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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은 뒤 또 신나서 이것 저것 놀이기구를 타다보니 시간이 꾀나 지나있었다. 
몇시간 째 걷고 또 걸어서 그런지 두사람 다 체력이 바닥날대로 바닥나 
기둥 뒤에 마련된 벤치에 거의 쓰러지듯 앉았다.



"힘들어서 더는 무리야.."
"저도요.."



힘들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며 말하니
김민석은 움찔 하고 손을 들었다가 도로 내렸다.
헐 너무 힘들어서 경련온건가? 
괜히 나때문에 잘 타지도 못하는 놀이기구들 같이 타서 과로로 쓰러지는거 아니야?


"오빠 많이 힘들어요?"
"응? 아니야, 견딜말 해. 너는, 괜찮아?"
"에이, 난 쪼금만 쉬어도 금방 괜찮아져요!"


벤치에 앉기 전까지만 해도 죽상을 하고있었으면서 
종이짝 뒤집 듯 말을 바꾸는 나를 보며 씁-하고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는다.


"아닌거같은데.."
"진짜에요! 벌써 괜찮아진거 같은데?"
"진짜?"


진짠데..하며 말끝을 흐리는 내 모습을 그래도 못믿겠다는 듯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김민석은 별안간 손을 들어올려 내 머리를 제 어께에 기대게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
"조금만 더 쉬자"



***



길어진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즈음 그만 갈까 하며 민석이 운을 뗏다.


"아, 오빠!"
"응?"
"계속 내가 타고싶은 것만 타서.."
"괜찮아, 나도 재밌었어"
"우리 마지막으로, 오빠가 타고싶은거 딱 하나만 더 타고 갈까요?"
"음..그럴까?"


하루종일 나만 신나서 날뛴 것 같은 기분에 
마지막으로 민석이 타고싶은 놀이기구 딱 하나만 더 타고 가자고 말했다. 
사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놀이공원이라 아쉬워서 그런것도 없지않아 있지만.


"그럼..나 저거!"


안탄 놀이기구가 거의 없어 타면 뭐 회전목마라던가 회전컵이라던가 공중그네, 
범퍼카같은 무난한 놀이기구를 타자고 할 줄 알았다. 
허나 그것은 나의 크나큰 착각이고 오산이었다. 
저게 뭐람. 지금 김민석의 작고 사랑스러운 저 손끝이 가리키는곳이, 
내가 보고있는 저곳이 확실한건가? 제발 잘못본거라 말 해주시길.



"ㅈ,저거..요?"
"응!"



아니 하고많은 놀이기구들 놔두고 왜! 하필! 저걸 가리킨거냐고 왜!



"정말..저거..?"
"놀이기구는 잘 못타도. 저건,뭐."



김민석의 손가락 끝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귀신의 집을 향하고 있었다.
나 진짜 진심 엄청난 겁쟁인데. 귀신이라면 아주 치를떨고, 
무서운 영화라도 봤다치면 어딘가에서 귀신이라도 튀어나올까봐 
기본으로 일주일은 불을 켜놓고도 잠못이루는 난데. 
지금 그런 나를 귀신의집으로 데리고 들어가겠다는..? 
하루종일 혹사시킨 복수를 이렇게 하는걸까?



"그러지 말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건.."
"고고!!"


맨 처음 바이킹을 타자며 잡아끌던 나처럼 내 손목을 덥석 잡아 끌었다.
나 진짜 무서운거 싫은데.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 마냥 걸음을 질질 끌며 버텨봤지만 
김민석도 남자인지라 내가 이겨낼 수 있을리 만무했다. 



"오빠 진짜. 한번만 다시 생각해 보는건.."
"왜? 무서워?"
"네! 완전, 완전, 완전! 저 진짜 어마어마한 쫄보에요.."
"그럼 더 잘됐네. 가자!"
"네?!"



잘됐다니. 역시 무서워하는 놀이기구 다 태운 복수였어. 
아 이럴줄 알았으면 그만 가자고 했을 때 군말 없이 갔어야됐는데. 
내 무덤을 내가 팠구려.

