 옆에 박찬열은 없다.


'방학 길다. 천천히 생각해봐'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 마음이 아픈 이유가 정확히 뭘까.
박찬열을 못본다는게 마음이 아픈걸까, 박찬열을 좋아해서 마음이 아픈걸까.
아니면..둘 다 일까. 아무리 고민하고 머리를 굴려봐도 답이 나오질 않는다.
나는 그냥..박찬열이 보고싶다.



***


"오늘은 또 너냐?"
"..."
"아주 돌아가면서 지랄이네"
"..."
"뭐가 문제야 시발 그냥 사귀면 될것을"


방학이라 학교도 안가고, 주말이라 알바도 쉰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어야 되는데 자꾸만 머릿속에 박찬열이 떠다닌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고, 누구라도 만나야겠다 싶었다.
그렇다고 변백현을 부른건 내가 생각이 짧았던걸까?..하,


"그냥 좀 앉지"
"아오 진짜.."
"..."
"어제는 박찬열, 오늘은 너.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지었길래. 어휴."


변백현이 앞에 앉아서 뭐라고 하던 먼저 조금씩 비우고 있었던 술잔에 또 다시 술을 채웠다.
어제 박찬열은 변백현이랑 만났었나보네. 무슨 얘길 했을까...!??!?!


"어제 박찬열 만났어???"


박찬열과 변백현이 만났다는 얘기를 듣고도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놀래서 되묻는 나를 존나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쟤 또 저러냐는 눈빛.

백현은 만났는데 뭐 하고 말하며 벙쪄있는 나에게서 술병을 뺏았아 들고는 
제 앞에 놓인 술잔에 술을 따랐다. 아니, 만났다고 내가 뭐라고 하는건 아니고..


"무슨..얘기 했는데?"
"..니가 오늘 나한테 하려는 얘기"


잠시 뜸을 들이던 백현은 대답을 하곤 술잔을 들어 입안에 털어넣었다.
비어진 잔을 테이블 위에 탁- 하고 내려놓은 백현은 다시 한 번 비어진 잔을 채우곤
바로 입안으로 들이 부었다. 그러고도 답답했는지 한숨을 푹 내쉰다.


"뭐가 그렇게 걸리는게 많냐, 니네는"
"..."
"이건 내가 단순해서 쉽게 하는 말이 아니야"
"..."
"백프로 니네가 복잡한거야"


말을 마치곤 언제 채워뒀는지 모를 잔을 또 다시 비워냈다.
아 술도 맥주밖에 못마시는게 왜 저렇게 빨리 처마셔.


"천천히 마셔. 술도 못하는게"
"나 술 존나 늘었거든. 그리고 너!"
"..뭐"
"하..아니다. 됐다."


나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던 백현은 한숨을 팍 쉬더니 됐다 하곤 말을 돌렸다.
제 술잔에 술을 또 채우더니 내 앞에 가만히 놓여진 잔에 지혼자 짠을 하곤 마신다.
뭐냐 이거. 뭔 새로운 헛짓거리..?


"너 내가 박찬열 존나 좋아하는거 모르지?"
"..오빠 게이..?"
"시발 아니거든!"


아 깜짝이야. 아니면 아닌거지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 
처음부터 지가 말을 이상하게 했으면서.


"내가 고딩 때 존나 사고치고 다니던거 
박찬열이 말리느라 맨날 얻어 터지고 그랬던거 너 알긴 아냐?"
"..."
"학교 자퇴하려던거 박찬열이 간신히 뜯어 말린거 니가 아냐고"
"..모르지, 둘 다 말을 안하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그 때 박찬열이 나 안말렸으면 지금처럼 대학도 못다니고 
어디 공사판에서 막노동이나 하면서 살고 있었겠지."
"..."
"그래서 내가 박찬열을 존나 애낀다는거다."
"..."
"친구라고 생각하고, 잘 살 수 있게 잡아줘서"



술이 존나 늘기는 개뿔. 조또 술도 못마시는게 뭐한다고 세잔을 연짝으로 처 마시고 지랄.
맥주파 변백현은 소주 세잔에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는지 나에게 
6년동안 한번도 한 적 없던 이야기를 묻지도 않았는데 털어놓기 시작했다.


