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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키마 전체글ll조회 2204l 14

 

데려다 주지 마요

 

 

 

 

 

 

 

 

 

 

 누가 대답해 볼까? 어디보자,”

 

 

 

 새로 온 여교수는 질문하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질문하는 사람도 정해져있었다. 잘생기고 목소리가 좋은 남학생.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지난 시간 강의 내용을 복습하자는 의미에서 질문을 하겠다고 한다. 누구에게 질문할지는 뻔하다. 그래서 모두들 나한테 질문하면 어쩌지, 조바심을 갖고 열심히 책을 뒤적이거나, 지난 강의 내용을 기록한 노트를 뒤적이지 않고 한 사람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 뿐 아니라 이 강의실에 앉아있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을 바로 그,

 

 

 

 

 박찬열.”

 

 

 

 

 박찬열.

 

 여교수의 무한 총애를 받는 잘생긴 복학생이다. 공부도 꽤 잘하는 모양인지 수업 시간마다 질문을 받는데 막힘없이 대답한다. 오늘도 역시나, 교수님의 부름에 손을 살짝 들어 그 낮은 목소리로 네, 하고 대답한다. 처음엔 오, 꽤 잘생겼는데? 목소리도 좋고. 나중에 학점 잘 나오겠네 하며 부러워하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지금은, 뭐라고 해야 되는 걸까. 자꾸 시선이 가고,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의식하게 되는. 그런 마음.

 

 샤프를 쥐고 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적어나갔다.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몰랐었다. 내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아르바이트로 과외를 하고 있는데, 그 아이의 교과서를 뒤적이다가 우연히 시 한편을 보았다. 꽤 유명한 시인데 고등학교를 졸업 한 후 접할 일이 없어서 잊고 있었던, 바로 그 시, 김춘수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래, 의식하기 전에 그는 내게 있어 그저 수많은 선배 들 중 한명일 뿐이었다. 그런데, 내가 그를 의식하고 시선을 주게 됨으로써 그는 내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바로 그 꽃,처럼.

 

 맨 앞자리에 앉아 대답하는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 자리에선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언뜻 보이는 그 옆모습이 나를 설레게 한다.

 

 , 잘생겼다.

 

 

 

 

 

 

 

 

 

 

 

 

 

 

 

 

 

 

 

 

 , 진짜 미치겠다.”

 , .”

 나 어제 술 먹고 경수 형한테 실수했나봐. 완전 망했어. 일단 동방으로 오라는데 왜 이렇게 무섭냐. , 간 떨려 죽겠네.”

 무슨 짓을 했길래?”

 술 먹고 전화해서 난리 좀 쳤나봐, , 근데 그게 기억이 안 난단 말이지. 기억 안 나니까 더 무서운 거 있잖아, . 나 맞는 거 아니냐?”

 경수 형이 때릴 사람이냐?”

 , 그래도 형이 너 존나 좋아하니까 니가 좀 같이 가줘라. ? 백현아, ? 제발 부탁이다. 한번만.”

 

 

 

 어제 술을 마시고 또 실수를 했나보다. 핸드폰 통화기록에 경수 형에게 전화를 10번도 넘게 했더란다. 계속 무시당하다가 두 번 정도 통화를 한 기억이 있는데,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제발 부탁이라고 같이 가달라고 비는 김종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아리 방으로 함께 갔다.

 

 

 

 , 김종인.”

 형 진짜 죄송해요, 제가 어제 너무 많이 취해가지고.”

 너 내 번호 삭제해라. 제발?”

 

 

 

 문을 열자마자, 경수 형이 종인이를 보고 도끼눈을 한다. 그걸 보고, 종인이는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로 두 손을 싹싹 빌면서 사과를 하고 있다. 종인이는 술에 취하기만 하면 전화를 한다. 그것도 딱 한명에게만 미친 듯이 전화를 하는데 요즘은 그 대상이 경수 형으로 고정이 돼버려서 김종인이 술 마실 때마다 경수 형 전화는 난리가 난다. 나 같으면 핸드폰을 꺼버리거나 김종인을 반쯤 죽여 놨을 텐데 경수 형은 착해서 다 받아준다. 그 둘을 가만히 보다가 형이랑 눈이 마주쳤다. 살짝 고개를 숙여 눈인사를 했다.

