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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청? 마이베이비 전체글ll조회 1041l 1





















김선배!
















01. 핑크머리 과탑님





김선배는 공부도 잘했다. 야무졌고, 그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예쁨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김선배는 내 앞에서 깡소주 까며 교수님 머리털 보다 과제가 더 많다며 하소연 했다.
녹음을 하고 교수님께 보낼 거라고 놀리면 꿀잼이다. 사실은 진짜로 신고 당할까 봐 금방 삭제했지만.
김선배 하면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과탑은 원래 못하는 게 없나? 생각이 든 것도 잠시. 그냥 김선배여서 가능한 거 같다. 같이 노래방에 가는 날은 내 귀가 즐거운 날이었다.
김선배 보고 여자친구 사귀면 공유해주기로 하고 녹음을 했다. 굳이? 싶었지만 알고 보면 다 핑계고 내 고막을 위함이었다. 김선배도 대충 아는 거 같았다.


그런 김선배가 고집스레 고수해오던 흑발을 버렸다. 염색을 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핑크색으로. 응, 파란색도 아니고 보라색도 아니고 핑크색이 맞았다.
장점은 먼 곳에서도 김선배를 찾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무지개색으로 물들인 사람들은 많았지만 저런 분홍머리를 한 사람은 김선배가 유일했다.
이후로 김선배의 별명은 늘어났다. '과탑 김선배' 에서 '도즈베리', '김핑크' 등등으로.
아마 우리 학교에서 별명 최다 보유자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뭐 은근 어울렸다. 김선배의 파격 변신의 전공 교수님마저도 관심을 보였으니 말 다 했다. 저러다 조교 캐스팅 당하는 거 아닌가 몰라. 김선배는 이런 내 말을 듣고는 처음 보는 정색을 했다.
"말이 심하잖아."


핑크머리 과탑님과 친분이 있는 내가 가장 신기했다.








02. 인생은 김선배처럼






부지런한 김선배는 부지런했다. 이게 무슨 김선배는 김선배 같은 소리냐면 정말 부지런해서 할 말이 없다는 소리다.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과탑인 이유가 있었다. 나였으면 귀찮아서 끝없이 미뤘을 과제도 척척해냈고,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는 김선배는 나가기 싫어서라도 약속을 빨리빨리 잡았다. 그리고 서둘러 들어와 씻고 누웠다. 이게 왜 부지런한 거냐면 집에 들어간 지 20분도 안 돼서 잘 놀았다는 톡이 왔다. 참 빠르다 싶었다. 약속도 많으면서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이래 왔으니까.

후드집업을 거의 던지는 김선배였다. 놀려먹기 좋은 김선배의 조준력 만큼은 놀릴 수 없었다. 쓸데없는 승부욕도 넘쳐서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공하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 뻗는다.
정확하게 동방 소파에 앉아있던 내 품으로 들어온 후드집업을 내려다봤다.

"오올.."

"봤냐. 내가 이 정도야."

"오...."

한번 반응해주니 뭘 오오냐 하면서도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백퍼 기분이 업 된 상태였다.

"나가자. 커피 사줄게."

"선배가? 진심? 오늘 무슨 날이에요?"

" 나.. 어떤 이미지인 거야?..!"

역시 김선배 놀리는 게 내 인생의 낙이다.

꼭 인생은 김선배처럼 살아야지. 오늘도 텅텅 빈 허무한 다짐만 할 뿐이다.








03. 친한 선배가 고백을 받으면






과탑은 인기가 많은 게 국룰인가? 김선배는 과탑이고, 인기가 많았다. 대학교라서 고등학생 때보단 덜하지만 그렇다고 원래 있던 인기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김도영, 오늘 안 온다면서!"

술자리만 나가면 김선배의 옆자리는 비어있는 틈이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김선배의 팔짱을 끼며 자신의 옆자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오늘은 같은 전공이었던 거 같은 아이가 김선배를 옆자리로 데려갔다. 이름이 뭐더라..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 공하연."


"선배! 저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술 취한 김선배를 이용해서 편의점에 가려는 속셈이 뻔히 보였다.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같이 가요!" 눈웃음 지으며 김선배를 살살 꼬시던 공하연이었다. 근데 김선배는
"그래."
거절을 잘 안 한다. 못하는 건 아니다. 평소엔 소름 돋을 정도로 빠른 눈치면서 술만 들어가면 쥐똥이 되어 버린다. 으휴..


"선배..! 아. 아니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맘대로 해."

저녁 공기를 맞으니 술이 점점 깨는 거 같았다. 도영은 얼굴만 가물 알고 있던 후배의 의도를 점점 파악하는 중이었다. 처음엔 여럿이서 나온 줄 알았는데 정작 나와보니 후배 한 명이었다.
"저.. 그 오빠! 할 말 있는데."
이렇게 뒤에서 몰래 받아온 고백은 여러 번 있었다. 고딩 때는 카톡으로도 받아봤었으니까. 하지만 도영은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착한 심성 때문인지.. 그건 상관없나? 고백을 받을 때마다 안절부절못했다.
"좋아해요. 오빠가 옆에 앉아서 꼰대 선배 처리해줬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거 시준희가 부탁해서 한 건데. 그날 복학생 선배 옆에는 다른 학생들도 많이 앉아 있었다. 시준희는 남에게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오지랖은 넓었다.