귀신의 집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줄이 조금씩 줄어들어 갈 때에도 
바닥에 뿌리를 내린 듯 멈춰있던 나를 잡아끌던 민석은 
우리 차례가 되어서는 아예 등 뒤로가 떠밀며 나를 먼저 집어넣었다. 
아안되 나 모뜰러가아!! 츄글쑤도 이써!!


"오빠 절대로 먼저가면 안되요."
"알았어, 걱정마"


민석은 내 등 뒤에서 웃음기 가득 베인 목소리로 나를 달랬다. 
아 저렇게 웃으면서 말하니까 더 불안하잖아. 갑자기 말도없이 사라질것같고.
이 설마. 박찬열도 그런짓은 안하는데 김민석이 그럴까. 


"어? 잠깐만"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눈도 제대로 못뜨고 실눈만 겨우 뜬채 한발짝씩 내딛었다. 


"으..나 진짜 무서워흐으.."
"..."
"오빠 뒤에 있는거 맞죠?"
"..."
"오빠?"


분명히 아까까지만 해도 등 뒤에서 걱정말라며 안심시키던 김민석이 
잠깐사이에 사라졌을리도 없고, 놀리려고 일부러 대답 안하는건가? 
아 나 진짜 장난 아니고 무서운데. 
뒤 돌면 귀신이 튀어나올까 돌아보지도 못하겠고. 
왜 대답을 안하는건데 도대체!


끼이익-


"악!!"


혼자있는 느낌에 공포감이 최대치를 향해 달려드는 순간 
들려오는 쇳소리에 존나 놀래서 퍼드득 거리며 몸을 떨었다. 
심장 뱉을뻔. 
무서워..ㅇㅇ는 무서워. ㅇㅇ는 무섭다구우..



"오빠..왜 대답을 안해요.."
"..."
"나 진짜 무섭단 말이에요..이잉.."
"..."
"오빠아.."
"..."
"김민석.."
"..."
"야아.."



무서움이 극에 달하자 주둥이로 내뱉는게 말인지 소인지 구분도 안간다. 
김민석 이 새끼야 너 어딨는거야! 
제발 내가 너를 욕하게 만들지 말아줘 즈에발..

툭-


"아아앆!!!!"



갑자기 어께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귀를 막고 냅다 소리를 지르며 주저앉았다. 
무서움이 극에달한 상태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을 벗어나고 싶었다.



"ㅇㅇ야! 나야, 나"
"아아아ㅠㅠㅠ"
"괜찮아. 나 여기있어, 울지마"



내 앞에 마주앉은 김민석은 내 어깨를 감싸안은 채 놀라서 우는 나를 달래주기 바빴다.



"어디갔었어..내가 얼마나 무서웠는데!!"
"미안해. 혼자있게해서"
"흐으.."
"일단 나가자 ㅇㅇ야"



김민석은 계속 울기만 하는 나를 데리고 나가기 위해 감싸안은 팔에 힘을 주어 일으켰다.

나가는 길을 찾아 걷는동안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김민석에게 거머리같이 달라붙어 움직였다. 
우여곡절 끝에 귀신의 집을 나오고 난 뒤 
긴장감이 풀려 휘청거리는 나를 김민석이 부축했다.



"잠깐 있어, 마실거라도 사올게"



근처에 있는 벤치에 나를 앉혀놓고 음료수를 사러가려는 김민석의 옷자락을 잡았다.



"그냥 있어요, 나 아직 무서워."



어깨도 못펴고 주눅이 잔뜩 들은 채 말을 건네는 나를 내려다보던 민석은 옆에 앉아 가만히 나를 다독여줬다.



***



"들어가봐"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인 뒤 손을들어 흔들거렸다.


"아, ㅇㅇ야"
"네? 아니, 응?"


이랬다 저랬다 대답하는 나를 보곤 푸스스 웃으면 눈을 맞춰온다. 
귀신의 집때문에 좀 꽁하긴 하지만 넌 여전히 사랑스럽구나..



"말 놓기 힘들면 안놔도 되, 괜찮아."
"아.."
"그리고, 오늘 재미있었어"


나야말로 오늘 하루종일 너무 기분이 좋아서 구름위를 걷는 그런, 뭐라고 해야할까. 
몰랑몰랑 부들부들한 기분? 아 뭐래냐. 
아무튼, 엄청 신나고 즐거웠다.


