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럭이는 소리가 커다란 공간속을 매웠다. 쿨럭이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다가 이내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또 잠시의 시간이 흐르자 잠잠해진 커다란 공간속에서 한 남자의 인영이 보여왔다.
"..."
깨비깨비 슈깨비
둘, 아리따운 꽃같은 당신이기에
수호, 다녀올게. 아 정말이야! 나 아무일도 안했어. 나비들도 다 보냈고 다 했다니까? 수호 걱정마 할일 다 끝내고 가는거니까. 오랜만에 나도 좀 쉬고 인간세계도 가보고 해야지 안그래? 시우민의 말에 수호가 탐탁치 않은 표정을 하고는 시우민에게 물었다.
"정말 다했다고?"
"...다했다니까?"
"정말 다했다 그거지?"
"...다했는데? 아니 근데 왜 날 못믿어? 이걸봐! 다했다니까?"
"아- 다 했다?"
말이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시우민이 한숨을 내뱉으며 진짜 다했어! 믿어! 믿으라고! 라고 소리를 치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 수호가 말했다.
"근데 저건 뭐야?"
"저게 뭐지?! 저게 뭘까?!"
수호가 말한곳은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는 커다란 풀밭이었다. 나비들을 내보내야했던 시우민은 어서 빨리 인간세계로 내려가고 싶어 대충 일을 끝낸것이었다. 그 결과 나비를 내보내지 않은 상황이 벌어져 버렸다.
"하하 나 가볼게 수호!"
그렇게 시우민은 또다시 도망쳤다.
"야 이 미친놈아!!!!!!!!!!!!!!!!!!!!!!!!!!!!!!!!!!!!!!!!!!!!!!"
그리고 수호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오기 시작했다.
* * *
연이 시들어버린 꽃을 바라보며 한없이 시우민을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나흘이 지났건만 오지 않는 시우민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며 시우민이 드나들었던 창문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오늘도 오시지 아니하실 겁니까
이리도 어여쁜 꽃이 시들때 오신다하여 어찌 이리 애간장을 태우고 계신겁니까.."
연의 아리따운 목소리가 연의 방안을 가득 울렸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옴에 곱디 고운 손으로 문을 연 연의 두 눈이 이내 크게 뜨여졌다.
"내가 그리 애간장을 태웠단 말이오?
어여쁜 꽃을 다시 만나러 왔네만 함께 나가지 않겠소?"
그것은 자신의 말을 다 들었다는 듯 밝은 미소를 띄고있는 시우민의 모습때문이었다. 연이 깜짝놀라 뒷걸음치다 자신의 치맛자락에 발이 꼬여 쿵 넘어졌고 시우민이 그런 연을 바라보다가 연을 일으켜주며 연을 끌어안았다. 연의 두 볼이 사과처럼 붉게 물들었다.
"볼이 붉게 물들다 못해 내 손이 익을것 같은데 말이오."
"...부끄러워 그런것 아니겠습니까"
연의 대답에 시우민이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선 연의 허리춤을 좀 더 꽉 잡고 씨익 웃으며 연을 바라봤다. 연이 그저 두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장소는 더이상 자신들이 있던 곳이 아닌,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저잣거리의 골목이었다.
"...진짜 도깨비라니 믿기지 않습니다"
"저번에도 도깨비라고 말했건만, 믿지 못한 것이오?"
"..예, 사실 꽃이 아니었다면 제 꿈이라 믿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허, 내가 그저 꿈이라니 자 꿈이 아니니 이제 내 손을 잡지 않겠소이까"
연의 허리춤에서 손을 놓은 시우민이 한번 더 연에게 손을 내밀자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시우민의 손을 잡았다. 찌릿한 느낌이 온 몸을 맴돌았고 시우민의 걸음과 함께 두 사람의 마음이 조금씩 커져가기 시작했다.
* * *
연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시우민의 발걸음에 맞춰 걷다가 연의 두 눈이 한 상인이 팔고있는 노리개로 향했다. 시우민의 가지고 싶으냐는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저은 연이 시우민의 팔을 끌었다. 시우민의 눈이 끝까지 그 노리개에 향했고 이내 웃으며 연과 함께 다시 저잣거리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연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시우민이 빠르게 다시 상인에게로 다가가 노리개를 사들고는 다시 연에게로 향했다. 연의 어디갔다 오느냐는 말에 웃으며 아무것도 아니라며 다시금 연의 두 손을 이끈 시우민과 연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곧 시우민이 처음 연을 바라봤던 커다란 절벽 위에 섰다.
"내 여기서 처음 당신을 바라봤소"
"...이곳에서 말입니까"
"춘풍이 불어왔고, 한 눈에 내 사람이란걸 깨달았지."
"..."
"말을 건네고 싶었소. 어찌 그리 아름다운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지, 어째서 그리도 아파보였는지"
"..."
"아직은 물어보지 않겠소. 다만"
시우민이 숨겨놓았던 어여쁜 노리개를 들고서는 연의 두 손에 쥐어주었다. 연은 그저 그런 시우민을 바라보며 말없이 그 노리개를 손게 쥘 뿐이었다.