"저기.."

".. 네! 네?"
후배에겐 미안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도영은 술이 거의 다 깬 상태였다.

"미안해. 내가 아직은 애인 사귈 마음이 없어."
완벽한 거절이었다. 하연은 생각했다. 한 학기 휴강.. 아니 자퇴 각이라고. 그냥 차인 게 문제가 아니었다. 도영 선배에게 차여서 문제였다. 쿨한 성격이어도 도영 선배에게 차이면 다들 학교에서 마주치기 힘들었다. 이것도 국룰에 가까웠다.









04. 김선배는 김동영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좋아요 1,067개
Do_young_21 화이트 데이라고 달리는 중~!~!

#동생아 #작작마시거라




"선배, 인기 많네?" "부러워? 나 무시하는 거 너밖에 없어." 알고는 있었는데 내성적인 면도 있는 선배가 핵인싸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근데 나 왜 동생이죠?" "그럼 뭐라 하니." "시준희..? ㅎ" "ㅎㅎ 시로!"
선배 방금 애교 부린 거죠? ㅋㅋ 내 말에 아니거든 하며 반격하는 김선배였다. "조금 귀여웠다." "네가 뭔데." 왜 자꾸 나 상처 줘요? 내가 언제!
술이 들어가니 애교가 늘어난 김선배 놀리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 근데 약간 상처..

"김선배." "너도 나 이름으로 불러라." ".. 김선배?" "까먹은 거야..? 너무한다." "ㅋㅋㅋㅋ 장난이죠. 동영 선배님." "개명한 지가 언젠데.. 너 진짜 나쁘다." "알겠어요. 김선배님." "야 재밌지~?"
역시 꿀잼이다. 대학교 들어오면서 이름을 바꾼 김선배의 본명은 김도영이었다. 유치하긴 해도 우리가 노는 방식이다. 그렇게 원하면 불러줘야지.
"동영 선배~!?" "야." 진심으로 정색했다. 이제 튀어야겠다.









05. 김선배의 위로하는 법






문득 전남친과 헤어졌을 때가 생각났다. 첫연애인 만큼 최선을 다했는데. 끝은 좋지 않았다. 원인은 전남친의 환승이었다. 이걸 바람이라고 하긴 애매하고, 그렇다고 너무 쿨하게 잊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다음 연애였기에 환승이라고 하겠다. 바람만큼 나쁘다는 환승 이별이었다. 그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던 건가? 멍하니 편의점에서 술만 들이부었다. 나쁜놈. 씨발놈. 평소라면 하지 않을 욕은 덤이었다.


'김선배'
어우.. 숙취.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졌다. 일어나자마자 뜨는 발신인은 김선배였다. 웬일이지? "여보세여.." 다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를 받으면 김선배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해장 안 했지. 너."

"ㄴ.. ㅔ.."

"? 뭐라는 거야. 시티 국밥으로 와."

"ㅇ.. ㅑ ㅂ"

뚜- 뚜- 거리는 신호음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었네. 핸드폰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아.. 머리가 어질.
엥? 잠시만. 김선배가 나 술 마신 거 어떻게 알았지? 그때 두통과 함께 찾아오는 기억이었다.


"김도영씨, 어디여."

"..? 무슨 일 있냐? 왜 갑자기 이름으로 불러."

"어딤냥께."

"아- 술 마셨네. 편의점?"

"왜 묻는 말에 대답 안 해여~?!"

"응~ 갈게. 가는 중이야."

"아니, 그 새끼가 날 버리고? 다른 사람이랑."

"응~ 가서 얘기하자."

뚜-뚜- 김선배는 툭하면 끊었다. 얼마나 단단히 취하면; 김선배를 부르냐. 나도 나 자신이 이해가 안 갔다. 얼마 안가 내 앞으로 긴 비주얼을 자랑하는 검은 물체가 다가왔다. "뭐 하냐." 음. 김선배였다.


"와아~ 나쁜 놈이네! 환승? 환승은 무슨. 바람이지 그냥."

"아니.. 진짜로.... 맞지. 바람!! 그냥 바람처럼 사라져버리지?!"

그러고 기억이 없다. 아마 쓰러진 거 같았다. 김선배의 공감 능력은 뛰어났다. 김선배는 상담도 잘하네. 잘하는 거 하나 추가다. 평소엔 놀려먹는 김선배여도 날 버리고 가지 않는 의리가 있었다. 오, 장점 하나 더 발견. 의리가 있다.

"사람 보는 눈 좀 키워라.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 너는."

으휴. 김선배는 나와 좀 닮은 거 같다. 의리 있는 김선배. 이게 김선배의 진정시키는 방법이었다. 폭풍공감은 내게 약이 되었으니까. 위로? 노노. 진정. ㅇㅇ.









06 농구하는 김선배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김선배!
