 

 

 

 , 백현이 왔어?”

 . 형 오랜만이에요.”

 그러게, 너 얼굴 본지 꽤 된 것 같다. 요즘 바쁜 가봐, 동방에도 통 안오고.”

 

 

 

 바빠서 안 들리는 게 아니라, 어색해서 안 들리는 건데. 복학한 낯선 선배들이 많아서 적응을 하기가 힘들다. 이리저리 인사를 하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경수 형의 말에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형이 그런 나를 보며 이제 좀 자주 들리라고 타박을 준다.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누구?”

 

 

 

 그러고 있는데 경수 형 뒤로 불쑥 누군가가 나타났다. 형의 어깨를 감싸며 내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그. 박찬열이다.

 

 

 

 아참, 서로 모르지? 인사해. 여기는 박찬열. 내 동긴데 이번 학기에 복학했어. 너네 같은 수업 안 듣나? 얘가 좀 늦게 가서 백현이 너랑 같은 수업 들을 텐데.”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고개를 숙여 꾸벅, 인사를 했다.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다.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다. ‘안녕.’

 

 

 

 , 얘는 변백현. 우리 동아리 후배. , 백현아. 박찬열한테 밥 사달라고 그래. 얘 완전 부자거든? 그러니까 사달라고 해도 돼.”

, 밥 사줄게.”

 

 

 

 나도 안다. 파릇파릇한 새내기들에게는 지갑이 잘 열려도, 칙칙한데다가 남자인 후배에게 밥을 사주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말뿐이라도 고맙다고 생각했다. 그와 밥을 먹는 건, 상상만 해도 벅차다. 얼른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랬더니, 박찬열이 나를 보며 웃는다.

 

 

 

 아니야. 사줄게 진짜.”

 

 

 

 그 말에 떨려서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끔뻑이며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는데 그가 내게 손을 내밀며 핸드폰을 달라고 말한다.

 

 

 

 ?”

 핸드폰.”

 

 

 

 주섬주섬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박찬열에게 건넸다. 내 핸드폰을 가져가선 무언가를 꾹꾹 누르던 그가 자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내 핸드폰으로 자기 번호로 전화를 걸었나보다. 돌려받은 핸드폰 액정에 모르는 번호 11자리로 전화를 건 흔적이 있다.

 

 

 

 연락해. , 번호야.”

 

 

 

 왠지, 앞으로 동아리 방에 자주 들릴 것만 같은 예감이 든다.

 

 

 

 

 

 

 

 

 

 

 

 

 

 

 

 

 결국은 연락을 하지 못했다. 번호를 저장하지도 못했다. 뭐라고 저장해야 될지 모르겠어서. 틈만 나면 뚫어져라 그 번호만 봤다. 통화목록에서 한참 끝으로 밀려난 낯선 11자리 숫자를 저장하지도 못하면서 기록이 사라질까봐 전전긍긍하는 나도 참 웃기다. 그래서 결국 외워버렸다. 과외를 하고 자취방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을 멍하니 쳐다봤다. 연락 하라고 했는데, 못하겠다. 앞으로도 계속 못할 것 같다. 얼굴을 본 것도 아니고, 고작 숫자일 뿐인 번호만 보는 데도 박찬열 거니까. 박찬열 번호니까. 숨이 턱턱 막혀오고 심장이 마구 뛴다. 내가 그 사람과 인사를 하는 사이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이 모든 게 꿈만 같다. 혼자 핸드폰을 붙잡고 웃었다.

 

 

 

 -치이익

 

 

 

 버스 문이 열리고, 버스에서 내렸다. 과외를 마치고 가는 길이 으슥하다. 대학가 원룸 촌이라지만 사람이 많이 없는 쪽이라 조금 무섭다. 시간도 시간이니만큼 간간히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몇 명의 모습만 보일뿐,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다. 괜히 싸해져서 팔을 문지르며 걸었다.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손에 쥐고 있다가 진동음에 놀라서 액정을 바라보니 열 한 자리 숫자가 둥둥 떠있다. , 그 사람이다. 박찬열.

