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05
w. 일공공사
후덥지근한 방 안에 들어섰다.
건조하고 텁텁한 공기에 피부를 손으로 살짝 쓸었다.
"왜 그래?"
물어오는 정한에 손을 내리며 말했다.
아, 피부 건조해질까봐..
"어 그럼 다른데 갈까?"
약간 시무룩한 표정을 보곤 고개를 저었다.
방 안은 정한과 내가 겨우 누울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
바닥에 누워 노곤해지는 몸에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어, 침흘리면 어떡하지.
정한이 누워있는 쪽으로 몸을 돌리자 바로 코 앞에 있는 그의 얼굴에 놀라 벌떡 일어났다.
뜨거운 열기때문인지 볼이 순식간에 확 빨갛게 변했다.
상체만 일으킨 내 팔뚝을 잡아 끌어 눕힌 정한이 팔을 벌리곤 그 위에 내 머리를 올려놓았다.
머리의 무게 때문에 목에 긴장을 잔뜩하고 힘을 주자 내쪽을 바라보며 웃는 정한이다.
"귀여워."
작게 말한 정한이 내 볼을 꾹꾹 눌러댔다.
볼의 뜨거운 온도에 정한이 놀려대었다.
"토마토다, 토마토.."
노곤히 풀린 그의 목소리에 왠지 눈이 자꾸 감기려고해 눈을 꾹 감았다가 떴다.
졸려? 하고 묻는 그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팔 안쪽으로 닿아오는 머리카락이 간지러운지 웃던 그가 어느새 풀려버린 제 머리를 뒤로 넘겼다.
머리끈을 다른쪽 손에 잡고 이로 물어 손목에 그것을 끼운 그가 다시 바닥에 누웠다.
아, 좋다..
기분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에 나도 따라 미소지었다.
저도 찜질방 오랫만이라 좋네요.
"아니 그거 말고, 너 좋다고 너."
다시 심장이 쿵, 하고 떠러지는것 같아 눈을 크게 뜨고 눈을 감고 누운 정한을 쳐다보니 머리를 내 쪽으로 치우쳐 웃으며 말한다.
솔직히 좀 설렜지?
장난스런 그의 말투에 내가 소리내어 웃었다.
빨갛게 익은 내 볼을 보던 정한이 이내 나를 일으켰다.
좋다면서 더 있지 왜요, 나 괜찮은데..
나 때문에 그가 더 오래 있지 못하는것 같아 말을 꺼내자 정한이 내 머리를 헝클어뜨리고는 말한다.
아냐, 내가 더워서 그래.
거짓말, 땀 하나도 안흘리면서..
작게 속삭이자 응? 뭐라고? 하며 묻는통에 고개를 저어보이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묻는다.
"뭐라고? 나 좋아한다고? 알아, 나도 너 좋아."
짖궃은 그의 말투에 먼저 방을 나서자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리고 내 몸을 이끄는 그다.
얼음방으로 나를 밀어넣으려는 그에 문을 잡고 매달렸다.
추운거 질색인데... 애원하는 나를 무시하고 나를 번쩍 들어올려 얼음방으로 데려가는 정한에 어쩔 수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바닥도 벽도 천장도 온통 추운 바람을 뿜어내는 통에 온몸에 소름이 오소소 돋아났다.
"에구, 우리 아가, 추웠쪄요?"
의자에 앉아 정한을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내 옆에 앉은 그가 팔을 내 뒤로 뻗어 나를 감싸 온다.
뜨거운 손이 차가워진 내 팔을 주물렀다.
"따듯하지."
웃어보인 그가 나를 더 세게 안아왔다.
뜨끈한 체온덕에 더 이상 춥지 않았다.
"윤티, 뜨거운데 있다 차가운데 가면 감기 걸릴텐데.. 나가요."
하며 말하자 더 세게 껴안는 정한이다.
"나가면 못 안잖아."
흐흐, 하고 웃어보이는 얼굴을 살짝 밀어내고 방을 빠져나왔다.
뒤를 따라오던 그가 차가운 바닥에 까치발로 걸어가는 나를 다시 번쩍 들곤 방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방 밖으로 나서자 제 손목에 있던 머리끈을 건네는 정한에 눈썹을 올려보이자 제 머리를 가리킨다.
다시 매트에 앉아 정한의 뒤에서 머리를 쓸어넘기고 머리를 살살 묶기 시작했다.
갈색 머리칼이 손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머리카락이 위로 걷히자 목 뒤 위쪽의 흉터가 적나라하게 들어났지만 이내 눈을 돌려 머리가 삐져나오지 않도록 꼼꼼히 묶었다.
"이쁘다."
웃어보이며 말하자 정한이 뒤돌아서 말했다.
네가 더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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