01. 핑크머리 과탑님





김선배는 공부도 잘했다. 야무졌고, 그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예쁨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김선배는 내 앞에서 깡소주 까며 교수님 머리털 보다 과제가 더 많다며 하소연 했다.
녹음을 하고 교수님께 보낼 거라고 놀리면 꿀잼이다. 사실은 진짜로 신고 당할까 봐 금방 삭제했지만.
김선배 하면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과탑은 원래 못하는 게 없나? 생각이 든 것도 잠시. 그냥 김선배여서 가능한 거 같다. 같이 노래방에 가는 날은 내 귀가 즐거운 날이었다.
김선배 보고 여자친구 사귀면 공유해주기로 하고 녹음을 했다. 굳이? 싶었지만 알고 보면 다 핑계고 내 고막을 위함이었다. 김선배도 대충 아는 거 같았다.


그런 김선배가 고집스레 고수해오던 흑발을 버렸다. 염색을 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핑크색으로. 응, 파란색도 아니고 보라색도 아니고 핑크색이 맞았다.
장점은 먼 곳에서도 김선배를 찾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무지개색으로 물들인 사람들은 많았지만 저런 분홍머리를 한 사람은 김선배가 유일했다.
이후로 김선배의 별명은 늘어났다. '과탑 김선배' 에서 '도즈베리', '김핑크' 등등으로.
아마 우리 학교에서 별명 최다 보유자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뭐 은근 어울렸다. 김선배의 파격 변신의 전공 교수님마저도 관심을 보였으니 말 다 했다. 저러다 조교 캐스팅 당하는 거 아닌가 몰라. 김선배는 이런 내 말을 듣고는 처음 보는 정색을 했다.
"말이 심하잖아."


핑크머리 과탑님과 친분이 있는 내가 가장 신기했다.








02. 인생은 김선배처럼






부지런한 김선배는 부지런했다. 이게 무슨 김선배는 김선배 같은 소리냐면 정말 부지런해서 할 말이 없다는 소리다.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과탑인 이유가 있었다. 나였으면 귀찮아서 끝없이 미뤘을 과제도 척척해냈고,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는 김선배는 나가기 싫어서라도 약속을 빨리빨리 잡았다. 그리고 서둘러 들어와 씻고 누웠다. 이게 왜 부지런한 거냐면 집에 들어간 지 20분도 안 돼서 잘 놀았다는 톡이 왔다. 참 빠르다 싶었다. 약속도 많으면서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이래 왔으니까.

후드집업을 거의 던지는 김선배였다. 놀려먹기 좋은 김선배의 조준력 만큼은 놀릴 수 없었다. 쓸데없는 승부욕도 넘쳐서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공하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 뻗는다.
정확하게 동방 소파에 앉아있던 내 품으로 들어온 후드집업을 내려다봤다.

"오올.."

"봤냐. 내가 이 정도야."

"오...."

한번 반응해주니 뭘 오오냐 하면서도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백퍼 기분이 업 된 상태였다.

"나가자. 커피 사줄게."

"선배가? 진심? 오늘 무슨 날이에요?"

" 나.. 어떤 이미지인 거야?..!"

역시 김선배 놀리는 게 내 인생의 낙이다.

꼭 인생은 김선배처럼 살아야지. 오늘도 텅텅 빈 허무한 다짐만 할 뿐이다.








03. 친한 선배가 고백을 받으면






과탑은 인기가 많은 게 국룰인가? 김선배는 과탑이고, 인기가 많았다. 대학교라서 고등학생 때보단 덜하지만 그렇다고 원래 있던 인기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김도영, 오늘 안 온다면서!"

술자리만 나가면 김선배의 옆자리는 비어있는 틈이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김선배의 팔짱을 끼며 자신의 옆자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오늘은 같은 전공이었던 거 같은 아이가 김선배를 옆자리로 데려갔다. 이름이 뭐더라..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 공하연."


"선배! 저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술 취한 김선배를 이용해서 편의점에 가려는 속셈이 뻔히 보였다.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같이 가요!" 눈웃음 지으며 김선배를 살살 꼬시던 공하연이었다. 근데 김선배는
"그래."
거절을 잘 안 한다. 못하는 건 아니다. 평소엔 소름 돋을 정도로 빠른 눈치면서 술만 들어가면 쥐똥이 되어 버린다. 으휴..


"선배..! 아. 아니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맘대로 해."

저녁 공기를 맞으니 술이 점점 깨는 거 같았다. 도영은 얼굴만 가물 알고 있던 후배의 의도를 점점 파악하는 중이었다. 처음엔 여럿이서 나온 줄 알았는데 정작 나와보니 후배 한 명이었다.
"저.. 그 오빠! 할 말 있는데."
이렇게 뒤에서 몰래 받아온 고백은 여러 번 있었다. 고딩 때는 카톡으로도 받아봤었으니까. 하지만 도영은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착한 심성 때문인지.. 그건 상관없나? 고백을 받을 때마다 안절부절못했다.
"좋아해요. 오빠가 옆에 앉아서 꼰대 선배 처리해줬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거 시준희가 부탁해서 한 건데. 그날 복학생 선배 옆에는 다른 학생들도 많이 앉아 있었다. 시준희는 남에게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오지랖은 넓었다.