 

 이걸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잠깐 동안 고민했다. 왜 나한테 전화 한 거지? 놀랐지만 목소리를 듣는 건 처음이니까 받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큼큼, 목을 가다듬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 나야.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

 

 

 

 전화기 너머로 낮은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도 모르게 숨을 헉, 하고 들이마셨다.

 

 

 

 , 죄송해요.”

 -아냐, 사과 안 해도 돼.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다. 핸드폰을 쥔 손에 땀이 다 났다. 그래서, 다른 손으로 고쳐 잡으며 바지춤에 손을 문질렀다.

 

 

 

 -왜 연락 안 해? 밥 사준다고 했잖아.

 , 죄송해요.”

 

 

 

 바보 같다. 죄송하다는 말만 벌써 몇 번짼지. 머리를 손으로 콩, 하고 쥐어박았다.

 

 

 

 -니가 잘못 한 것도 아닌데 뭐, 아참 내일 점심에 시간 괜찮아?

 ?”

 -내일 오전 수업 몇시까지 있어?

 , 두시에 끝나요.”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박찬열이 또 웃는다. , 어떡하지. 얼굴이 안 보이는 데도 어디론가 숨고 싶다. 쪽팔려.

 

 

 

 -그래, 그럼 내일 점심 같이 먹자. 괜찮지?

 ? , 저 안 사주셔도 되는데.”

 -선배가 사준다고 하면 그냥 네, 하고 먹으면 되는 거야. 알았지? 정 그러면, 니가 다음에 밥 한번 사면되는 거고.

 .”

 -내일 두 시에 중도 앞에서 보자. 알겠지?

 .”

 

 

 

 그렇게 전화가 끊겼다. 바보같이, 계속 .’ 만 한 것 같다. 그 사람이 날 어떻게 생각 할까. 얘는 밖에 할 줄 모르나? , 이렇게 생각 하는 건 아닐까. , 이 바보. 머리를 또 쥐어박았다. 그러다가 전화가 끊긴 채 반짝이는 액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박찬열이랑 통화를 했다. 게다가 내일은 점심까지 같이 먹는다. 마음이 간질거린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난다. 오늘 밤은 잠 다 잤다. 이것 참 큰일이다.

 

 

 

 

 

 

 

 

 

 

 

 

 

 

 

 

 

 

 

 

 

 

 

 

 

 둘이서 먹는 줄 알았는데.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간 자리에는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박찬열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긴 생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꾸벅 인사를 하는 여자애도 있었고. 우리 과 후배다. 그냥 후배도 아니고, 처음 들어 왔을 때부터 예쁘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일명 1학년 여신.

 

 

 

 입 맛이 없어?”

 …….”

 백현아?”

 

 

 

 박찬열과 이름을 모르겠는 그 1학년 여자애가 나란히 앉고, 그 맞은편엔 홀로 내가 앉아있다. 지금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그 여자애의 취향에 맞춰 스파게티 집에 왔다. 포크로 면을 돌돌 말아 입 안에 예쁘게 넣는 걸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예쁘게 생긴 애가, 밥도 예쁘게 먹네. 재수 없다. 그걸 보다가 그가 부르는 걸 못 들었다. 뒤 늦게 정신을 차리고 멍청한 눈으로 박찬열을 보았다.

 

 

 

 왜 안 먹고, 아름이 먹는 거만 쳐다보고 있어.”

 

 

 

 아름이. 아름이구나.

 

 박찬열의 말에 맞은편의 아름이가 나를 멀뚱멀뚱 쳐다본다. 오해 받을 만한 상황인가, 그런 것도 같다. 시선을 피하며 물컵을 들었다.

 

 

 

 스파게티 별로 안 좋아해?”

 아니에요. 그냥, 속이 좀 안 좋아서.”

 

 

 

 거짓말. 거짓말이다. 박찬열과 함께 할 점심을 기대하면서 아침도 거르고 왔는데. 속이 안 좋기는커녕 배가 고파서 미칠 것 같았다. 배에선 꼬르륵 거리는 소리가 안 나는 게 신기할 정도로 허기진 상태였지만 이상하게도 스파게티가 넘어가질 않았다. 그래도 얻어먹는 건데, 먹지는 않고 포크로 스파게티를 끄적이면 그가 기분 나빠 할 것 같아서 억지로 입 안으로 넣었다. 그제야 박찬열이 나를 보고 웃는다.

