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Fantasy
집으로 들어가기 싫었다. 집으로 들어가게 되면 보이지 않는 지훈의 모습이 너무 곧게 들어올거같아서 그러면 애써 합리화했던 모든게 무너질거 같아서 애써 집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밖으로 돌았다 찜질방이든 나무위든 어디든 그저 잠시 쉴수있기만 하면 충분했다. 잠을 자지도 않고 밥을 먹지도 않으니 상관은 없었다. 그날도 똑같았다. 학교를 벗어나 혼자 멍하니 길거리를 걸어다니고 있었다. 비가 내릴듯이 새까만 하늘을 올려다보고 걸음을 멈추고 길 한복판에 서있었다. 어디로 갈까,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할까 한참 고민했다.
"전원우..?"
시선사이로 들어오는 익숙한 사람의 모습에 작게 중얼거렸다. 못알아볼수가 없는 웃음을 지으면서 다른남자의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 남자는 누군지 고갤 갸웃하다 익숙한 모습에 행동이 멈췄다. 승철이..형? 고갤 갸웃했다. 어떻게 해서 승철이 형과 원우가 아는 사이일까 아니 어째서 저렇게 다정하게 서로를 마주보고 손을 잡고 걸어가는걸까. 복잡해졌다 생각이 더 엉켜버린거같았다.
"아니..아니야 설마"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없다고 아니라고 아무리 부정하려해도 다정하게 입을 맞추는 둘의 모습은 날 나락으로 떠밀었다.
* * *
한솔이 급하게 승관의 집앞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쐬어서 살짝 아파오는 머리를 짚으며 집안으로 들어섰다. 피비린내가 조금씩 풍기는 마당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선 한솔이 미간을 찌푸렸다. 씨발, 피냄새. 집안가득 흐르는 피비린내에 입술을 깨물다 승관의 방문을 열자 침대에 등을 보인채 누워있는 승관이 보였다. 자는거겠거니 하며 조금씩 승관에게 가까이 다가간 한솔이 승관의 어깨를 잡아 돌렸을때 다시한번 한솔이 욕을 내뱉었다.
"..이게 대체"
얼굴 가득한 멍자국과 상처들에 말문이 턱 막혔다. 시선을 내려 승관의 상태를 살피다 잡고있던 손에 끈적한 느낌이 묻어나자 손을 떼고 팔을 바라봤다. 승관의 하얀 팔 위로 써있는 문구에 한솔이 자리에 주저앉아 승관을 바라봤다. 누가, 널 이렇게. 어째서 너를. 떨리는 손으로 승관의 볼을 조심히 쓰다듬다 눈을 감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사람이였다.
"전원우"
파르르 떨리는 속눈썹과 떨리는 입술을 짓이기던 한솔이 승관을 안아들고 팔에 적혀있는 문구를 자신의 옷으로 가려버렸다
See you later, Vernon.
모두, 자신의 잘못같았다.
* * *
승관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한솔이 급하게 욕실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승관이 눈앞에서 사라질것만 같았다. 안쓰럽게 떨리는 승관의 몸과 미세하게 들려오는 숨소리가 더욱 한솔을 급하게 만들었다. 제발 조금만 승관아. 웅얼거리며 승관을 물안으로 앉히고 작은 칼을 꺼내든 한솔이 제 손목을 그어 물안으로 손을 담궜다. 으, 씹. 피가 밖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느낌에 욕을 중얼대다 승관을 꽉 끌어안았다.
"미안해, 미안해 승관아"
미안해. 애처로운 한솔의 목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팔에 있던 상처들이 핏물이 닿아 조금씩 없어지고 얼굴 가득한 흉터도 하나둘 사라질때쯤 승관이 움찔거리자 한솔이 조심스레 승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얼굴에 살짝 남아있는 멍들을 쓰다듬다 승관을 안아들고 다시 제 방으로 옮겨와 물기를 닦아내 새로운 옷을 입혀 이불을 덮어주었다. 새근거리는 안정된 호흡이 한솔을 주저앉게 만들었다. 괜찮다 이제는 괜찮을거다. 안도의 한숨을 내뱉은 한솔에게 뒤척이는 승관의 모습이 보이자 한솔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등을 돌렸다.
"가,지마요"
"....."
"가지,마요 한솔아"
한솔의 손목을 잡아오는 승관의 손에 한솔이 우뚝 걸음을 멈췄다. 제 차가운 몸으로 닿는 따뜻한 승관의 온기가 이질적으로 느껴질만큼 따뜻해서 항상 잡던 손인데도 오늘따라 더 따뜻해서 눈물이 날것만 같았다. 안돼, 내가 옆에 있으면 더 다칠거야 너. 한솔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런 말이 돌아오지 않음에 손을 풀어내고 걸음을 다시 옮기는 한솔에 등을 승관이 꽉 끌어안았다
"당신이, 당신이 뭐든 나 신경안쓸게요"
"...."
"내가 다쳐도 괜찮아요 그니까"
"...."
"가지마요, 나 버리고 그렇게 등보이고 가지마요 제발"
등이 조금씩 젖어 들었다. 떨리는 승관의 손을 꽉 잡은 한솔이 눈을 감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전해지는 진심에 아무런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할수가 없었다. 혹시나 이 여린아이가 더 깨질까, 더 다칠까 그게 제일 큰 걱정이였다. 승관의 팔을 풀고 돌아선 한솔이 승관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울지마.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승관을 침대위로 앉힌 한솔이 승관과 마주앉았다.
"더, 많이 힘들거야"
"...."
"더 아플거야"
"...."
"난 그거 싫어"
"내가"
"...."
"괜찮다잖아요"
"부승관"
"괜찮으니까, 진짜 다 괜찮으니까 가지말라구요"
싫어, 나는 당신이 없는게 더 싫어. 고개를 저으며 엉엉 우는 승관의 모습에 한솔이 입을 다물었다. 사랑해요, 나.. 나 당신 진짜로 사랑한단 말이야.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한번도 제 옆에서 이렇게 남아준 사람은 없었다. 사랑했지만 다들 도망가기바빴다. 누구도 이렇게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았다. 한솔이 조심스레 승관을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부서질듯이 조심스레 승관의 머리를 감싸고 입을 열었다. 눈물과 섞이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그저, 승관의 모든것이 좋았다.
결국은 자신 또한 승관을 놓을수 없었다.
결국은 자신 또한 승관을 너무도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역시 애정씬은 애절해야 맛이죠 아닌가요? 아니면 네.. 죄송합니다 (먼산) 오늘도 글이 산을 타네요 산을 타.
오늘은 그래도 조금 많이 쓴느낌인데.. 아닌가요? 아니면 말구요 데헷.
암호닉 ; 화상 송송이 구피 하리보 밍구리 뿌뿌뿌
제 뽀뽀 받으실래요? 아니 제 뽀뽀는 너무 부담스러우시니까 사랑이라도 받으세요 (호이짜 하트) 아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