"공부에 손 놓은지 오래라 대학도 못 갈 성적이었는데"
"..."
"박찬열이 나를 존나 데리고 다니면서 공부시켰어."
"알아, 내가 과외해줬잖아"
"닥쳐 꼬맹아"
"지는.."
"내가 공부머리는 꾀 좋았는지 수능 대박쳐서 우리학교 붙었잖냐"


변백현은 내 말을 무시하기로 했는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 때 분명히 한 학년 어린 내가 이 두 사람을 위해 과외를 해줬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분명 천재인게 확실하다. 스타킹을 나가야겠다.



"나 이렇게 괜찮게 살게해준게 박찬열이라서"
"..."
"니가 존나 밉다."
"..."
"근데, 시발..너도 내가 존나 애껴서"
"..."
"박찬열도 조오온나게 밉다 시발."



나도 박찬열도 툭 털어놓고 속마음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변백현 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제 오늘로 힘들어하는 우리를 보는게 변백현 나름대로 마음이 쓰였나보다.
본인이 존나게 아끼는 두사람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걸 보는데 속이 쓰릴만도 하다.


"미안해"
"뭐가"
"나까지 이러면 오빠도 힘들텐데.."
"..."
"너무 내생각만했네"
"..지랄, 이제와서 착한척 하네"


앞에 놓인 안주를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며 퉁명스럽게 말을 내뱉는 변백현이었다.
쎈척 오지게 하네. 마음도 존나 여린게, 눈시울 붉어진거 뻔히 보이는구만.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네. 오빠도 신경쓰일텐데.


"그래서, 넌 오늘 뭔얘기 하려고 불렀는데"
"그냥.."
"그냥은 무슨 그냥, 니가 언제 그냥! 나한테 연락한 적 있냐?"
"그렇게 말하니까 내가 존나 나쁜년 같잖아"
"맞잖아, 나쁜년아"


백현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화하려는지 장난끼 다분한 목소리로 말을하며 쪼갰다.
아, 갑자기 오빠 너를 존나 쪼개고 싶어지려는데 그래도 됄까?
실실 웃는 백현의 얼굴을 보곤 따라 웃었다.


"..오빠도 알잖아..나, 박찬열 좋아했던거"
"그래, 내가 존나 답답한 이유가 그거다 이거야"


흥분을 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백현에 힘없이 픽 웃으며 고개를 떨궜다.
나도 내가 답답하다. 뭐가 그렇게 문제가 많은건지.


"솔직히, 겁나"
"뭐가, 또"
"..나는 박찬열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사귀다 헤어지면, 다시는 못 볼 것 같기도 하고.."
"지랄.."


그러게, 진짜 지랄이네. 근데 나는 그게 참 무서워.
그래서 차라리, 조금 힘들더라도 친구로 지내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좋아하는 마음은, 힘들게 참고 또 참으면 언젠가는 사라질거고.
그러다 보면 우리가 친구로 남아있는게 참 잘한짓이다 라고 생각할지도 몰라.


"가끔은..차라리 몰랐으면.."
"..."
"..그랬으면.."


백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려대는 내 옆으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내려 어깨를 감싸 안아 우는 나를 달랬다.


"결국엔 다 알게 될거였어."
"..."
"차라리 좀 더 빨리 알았다면 좋았겠네"
"..."
"그랬으면, 니네 둘 다 마음고생 덜 했을텐데."



***



우울한 분위기를 타파하고자 부어라 마셔라 했던게 잘못이었다.
안그래도 맥주만 마시던 변백현이 나를 위해 소주를 주량에 차고 넘치게 마신탓인지
제 몸도 제대로 못가누고 술주정을 부리고 난리도 아니다.


"아줘쒸 어기서 모해여? 안힘드러여?"


술집 앞에 세워놓은 현빈 실사크기의 판넬을 보면서 말을 걸어댄다. 미친놈아.
차라리 변백현이 여자였다면, 아..안되겠다. 괜히 상상했어 존나 속 울렁거려.
변백현 저 몸에 저 어깨에 저 다리털에 치마입고 설친다고 생각하니. 엌, 졸라.
변백현 어머님 백현이를 남자로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야! 너 모해?"
"시끄러! 오빠 엄마한테 감사의 큰 절 올리는 중이니까!"
"우리 엄마?! 우리 엄마 어딨어! 나도 우리 엄마 보고싶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 둘 다 제정신이 아닐것이다.
하나는 허공에 대고 큰 절을 올리고 있고, 
다른 하나는 엄마 보고싶다고 목청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제 3자 아닌 제 4자 입장에서 봐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박찬열은 바보야!!내 마음도 몰라주는 바보!!"
"맞아!! 박찬열은 병신이야!! 백현이 보다 못생긴 병신!!"
"헐!!그건 아닌듯!!"