"저기.."

".. 네! 네?"
후배에겐 미안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도영은 술이 거의 다 깬 상태였다.

"미안해. 내가 아직은 애인 사귈 마음이 없어."
완벽한 거절이었다. 하연은 생각했다. 한 학기 휴강.. 아니 자퇴 각이라고. 그냥 차인 게 문제가 아니었다. 도영 선배에게 차여서 문제였다. 쿨한 성격이어도 도영 선배에게 차이면 다들 학교에서 마주치기 힘들었다. 이것도 국룰에 가까웠다.









04. 김선배는 김동영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좋아요 1,067개
Do_young_21 화이트 데이라고 달리는 중~!~!

#동생아 #작작마시거라




"선배, 인기 많네?" "부러워? 나 무시하는 거 너밖에 없어." 알고는 있었는데 내성적인 면도 있는 선배가 핵인싸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근데 나 왜 동생이죠?" "그럼 뭐라 하니." "시준희..? ㅎ" "ㅎㅎ 시로!"
선배 방금 애교 부린 거죠? ㅋㅋ 내 말에 아니거든 하며 반격하는 김선배였다. "조금 귀여웠다." "네가 뭔데." 왜 자꾸 나 상처 줘요? 내가 언제!
술이 들어가니 애교가 늘어난 김선배 놀리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 근데 약간 상처..

"김선배." "너도 나 이름으로 불러라." ".. 김선배?" "까먹은 거야..? 너무한다." "ㅋㅋㅋㅋ 장난이죠. 동영 선배님." "개명한 지가 언젠데.. 너 진짜 나쁘다." "알겠어요. 김선배님." "야 재밌지~?"
역시 꿀잼이다. 대학교 들어오면서 이름을 바꾼 김선배의 본명은 김도영이었다. 유치하긴 해도 우리가 노는 방식이다. 그렇게 원하면 불러줘야지.
"동영 선배~!?" "야." 진심으로 정색했다. 이제 튀어야겠다.









05. 김선배의 위로하는 법






문득 전남친과 헤어졌을 때가 생각났다. 첫연애인 만큼 최선을 다했는데. 끝은 좋지 않았다. 원인은 전남친의 환승이었다. 이걸 바람이라고 하긴 애매하고, 그렇다고 너무 쿨하게 잊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다음 연애였기에 환승이라고 하겠다. 바람만큼 나쁘다는 환승 이별이었다. 그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던 건가? 멍하니 편의점에서 술만 들이부었다. 나쁜놈. 씨발놈. 평소라면 하지 않을 욕은 덤이었다.


'김선배'
어우.. 숙취.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졌다. 일어나자마자 뜨는 발신인은 김선배였다. 웬일이지? "여보세여.." 다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를 받으면 김선배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해장 안 했지. 너."

"ㄴ.. ㅔ.."

"? 뭐라는 거야. 시티 국밥으로 와."

"ㅇ.. ㅑ ㅂ"

뚜- 뚜- 거리는 신호음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었네. 핸드폰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아.. 머리가 어질.
엥? 잠시만. 김선배가 나 술 마신 거 어떻게 알았지? 그때 두통과 함께 찾아오는 기억이었다.


"김도영씨, 어디여."

"..? 무슨 일 있냐? 왜 갑자기 이름으로 불러."

"어딤냥께."

"아- 술 마셨네. 편의점?"

"왜 묻는 말에 대답 안 해여~?!"

"응~ 갈게. 가는 중이야."

"아니, 그 새끼가 날 버리고? 다른 사람이랑."

"응~ 가서 얘기하자."

뚜-뚜- 김선배는 툭하면 끊었다. 얼마나 단단히 취하면; 김선배를 부르냐. 나도 나 자신이 이해가 안 갔다. 얼마 안가 내 앞으로 긴 비주얼을 자랑하는 검은 물체가 다가왔다. "뭐 하냐." 음. 김선배였다.


"와아~ 나쁜 놈이네! 환승? 환승은 무슨. 바람이지 그냥."

"아니.. 진짜로.... 맞지. 바람!! 그냥 바람처럼 사라져버리지?!"

그러고 기억이 없다. 아마 쓰러진 거 같았다. 김선배의 공감 능력은 뛰어났다. 김선배는 상담도 잘하네. 잘하는 거 하나 추가다. 평소엔 놀려먹는 김선배여도 날 버리고 가지 않는 의리가 있었다. 오, 장점 하나 더 발견. 의리가 있다.

"사람 보는 눈 좀 키워라.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 너는."

으휴. 김선배는 나와 좀 닮은 거 같다. 의리 있는 김선배. 이게 김선배의 진정시키는 방법이었다. 폭풍공감은 내게 약이 되었으니까. 위로? 노노. 진정. ㅇㅇ.









06 농구하는 김선배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김선배!
