 

 

 

 무리 하지 마. 속 안 좋으면 이따 약국 갈까? 약 사먹을래?”

 

 

 

 입 안에 있는 크림 스파게티가 느끼하다. 삼키지는 못하고, 입 안에 물고 있는 상태여서 대답은 못했다. 고개를 저었다.

 

 

 

 오빠, 황 교수님 수업 족보 있다면서요? 저 주시면 안돼요?”

 무슨 수업?”

 법학개론이요.”

 , 그거?”

 

 

 

 나를 두고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름이는 자꾸 박찬열에게만 말을 건다. 눈치를 보아하니 그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마주 보고 웃는 모습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마음이 아팠다.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숙여 스파게티만 들이마셨다. 셋이서 앉아 있는데 둘만 얘기 하는 거나 다름이 없다. 나 혼자만의 침묵이 못 견딜 만큼 힘들다. 입 안 가득 든 스파게티를 꾸역꾸역 씹었다. 볼이 터질 것 같다.

 

 

 

 아름아, 거기 휴지좀.”

 이거요?”

 , 그거 뽑아서 백현이 주면 돼.”

 

 

 

  뜬금없는 그의 말에 어리둥절 하던 아름이가 내게 휴지를 건넸다. 영문을 모르겠어서 그걸 들고 멍하니 박찬열을 쳐다봤다. 그랬더니, 그가 손으로 왼쪽 입가를 가리킨다. 뭐지? 입가에 뭐가 묻었나? 고개를 갸웃거리며 휴지로 왼쪽 입가를 닦았다. 하얀 크림이 묻어 나온다. 휴지를 구겨 쥐면서 그를 바라봤다. , 웃는다. 그 모습에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그걸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쥐고 있던 휴지를 나도 모르게 툭, 떨어트렸다. 마음이 울렁거렸다.

 

 

 

 그는 생각보다 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어제 박찬열이 밥 사줬다면서?”

 , .”

 좋겠다. 난 안 사주던데.”

 넌 대신 술 사줬잖아. 이 자식 이거는 선배를 봉으로 보고.”

 형이 사주는 거랑 찬열이 형이 사주는 거랑 같아요?”

 걔가 원래 맘에 드는 애들한테만 사줘. 넌 맘에 안 들었나 보지 뭐.”

 , 진짜. 나 차별 당한거야 지금? 이야, 변백현 좋겠다? 그나저나 뭐 얻어먹었는데? 맛있는 거 먹었어? 고기?”

 

 

 

 경수 형이 종인이의 팔을 퍽 하고 때렸다. 아프다고 난리를 친다.

 

 

 

 , 왜요!”

 넌 좀 맞아야 돼.”

 

 

 그 모습을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종인이가 형에게 맞은 팔을 문지르며 내게 묻는다.

 

 

 

 아씨, 아파 죽겠네. 아참, 백현이 너 과제는 다 했냐?”

 무슨 과제?”

 채각. 과제 있는 거 몰랐어?”

 , 교과서 복사 해 오는 거 말하는 거야?”

 . 그거!” 나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했는데.”

 그래? 나 그것 좀 빌려줘.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갔는데 책이 하나도 없는 거야. 당장 오늘 가지고 가야 되는데!”

 알겠어.”

 

 

 

 메고 있던 백팩을 끌어 내렸다. 거기서 교과서를 복사 한 걸 종인에게 건넸더니 고맙다며 다음에 밥 살게 한다. 그걸 다 지켰으면 벌써 열 번도 넘게 나한테 밥을 샀어야 했다. 빈말이려니 싶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가난한 자취생끼리 밥 얻어먹는 것도 내가 불편해서 사양이다.

 

 

 

 여기서 다들 뭐해?”

 

 

 

 동방 문이 불쑥 열리며 박찬열이 빼꼼히 얼굴을 들이밀었다. 나와, 종인이, 경수 형이 있는 걸 보고는 아예 문을 열고 들어와선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빈 자리, 많은데 왜 하필 내 옆에 앉은 걸까.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을 걸어오는 그를 멀뚱멀뚱 쳐다봤다. 겉으론 태연한 척 했지만 머릿속은 암전 상태나 다름이 없다. 이렇게 가까이 앉은 건 처음이라 잔뜩 긴장한 상태로 얼어 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 왔냐?”

