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이런말하면 김 팍 샐 거 아는데 오늘은 엑소를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음.
왜냐하면, 너징은 지금 인천집에 와 있으니까!
"야, 머리 좀 치워."
"크핳핳ㅎㅎ핳ㅎㅎㅎㅎ"
"아, 좀. 머리 치우라니까."
"와낰ㅋㅋㅋㅋㅋㅋㅋㅋ 진심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
"미친놈아! 머리 치우라고, 머리!!!"
너징은 한가롭게 소파에 누워 무도 재방송을 시청 중이었음.
근데 아까부터 눈 앞에서 알짱거리는 머리통이 거슬려 좀 치우라고 몇번을 말해도 개소리로 알아듣는 우리집 둘째새끼.
아침부터 깊은 빡침을 겟또-☆★한 너징은 결국 옆에 있던 쿠션을 날려버림.
우월한 제구력으로 쿠션은 녀석의 머리통에 정확히 맞고 떨어짐.
꽤 아팠는지 욕을 한바가지 퍼붓고 난리치는 놈을 쌩 무시하며 소파에서 일어나 잠시 부엌으로 피신함.
잠이나 쳐자지, 왜 일찍 일어나서 남의 휴식을 방해하는 거야.
평소 주말이면 해가 중천에 떠있어도 침대에서 기어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고 있는데,
너징이 일어나 있다고 오늘따라 일찍 일어난 동생이 어이가 없음.
열을 내다가도 금세 다시 텔레비젼을 보며 무식하게 웃어대는 꼴이 정말 가관임.
속이 부글부글 끓어 동생의 뒷통수를 노려보며 컵에 물을 잔뜩 따라 벌컥벌컥 원샷해버림.
이렇게라도 속을 풀려고 해봐도 부족해. 뭔가 부족해. 저 놈을 어떻게 골려주지?
너징을 괴롭히기 최적화되어 태어난 것이 바로 너징의 동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그러나 먼저 태어난 너징에게는 저 놈에게 대적할 유전자가 준비되어 있질 않으니.. 속이 탄다, 타!
"우응.. 누나..."
"울 겸둥이 막내가 벌써 일어났어? ^^"
"누나아..."
한숨돌리기 무섭게 막내가 잠에서 깨어 아직 졸린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옴.
아직 7시밖에 안됐는데 아까 조금 시끄럽게 굴었다고 더 자야할 막내가 일찍 깨어버린 건 아닌지 걱정하면서도,
잠에서 깨자마자 누나를 애타게 찾는 막내의 행동에 감동을 받고 부리나케 달려가 껴안아 듦.
어느새 묵직하게 자라버린 막내였지만 조금도 힘들지가 않음.ㅎㅎㅎ
부은 눈을 힘겹게 떠 얼굴을 확인하고는 목에 팔을 두르고 폭 안겨오는 막내의 행동에,
5959... 마음은 찌르르-하고 울리고 얼굴 전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짐.
오늘은 다행히 막내의 애교에 코피까지 터지진 않는가 봄.
"진짜 닭살돋게."
"시끄러."
"시끄러! 바보!"
"어쭈? 너 이자식, 이리 와봐."
둘째가 혀를 차며 하는 소리에 막내가 너징의 말을 고대로 따라하며 둘째를 향해 혀를 쭉 내밈. (메롱)
막내더쿠 너징은 그 행동마자 귀여워 죽으려고 함.
둘째가 발끈하며 막내를 괴롭히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너징이 눈을 부릅 뜨고 지켜냄.
그 결과, 둘째는 소중이를 감싸고 끙끙대며 이를 악 물어야 했음. (안쓰)..
"누나, 누나. 오늘 어디 가?"
"응?"
"어디 가지말고 나랑 하루종일 놀면 안 돼...?"
맙소사... 왜 안 되겠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초롱초롱한 눈망울은 기본이요, 너징의 옷자락을 꽉 쥐고 막내가 아련터지게 물어보는데,
어떻게 거절을 할 수 있겠어ㅠㅠㅠㅠㅠㅠㅠ 애초에 거절할 생각도 없었지마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고개를 끄덕이며 먼저 막내에게 같이 동물원에 놀러갈까? 하고 물어보면 막내가 잔뜩 신이나서 응!!! 이라고 대답함.
그런데 한심하다는 듯 쳐다볼 땐 언제고, 은근슬쩍 어디로 갈건데? 하고 물어보는 둘째.
"넌 주말에 데이트할 여자도 없냐, 쯧쯧."
이번에는 너징이 둘째를 비웃으며 혀를 찼지만,
"넌 있냐?ㅋ"
아.. 그냥 가만히 있을 걸... 상처받은 내 마음 어쩔거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뒤늦게 일어나신 부모님과 아침 식사를 하면서 남매 셋이서 오붓?하게 동물원에 다녀오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 그럼 도시락 싸야겠네?"