"언젠간 내게 말해주리라 약조해주었으면 좋겠소"
말없이 두 손에 쥔 노리개를 꾹 쥔 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의 소리없는 대답에 씨익 웃어보인 시우민이 커다란 나무 아래로 향했다. 연은 그새 노리개를 잘 정리하고는 어여쁘게 웃어보이며 나무아래로 향했다. 나무아래에서 두 눈을 마주치고 웃던 둘 사이로 춘풍이 일렁였다. 말없이 시우민이 눈을 바라보던 연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는 더럽습니다."
"..."
"그런데 어찌하여 저를.."
"아리따운 꽃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소이까, 이리도 어여쁜 꽃인데 어찌 더럽다고 하는것인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소"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저는 기생입니다."
무어라 더 말을 하려는 연의 입을 시우민이 자신의 입으로 막아왔다.
시간이 지나고 입술을 떼어낸 시우민이 말했다.
"연아, 너는 내게 꽃이다. 처음 보았을때부터 깨달았다. 내 사람이란것을 말이다.
기생이면 어떻고 또 도깨비면 어떻다는 것이냐. 내가 네게 마음을 품었다는 것 그것하나면 된다."
연의 고개가 숙여지자 연의 두손을 잡은 시우민이 두 눈을 감았다 뜨자 손에 무언가 있다는것을 느낀 연이 두 손을 펴보았다. 많은 꽃송이들이 연의 두 손에 올려져 있었다. 절벽을 바라보며 연을 뒤돌게한 시우민이 연의 뒤에서 다시한번 말했다.
"그것은 비애라 부른다. (泌哀) 슬픔이 샘물처럼 흐른다는 뜻을 가진 꽃이지.
두 눈을 감고 조용히 슬픔을 생각해보아라"
"...했습니다"
연의 손을 펴게한 시우민이 자신의 손가락으로 소리를 내자 손에 살포시 앉아있던 꽃들이 절벽아래로 떨어져가기 시작했다.
"이제, 연 당신의 걱정은 저기로 날아가 버린것이오"
"..."
"우리는 앞으로 더욱더 깊어질 것이고, 연 당신이 기생이라는것도 상관없소"
"..."
"나는 연 당신을 연모하는것이니, 아무것도 상관이 없다는 말이오"
두 사람의 입이 다시금 맞춰졌다. 그들의 마음은 더욱 더 깊어져가기 시작했고 그렇게 이야기는 천천히, 고요하게 흘러간다.
정신이 없습니다요8ㅅ8 |
오늘은 바빠서 암호닉을 생략하겠습니다! 폭연 하려고 공지까지 썼는데ㅠㅠㅠㅠ 폭연을 할수가 없습니다ㅠㅠㅠㅠ 큰일났어요ㅠㅠㅠㅠ 제가 학교에서 조금 바빠서 늦게오고ㅠㅠㅠㅠㅠㅠㅠ 네.. 폭연을 장담할수가 없어요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메일링도 열심히 끄적이고 있어요..! 메일링 보내고 암호닉 정리하면서 이벤트 발표도 할테니 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ㅠㅠ 미안합니다ㅠㅠㅠ 토요일에는 됴깨비로 올게요ㅠㅠㅠㅠㅠ
오늘의 포인트
1. 수호
2. 절벽
3. 두번째 만남에 뽀뽀까지 (세상에)
4. 노리개, 예고편에서 시우민이 쥐고있던 옥반지
5. 비애 (泌 : 샘물흐르는 모양 비 , 哀 : 슬플 애) 슬픔이 흘러가는, 정말 걱정을 생각하면 그 걱정을 꽃이 담고 흘려보내면 걱정이 덜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 도깨비나라의 꽃입니다.
6. 연이 노리개 보니까 노리개 사쥬자냐
7. 은근슬쩍 반말한 시우민?
8. 둘은 앞으로 알콩달콩 할 수 있을까?
9. 큥깨비에서 시우민이 바라봤던 여자는 쥬야 아님
10. 사랑해요 여러분
아! 1화에서 나온 애화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 연은 자신이 더럽다고 생각해요.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시우민이 자신을 좋아하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거죠. 그러면서 연이도 시우민에게 끌리죠.
사실 이건 조금 세세한 이야기긴 한데 (귀찮으면 안읽으셔도 됩니당) 수호가 만든 도깨비가 시우민이잖아요? 시우민은(성체의) 영혼인 상태에서 수호가 도깨비로 만들었어요.
한마디로 시우민이 죽기전에는 인간이었다는거죠.
인간이었을적에 실제로 시우민은 연(聯 : 잇다을 연)이와 사랑했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어요. 후생에서 만날 인연이었지만 그것역시 비극이었죠. 시우민과 연은 태생적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운명이예요. 연의 이름은 잇다을 연, 도깨비가 되어버린 시우민이지만 잇다을 것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을 가졌던 연이 시우민을 끌어당긴거라고 보면 되요. 이 내용에서는 연꽃 연자를 써서 연인게 맞지만 실질적으로는 잇다을 연이 맞는거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운명이니, 이곳에서도 비극적인 결말을 맺을것이라는 그런게 원래 내용에 있었는데 머리가 아파지므로 스킵했습니다. 네.. 그냥 말해봤어요..! 이해가 되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연이와 시우민은 만날운명이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을 운명이기도 하다는 그런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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