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치 전정국 00
* * *
내가 싫어하는 부류의 아이들이 있다. 소위 '일진'으로 불리는 무리의 아이들.
학교에도 서열이 존재한다면 자신들이 카스트 제도의 브라만이나, 먹이사슬의 호랑이 또는 사자라고 생각하는 아이들.
자신들이 마치 왕 이라도 되는 양 제멋대로 행동하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이나 괴롭힘을 가차없이 해대는 아이들.
우리 학교에 그런 부류의 아이들이 많은 것은 아니였지만, 여느 학교가 그렇듯 각 반에 두 세명 정도 존재했고,
나름 내가 정한 기준 (예를 들어 학생의 신분임에도 담배를 피거나, 죄 없는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선생님께 겁도 없이 대드는 아이들) 으로 평가하자면
우리 반에도 그런 부류의 아이들이 두 명 있다.
딱히 이름을 기억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하도 반 친구들의 입에 자주 오르락 내리락 하여 뇌리에 박힌 둘의 이름은 전정국, 정호석 이다.
다리에 딱 달라붙게 줄인 바지통 하며, 조끼와 넥타이는 어디에 갖다 버렸는지 와이셔츠만을 입고 다니는 (그마저도 단추를 죄다 푸르고 다니거나,
아예 면티만 입고 다니기도 한다.) 모습이 마치 '나 양아치에요' 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도 둘은 죄 없는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지각을 밥 먹듯이 하고, 수업시간엔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며, 쉬는시간과 점심시간에는 홀연히 사라져버리곤 했다.
전정국과 정호석이 나갔다 들어올 때 마다 함게 달고 오는 담배냄새가 매우 불편했지만, 서른명이 조금 넘는 반 아이들 중에서 단 한명도 그들에게
뭐라고 불만을 표출하는 사람은 없었다. 물론 그 서른명이 조금 넘는 아이들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다.
모순적이게도, 나는 그런 양아치들을 혐오 할 정도로 싫어하지만 단 한번도 티를 내 본 적 없었고, 무슨 세일러문도 아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탓에 힘 없고 약한 친구들이 괴롭힘 당하는 모습을 볼 때면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르지만 다가가서 그들을 말려본 적도 없었다.
비겁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아이들과 조금이라도 엮이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다. '웬만하면 양아치 새끼들과 절대 가까이 하지 말자'가 내 신조였다.
하지만, 오늘 부터 나의 학교 생활이 완전히 꼬여 버릴 것이 분명했다.
3월이 지나고 4월이 되면서 자리를 바꾸게 되었는데, 눈이 그리 좋지 않은 탓에 맨 뒷자리만 아니여라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뽑은 제비는 26이라는 숫자가 적혀있었고,
하필이면 26번 자리는 가뜩이나 안보이는 칠판, 교실로 들어오는 햇빛 덕에 더 안보이는 1분단 맨 뒷자리였고,
하필이면 25번을 뽑은 내 짝꿍은
전정국 이었다.
* * *
안녕하세요! 며칠 전 독방에서 일곱 개의 주제 중에서 하나만 골라달라고 한 적 있는데, 양아치 정국이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여!
정국이 글을 들고 찾아왔습니다ㅎㅎ 일단 프롤로그(?) 라고 해야되나, 어떤 느낌의 글 인지 파악하시라고 포인트 없이 가볍게 00화를 올려보았어요!
짤막한 글 가지고 무얼 파악하라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고 느끼 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ㅜㅜ!! 짧게 설명하자면 정국이는 학교의 양..양아치! 입니다ㅎㅎ
탄소는 모범생,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정국이네 반 반장을 맡고있으며 성적도 전교권에 드는! 그런 학생이죠!
양아치를 정말 싫어하는 탄소와 정국이가 짝꿍이 되면서 시작되는 멜랑꼴리(?) 한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랍니다^.^
읽어주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빠른 시일 내에 01화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