아무리 제정신이 아니어도 이렇게 막나가지는 말자!

계산을 하고 나온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데 
우리의 발걸음은 술집 앞에서 몇 걸음을 채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야 빡찬열! 니가 대답해봐봐봐봐! 내가 니보다 잘생겼지?"
-뭐래 시발. 개같이생긴게
"인정해라! 존못보스 ㅇㅇㅇ가 너를 후계자로 삼았다!"
-ㅇㅇㅇ? 너 지금 ㅇㅇㅇ랑 같이있냐?
"그렇다! ㅇㅇㅇ는 내가 데리고 있다!"


변백현 진짜 제정신 아닌듯. 히히. 허공에다 소리지른다. 하하. 병신같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삿대질을 해대며 박찬열을 찾는 변백현을 보고는
병신이라고 존나 소리지르면서 박수치고 웃으면서 아주 난리를 쳐댔다.


***


박찬열. 24세. 여름.



"거기 어디야"
-여기 학교 앞 삼포다! 존나 못생긴 박찬열아!
-박찬열 잘생겼어! 존나 못생긴 변백현아!



풉-
백현과 통화를 하던 중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ㅇㅇㅇ의 목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얼마만에 들어보는 ㅇㅇㅇ의 장난스런 목소리인가.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여태 뭐라뭐라 떠들어대는 변백현을 뒤로하곤 통화를 종료시켰다.



"야! 가자!"
"아아, 안가!"
"무어어?!? 우오애애??"
"어아안가!!"
"무어어??!?" 우오애애???"
"맥주 마시자! 맥!쮸!!"
"코올!!!"



완전히 맛탱이가 가서는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두 사람이 맥주를 마시겠다며 설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며 비웃는것도 모르고 지들끼리 아주 신이 났다.
학교 정문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자취를 하던 찬열은 집을 나서자 마자 보이는
병신 두마리에 한숨을 푹 내쉬며 다가갔다. 아, 존나 모른 척 하고싶다.



"야, 뭐해 쪽팔리게"


뭘 했는지 바닥에 아빠다리를 하고 앉아있는 두 사람 중 
변백현의 허벅다리를 발로 툭툭 차며 말했다. 
뭐 얼마나 처마시면 니네처럼 병신짓을 할 수 있는거냐.


"어?! 박찬열이다!!!"


내 목소리를 들은건지 두 사람의 시선이 위로 향했고, 
나를 발견한 ㅇㅇㅇ가 목소릴 높여 나를 불렀다. 
그래, 나 박찬열이다. 아주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녀라. 
이 병신들이 박찬열의 친구입니다!!
그래요, 이 새끼들이 내 친구들이랍니다. 허허.


"가자고. 빨리 일어나"
"배껴니는 매쮸 마시고 시푼데!!"
"맥주 사줄테니까 일어나 시발아. 쪽팔리게 하지말고"


가자고 재촉하는 나를 향해 병신같은 말투로 제 의사를 표현해오는 백현에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아 존나 쪽팔려! 내 인생 최대 수치다. 존나 수치플. 
이새끼 어제는 분명히 멀쩡했는데 오늘 왜이래? 뭐 얼마나 처마셨길래 이래?

아무리 쪼아대도 일어설 기미가 안보여 두 사람의 팔을 한짝씩 붙잡곤 일으켜 세웠다.
변백현 이새끼는 정신도 못차릴거면 이사한 집주소나 찍어놓고 취하던가. 존나 짐덩어리새끼.



"냉장고에 맥주있다."


자취방에 백현을 던져넣은 뒤 자세를 고쳐 ㅇㅇㅇ를 등에 업었다.
존나 가볍네. 처먹는건 존나 걸신들린 것 처럼 먹으면서 살은 왜 안찌고 지랄.
어제 오늘 외간남자 새끼들이랑 술마신것도 마음에 안들어 죽겠는데.