 . 아참, 백현아 어젠 미안. 갑자기 아름이가 밥 사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미리 말 못했어. 놀랐지?”

 아니에요, 괜찮아요.”

 뭐야, 아름이랑 셋이서 밥 먹었어?”

 

 

 

 아름이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경수 형과 종인이가 관심을 보인다. 

 

 

 

 , 아름이랑 잘 되간다면서요? 우와, 능력 있다.”

 그런 거 아냐.”

 

 

 

 엄지를 치켜드는 종인이에게 박찬열이 고개를 저으며 웃는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아닌 게 아닌 것 같다. 어깨에 올려 진 박찬열의 팔이 무겁게 나를 내리 눌렀다.

 

 

 

 아니긴 뭘, 너 소문 다 났어. 3초 법대 몰라? 법대 사람들 다 알걸?”

 진짜 그런 거 아니래도.”

 에이, . 아름이 정도면 완전 땡큐죠.”

 

 

 소문이 자자한 줄은 몰랐다.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뭔가, 억울하다. 웃으며 박찬열과 아름이를 엮어가는 이런 불편한 대화가 너무 싫다. 입술을 꾹 감쳐물었다.

 

 

 

 , 이거 안 되는데.”

 뭐가?”

 박찬열 보고 우리 동아리 들어오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박찬열은 모두의 남친이어야 한다고. , 안 돼. 너 걔랑 사귀지마라.”

 에이, 형 그건 억지죠.”

 

 

 

 걔랑 잘 되가는 게 맞는 가보다. 대답도 없이 그저 웃는다. 속상하다. 조금은 억울한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둘이 잘 되는 건 보기가 싫은데. 문득, 머릿속에 손을 잡고 오는 한 쌍의 연인과 마주친 내 모습이 떠올랐다. , 최악이다. 생각일 뿐인데도 싫다. 눈을 질끈 감았다.

 

 

 

 

 

 

 

 

 

 

 

 

 

 

 

 

 

 도서관에 자리를 잡고 공부를 했다. 주위가 산만한 편이라서 책을 정리하며 목을 빼고 이리저리 주변을 살폈다. 둘째 줄 정도 맞은 편 앞자리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키가 커서 그런지 그냥 앉아 있는 것 같은데도 눈까지 보인다. 나는, 목을 빼야 눈이 보일까 말까 한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그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박찬열은 공부를 꽤 열심히 한다. 같이 어울려 다니는 무리 중에는 썩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없는데. 다른 선배들이 건물 입구에 자리를 잡고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그는 혼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반했다. 생각보다 더 성실한 사람이라서.

 

 

 

 안녕.’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선 박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서 있고, 나는 앉아 있다. 그가 나를 발견하곤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작게 입모양으로 말한다. 안녕이라고. 놀라서, 얼른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내가 쳐다보고 있던 걸 알아챘을까. 아니었으면 좋겠다.

 

 고개를 숙인 채 숨죽여 있었다.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박찬열이 갔을까? 이젠 갔겠지 싶어서 은근슬쩍 고개를 들었다.

 

 

 

 공부하러 왔어?”

 

 

 

 그랬는데, 어느새 내 자리로 다가온 박찬열이 몸을 숙여 나를 가둔다. 그러고는 작은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 너무 가까이 있다. 내 등에 그의 가슴이 닿았다. 움찔, 하며 몸을 더 앞으로 숙였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그대로 얼어버릴 것 같아서.

 

 

 

 무슨 공부 하는데?”

 , 토익이요.”

 

 

 

 큰 눈으로 책상위에 올려 진 토익 책을 한번, 그리고 나를 한번 그렇게 바라보던 그가 손을 들어 내 머리를 헝클인다.

 

 

 

 열심히 해.”

 

 

 

 그러곤 내 자리에 종이컵과 커피 믹스 한 개를 올려놓고 떠났다. 박찬열은 갔지만, 그의 온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내 뒤에 있는 것만 같다. 그가 헝클이고 간 머리를 가만히 매 만졌다. 누가 머리 만지는 거 싫어하는데. 박찬열이니까 다르다. 기분이, 좋다. 어떡하지? 나는 그가 너무 좋다.