01. 핑크머리 과탑님





김선배는 공부도 잘했다. 야무졌고, 그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예쁨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김선배는 내 앞에서 깡소주 까며 교수님 머리털 보다 과제가 더 많다며 하소연 했다.
녹음을 하고 교수님께 보낼 거라고 놀리면 꿀잼이다. 사실은 진짜로 신고 당할까 봐 금방 삭제했지만.
김선배 하면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 과탑은 원래 못하는 게 없나? 생각이 든 것도 잠시. 그냥 김선배여서 가능한 거 같다. 같이 노래방에 가는 날은 내 귀가 즐거운 날이었다.
김선배 보고 여자친구 사귀면 공유해주기로 하고 녹음을 했다. 굳이? 싶었지만 알고 보면 다 핑계고 내 고막을 위함이었다. 김선배도 대충 아는 거 같았다.


그런 김선배가 고집스레 고수해오던 흑발을 버렸다. 염색을 했다는 말이었다. 그것도 핑크색으로. 응, 파란색도 아니고 보라색도 아니고 핑크색이 맞았다.
장점은 먼 곳에서도 김선배를 찾을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무지개색으로 물들인 사람들은 많았지만 저런 분홍머리를 한 사람은 김선배가 유일했다.
이후로 김선배의 별명은 늘어났다. '과탑 김선배' 에서 '도즈베리', '김핑크' 등등으로.
아마 우리 학교에서 별명 최다 보유자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뭐 은근 어울렸다. 김선배의 파격 변신의 전공 교수님마저도 관심을 보였으니 말 다 했다. 저러다 조교 캐스팅 당하는 거 아닌가 몰라. 김선배는 이런 내 말을 듣고는 처음 보는 정색을 했다.
"말이 심하잖아."


핑크머리 과탑님과 친분이 있는 내가 가장 신기했다.








02. 인생은 김선배처럼






부지런한 김선배는 부지런했다. 이게 무슨 김선배는 김선배 같은 소리냐면 정말 부지런해서 할 말이 없다는 소리다.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과탑인 이유가 있었다. 나였으면 귀찮아서 끝없이 미뤘을 과제도 척척해냈고, 집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는 김선배는 나가기 싫어서라도 약속을 빨리빨리 잡았다. 그리고 서둘러 들어와 씻고 누웠다. 이게 왜 부지런한 거냐면 집에 들어간 지 20분도 안 돼서 잘 놀았다는 톡이 왔다. 참 빠르다 싶었다. 약속도 많으면서 항상 하루도 빠짐없이 이래 왔으니까.

후드집업을 거의 던지는 김선배였다. 놀려먹기 좋은 김선배의 조준력 만큼은 놀릴 수 없었다. 쓸데없는 승부욕도 넘쳐서 성공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그리고 성공하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 뻗는다.
정확하게 동방 소파에 앉아있던 내 품으로 들어온 후드집업을 내려다봤다.

"오올.."

"봤냐. 내가 이 정도야."

"오...."

한번 반응해주니 뭘 오오냐 하면서도 입꼬리는 내려가지 않았다. 백퍼 기분이 업 된 상태였다.

"나가자. 커피 사줄게."

"선배가? 진심? 오늘 무슨 날이에요?"

" 나.. 어떤 이미지인 거야?..!"

역시 김선배 놀리는 게 내 인생의 낙이다.

꼭 인생은 김선배처럼 살아야지. 오늘도 텅텅 빈 허무한 다짐만 할 뿐이다.








03. 친한 선배가 고백을 받으면






과탑은 인기가 많은 게 국룰인가? 김선배는 과탑이고, 인기가 많았다. 대학교라서 고등학생 때보단 덜하지만 그렇다고 원래 있던 인기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김도영, 오늘 안 온다면서!"

술자리만 나가면 김선배의 옆자리는 비어있는 틈이 없었다.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김선배의 팔짱을 끼며 자신의 옆자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오늘은 같은 전공이었던 거 같은 아이가 김선배를 옆자리로 데려갔다. 이름이 뭐더라.. 술잔을 들어 입가에 가져다 댔다. "아.. 공하연."


"선배! 저 아이스크림 먹고 싶은데."

술 취한 김선배를 이용해서 편의점에 가려는 속셈이 뻔히 보였다. 술을 한 잔 더 들이켰다. "같이 가요!" 눈웃음 지으며 김선배를 살살 꼬시던 공하연이었다. 근데 김선배는
"그래."
거절을 잘 안 한다. 못하는 건 아니다. 평소엔 소름 돋을 정도로 빠른 눈치면서 술만 들어가면 쥐똥이 되어 버린다. 으휴..


"선배..! 아. 아니 오빠라고 불러도 돼요?"

"맘대로 해."

저녁 공기를 맞으니 술이 점점 깨는 거 같았다. 도영은 얼굴만 가물 알고 있던 후배의 의도를 점점 파악하는 중이었다. 처음엔 여럿이서 나온 줄 알았는데 정작 나와보니 후배 한 명이었다.
"저.. 그 오빠! 할 말 있는데."
이렇게 뒤에서 몰래 받아온 고백은 여러 번 있었다. 고딩 때는 카톡으로도 받아봤었으니까. 하지만 도영은 관심이 없었다. 그래도 착한 심성 때문인지.. 그건 상관없나? 고백을 받을 때마다 안절부절못했다.
"좋아해요. 오빠가 옆에 앉아서 꼰대 선배 처리해줬을 때부터 좋아했어요..!"
그거 시준희가 부탁해서 한 건데. 그날 복학생 선배 옆에는 다른 학생들도 많이 앉아 있었다. 시준희는 남에게 관심이 없는 듯하면서도 오지랖은 넓었다.

