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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몬스타엑스 김남길 이준혁 강동원 엑소 샤이니 온앤오프
궤구게기궈 전체글ll조회 60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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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만났었던 카페에 마주앉아 종대를 바라봤다.


"갑자기 무슨일이야?"
"..전에, 나한테 하려했던말"
"응.."
"말해줄 수 있어?"


한참을 뜸들이다 먼저 운을 뗀 종대에게 그때의 일을 물었다. 
종대는 어렵게 말을 꺼내는 내 모습을 보며 살짝 웃고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니까, 이주 전쯤에.."
"ㅇㅇㅇ"


내 목소리도 종대의 목소리도 아닌 제 3자의 목소리에 두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한곳으로 몰렸다.


"누구.."
"오빠 니가 여기 왜있어?"


박찬열이었다. 존나 다크템플러세여? 소리없이 다가오고 지랄.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거야. 아니, 알고 온거야 우연히 본거야.


"가자"


박찬열은 별안간 내 손목을 잡아 쥐곤 카페 밖으로 끌고 나왔다.


"뭐하는거야. 나 친구랑 얘기중.."
"뭐가 궁금한데"
"뭐?"
"알고싶은게 뭐냐고! 김민석이 사실은 니 마음 다 알고있었다는거? 
아니면, 다 알면서 너 데리고 논거? 그것도 아니면 뭐! 뭐가 더 궁금한데."
"..."
"뭐 좋은 얘길 듣겠다고 니 스스로 상처받을 짓을해"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박찬열이 아니라 나 아닌가? 
갑자기 나타나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다짜고짜 화를 내는 이유가 도대체 뭔데.


"놔."
"..."
"아파"


끌려 나올때 잡혔던 손목을 비틀어 빼냈다. 
언제 뒷따라 나온건지 김종대가 괜찮냐며 물어온다. 


"괜찮아. 미안한데,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
"그래. 가자 데려다 줄게"
"아니야. 혼자 갈게"


단호하게 말하는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던 종대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건내온다. 
다음에 또 너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집으로 향하는 내내 자꾸만 따라붙는 발걸음에 신경이 살살 긁혔다.


"얘기 좀 해"


몇 발자국 떨어진 뒤에서 천천히 따라 오던 박찬열은 
집 앞에 도착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려던 나를 막아섰다.


"..들어와"


식탁에 마주앉은 박찬열은 도무지 입을 열어 정적을 깰 기미가 안보였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말을 꺼내고 싶지도 않았다.
궁금한게 많았지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박찬열이 입을 열면 다 끝날 것 같았다.
김민석에 대한 내 마음도, 지금 현재 박찬열과 나의 관계도.



***



박찬열. 13세. 여름


"야 18! 여기 내구역이거든!"


초딩시절 나는 또래보다 조금 더 키가 크다는 이유로 무서울 것 하나 없이 깝치고다녔다.
남의 동네 아파트단지 내에 위치한 놀이터를 마치 제 집 앞인 듯 멋대로 내 구역으로 삼고
미끄럼틀이건 철봉이건 다른 애들은 얼씬도 못하게 겁을 주고는 했었다.


"지랄하네"


평소와 다름없이 놀이터에 있던 얼라들을 내 쫓고 있는데
등지고 있던 철봉쪽에서 신경을 건들이는 음성이 귀로 들어왔다.

"야 너 뭐냐 기지배야"


키도 쬐끔한게 지보다 1.5배는 더 큰 나한테 겁도 없이 대들었다.


"여기 우리집 놀이터거든!"
"18! 여기 내 구역이라고!"


철봉에 매달려 지네집 놀이터라고 우겨대는 꼬맹이를 향해 존나 쎄보이게 욕을 내뱉으며 말했다.
근데 이 겁대가리 상실한 꼬맹이가 코웃음을 팽 치면서 나를 비웃음. 딥빡.



"어쭈. 야 비웃냐? 이 일회용 데일밴드같이 생긴게"
"뭐래 이 동물 애호가같이 생긴게!"



시발. 저게 무슨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딱 듣자마자 존나 얹짢았다. 
그래 나 동물 존나 애호가다! 내가 시발 동물애호가인데 뭐 보태준거있냐 개미핥기같은 새끼야! 



"야 니는 나이도 어린게 이빨이 없어서 틀니했냐?"
"이거 틀니 아니거든! 교정기거든!"
"그게 그거지 시발!"
"못 배운거 티내냐 멍청아!"