 

 

 

 

 

 

 

 

 

 

 

 

 

 

 

 

 

 

 며칠 간 도서관에서 몰래 살폈다. 박찬열은 웬만하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는 딱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화장실. 둘째는, 커피를 마시려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아름이를 데려다 주기 위해서. 첫날엔 몰랐다. 그런데 어느 순간 깨달았다. 기숙사 점호 시간인 12시가 넘기 10분 전쯤 아름이가 도서관을 나가면, 박찬열이 곧 뒤따라간다는 걸. 그리고 1220분 쯤 되면 박찬열이 다시 돌아온다. 그걸 그냥 보고 넘겼는데 3일 연속으로 반복되자 알았다. 그가 아름이를 데려다 준다는 걸. 잘 되간다던 소문이 진짜였구나. 하긴, 그때 부정하지 않았을 때 눈치를 채긴 했지만 아니길 바랐는데.

 

 오늘은 그 모습을 보기가 싫었다. 그 아이를 데려다 주고 혼자 돌아오는 박찬열의 모습이. 그래서 멍하니 앉아서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가방을 메고 도서관을 나왔다. 어두운 거리를 혼자 걸었다. 조금 무서워서 이어폰을 낄까 하다가 말았다. 전에 뉴스에서 봤는데, 밤에 혼자 걸을 땐 이어폰을 들으면 범죄의 위험이 더 크단다. 그래서 대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자취방까진 가까우니까 금방일거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혼자 걷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박찬열이 아름이가 아닌 나를 데려다 주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부질없는 생각. 그 아이는 여자고 나는 남자지만 성별을 다 떠나서 그냥, 그 아이의 옆이 아니라 내 옆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 바보 같은 생각이다.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앞만 보고 걷고 있는데, 누군가 아는 척을 해온다. 그런데 어두워서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인상을 찌푸리며 핸드폰으로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비췄다. 긴 인영이 보인다.

 

 

 

 백현이 너 이제 집에 가?”

 

 

 

 박찬열이다. 마주 칠거란 생각은 못했는데, 시계를 보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지금 돌아 올 시간이 아닌데? 고개를 갸웃했다.

 

 

 

 공부 열심히 하나보네. 늦게 간다.”

 , .”

 집이 어딘데? 이 시간에 가는 걸 보니 통학은 아닌 것 같고, 자취해?”

 

 

 

 자연스럽게 내 옆에서 걸으며 이것저것 묻는다. 밤이라 그런가, 유독 그 목소리가 더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냥 피식 웃었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네. 조금은 쌀쌀한 밤공기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하나도 춥지가 않다.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무서움이 나를 지배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똑같은 자리에 있는데 따스한 느낌이 든다. 내가 그를 올려다보고, 그가 나를 내려다본다.

 

 

 

 . 후문에서 자취하고 있어요.”

 후문? , 후문이면 위험하잖아. 데려다 줄게, 같이 가자.”

 

 

 

 선뜻 데려다준다고 말하는 박찬열에게 고개를 저었다. 나도 참 웃기다. 언제는, 아름이 말고 날 데려다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

 

 

 

 아니에요, 여기서 가까워요. 혼자 갈 수 있어요.”

 

 

 

 어두워서 박찬열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왠지 인상을 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그냥 데려다 준다고 할 때 알겠다고 대답하면 되는 거야.”

 , 진짜 괜찮은데.”

 

 

 

 박찬열이 내 어깨에 팔을 두른다. 이번에도 그 행동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뒤늦게 움찔했다. 그런 내 행동에 박찬열이 픽, 웃는 소리가 들린다. 부끄러워서 고개를 숙였다.

 

 

 

 너 진짜 귀엽다.”

 ?”

 기분 나빠 하지는 말고.”

 

 

 

 잘못들은 건 아니겠지. 박찬열이 방금, 나한테 귀엽다고 했어. 할 말을 잃고 멍하니 눈만 깜빡였다.

 

 

 

 혼자 살아?”

 , .”