"저도요. 재밌었어요."
"다행이다."
"귀신의 집만 아니었음 더 좋았겠지만"



집으로 오는 내내 미안해하던 김민석에 괜찮다는 의미로 
장난을 걸어대니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한다. 
내 의도가 씨알도 안먹혔군.  
암쏘쏘리. 벗알라뷰.


"지인짜 미안"
"저 진짜 괜찮아요! 근데 오빠"
"응?"


미안하다며 두 손을 기도하듯 모아 내밀고 말하는데 
그게 또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마치 나를 위해 날아온 천사같네여.


"아까 어디갔던거에요?"
"아까?"
"그, 귀신의 집에서"
"아..잠깐 신발끈 좀 묶느라 쭈그려 앉아있었는데.."



김민석은 그러고보니 잠깐 기다리라고 내게 말했던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닌데? 아닌데 나 못들었는데?


"이상하다..분명히 잠깐만이라고 했던거같은데.."
"아, 아무튼! 그 얘긴 이제 그만할까요?"


방구뀐놈이 성낸다고 시작은 지가 먼저 해놓고 그만하자고 얘길하는 나를 미소를 지으며 바라본다.



"그래, 들어가서 쉬어"
"네..오빠도 피곤할텐데 얼른 가봐요. "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니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한다. 
뭔가 아쉬운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등을 돌려 천천히 멀어진다.

으아. 진짜 심장 터지는줄 알았네.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이런다냐. 
민석이 뒤로 돌자마자 심장을 부여잡았다. 
나 혼자만의 착각일 가능성이 높지만. 오늘 우리 좀, 연인같았다. 수줍수줍.


"ㅇㅇ야!"


빌라 안으로 들어서려던 발걸음을 멈춰세우는 목소리에 돌아보니 
언제 달려왔는지 민석이 멈춰서서 숨을 몰아쉬고있다.


"오빠?"


갑자기 되돌아온 민석이 의아해 부르니 
숨고르기가 끝났는지 무릎을 짚느라 굽었던 허리를 곧게 편다.


"깜빡한게 있어서"
"뭘요..?"
"오늘, 예쁘더라."
"..."
"그럼, 나 진짜 간다!"



***


띠리릭-

경쾨한 소리를 내며 잠금이 해지된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선 그대로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아까랑은 차원이 다를 정도로 심장이 쿵쿵 뛰어댄다. 
조금 더 지나면 진짜로 심장을 뱉어낼수도 있을것만 같았다.


"으아.."


앓는 소리를 내며 집 안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섰다. 


"앆! 시바 깜짝이야!!!"


달칵하고 불을 켠 뒤 바로 보이는 인영에 놀라 기절할 뻔 했다. 
으아니 저게 뭐시여.


"오빠 너 여기서 뭐해?!"


침대 대신 들여놓은 매트릭스 위에 떡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누운 박찬열을 보고 진짜 소스라치게 놀랐다. 
주인도 없는 집안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던거야.


"이제오냐"
"이제 오고 자시고. 오빠 니가 여기 왜 있냐고!"



박찬열은 내 물음을 가볍게 개무시하고 주방으로 가 컵에 가득 물을 따라 마셨다. 
아. 어이가 아리마셍. 누가 내 어처구니를 도난해갔군요.


"비밀번호 어떻게 알았어"
"내 생일치니까 열리던데?"


아오. 비밀번호를 복잡하게 해 놓으면 내가 못외우고 
그렇다고 내 생일은 너무 뻔해서 설정 해 두었던게 이렇게 내 뒷통수를 칠줄이야. 


"아무튼, 왜 여기있는데?"
"뭐, 오면 안될곳 왔냐 내가?"
"그런건 아니지만 하.."


존나 뻔뻔해. 깐족보스에 이어 뻔뻔보스까지 하실 작정?
하루종일 안놀아줘서 시위하는거냐 지금? 어?



"야"
"뭐"
"..."
"아, 뭐!"
"됐다. 나 간다."


박찬열은 도대체 여기서 뭘 한건지 무슨 의도로 나를 기다리고 있던건지도 알려주지 않은 체 
지 할말만 하고는 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그 모습이 아주 얼탱이가 없어 넋을 놓고 쳐다만 보고 있으니


"뭘 쳐다봐. 새삼 존나 잘생겼냐?"