그 때 당시 ㅇㅇㅇ는 교정기를 끼고 있었는데 초6때 주변에서 접해보지 못한거라 
그게 교정기인지 틀니인지 내가 알게 뭐냐 이빨에 끼는게 틀니지 하고 존나게 깠다.

어려서 그랬는지 어쨋는지 모르겠지만 ㅇㅇㅇ는 어렸을때 욕이라곤 바보 멍청이밖에 몰랐었다.
그랬던 기집애가 지금은 어떻게 그러게 아가리 파이터가 됐는지. 참. 모를일이다.



"너 뭐라그랬냐?! 죽고싶냐?"
"안죽고싶다! 내가 왜 죽고싶냐?!"
"이게 나이도 어린게 까불어라 계속!"
"알겠다! 계속 까불꺼다!"



순수한년. 존나 빡쳐. 어린애들이 제일 무섭다는게 이런거다. 겁대가리가 없다.
특히 ㅇㅇㅇ는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감인지 지가 이 세상 사람들을 
다 이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듯 할 말이 있으면 참지 않고 내뱉었다.


"야 너 거기 가만히 있어라"


몇 발자국 떨어져 선 채로 입만 털고있었는데 지지않고 깐족대는 ㅇㅇㅇ에 
열이 오를대로 올라 꿀밤이라도 몇대 쥐어줄 생각으로 발걸음을 떼었다.


멍!-


갑자기 들려오는 개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머리 한 일주일 안 감은 것 처럼 
떡진 개 털을 자랑하며 졸라 큰 삽살개가 달려왔다. 
머리털 나고 처음보는 사람만한 개새끼때문에 존나 쫄았다. 
무서워서 아니다. 처음봐서 그랬다.


"흐어엏"



지금 생각해도 개찌질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삽살개새끼는 ㅇㅇㅇ가 기르던 개였는지 곧장 ㅇㅇㅇ에게로 달려갔다.



"도비! 또 가출했어?"
멍-
"나오면 마녀한테 혼난다니까 왜 자꾸 기어나와!"
멍멍!
"나 금방 들어가니까 쫌만 참으라고 했잖아~"



ㅇㅇㅇ는 개언어 능통자였는지 개새끼와 대화를 하고있었다. 존나 대단한년..


"ㅇ..야! 그 삽살개 데리고 빨리 꺼져!"
"뭐래 이 멍청이가! 얘 삽살개 아니거든!"
"야, 아니긴! 딱 봐도 삽살개구만 무슨"
"아니야! 우리 도비 삽살개 아니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무서울게 없다는 듯 야무지게 기어 오르던 ㅇㅇㅇ는 
갑자기 뭐가 그리도 서글픈지 울먹울먹 거리며 지가 기르는 개가 삽살개가 아니라며 오열했다. 
우뤼 도뷔 솹솰개 아뉘라궈!! 어후.


"참나, 그럼 뭔데 이 바보야"


동물애호가인 내 소견으로 도비는 분명히 삽살개가 확실했다. 
삽살개 비슷하게 생긴 또 다른 견종이 있으면 모를까 저거 백퍼 삽살개라고.


"이..씨베리안 허스키다!!"


***


박찬열 15세. 봄



놀이터에서 처음 ㅇㅇㅇ를 만난 이후로 어찌된 영문인진 모르겠지만
우린 매일 그 놀이터에서 만나서 싸웠다. 존나 싸웠다.
싸움의 주제는 매일 달랐는데 거의 내가 열받아서 소리를 빽- 지르면
ㅇㅇㅇ가 주춤주춤 사과를 건네는걸로 끝이났었다.



"야 너 뭐야!"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신입생을 환영해야 한다며 굳이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집합시킨 교감덕분에 졸라게 투덜거리며 터덜터덜 밖으로 나왔다.

지루한 입학축하 말씀이 끝나고 신입생들과 재학생들에게 맞절, 아니 맞인사? 
아 뭐래냐 아무튼 마주보고 인사하는 그걸 하려는데 
좌양좌 우양우를 하고나니 바로 보이는 ㅇㅇㅇ의 얼굴에 놀래서 
인간들 존나 집합된 운동장이란것도 잊고 소리를 빽 질렀다.

누가 그랬었다. 사람하나 병신만드는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일이라고.
그렇다. 나는 그 날 병신이 되었다.