"저기.."

".. 네! 네?"
후배에겐 미안했지만 답은 정해져 있었다. 도영은 술이 거의 다 깬 상태였다.

"미안해. 내가 아직은 애인 사귈 마음이 없어."
완벽한 거절이었다. 하연은 생각했다. 한 학기 휴강.. 아니 자퇴 각이라고. 그냥 차인 게 문제가 아니었다. 도영 선배에게 차여서 문제였다. 쿨한 성격이어도 도영 선배에게 차이면 다들 학교에서 마주치기 힘들었다. 이것도 국룰에 가까웠다.









04. 김선배는 김동영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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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_young_21 화이트 데이라고 달리는 중~!~!

#동생아 #작작마시거라




"선배, 인기 많네?" "부러워? 나 무시하는 거 너밖에 없어." 알고는 있었는데 내성적인 면도 있는 선배가 핵인싸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근데 나 왜 동생이죠?" "그럼 뭐라 하니." "시준희..? ㅎ" "ㅎㅎ 시로!"
선배 방금 애교 부린 거죠? ㅋㅋ 내 말에 아니거든 하며 반격하는 김선배였다. "조금 귀여웠다." "네가 뭔데." 왜 자꾸 나 상처 줘요? 내가 언제!
술이 들어가니 애교가 늘어난 김선배 놀리는 것은 정말 재미있었다. 근데 약간 상처..

"김선배." "너도 나 이름으로 불러라." ".. 김선배?" "까먹은 거야..? 너무한다." "ㅋㅋㅋㅋ 장난이죠. 동영 선배님." "개명한 지가 언젠데.. 너 진짜 나쁘다." "알겠어요. 김선배님." "야 재밌지~?"
역시 꿀잼이다. 대학교 들어오면서 이름을 바꾼 김선배의 본명은 김도영이었다. 유치하긴 해도 우리가 노는 방식이다. 그렇게 원하면 불러줘야지.
"동영 선배~!?" "야." 진심으로 정색했다. 이제 튀어야겠다.









05. 김선배의 위로하는 법






문득 전남친과 헤어졌을 때가 생각났다. 첫연애인 만큼 최선을 다했는데. 끝은 좋지 않았다. 원인은 전남친의 환승이었다. 이걸 바람이라고 하긴 애매하고, 그렇다고 너무 쿨하게 잊은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빠른 다음 연애였기에 환승이라고 하겠다. 바람만큼 나쁘다는 환승 이별이었다. 그 전부터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있던 건가? 멍하니 편의점에서 술만 들이부었다. 나쁜놈. 씨발놈. 평소라면 하지 않을 욕은 덤이었다.


'김선배'
어우.. 숙취.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졌다. 일어나자마자 뜨는 발신인은 김선배였다. 웬일이지? "여보세여.." 다 죽어가는 소리로 전화를 받으면 김선배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해장 안 했지. 너."

"ㄴ.. ㅔ.."

"? 뭐라는 거야. 시티 국밥으로 와."

"ㅇ.. ㅑ ㅂ"

뚜- 뚜- 거리는 신호음 소리가 들렸다. 그냥 끊었네. 핸드폰을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아.. 머리가 어질.
엥? 잠시만. 김선배가 나 술 마신 거 어떻게 알았지? 그때 두통과 함께 찾아오는 기억이었다.


"김도영씨, 어디여."

"..? 무슨 일 있냐? 왜 갑자기 이름으로 불러."

"어딤냥께."

"아- 술 마셨네. 편의점?"

"왜 묻는 말에 대답 안 해여~?!"

"응~ 갈게. 가는 중이야."

"아니, 그 새끼가 날 버리고? 다른 사람이랑."

"응~ 가서 얘기하자."

뚜-뚜- 김선배는 툭하면 끊었다. 얼마나 단단히 취하면; 김선배를 부르냐. 나도 나 자신이 이해가 안 갔다. 얼마 안가 내 앞으로 긴 비주얼을 자랑하는 검은 물체가 다가왔다. "뭐 하냐." 음. 김선배였다.


"와아~ 나쁜 놈이네! 환승? 환승은 무슨. 바람이지 그냥."

"아니.. 진짜로.... 맞지. 바람!! 그냥 바람처럼 사라져버리지?!"

그러고 기억이 없다. 아마 쓰러진 거 같았다. 김선배의 공감 능력은 뛰어났다. 김선배는 상담도 잘하네. 잘하는 거 하나 추가다. 평소엔 놀려먹는 김선배여도 날 버리고 가지 않는 의리가 있었다. 오, 장점 하나 더 발견. 의리가 있다.

