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07
w. 일공공사
[보고싶어의어어ㆍ어]
[ㅜ...]
뭐지, 평소에 오타가 없는 사람인데.. 작게 중얼거리며 답했다.
[그래용 ㅠ]
[보고싶다그그ㅡ]
[보기싫믐말던바.]
아, 이사람 취했구나.
작게 피식 웃고 답했다.
[뭐해요]
그러자 바로 오는 대답이다.
[너 생각 ♡]
취했네, 답장 할 새 없이 곧장 돌아오는 그의 말이다.
[조이ㅡ히ㅢ.ㅡ♥]
심장이 쿵, 떨어지는 기분에 입술을 깨물었다.
입꼬리가 간질간질 올라가는게 느껴졌다.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답장을 해 나갔다.
[흥 나랑은 놀 시간 없고 친구랑 놀 시간은 있고]
[그러면 나 섭섭해요 ㅠ]
장난스럼 말에 바로 오는 답장.
[너의사랑을 마시게 해주던긴.]
세상에, 그의 오글거리는 말에 바로 화면을 캡쳐해두었다.
와, 이게 뭐야.. 킬킬 웃으며 뭐에요, 라고 답하자 전화가 온다.
-윤티쳐 :)-
여보세요? 라고 말하며 전화를 받자 곧장 징징댄다.
-내가 좋아하니까!
....
-그니까 그렇지 멍총아....
자꾸만 새어나오는 웃음에 숨을 잔뜩 들이켰다.
취했어요?
-보고싶어요오.. 헤헤..
휘어진 눈이 접히는걸 상상하니 얼굴이 절로 달아올랐다.
귀여워.. 작게 내뱉고는 말했다.
집 가는중?
-와, 나쁘다 내가 좋아한다는데 답도 안해주고 밉다..
그게 아니라 걱정되서 그러지..
-흥,
응?
-흥.
어린 아이처럼 삐진체를 하는 그의 모습이 선해 웃었다.
내가 더 좋아해요.
내 말에도 계속 흥, 흥, 거리는 그에 웃었다.
아, 혹시.
정한오빠, 내가 많이 좋아해요.
부끄러운 마음에 작게 속삭이자 헤헤헤, 하고 바보같은 웃음소리가 핸드폰을 타고 흘러온다.
[윤티]
[일어났어요?]
라고 보낸 메신저는 여전히 앞에 1이 붙은 채였다.
시간은 정오를 향해 달려가고있었고, 결국 핸드폰으로 전화버튼을 눌렀다.
신호가 채 가기도 전에 곧장 전화를 받는 그에 물었다.
지금 일어났어요?
-응...
잔득 잠긴 목소리로 말하는 그가 귀여워 웃고는 다시 물었다.
내가 깨웠어요?
-으응...
괜시리 미안해진 마음에 미안하다고 말하자 괜찮다며 잠에 젖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다.
아, 맞다.
혹시 어제 뭐라고 보냈는지 기억 나요?
-응?
어제 있잖아요 술 취해서
-어..음.. 모르겠다.
진짜로?
-진짜로
너의 사랑을 마시게..
-스탑
왜요
-기억났어
아 그래요?
-....
여보세요?
-잊어줘.. 헝..
결국 웃어버리자 좋냐, 하고 침울한 목소리로 말해온다.
좋아요.라고 답했다.
[암호닉]
일공공사 지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