ㅇㅇㅇ는 나를 엿먹이기 위해 이 학교에 입학한게 틀림없다.
이름을 부르며 손가락질을 해 대는 나를 개무시하곤
내가 가르키는 사람이 마치 지가 아니라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ㅇㅇㅇ덕분에
헛것보는 미친놈으로 신입생들에게 낙인찍혔었다.시발.


-


"야 시발. 너때문에 나 개병신됐잖아"
"오빠 니는 원래 개병신이에요."
"너는 왜 우리학교로 오고 지랄이세요."
"여기 이제 내 학교거든요."
"내가 시발 먼저 다녔거든요?"
"존나 유치하시네요. 유치장 가실래여?"


초딩시절 할줄 아는 심한 말이라곤 바보 멍청이밖에 없던 ㅇㅇㅇ는 
누구한테 배워 처먹은건지 (아직도 지라고 인정 안함)
못배워먹은 개드립에 오빠에게 욕을하는 버르장 머리까지 탑재했다.


나를 무시하곤 발걸음을 옮기는 ㅇㅇㅇ를 졸졸 뒤따라가면서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냐, 내가 오빠라는걸 잊은건 아니냐,
다다다다 잔소리를 쏘아대는데 한번을 돌아보지 않고 제갈길을 간다.
개썅 마이웨이. 귓구녕에 똥을 처 박아놨냐 기집애야. 
오빠의 권위가 이렇게 무너지다니.



"오냐오냐 해주니까 내가 오나미로 보이냐?"
"야, 오빠"


옆에서 뭐라고 지랄을 하건 마이웨이 쩔던 기집애가 갑자기
몸을 돌려 나를 멈춰세운다. 아 시발 깜짝이야.


"ㅁ,뭐!"


존나 놀랬네. 심장 뱉을뻔. 후.하. ㅇㅇㅇ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내가 존나 새가슴이라는 사실! 무덤까지 비밀이다 이건.


"나 이쁘지. 교복 존나 잘어울리지"
"..어후.."


내 앞에서 예쁘냐며 치마자락을 붙잡고 빙그르 돌아보이는 ㅇㅇㅇ를 넋을 놓고 바라봤다.
놀란게 아직 진정이 안되나. 저기요 조용히 좀 해 주실래요 심장씨?
귓구멍에 그 쪽이 두근대는 소리가 들려서 상당히 얹짢습니다만.


"나는 비로소 깨닳았다."
"뭐를. 내가 존예라는걸?"
"ㅇㅇㅇ 이꼴 존못이라는거윾"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복부에 주먹을 내리꽂는다. 
저 깡패새끼. 내가 너를 잘못키웠네.


***


박찬열. 18세. 봄.



"야, 또 따라왔냐?"
"뭔소리야! 내가 전부터 이 학교 올거라고 했는데. 오빠 니야말로 나 따라온거 아니야?"
"그게 무슨 새로운 개소리냐, 내가 먼저 왔는데 누굴 따라와 븅신아"
"내가 여기 온다고 말 한거 기억하고 먼저 지원한거 아니냐고!"
"그것 참 신박한 개소리군"


존나 귀신같은 새끼. 내가 이 학교 오려고 안하던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했는데.
오죽하면 엄마가 우리 아들 죽을 때 된거 아니냐고 붙잡고 물었을까.
이 기집애는 왜 하필 공부머리가 좋아가지고는 안해도 될 고생을 시키는거야.
걍 어디 동네 고등학교나 가면 좋을것을 과고를 오고 지랄.


"저 인간을 2년이나 더 봐야 한다니."
"귀한 옥체를 2년씩이나 더 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거라"
"염불하네"


입술을 툭 내밀곤 궁시렁거린다. 왜 툴툴 거리고 지랄. 귀엽게

중학교 2학년, 나랑 같은 교복을 입고 설치는 ㅇㅇㅇ는.
그땐 죽어도 인정하기 싫었지만. 존나 예뻤다. 아니. 존나는 빼자 양심상.
아무튼, 예뻤다. 내 눈엔.


-


"야, 왕따냐? 밥을 왜 혼자 처먹냐"
"원래 초반엔 혼자 먹어도 되"
"뭔 개소리야. 그럼 저기 둘 셋씩 짝지어서 식사하는 분들은 3학년이냐?"
"아 몰라 시발! 왜 1학년 밥 먹는 시간에 나타나고 지랄이야 양아치새끼야!"



ㅇㅇㅇ는 소리지르고 개지랄할 때 특히 귀여웠다. 이러면 좀 변태같은가?