라는 개소리를 짓거린다. 멍멍? 월월월..?

간다던 소리가 그냥 한 소리는 아니었던지 
신발을 구겨신던 박찬열은 도어락을 해지한 뒤 문을 열고 섰다.


"..간다."


말을 마치곤 미련도 없이 밖으로 휙 나가곤 문을 닫아버린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자 마자 전등이 미친듯이 깜박거리더니 꺼져버린다.


"아악!!"


평소였어도 무서웠겠지만 
귀신의 집을 체험하고 나온 뒤라 그런지 더욱 겁에질려 냅다 소리를 질러버렸다.


"뭐야! 왜그래!?"


집 앞에서 내 비명소리를 들었는지 
띠딕거리는 소리가 몇번 들리더니 집 안으로 박찬열이 다시 몸을 들였다.


"전구.."
"아, 뭐야. 존나 놀랬네"
"무서워.."
"쫄보새끼. 전구하나 나간거 가지고 어휴"


쯧쯧 거리며 혀를 몇번 차던 박찬열은 몸을 일으켜 잡내제거용으로 사뒀던 향초에 불을 피웠다. 
어느정도 어둠이 가신 뒤에야 좀 진정이 됐다.
나 진짜 존나 새가슴이구나. 새삼깨닳음.


"간다. 뭔일 있으면 전화하고"
"야 오빠.."
"뭐, 왜"
"안가면..안되냐..?"



***



씻는동안에도 혹시나 박찬열이 집에 갔나싶어 몇번이고 이름을 불러댔다. 
처음엔 고분고분 대답하던 박찬열은 나중에는 쌍욕을 해대며 
안가니까 그만 처 부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박찬열!!"
"한번만 더 부르면 진짜 가는수가있다"
"..개새끼"


이렇게 여린 동생을 혼자두고 어떻게 발걸음을 뗄 생각을 하냐. 너무하네. 
진짜 가면 너는 진짜..의리도 없는 새끼.

우여곡절 끝에 겨우겨우 다 씻고 나오니 박찬열은 메트릭스 위에 
가부좌를 틀고 명상하듯 눈을 감고있었다. 염불하네. 스님이세여?


"뭐하냐?"
"우워얶!!"


박찬열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물으니 감은 눈을 뜨고 
바로 보이는 내 얼굴에 기겁을 하고 놀라 자빠진다.



"야 미첬냐? 심장 떨어질뻔 했잖아!!"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박찬열을 깔끔히 무시하곤 
메트릭스 옆에 나있는 공간에 이불을 깔았다.


"야 이불 깔지마. 니 자면 나 갈꺼니까"
"뭐하러 그래 귀찮게. 걍 자고가"
"이 기집애가 미첬나. 잊었나본데 나 남자거든?"
"허이고 참나"


니가 남자면 뭐 어쩌라고. 누가 언제 너보고 여자랬냐? 
자고가는거랑 남자인거랑 뭔 상관인데 혼자 지랄이세여. 


"이거 아주 큰일날 새끼네"
"아 뭐가"
"너 막, 어? 무섭다고, 어? 아무 남자나 막, 집에 들이고, 재우고 뭐, 그럴거냐?"
"아, 뭐래 미친놈아! 니가 아무나냐?"


저새끼가 나 씻는동안 쥐약을 처먹었나 웬 헛소리를 이렇게 해대는거냐? 
내가 그럴애로 보이냐 이 미친 박찬열아?


"오빠 너니까 자고 가라는거지"
"..."
"술처먹고는 남의집에서 잘만 처 자놓고 왜 지랄이야"
"..."
"헛소리 그만하고 누워서 잠이나 처 자!"



매트릭스 위에 놓여진 두개의 베개중 하나를 신경질 적으로 바닥에 내리 꽂았다. 
박찬열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인상을 졸라게 찌푸린 채 바닥을 뚫을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나 먼저 잔다. 지랄 끝나면 디비 자라"


이불을 덮고 누워있으니 얼마 안있어 박찬열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후-


"초 끄지마!"


입으로 바람을 부는 소리에 놀라서 몸을 일으켜니 이미 켜뒀던 초가 모두 꺼져 어두컴컴하다. 
창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에 의존해 이불이 깔려진 자리로 발걸음을 옮기며 박찬열이 말했다.