"사람 보는 눈 좀 키워라. 내가 있어서 다행이지 너는."

으휴. 김선배는 나와 좀 닮은 거 같다. 의리 있는 김선배. 이게 김선배의 진정시키는 방법이었다. 폭풍공감은 내게 약이 되었으니까. 위로? 노노. 진정. ㅇㅇ.









06 농구하는 김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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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준희! 진짜 못한다."

김선배가 가져온 공으로 농구를 했다. 근데 이 선배 생각보다 잘한다. 운동 좀 했나 본데. 근데 얄밉다. 줄넘기를 하다가 김선배가 힘겨워 보이기도 했고 혼자 농구하는 뒷모습이 안쓰러워 보여서 같이 해줬더니만.
사실은 다 구라고. 그냥 재밌어 보여서 끼어든 거다.

"하.. 야 잘 봐라. 농구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만만하던 김선배는 공을 몇 번 튕기더니 훅- 하고 골대에 넣었다. 물 흐르듯이 들어간 공에 김선배는 본인이 넣어놓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3초 정도 뒤에 표정이 펴지더니 신나서 팔을 들어 올리며 예쓰!! 하고 소리쳤다.

[도영] 김선배! | 인스티즈

"하.. 야 잘 봐라. 농구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만만하던 김선배는 공을 몇 번 튕기더니 훅- 하고 골대에 넣었다. 물 흐르듯이 들어간 공에 김선배는 본인이 넣어놓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3초 정도 뒤에 표정이 펴지더니 신나서 팔을 들어 올리며 예쓰!! 하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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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야 잘 봐라. 농구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에요!"

자신만만하던 김선배는 공을 몇 번 튕기더니 훅- 하고 골대에 넣었다. 물 흐르듯이 들어간 공에 김선배는 본인이 넣어놓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3초 정도 뒤에 표정이 펴지더니 신나서 팔을 들어 올리며 예쓰!! 하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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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대박."


봤냐..?

김선배는 날 놀리면서 공을 위로 들었다. 다시 하겠다는 내 말을 가뿐히 누르면서 큰 키로 농구공을 뒤로 빼면서 놀렸다.
"김선배 키가 큰 거야."
계속 공을 잡으려 했지만 전혀 닿지 않았다. 꼴이 우습기도 지치기도 했던 내가 결국엔 포기했다. 줄넘기나 하려고 벤치로 가는데 뒤에서 갑자기 긴 팔이 불쑥 튀어나왔다. 공이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돌아보지도 못하고 공만 바라보던 나는 위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에 공을 뺏고 빠져나왔다.
살짝 급한 몸짓이었다. 김선배의 장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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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농구 선수나 할까봐."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김선배님.









07. 좋아했고, 좋아한다.






김선배를 처음 만난 건 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시절에. 지금은 23살의 평범한 대학생이지만 미성년자 때는 나름 귀여웠다. 라고 나 혼자 생각한다.
서로의 첫인상은 둘 다 기억 못 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았다. 나는 그렇다 쳐도 김선배는 왜..? 하여튼! 고3이던 선배는 동아리도 다 탈퇴하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친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부모님과 김선배의 부모님이 친밀한 사이였던 것도 있지만 정확히는 오빠 덕분이었다. 아주 예전에도 몇 번 만난 적이 있는데 기억 안 난다.

"안녕, 민이 동생이지?"

"엄.. 네, 맞아요."

설마 우리 오빠와 친분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아마 시 민이 아니었다면 김선배와 나는 현재까지도 이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을 거다. 그냥 얼굴만 대충 아는 사이었겠지.

그러나 김선배가 수능 준비를 하던 시기. "정말 해야겠어?" "네, 선생님." 나는 김선배와 그렇게 친하던 사이도 아니었고, 의욕이 넘치던 아이도 아니었기에 주변에 친한 친구라곤 별로 없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런데 쉽게도 자퇴를 하기로 결정 한 건 잘한 거 같지만 후회도 했다.
"그래, 그래도 한 달 정도는 숙려제 기간이 있는 거 알지?"
"네." 이미 부모님께 다 들은 말이다. 상담도 다 끝냈으니까.
학교에서 사복을 입은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저 멀리서 김선배가 계단을 내려오는 게 보였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오랜만이다. 너 준희 맞지??"

"..? 김동영 선배?"

"나 개명했어.. 도영이라고 불러주겠니?"

"아.. 네. 김선배."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을 치느라 바빠서 연락을 하지 못했는데 김선배는 나를 쉽게 알아봤다. 저번에 시민이 김선배도 이 대학 다닌다고 한 건 들었는데. 이렇게 바로 만날 줄이야.

교복을 입고 웃고 있던 김선배를 좋아했고, 자퇴 후 다시 입학한 학교에서 만난 김선배를 좋아했다. 동영. 도영. 키도 더 커지고 어른스러워진 김선배를 좋아한다. 선배로서. 사람으로서. 그리고 이성으로.