근데 얜 새학기 시작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밥을 혼자 처먹냐
얘 성격에 왕따나 뭐 그런건 아닐테고. 
아니다, 재수없게 맞는말만 처 해서 왕따당하나?


"너 또 재수없게 따박따박 맞는말만 나불거려서 왕따당하냐?"
"..."
"헐. 설마 진짜세요??"
"그래 시발! 나 친구 없다 개새끼야! 됐냐?!"


빽- 소리를 내지른 ㅇㅇㅇ는 눈가가 시뻘게져서는 급식판을 들고 자리를 떳다.
아니 시발 니가 진짜 친구가 없을지 내가 알았냐?
당황해서 잠시간 멍때리다 헐레벌떡 ㅇㅇㅇ를 뒷따랐다.


"야! 너는 왜..울고그르냐.."


마음아프게. 
달래줄 방법을 몰라 병신같이 허공에 팔만 휘적거렸다.
아니 애가 말을 막하면 뭐 얼마나 막했다고 그걸가지고 어? 애를, 어? 시발.


"내가 그렇게 재수없냐?"
"어?"
"그래, 나 좀 재수없어.."
"야, 좀은 무슨..존나 앆!!"


웃으라고 장난좀 친걸가지고 정강이를 걷어차냐? 
ㅇㅇㅇ는 바보야! 내 마음도 몰라주는 바보!


"아오 씨. 존나 아프네"
"도움도 안되는게 왜 따라와서 성질긁고 지랄이야.."
"오빠한테 말하는 싸가지하고는"
"..맞네, 나 존나 재수없는거"
"아니 그거 인정하라고 한 말은 아닌데.."


아까보다 더 서럽게 우는 ㅇㅇㅇ를 보다 팔을 뻗어 어깨를 감싸안았다.
울지 말라고 다정하게 달래주면 재수없다고 지랄하겠지.



"울지마."
"..."
"뚝해"
"..."
"뚝!"
"지랄이야.."


이럴줄 알았다. 시발.


***


박찬열. 24세. 여름.



워낙에 나를 그냥 편한오빠로만 생각하는 ㅇㅇㅇ라 고백을 할 생각도, 엄두도 못냈었다.
그렇게 속앓이만 해온게 자그마치 9년이다. 나도 참, 내가 대단하다.

그래도 뭐, 이렇게 지켜만 보는것도 나름 괜찮다.
괜히 고백했다 차여서 어색하고 서먹해지다 결국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느니
장난치고 싸우더라도 옆에 붙어서 챙겨주는게 차라리 마음 편하다.


-


나님의 도움으로 김민석과 첫 데이트 약속이 성사된 ㅇㅇㅇ를 데리고 옷가게로왔다.

한여름에 긴팔 긴바지 입고 설치는데, 니가 아무리 더위를 안타도
놀이공원 가면 더워서 팔꿈치, 무릎 이후로 닿는 천쪼가리들 다 뜯고 싶어질꺼다.
ㅇㅇㅇ가 가져다 대는 옷들은 뭐, 솔직히 뭔들 안어울리겠냐만은 다 안된다고 돌려보냈다.

대신 ㅇㅇㅇ가 평소 잘 입지는 않지만 
분명히 입으면 존나 잘어울릴 스타일의 옷들을 꺼내서 대봤다.
역시. 안목이 아주 그냥 지드래곤급이구만.

코디 해준대로 순순히..는 아니지만 나름 고분고분 갈아입고 나온다.
존나 잘어울려. 시발. 욕나온다. 하. 나는 진짜. 최소 성인군자다.
ㅇㅇㅇ 너 좋으라고 내가 호구짓 제대로 한다.


"얼마에요?"
"야 오빠 뭐해?"
"갈아입고와. 데이트 잘하라고 주는 선물이다"


존나 감동받은 표정으로 올려다보는 ㅇㅇㅇ를 보니 갑자기 후회된다.
아 걍 고백하고 말어 진짜? 그냥 고백해?


-


[첫 데이트에 10분정도 늦는거 알지?]

[걸을땐 평소보다 반걸음 느리게 걸어라]

[남자가 니 걸음에 맞추게끔 하는거다 알겠냐?]



아니 이기집애가 감히 하늘같은 오라버니 톡을 읽씹을해? 이런 건방진 소녀를 봤나.
내가 지금 누구 좋으라고 조언아닌 조언을 해 주는건데.
자고로 이 오빠님의 말씀은 들어서 해될것이 1도 없는것이라고 가르쳤건만.
또 입술 툭 내밀고 뭐라고 궁시렁 거리고 있겠지.옆에서 못보는게 아쉽네.