내 방과 정확히 반대편에 위치한 ㅇㅇㅇ의 집으로 가기위해 신호등 앞에 섰다.
천천히 생각 해 보라니까 말은 안듣고 허구한날 술이나 마시고.
내 말은 아주 귓등으로도 안듣지 아주?



"잘 먹지도 못하는 술은 왜 자꾸 마셔"
"..."
"눈에 보이든 안보이든 속상하게 하지 아주"
"..."
"자는애한테 말해 뭐하냐.."



산책이나 좀 할까? 지금 아니면 또 언제 ㅇㅇㅇ를 볼지 모르니까.
신호를 기다리던 발을 돌려 학교로 향했다. 운동장이나 몇바퀴 돌다가자.
너 자는동안, 잠깐은 그래도 되지?


"박찬열.."


갑작스레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움찔했다. 깬건가?


"병신새끼"


시발. 자면서도 욕을하네.
아무렴 뭐 어떠냐, 맨날 멀리서 스토커처럼 몰래 볼 수 밖에 없던 ㅇㅇㅇ가 이렇게 가까이있는데.
새삼스럼게 욕을 하던 개드립을 날리던 무슨상관이야.



"옆에 있어도, 더 가까이 있고싶다."
"..."
"존나 오글거리네"


ㅇㅇㅇ에게서 나는 알코올 향에 나까지 취했나보다.
이딴 오글거리는 말은 제발 마음속으로만 짓거렸으면 하는 소망이 있사옵니다만.

자꾸만 흘러내리는 ㅇㅇㅇ를 고쳐업었다.
팔에 힘을 안주고 있으니까 자꾸 떨어지려 하잖냐, 목부분좀 감싸 안아봐라 좀.
잠들어서 지가 잠들어있는 곳이 집인지 남의 등짝인지도 구분 못할애한테 뭘바라냐.



"박찬열.."
"왜 또, 무슨 욕을 하시려고"
"보고싶어"
"..."
"보고있어도..더, 많이. 더, 오래.."


아, 진짜. 자면서까지 사람 숨도 못쉬게 하네.
심장이 너무 빨리뛴다. 등에 업힌 ㅇㅇㅇ에게까지 느껴질까 겁난다.
심장이 존나 빨리 뛰어서 ㅇㅇㅇ가 지진이 났나 하고 깨어나면 어떡하냐. 
이건 좀 병신같은 생각인가.


***


팔다리가 달랑거리는 느낌에 눈을 슬며시 떳다.
뭐야. 나 누구한테 업힌거야. 존나. 나 납치당한거야? 
변백현은? 분명히 아까 큰 절 올릴 때 까지만 해도 옆에 있었는데.


"옆에 있어도, 더 가까이 있고싶다."
"..."
"존나 오글거리네"


아, 술취해서 헛게 보이나 했었는데. 진짜 박찬열이었구나.
어쩐지 되게 익숙한 냄새가 난다고 했어.
오글거리는 말 내뱉는거 보니까 나 취해서 잠들어 있는 줄 아는구만.
얼마만에 이렇게 가까이 있는거냐. 좋다. 같이 있으니까.


"박찬열.."
"왜 또, 무슨 욕을 하시려고"
"보고싶어"
"..."
"보고있어도..더, 많이. 더, 오래.."


존나 오글거리네. 취해서 그런거라 치자. 술도 먹었고, 밤도 깊었겠다.
새벽감성 존나 터져서 맘에 있는 말 조금 꺼내 보인다고 치자.
언제 또 볼지 모르니까..취한척, 잠든척, 내 마음 꺼낸다고 치자.

박찬열은 내가 깨어난걸 모르는지 계속해서 걷기만했다. 그렇게 운동장을 몇바퀴나 돌았을까.
찬열은 내가 깨어나고도 족히 다섯바퀴는 더 돌고서야 발걸음을 옮겨 내 집에 도착했다.



매트릭스 위에 조심스럽게 나를 눕히곤 헝크러진 머릿결을 정리해주던 찬열을 붙잡았다.
손목을 붙잡은채 슬며시 눈을 떠 박찬열을 바라봤다. 어두운 와중에도 그 큰 눈은 또렷이 보였다. 

완벽히 정리했다고 생각했던게 사실은 마음속 깊은곳에 아무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다락방을 정리하듯 하나씩 차곡차곡 비워내다 보니 사라진줄 알았던게 마음이 한 자리 떡하니 차지하고 있었다.
잊고 지냈던 일들이 사진 한장으로 모두 생각나듯, 묵혀둔 마음을 찾고나니 겉잡을 수 없이 나를 덮쳐온다.