"아빠가 데려다줄까?"
두 분이 가장 들떠보이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엄마와 세차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서시는 아빠.
엄마... 동물원에선 손전등은 필요없을 것 같은데...
아빠... 세차를 언젠가는 하시겠지만.. 내일 비온대요...
아무튼 못 말리는 식구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디보자. 일단 동물원에 도착하긴 했는데...
도시락이 든 짐을 내려주고 운전석으로 돌아가시던 아빠의 뒷모습이 계속 신경쓰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내심 함께 동물원 구경하자고 말해주길 기대하고 계셨던 걸까...?
아이고, 아버지.. 뒤늦게 눈치챈 불효녀를 용서하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해맑게 웃으며 얼른 들어가자고 하는 막내에게 활짝 웃어준 뒤, 둘째를 시켜 입장표를 끊고 드디어 동물원에 입장한 삼남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꽤 많아 너징은 막내의 손을 꼭 잡고 다녔고, 막내에게도 손을 놓치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함.
마음 속으로는 누구보다 꿀리지 않게 예쁘고 화려하게 꾸민 모습으로 막내 옆에서 걸어주고 싶었지만,
현재 너징은 공인인 관계로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차려입고 나옴.
덕분에 입장할 때는 별 탈 없이 통과하는가 싶었지만,
간간히 알아보는 사람들이 싸인을 해달라, 사진을 찍어달라 다가오는 탓에 점점 시간이 지체됨.
"진짜 귀찮다, 그 얼굴."
"뭐야?"
"이거라도 쓰고 다녀. 이러다 동물 한마리도 못보고 돌아가고 싶냐?"
참다참다 더 이상은 못 참겠는지 심기 불편해보이던 둘째가 주변에서 파는 가면을 사들고 와서는 쓰고 다니라는데,
... 얜, 골라도 하필이면 이런 걸 골라와서... (난감)
분명 뽀로로도 있고 피카츄도 있는데 해괴망측한 스크림가면을 사온 둘째의 미적센스가 참 의심스러움.
확실히 이런 상태로는 막내가 보고싶어하던 호랑이는 보지 못하고 돌아가게 될 것 같아서,
막내를 위해 가면을 뒤집어 쓰고 동물들을 구경하러 나섬.
근데 사람들이 동물을 구경하는 건지, 너징을 구경하는 건지 모르겠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김종대 닮았다!"
"뭐래. 눈이 삐었나! 완전 아니거든?!"
"아닌데? 닮은 것 같은데??"
"아, 아니라고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네? 누구요? ㅇㅁㅇ..............
순간 김종대란 이름을 듣고서 엑소 팬이라면 동물을 볼 때에도 좋아하는 오ㅃ, 아니 형들을 떠올리는 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지만... 이건 목소리가 너무 익숙하잖아... ;;;
고개를 돌리자 비글즈가 바로 옆에서 하마를 열심히 구경하고 있었음.
헐... 이게 말이 돼?
하마를 가리키며 김종대를 실컷 놀리는 중인 박찬열과 변백현을 보고서,
할 말을 잃은 채 한참동안 쳐다봤더니 고개를 돌린 변백현과 눈이 딱 마주쳐버림.
아차, 하며 바로 고개를 돌리려고 하는데 변백현이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소리침.
"왘ㅋ 대박ㅋㅋㅋㅋ 야야, 스크림이다, 스크림!!"
"어? 진짜?? 그것도 둘이나 있엌ㅋㅋㅋㅋㅋㅋㅋ"
이어진 박찬열의 말에 저건 또 뭔 개소리인가 했는데, 이게 뭐람?!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면 둘째가 너징과 똑같은 가면을 쓰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둘째를 멍하게 쳐다보며 서있는데 비글즈가 이쪽으로 다가오는거임. 와악!! 오지마!!!
너징과 둘째가 막내의 손을 한 쪽 씩 잡고서 황급히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우리 쪽엔 관심도 없고 내내 하마를 쳐다보며 고심하던 김종대가 박수를 짝 치면서 외침.
"저 하마는 내가 아니라 징어를 닮은 것 같아!"
나,나니...? 누가 뭘 닮아?!
김종대의 외침에 박찬열과 변백현이 동시에 걸음을 멈추고서 웃음을 터뜨렸고,
너징이 순간 발끈해서 김종대한테 달려가 멱살을 잡고 어디가 닮았는데?! 하고 따지려는 걸 둘째가 간신히 말려 자릴 뜸.
비글즈가 보이지 않게 저만치 멀리 떨어져나와 흥분해 씩씩거리던 너징이 가면을 벗어제끼려고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음.
"와.. 머시쏘..."