[뭐 먹을 때 평소처럼 개같이 처먹지 마라]


존나 귀여우니까. 그렇다고 존나 천상 여자인척 한다고 
조신하게 깨작거린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아, 그건 또 내가 못 본 모습이라 기분 나쁜데.


[평소처럼 존나 조신하게 먹을거니까 신경 끄시지!!!]


"지랄 조신이랜다"


ㅇㅇㅇ의 답장을 받고 존나 웃었다. 워후. 간만에 크게 웃었네. 하..
별로 웃기지도 않는 톡을 받고 미친놈처럼 쳐 웃다가 말았다.
내가 진짜 잘하고 있는게 맞는거냐. 이러다 ㅇㅇㅇ가 진짜로 민석이형이랑 연애라도 하면?
하면 뭐, 잘된거지. 속앓이 하는거 옆에서 지켜보는것 보다..훨씬 낫겠지.
낫긴 개뿔.



***



박찬열. 24세. 여름.


하루도 빼먹지 않고 붙어있었던 ㅇㅇㅇ인데
아침부터 얼굴을 보지도 못하고 심지어 연락도 잘 안되니 정신이 획까닥 했나보다.
남의 집에서 왜 대자로 자빠져있고 난리냐. ㅇㅇㅇ한텐 뭐라고 변명하려고.


...


"이제오냐"
"이제 오고 자시고. 오빠 니가 여기 왜 있냐고!"


그렇게 물으신다면, 할말이 없습니다만. 아, 목탄다.


"비밀번호 어떻게 알았어"
"내 생일치니까 열리던데?"


맞아, 이거 존나 기분좋더라. 마치 내가 남자친구가 된듯한 그런..뭐랄까
양념치킨 한마리 시켰는데 다리 3개온 느낌? 존나 좋쿤.

계속해서 왜 있었냐고 묻는 ㅇㅇㅇ에 존나 할말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주섬주섬 문을 따고 나왔다. 아, 뭔가 아쉽다. 감칠맛났어.

계단을 내려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문 안쪽에서 비명소리가 들린다.
뭐여, 뭔일이여 갑자기. 나 나오기 전까지 아무 문제 없었는디?


"뭐야! 왜그래!?"
"전구.."
"아, 뭐야. 존나 놀랬네"
"무서워.."


집안으로 다시 들어서니 별로 큰 일은 아닌듯했다. 어휴, 하여튼 사람 놀래키는데 뭐 있다니까.
재주도 좋아, 사람 심장 들었다 놨다하는 재주.


"야 오빠.."
"뭐, 왜"
"안가면..안되냐..?"


이것봐. 존나.
마른침이 꼴깍 넘어간다. 
어두워서 다행이지. 밝았으면 당장에 내 쫓았을거다.



-



화장실에서 ㅇㅇㅇ가 씻는 소리가 들려와 마인트 컨트롤을 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난 여자다. ㅇㅇㅇ는 남자다. 아 이러면 똑같은 상황인가?
난 남자다. ㅇㅇㅇ는..개다. 그래, 도비. 아 도비 죽었구나. 
난..바위다. ㅇㅇㅇ는..


"뭐하냐?"
"우워얶!!"



명상하느라 감았던 눈을 뜨자 바로 보이는 얼굴에 존나 심장잡고 쓰러졌다.
이새끼 진짜 뭐 있다니까? 내 심장 없애려고 작정했냐 오늘?


ㅇㅇㅇ와 실랑이 끝에 나는 오늘. 이곳에서. 잠을. 청해야만 했다.
자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다가 잠드는거야. 숨을 깊게 들이 마시고..마시고..
아씨 진짜 손을 왜 잡아!! 그것도 존나 귀엽게 새끼손가락만!!
참아야 하느니라. 참아야 하느니라. 나는 부처다. 잘생긴 부처다. 부처핸섬.
참아라..참아..참..



"야, 내가 좀 곱게 자라서 바닥에선 도저히 못자겠다."
"자고가라 한 내가 병신이지. 아오"


엄마 이거 뭐야. 지금 바닥으로 내려가려던 ㅇㅇㅇ 잡아 눕힌거 내..손..?
이거 진짜 내가 한 짓거리..? 감당할 자신 있으신..?
눈도 못뜨고 헛소리를 짓거리는데 아무 반응이 없길래 슬며시 눈을 떳다.
내가 잘못했네. 박찬열이 잘못했네. 병신 아오.