박찬열이 좋다. 하지만 두렵다.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확인한 두사람, 나쁠것 하나 없어보이지만 걱정이 앞섰다.
만에하나 연애를 하다 헤어지게 된다면 앞으로의 우리 사이는 어떻게 될까라는,
지금까지 나는, 시작도 하기 전에 끝을 먼저 걱정하고있었다.



"나는..아직도 무서워"
"..."
"근데, 그런거 다 신경 쓰기 싫을만큼"
"..."
"오빠 니가.."
"..."
"좋아"


***


징-


간만에 꿀잠을 자고 있는데 머리맡에서 귓구멍을 간질이는 진동소리에 인상을 팍 찡그리며 눈을 떳다.
어떤 개념 십레벨이 일요일 아침부터 문자질이야.


[일어났으면 빨리 씻고 나와봐 - 박찬열]

[안그럼 내가 들어간다. - 박찬열]


문자를 확인하기 무섭게 연달아 울리는 휴대폰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봤다.


"아아아악!!!!!!!!"


베개에 얼굴을 파뭍고 고래고래 악을 질러댔다. 아 존나 부끄러! 우리 연애해? 박찬열이랑 나랑?
헐 연애래. 존나. 벚꽃구경도 가고 손잡고 데이트하고 그런 낫간지러운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그런 연애를 나랑 박찬열이.. 존나, 좋다.


"존나 좋앆!!"
"그렇게 좋냐?"
"우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박찬열의 음성에 심장이 방광을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아 시발 놀래라. 좀 예고좀 하고 들이닥쳐라!


"뭐야! 왜 들어왔어!"
"비명소리 들리길래 걱정돼서 들어왔다 왜!"


기껏 걱정되서 들어왔더니 왜 왔냐며 소리를 지르는 내가 마음에 안들었나보다.
잔뜩 흥분해서는 거의 아웃사이더급으로 존나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문장을 내뱉었다.


"존나 못생겼네"
"시발! 여자친구한테!"
"여자친구는 무슨 나 아직 사귄단말 안했거든?"
"...?"


이건 무슨 신종 개소리. 
우리가 연애라는 생산적인 행위를 한다는게 믿기지 않아서 정신이 좀 오락가락 하나보다. 
사귄다는 말이 굳이 필요해?니가 나 좋아하고 나도 너 좋다는데! 
서로 마음만 확인하면 그만이지 뭐! 그딴 말이 뭐가 필요해.

헐 설마. 내가 내 마음에 대해 고민하는 그 사이에 박찬열 마음이 변한건가.
아 이런 미련한년아 그런걸 왜 생각을 못했어. 얼굴을 못보는 사이에 마음을 접었을 수도 있지
그럼 내가 어제 한 고백은 뭐가되는거지? 설마 술취해서 헛소리 한거라고 생각하진 않겠지?
만약에 진짜 그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이 뭐가되.


"빨리 씻고 나와"
"..."
"어이"


마음속으로 이 생각 저 생각하며 멍하니 앉아만 있는 내 얼굴 앞으로 손가락을 딱딱 부딫히며
정신차려라 하고 말을한다. 박찬열 너이새끼, 얼굴 못본지 얼마나 지났다고 설마 진짜 마음이 변했냐?


"오빠 너"
"이따 얘기하고 일단 좀 씻고 나오라고"
"이제 나 싫어?"
"뭐?"


내 물음에 정갈한 일자 눈썹을 비오는 날 마실나온 지렁이마냥 찌그러트린다.
진짜 나 싫어졌나보다. 당황하면서 아니라고 존나 지랄할 줄 알았는데.
박찬열 마음이 변할리가 없다고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나보다 내가.
이럴줄 알았으면 차라리 말 하지 말껄. 그럼 얼굴보기 어색하지라도 않지.

여전히 인상을 팍 구긴채로 앉아있는 박찬열을 지나쳐 욕실로 향했다.
나쁜새끼. 예고라도 좀 하고 싫어지던가.
겨우겨우 생각하고 정리해서 마음 정했는데. 니가 갑자기 이러면 나는 어떡해!