 혼자 살면 외롭지 않아? 1학년 때 혼자 자취한 적 있는데 되게 외롭던데. 심심하고, 재미없고.”

 괜찮아요.”

 나 조만간 방 계약 끝나는데 나랑 같이 살래?”

 ?”

 안 그래도 방 구하고 있었거든. 괜찮으면 나랑 같이 살까?”

 

 

 

 방심하던 사이에 무슨 말을 들은 건지 모르겠다. 대답할 생각도 못하고 또, 가만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그걸 난감해서 대답을 못하는 거라고 느꼈는지 박찬열이 다른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부담스러우면 거절해도 괜찮아, 한다.

 

 

 

 ,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래요. 생각, 해볼게요.”

 . 싫으면 싫다고 해도 되니까, 부담 가지진 말고.”

 

 

 

 그에, 고개를 열심히 끄덕였다. , 같이 산다니. 생각만 해도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상상이 안 되잖아. 나랑 같이 사는 박찬열이라니. 나 혼자 더워서 손으로 열심히 부채질을 했다.

 

 

 

 

 , 그리고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

 아니야, 아무것도.”

 

 

 

 그가 내게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물어보고 그러는 거 실례일 수도 있으니까 궁금해도 참는 게 낫겠지.

 

 

 

 이제 다 왔어요. 선배.”

 여기야?”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집 앞이다. 자연스럽게 내게 섞여온 박찬열 덕분에 어떻게 집에 왔는지도 모르겠다. 집 앞에 가만히 서서 그를 올려다봤다. 가로등에 비친 얼굴이 환하게 눈이 부시다.

 

 

 

 새로 지은 곳이네. 좋은 데 산다, .”

 

 

 

 건물을 한번 쳐다본 박찬열이 웃으며 나를 본다. 웃음이 참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오래 바라보고 싶은데, 너무 정면이라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들어가봐.”

 , 선배. 감사합니다.”

 내일 보자, 안녕.”

 

 

 

 꾸벅, 인사를 했다. 박찬열이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뒤돌아 걸어간다. 점점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그 자리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내 어깨위에 있었던 그의 팔. 그 자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 웃음이 나는데, 눈물도 날 것 같다. 이런 내가 애처로워서. 이젠 보이지 않는 박찬열을 여전히 눈으로 쫓으며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내가, 박찬열을 정말 많이좋아하나보다.

 

 

 

 

 

 

 

 

 

 

 

 

 

 

 

 

 공부하러 도서관에 와놓고 정신을 빼놓고 앉아 있었다. 눈앞의 토익 책이 보이지 않는다. 평소에도 영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오늘은 더욱 더 보기가 싫다. 한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주변을 살피며 고개를 들었다. 맞은편에서 공부하고 있을 박찬열의 자리를 눈으로 훑었다. 어디 간 모양인지 자리가 비어있다. 빈자리를 보자 한숨이 푹 나온다. 뭔가 허무하다.

 

 어제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주던 박찬열. 같이 살자고 했었는데, 지난 일이지만. 그는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던진 말이겠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컸다. 그걸 생각하니 또 웃음이 나온다. 가슴께가 간질거린다. 너무, 좋아서.

 

 책상위에 펴놓은 토익 책을 덮었다. 오늘은 공부를 하러 온 게 아니라고. 그를 보러 온 거나 다름이 없다. 고개를 숙였다가, 은근 슬쩍 목을 뺐다가. 몇 번을 그랬는지 모른다. 드디어 박찬열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 얼굴을 보자마자 웃음이 났다. 그런데, 그 옆에는 아름이가 서있다. 예전에 셋이서 밥을 먹었을 때처럼 마주보며 웃는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즐거워 보인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갔다. 같이 있는 거, 보기 싫다. 그 애랑 같이 있지 마요. 언젠가, 내가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머리가 아파온다. 인상을 쓰며 고개를 숙였다. 나는 방금 아무것도 보지 못 한 거라고 억지로 나를 달랬다.

 

 

 

 

 

 

 시간이 벌써 11시가 넘었다. 오늘은 공부도 안 되는데 집에 가서 좀 쉴까, 하다가 포기했다. 혹시나, 어제처럼 박찬열과 집에 같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나 혼자 기대를 하면 실망이 더 큰 법이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가 없다. 나는, 그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면서 알았다. 생각보다 내가 그를 많이 좋아한다는 걸.