"잘못하다 불나면 찍소리도 못하고 골로가는 수가 있다"
"무섭단말이야.."
"애도 아니고."
"아씨.."
"너 무섭지 말라고 집에도 안가고 있잖냐."
"..."
"그냥 좀 자라"


말을 하며 이불을 덮고 눕는 박찬열을 보곤 조용히 다시 몸을 뉘였다. 
박찬열이 같이 있는게 그나마 안심이 되긴 했지만 말했다싶이 
무서운거 한번 보면 불을 켜놓고도 잠에 들지 못하는지라 무서운건 어찌할 수 없었다.

이불 밖으로 꼼지락 꼼지락 손을 빼낸 뒤 바닥을 더듬거려 박찬열의 손을 찾아 잡았다.


"야 이거 뭐냐"


찬열은 제 손을 올려 새끼손가락을 겨우 붙잡고 있는 나의 손에대해 물었다. 
깐깐한새끼. 정수기세여?


"그냥 좀 넘어가라."
"참 나. 님 좀 뻔뻔하시네여"
"나 잠들기 전에 오빠 니가 갈까봐 그래"
"..."
"알잖아, 나 겁 많은거"



말을 마치자 들고있던 손에 힘을 풀어 맥없이 떨어뜨린다. 
인정하긴 싫지만 박찬열의 손은 꾀나 따듯했고 덕분에 무서운 마음도 조금 가셨다. 
평소보다는 늦게 잠들겠지만 뭐,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네.


"아 뭐야"


이제야 조용히 자나 싶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한참을 뒤척거리던 박찬열이 메트릭스 위로 스물스물 올라온다.


"야, 내가 좀 곱게 자라서 바닥에선 도저히 못자겠다."
"자고가라 한 내가 병신이지. 아오"


한숨을 존나 크게 한번 내 쉰 뒤 바닥으로 내려가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상반신을 일으켰을 즈음 뒷덜미를 잡아 끌어 다시금 눕혀버린다.


"그냥 자라. 귀찮게 하지 말고"
"오빠 니나 귀찮게 하지 말고 놔라"
"무식해서 모르나본데 이런걸 윈윈이라고 하는거다."
"뭔 개소리야"


헛소릴하는 박찬열을 아니꼬운 표정으로 쳐다보며 누워있는데 
내 목 뒤로 팔을 쑥- 집어 넣은 뒤 어깨를 끌어 당겨 마주보게 한다.


"난 허리 안아파서 좋고. 넌 안무서워서 좋고"
"..."
"누이좋고 매부좋고, 꿩먹고 알먹.."


눈을 감고는 낮은 목소리로 잠꼬대하듯 중얼거리던 박찬열이 슬며시 눈을 뜨더니 말끝을 흐린다. 
유일하게 소리를 내던 박찬열이 입을 다물고나니 완벽하게 조용해졌다.

어두운 방안, 심장소리마저 들릴듯한 그 적막 가운데 서로의 얼굴을 가만히 마주보고있다.  
꿀꺽- 하고 목구멍으로 침이 넘어간다. 

진짜 이해가 안되는데. 나, 왜 이렇게 두근거리냐.

숨쉬는것 마저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쯤 내 눈과 입술을 번갈아 보며 
쉬지않고 움직이던 박찬열의 눈동자가 이내 입술 위에서 움직임이 멈췄다.

조금씩 가까워져 오는 찬열에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을 감았다.





-

흔들?

[엑소/찬열/민석] 황금어장 최대 피해자 06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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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쵸오오오오오오아아아아아!큐울!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주를 이렇게 박찬열로ㅓ!!!!!!!!
8년 전
비회원54.52
아우 진짜 종대 말이 신경쓰여서 민석이 행동 하나하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있어요....
박찬열 ㅠ ㅠㅠㅠㅠ 이런 다정한 남자ㅠㅠㅠㅠ 남주는 찬열인걸로?????

8년 전
비회원178.103
꺠얘ㅒㄲ!!!!!!! 아 자까님 싸라해요~!~!!!!!!!
8년 전
독자2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찬열이랑 ㄷ이어지는건가여ㅠㅠㅠㅠ꺄악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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