"사자가 자고 있네. 여러분, 보세요. 사자는 자는 모습도 포스가 남달라요. 포스가."
이번엔 사자 우리 앞에서 감탄을 연발하고 있는 장이씽과 카메라에 대고 씹덕한 표정으로 조용히 속삭이는 김민석이 눈에 들어옴.
잠깐만.. 카메라..! 엑소가 이 시간에 왜 한가롭게 동물원에서 놀고 있나 했더니...
촬영때문에 단체로 이곳을 방문한 모양임. 그렇다면 분명 다른 멤버들도 근처에... 앗!
조금만 시선을 돌리자 스낵바에서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는 도경수에게 이미 츄려스 하나를 입에 문 김준면이 조용히 카드를 건네주고 있음.
너징은 눈 앞이 핑그르르 도는 것 같음.
아침의 예상은 정확하게 빗나갔고, 너징은 또 다시 엑소들과 마주치고야 말았음.
동물원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이곳에서! 엑소가! 촬영 중인 거냐고!!!
둘째도 이 상황이 기가 찬 모양인지 헛웃음을 터뜨림.
아, 그러고보니...
"넌 왜 뒤집어쓰고 있냐? 그건 또 언제 산거야?"
"원래 두 개 샀다. 저 사람들 내 얼굴 알잖아. 나도 엮이는 건 사양이라고."
"... 하아.. 막내한테 지금 돌아가자 그러면..."
"알면서 말해 뭐하냐. 호랑이 보기 전엔 절대 안 가겠지. 울면서 드러눕지 않으면 다행이게?"
우리 집 내력이 바로 쇠줄보다 질긴 똥꼬집...
이대로 집에 가자 하면 막내는 분명 울고 불고 난리치며 고집을 부릴게 뻔한데...
젠장...괜히 동물원에 오자고 해서ㅠㅠㅠㅠ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지. 너징과 둘째가 이 동물원에서 나갈 때까지 절대로 가면을 벗지 않는 것.
언제 어디서 마주칠 지 모르니까 잠시 숨이 차서 벗는 것도 조심스러운 상황임.
다행이라면 엑소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잔뜩 몰려다녀서 잘 피해만 다니면 마주칠 일은 없을 것 같음.
그렇게 생각한 것이 경기도 오산이었음. ^^
"어! 거기, 잠깐만요!! 스크림, 스크림!!!"
"기다려여, 좀 서봐여~~~ 스크림님들~~~~~"
"악!!! 왜 쫓아오는 거야?!"
동물원에서 구사s와 추격전을 벌일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허벌나게 달리던 중 막내가 그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숨이 차서 힘들어하자 결국 둘째가 막내를 어깨에 들쳐매고 달리기 시작함.
그런데 스크림가면을 쫓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착각이 아닌게...
새로운 구간을 지날 때마다 처음 본 사람들은 너징과 둘째를 가면 쓰고 아이를 유괴하는 장면으로 오해하고,
한낮에 나타난 유괴범들을 잡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너징네 뒤를 쫓기 시작함.ㄷㄷㄷ
"헉... 헉... 헉..."
"하아... 저 미친놈들... 도망가면 포기하고 갈 것이지.. 하아.."
둘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임. 거짓말 안하고 한 30분은 달린 것 같음. 그런데도 지치지도 않고 따라다니는 구사즈때문에 미칠 지경임.
막내 상태를 살펴보니 이미 실신상태임. 대롱대롱 매달려 몇키로를 달려왔으니... 게거품 물지 않은게 다행임.
에잇! 호랑이고 뭐고, 이러면 어차피 동물원 구경은 물 건너 간거나 마찬가지.
간신히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은 남매는 숨을 몰아쉬며 갑갑한 가면을 벗어던짐.
덥다면서 욕과 함께 짜증내는 둘째놈과 여전히 정신을 잃은 채 둘째에게 안겨있는 막내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너징은 금세 가면을 다시 쓰고 둘째에게 사람들 눈을 피해 막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함.
둘째가 뭔 소리냐면서 넌 어쩔건데? 하고 묻길래, 너징은 엄지를 척 올리고 멋있게 한마디 함.
"미끼."
"뭐? 야, 야!!"
너징은 냅다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나갔고 사람들은 금세 너징을 발견하고 쫓아 달리기 시작함.
달리면서도 둘째가 있는 쪽을 확인하니 아직까지도 움직이지 않고 멍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에,
속으로 죽어라 외침. 얼른 가지 않고 뭐해!! 혹시라도 막내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너가 죽을 줄 알아!!
이젠 버틸대로 버팀. 가면때문에 폐활량이 딸려 더 이상 달리면 질식해서 죽고 말거야...
다리도 점점 느려지고 엑소와 너징의 사이는 자꾸 가까워짐.