괜히 눈을 떠가지고는 심장에 무리준다.
어두컴컴한 와중에 입술은 또 왜이리 잘 보이는건데.
나는 휴지다..나는 무생물이다..나는..



***


박찬열. 24세. 여름.



ㅇㅇㅇ도 안나오는 종강파티에 꾸역꾸역 나온게 잘못이었나보다.
재미도 없을게 뻔한데 뭐하러 나와가지고는 이딴 얘기나 듣고.

화장실에서 우연히 듣게된 대화에 기분이 존나 가라앉았다.
내가 아는것보다 훨씬 더 속앓이 했을 ㅇㅇㅇ의 마음이 무시당한 것도 기분 나빴지만
그동안 형이라고 믿고 따랐던 김민석에 대한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정도였다.

차라리 모르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내가 병신이고 내가 호구인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듣고, 아무것도 몰랐던게..훨씬.


아무생각 없이 걷다보니 ㅇㅇㅇ의 집에 도착해 있었고, 문을 열고 발을 들이고 있었다.


"여기가 오빠 니네집이냐? 내가 옷이라도 갈아입고 있었으면 어쩌려고..!"


오지라퍼 박성춘?이 나대서 생긴 상처를 보곤 또 한숨을 쉰다.
너도, 차라리 모르고 있는게 더 나을것같냐?
너도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고 계속 김민석을 좋아하는게..


"어째 조용하다 싶더니만. 이번엔 또 누구랑 왜 싸운건.."


그건 내가 싫다.
조금 힘들고, 조금 아프더라도 그딴새끼 마음에서 접었으면 좋겠다.



***



"9년 전에"
"..."
"같은 교복입고 내 앞에서 설칠 때 부터"
"..."
"나한테 너..그냥 동생 아니었어."



그렇게 말을 한 박찬열은 다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냥 동생이 아니면, 뭐. 무슨 동생이었는데. 
말을 좀 제대로 해야 알아듣지 이 새끼야.



"무슨소리야"
"..."
"말하고 싶은게 뭔데"
"..."
"오빠 니가 뭐라고 하는지 못알아 듣겠거든?"


몇번을 되물어도 대답이 없는 박찬열에 짜증이 올랐다.
뭐 제대로 알려줄것도 아니면서 사람 궁금하게 만들고 난리야.
이거 뭐 문학시간이야? 화자의 말 뜻을 유추하라 뭐 그런거냐?


"공부도 못하는게, 같은 고등학교 가겠다고 존나 용썼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도대체"
"고딩때 친구 없다고 울던 너때문에, 쉬는시간마다 니네 반 찾아간거고"
"..."
"멀어지면 자주 못볼까봐, 대학도 니가 간다던 학교로 지원했고."
"..."
"니가 김민석 좋다고 속앓이 할 때"
"..."
"..너보다 내가, 더 힘들었어"


입을 열지 못했다. 아니,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박찬열이 나에게 하고싶은말이 뭘지, 말을 안해도 다 느껴지는 듯 했다.
내가 김민석을 좋아하는 마음과 비슷한. 
어쩌면,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큰


"니가"
"..."
"좋으니까"


박찬열의 마음이.




-

박찬열 얘기 끝!

오래만감입니다.

the love..
[라임/문보우/시상에우리민석이/꽯뚧쐛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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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독자3
시상에우리민석이에여.... 진심 제 닉값하네여 밍소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차뇨르 붘쨩해
8년 전
독자4
자까님 글을 데일리톡부터 잘 일고있었던 한 독자입니다!! [꽯뚧쐛뢟]으로 암호닉 신청하께요!!아 진짜 가슴이 저릿저릿하네요ㅠㅠㅠ찬녀라ㅠㅠㅠ
8년 전
독자5
역시나 민서기는 나ㅂ쁜남자였군녀ㅠㅠㅠㅠㅠㅜㅜ찬열ㄹ이랑 어서 잘됐으먄 좋켓네여
8년 전
비회원93.148
문보우예요ㅠㅜ.. 열이 애잔보스에 밍속..ㅠㅠㅜㅜㅠㅠㅠ잘보구갑니다!
8년 전
독자6
ㅠㅠㅠㅠ민석이가 뭐라거핬는지가 궁금하네요ㅠㅠㅠㅠㅠㅠ찬열아ㅠㅠㅠㅠ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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