08. 친한 후배가 고백을 하면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미 앞에서 내 마음은 들통났다. 숨기는 거 포기해서 밝혀버렸다. 이제는 뒤로 가기 같은 거 없다. 밀고 나갈 거다. 설령 연락이 끊긴다 해도..는 개소리고 너무 무섭다. 나 때문에 김선배가 실망하면? 어떻게 해? 그냥 순전히 내 욕심인데.

"도영 선배."

"또 낮술 한 거야?"

"좋아해요."

어라. 정신 차려보니 이미 늦어버렸다. 입이 멋대로 반응했다. 다행인 건 이곳에 사람이 없다는 거. "어..?" 벙찐 표정을 지은 김선배는 믿지 않는 거 같았다. 토끼같이 눈을 키우고 입을 벌렸다.

"어.. 생각할 시간을 좀 줘.."

다른 사람들처럼 바로 거절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아니면 내가 친한 후배라서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는 걸까. 당연하게도 김선배의 머리가 굉장히 복잡할 거다.

"네. 일주일 드릴게요."

"아니; 그렇게 많이는 필요 없고.. 하루? .. 하루면 돼."

"그냥 일주일 뒤에 말씀해주시면 안 되나?" 무서우니깐.

"응. 안돼."

내 뒷말이 안 들려서 다행이다. 아니, 것보다 길게 준다 해도 거절하네? 이 토끼가!









09. 오늘부터.. 그만. 아냐, 1일.






- 그럼,,, 오늘부터?

- ????
-?????????

- 왜 뭐

- 그건 제가 할 말인데요? 오늘부터 뭐요 끝까지 말하세!

- 아까 너가 한 말 생각해 봤는데.
- 좋아..

- 진심이에요? 그럼 오늘부터..?

- 아아 말하지 마

- ?? 뭐 어쩌라는 거..

- 아니.. 첫연애잖아
-아냐, 오늘부터 세면 되는 거지? 디데이..?
- 으 오글거려;

- 선배 으라뇨;
- 헐.. 김선배 첫 연애..

- 왜 아직도 자꾸 김선배 거려.

- 그럼 뭐라 그러죠?

- 도영선배..? ㅎㅎ

- ㅎ 시러요!^
- 그리고 바라는 거 되게 소소하시네.

- 뭐ㅡㅡ
- 너 연락 금지야.

- 넹

- 연락 금지라는데 왜 연락해.


- 우리 사귀는 거 맞지..?

- 도영선배가 원한다면

- 잊었나 본데. 너가 먼저 고백했거든요?

- ㅇㅉ

- 아.. 괜히 받아준 거 같아....


이게 우리가 낸 결과다.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긍정의 대답이 오다니. 설마 김토끼도 전부터 나를..? 아, 김토끼는 김선배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사귀니까.
사실 심장 터져 요절할 뻔했는데 사람 한 명 살렸다. 김토끼 제법인데.









10. 언제까지? 몰라.






"우리 언제까지 연애해?"

"저기요,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

김토끼; 내 반응에 김선배는 장난이라며 나를 달랬다. 헤어지는 그 순간 바로 아웃이다. 영어로 out. 걱정이 된 건지 질문을 잘못된 방향으로 하는 김선배였다. 김선배가 더 편하고 입에 촥 붙는다. 그래서 그냥 김선배라 부르기로 했다.

"그런 질문 말고 다른 질문을 찾아보세요."

"무슨 질문?"

"뭐, 언제 결혼할지. 이런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이야? 프로포즌가~?"

능글맞아졌다. 김토끼. 김도즈베리. 김분홍씨. 김선배.
그러면서도 아까 질문은 자기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다며 사과해오는 김선배다.

"그래서, 나랑 결혼할 거야??"

"ㅋㅋ 생각해보고."

시준희.
다시 튀어야겠다. 김선배 또 정색했다.









11. 김선배가 마무리를 짓는 법






"이게 마지막이지?"

"웅."

"웅..? 어..~ 그래. 빨리 포즈 취해!"

찰칵- 소리와 함께 나온 사진을 김선배가 힘차게 흔들었다. 벌써 3년째 연애 중인데 김선배는 이제 애칭이 되었다.
후.. 시준희, 점프 겁나 못한다! 음.. ㅎㅎ 타이밍이 안 맞은 건 내 탓이다. 그래 김선배가 내 탓이라면 내 탓이지..
여행 와서 김선배는 "잘 봐둬. 점프는 그 타이밍에 하는 게 아니야~."
쓸데없는 곳에 힘을 썼다. 엄청 자신만만하네. 귀여우니까 봐준다.

"하나, 둘, 지금!"

"아.. 아니! 셋은 어디 간 건데..-?..?.."

아오, 김토끼; 그래도 귀여우니까 한 번 더 봐주기로 한다. 웃음이 터진 김선배는 다시 사진을 흔들었다.

"한 번 더 찍자."

금슨브.. 이제 마무리 흐즈..? 김선배가 마무리 짓는 법은 없다. 우리 사이에 끝은 없으니까. 죽어도 김선배만 보네~?^~^
이러면 김선배는 느끼하다고 밀어낸다.


































이번 단편은 약간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 모르겠답니다! 하하.
제 주변에도 김선배 같은 사람 한 명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이 글의 최대피해자 하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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