남자를 뒤에 두고 이정도로 오래 달렸으면 선전한거지... 후우...
"잡았다아!"
끝내 날다람쥐같은 김종대에게 어깨를 붙잡힌 너징은 에잇, 하고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음.
그것도 모자라 헐떡이는 숨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닥에 大자로 벌러덩 누워버리니,
우르르 몰려 너징을 둥그렇게 감싼 사람들은 생각보다 훨씬 작은 체형에 저마다 수근거리기 시작함.
너징 못지 않게 무릎에 손을 짚고 크게 숨을 몰아쉬던 오세훈이 거칠게 입을 염.
"스크림.. 허억... 인터뷰... 도망... 허억..."
"... 하아... 하아.."
"허억.. 인터뷰하려고 불렀는데, 왜 도망가여.. 후우..."
엥? 인터뷰...? ㅇㅅaㅇ
오세훈의 말에 상체를 벌떡 일으켜 고개를 갸웃거리니 추격전 시작의 또 다른 주범 김종인이 땀을 닦아내며 말함.
"그 가면이, 너무 눈에 띄니까, 얘기 좀 하려고 했거든요."
"..."
"근데 갑자기 도망가서 깜짝 놀랐잖아요."
뭐야... 그럼 그냥 가면을 쓴 채로 저놈들 질문에 몇마디만 얌전히 대답해주면 되는 거였어...?
억울함을 느끼고 다시 상체를 제껴 벌러덩 누워버렸더니 엑소가 당황한 낯빛을 들이밀며 괜찮냐고 한마디씩 던짐.
너징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새파란 하늘을 쳐다보다가 눈을 감아버림.
그래.. 이대로 질식사하면 다 너희때문이야...!!
이제는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지는 가면을 확 벗어던지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어라라? 근데 너징이 스스로 가면을 벗기도 전에 살랑이며 부는 바람이 얼굴 맨살을 스침.
한참동안 찬 바닥에 누워만 있으니 혹시라도 너징이 호흡곤란이라도 와서 기절했다 생각했는지,
응급처치 차원으로 예고도 없이 가면을 벗긴 박찬열의 재빠른 행동이었음.
너징의 얼굴이 공개되자 한참동안은 주위에 정적이 감돌았고,
박찬열의 손에서 벗긴 가면이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강하게 들려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 너징은 애써 태연한 척 몸에 묻은 흙먼지들을 털어내고,
많은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함.
짜잔~ 여러분, 많이 놀라셨죠? 모든 것이 레드슈즈 징어의 깜짝 이벤트였습니다.ㅎㅎ
"..."
"너..."
"..."
생각보다 사람들이 정신차리는 타이밍이 늦어지길래 솔직히 이대로 자연스럽게 빠져나갈 생각도 함.ㅋㅋㅋ
예상 밖으로 가장 먼저 정신차리고 너징이게 말을 건 사람은 바로 예능 pd님이셨음.
아직 촬영이 잘 되고 있는건지 카메라감독님께 확인하시더니 너징을 불러 편집에 대한 얘기를 나눔.
오늘 하루종일 녹화된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모니터링한 너징은 별로 문제되지 않을 것 같다 판단하고 잘 편집해 써달라고 함.
분명 너징과 하루종일 달리기로 씨름하느라 제대로 된 촬영분량도 없으실텐데... (측은)
pd님의 요청으로 아주 짧은 인터뷰를 촬영하고, 대신 몰린 사람들의 교통정리는 제작진측에서 책임지고 맡아주기로 함.
아직까지 충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붕어들 마냥 입만 뻐끔거리는 엑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너징은 먼저 돌아간 막내를 걱정하는 마음이 너무 커 차마 그들에게 인사도 하지 못 한 채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감.
다행히 막내는 별 탈 없이 제 방에서 새근새근 잠 들어있는 상태였고,
둘째가 쓰고 있던 스크림가면은 보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모양이었는지 쓰레기통에 쳐박혀있음.ㅋㅋㅋㅋㅋ
다음 날, 동물원에서 일어난 이 헤프닝은 기사를 통해 먼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함.
기사에 달린 네티즌들의 댓글들은 하나같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 웃기 바쁨.
게다가 2주 뒤에 방송될 엑소가 촬영했던 예능은 방영 일주일 전부터 스크림가면 위주의 예고편을 만들어 내보냄.
시청자들은 스크림가면의 정체가 이미 너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고편만 봐도 기상천외한 장면들을 스트레이트로 담아냈을 이 예능에 전폭적으로 관심을 보임.
결국 이 케이블 예능은 10.7%라는 자체 기록을 훨씬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너징은 스크림가면이란 별명을 연예생활 내내 떠안고 가야만 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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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항상 스펙탁흘훼~
스크림가면쓰고 복면가왕 한 번 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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