 

 칸막이에 막혀서 보이지 않으니까 조금 의자를 옆으로 뺐다. 느슨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서 도서관 입구를 바라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박찬열도 처음엔 나에게 그저 수많은 사람들 중 한명일 뿐이었는데. 어쩌다가 의식하고, 관심을 가져서, 결국은 좋아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이런 내 마음을 알까, 알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을 할까. 무섭다. 나를 좋아해주진 않아도 된다. 그런 마음까진 바라지 않으니까. 그런데, 아직은 혼자인 그를 보고 싶다. 그 여자애랑 사귀지 마요. 만나면, 안돼요.

 

 

 

 ?”

 

 

 

 아름이가 가방을 끌어안은 채 문을 열고 나간다. 얼른 고개를 돌려 박찬열의 자리를 쳐다봤다. 아니나다를까, 그가 지갑과 핸드폰을 챙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뒤를 따라 나가려는 걸까. 싫다. 그런 거, 보기 싫어. 점점 문으로 가까워지는 박찬열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조금은 급한 걸음으로 그를 따라 걸었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는 그의 팔을 탁 소리 나게 그러쥐었다. 박찬열이 나를 놀란 눈으로 본다.

 

 마냥 이대로 놓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 아름이랑 사귀어버리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서.

 

 

 

 선배.”

 

 

 

 그래서 말했다.

 

 

 

 그 애 데려다 주지 마요.”

 

 

 

 박찬열이 의미를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고 나를 본다.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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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이렇게 끝이라니요 이럴수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아쉬워요....백현이 끙끙 앓으면서 찬열이 좋아하는 거 귀여워서 꼭 둘이 잘 되는 거 보고싶은데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필명이 없으셔서 신알신도 못하고...정말 아쉬워요ㅠㅠ
11년 전
독자3
ㅠㅠ여기서끝이라니.....더주세요ㅠㅠㅠ현기증나여.......
11년 전
독자4
끝..ㅜㅜㅜ 더 써주세요ㅜㅜㅜ더더..
11년 전
독자6
ㅠㅠㅠㅠ뒷내용이 굼금해요ㅠㅠㅠㅠ하ㅡ
11년 전
독자7
허류ㅠㅠㅠㅠㅠㅠ뒤에궁금한데ㅠㅠㅠㅠ찬열이가뭔말할려고했을까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앙대 ㅜㅜ 작가님 저 비회원인데 도저히 지나칠수가 없어요. 더 써주시면 안되나요.. ㅜㅜ
11년 전
독자9
더! 더! 더써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현기증나여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0
헐여기서끝이라니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1
응? 저 방금 너와나만의 시간 보고 우왕 재밌다고 댓글 달고 왔는데 이 글도 오잉 너무 재밌네 하며 주륵주륵 내려오니 같은 작가님이시네요? ㅎㄷㄷ ㅋㅋㅋㅋㅋㅋ 작가님 완전 제 취향이네요!!!!!!! 그나저나 이런 감질맛나는 끊기 신공은 어디서 익히셨답니까~~ㅋㅋ 정말이게 끝이라면 차..찬열이 외전이라도 안될까요? 작가님 하트! S2
11년 전
독자12
ㅠㅠㅠㅠㅠㅠ아니더ㅣ요
11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더써주세요..........둘이 같이 자취하는거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4
헐 안되요 ㅠㅠ 이대로 끝이라니 ㅠㅠ 이럴 순 없어요 ㅠㅠ 뒷이야기 써주세요 ㅠㅠㅠ 으어어어 작가님 ㅠㅠㅠㅠ 아아아 너무 궁금해요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15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더더더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진짜 신알신했어요 금손작가님 사랑합니다
11년 전
독자16
신알신했어요!!!!짱ㅠㅠ최고에요
11년 전
독자17
W에요 으아니 저 이거 왜 이제봤죠????? 이 환상적인 끊기 기술은 어디서 나온겁니까!!!!! 아까 목록에 데려다줘요였나? 찬백있는데 그거 연결된건가요?? 지금보러갑니다!!!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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