욕실에 들어선 뒤 느릿느릿 씻기 시작했다.
맘같아선 존나 후딱 씻고 그동안 못봤던 박찬열 얼굴이나 실컷 보고싶었지만,
나를 좋아하지 않는 박찬열의 눈을 제대로 마주 볼 자신이 없다. 쪽팔리고 자존심상해서.
아니, 나도 모르게 병신처럼 울어버릴것만 같아서.


조심스레 욕실 문을 열곤 쭈뼛대며 나왔다. 
이건 뭔 냄새냐. 존나 맛있는 냄새나네.


"다 씻었냐?"
"..어"
"그럼 좀 와봐, 이리"


싱크대 앞에 서서 무언가 뚝닥뚝닥 만들던 박찬열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는 손만 까딱거리며 나를 불렀다. 싸가지.


"아, 왜"


아침부터 빈정상하고 기분나빠서 나도 모르게 불퉁하게 대답하며 박찬열 뒤에 섰다.
뭐한다고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서 사람 싱숭생숭하게 만드는데!

불러서 왔더니 시선한번 안주고 지 할일만 계속하는 박찬열 뒤에서
입술을 툭 내밀곤 소리없는 욕을 내뱉고 있는데 순간 휙-하고 뒤를 돌아본다.
아 심장. 심장 큥해쪙. 예고 좀 하고 돌아보라고!

급하게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왜- 하고 물었다.
박찬열은 뭐가 마음에 안드는지 미간을 찌푸리곤 잠시간 서 있더니
들고있던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리곤 제 앞에 서있는 내 팔을 잡아 끌어
본인의 허리춤에 두르게 만들었다. 뭐죠 이 백허그라는 야시꾸리한 자세를 만든 저의가.


"이러고 있어."
"..."
"좋네, 신혼부부같고"


이사람 좀 이상해요. 아까는 사귀자는 말 한적 없다고 누가 지 여자친구냐고 그랬으면서
나 씻는동안 무슨 약을 했는지 갑자기 우리가 신혼부부같데요. 
이러다 갑자기 애기 만들자고 그러는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요? 내공 20겁니다.

무슨 생각인건지 백허그를 하게 만든 상태에서 꾿꾿히 지 할일을 다 하던 박찬열은
언제 차려놓은건지 밥과 반찬을 꺼내놓은 식탁 위에 마지막으로 국을 올려놓고는
내 팔을 풀어내 식탁 앞에 앉혔다. 아니,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세요.

내 맞은편에 앉아있는 박찬열의 얼굴과 잘 차려진 밥상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으니
손을 뻗어 내 손에 억지로 숟가락을 쥐어준다.


"잘생긴거 아니까 그만보고 밥이나 먹어라"
"..무슨 개소리세여."
"씁- 잔말 말고 밥이나 먹어"
"..."
"데이트하러 가게"



-



너무 늦게 나타났죠ㅠㅠㅠ
뭔가 이제 좀 둘이 꽁냥거리는 그런 달달한 글을 쓰고싶은데..
능력이 안되니까 자꾸 글을 늘리기만 하는것같아요ㅠㅠㅠㅠ
작가 손이 곶아라서 기다리는 독자분들만 고생이네여..(무릎을 꿇는다)
갈수록 내용이 이상한 것 같은 글인데도 계속 읽어주시는 분들 사..사...
아 싸라해여!!!

황금어장도 이제 곧 끝나겠네여..ㅎㅎ흐흙글르흐르흑..
투표..해 주실래여..? (굽신)


내 러버들
[라임/문보우/시상에우리민석이/꽯뚧쐛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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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라임이에여...하..박찬열 너이샛기 설레게해지무ㅐ퓨ㅠ모닝심쿵해짜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이 사구려라ㅠㅠㅠ사구려ㅠㅠㅠ
8년 전
독자2
시상에우리민석이에여ㅠㅠㅠㅠㅠㅠㅠㅠ박찬열 설렞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서기부짱해...그니싸 다음글은 민서깅♡
8년 전
독자3
끄앙 왜 낚고그래 찬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서기느.....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
8년 전
독자4
으아ㅠ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대박 ㅠㅠㅠㅠㅠㅠ이제야ㅜㅜㅠㅠ!!!!!!!!!!드디어!!!!!!!사귀는ㄴ거신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러브러부만 하면되는ㄴ겅가ㅜㅜㅜㅜㅜ 항상재미께보고가여♡!♡!♡!
8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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