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부터 울리는 진동에 머리맡에 있던 핸드폰 홀드를 켜 상태 바에 떠 있는 알림을 확인했다. 보나 마나 김태형이겠지, 했는데 정말 김태형이었다. 핸드폰과 연결해뒀던 충전기를 빼고 상단 바를 내려 김태형에게서 온 카톡을 확인했다.
[개태] ㅈㅏ기야
자? 오전 4:08
염병
오전 4: 09 ㄴㅓ라면 ㅇㅏㄴ 자겠냐
대충 실눈을 뜨고 타자를 꾹꾹 눌러 답장을 보냈다. 아니, 멀쩡한 아침에 연락하지 왜 새벽부터 이 난리야. 답장을 보내자마자 걸려오는 전화에 대단한 놈이라고 생각하며 홈 키를 눌렀다.
“자기야!”
“뭐? 자기야? 너 어디야.”
“지금 벤 안에 있어.”
“아, 그래……. 그럼 됐다.”
“나 때문에 깼어?”
“너 때문에 깼다, 이 거지 같은 놈아…….”
잠에서 깬지 얼마 되지 않아 한껏 잠긴 목소리로 김태형의 말에 대답했다. 얘는 내가 자다 깨는 거 싫어하는 거 알면서도 이래, 꼭.
“태태.”
“왜?”
“나 지금 다시 잘 거야. 그러니까 연락은 낮에 하자, 낮에.”
“알았어. 잘 자.”
김태형과의 전화가 끊기고 다시 충전기를 핸드폰에 연결시켰다. 잠이나 자고 보자.
2.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하고 있으니, 익숙하게 김태형이 도어 록을 풀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아니 왜 온다는 말도 없이 자연스럽게 들어옴? 이거 무단출입이여.
“너 뭔데 우리 집에 자연스럽게 들어오냐.”
“네 집이 내 집이고, 내 집이 네 집이지!”
“아니, 그건 아니지. 내 집은 내 집이고, 네 집도 내 집이야.”
“아, 그래?”
“어휴, 저 멍충이…….”
냉장고에서 생수를 까 김태형한테 따라주고 다시 침대에 앉았다.
“아, 맞아. 자기야.”
“어?”
“나 할 말 있어!”
“헤어지자고?”
“내가 왜 그런 말을 해!”
“그럼 뭔데.”
김태형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잔뜩 분위기를 잡으며 말했다.
“나, 우결 나가게 됐어…….”
“아, 난 또 뭐라고.”
겨우 그거 때문에 분위기를 그렇게 어마무시하게 잡은 거냐. 내 반응에 김태형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한테 되물었다.
“내가 우결 나가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뭐, 어떤 반응을 원하는 건데. 으앙! 자기야! 나가지 마! 이래야 하는 거냐…….”
“…….”
김태형은 내 반응에 오히려 입을 다물었다. 진짜 저런 반응을 원한 거 같다.
“아, 그래. 들어나 보자. 왜 너야? 다른 멤버들도 있잖아.”
“아니, 그게에……, 나갈 멤버를 테트리스 점수로 정했는데 내가 졌어…….”
“염병, 잘 하는 짓이다.”
“근데 진짜 내가 우결 나가는데 아무렇지도 않아? 정말로?”
“너 우결 나가면 나 까고 그 여자랑 사귈 거야?”
“아니! 아니지! 나는 자기밖에 없어!”
“어차피 우결 대본이라고 다 알려져 있잖아.”
“으응.”
“그리고 넌 나랑 사귀고.”
“그렇지이.”
“물론 보면서 짜증은 나겠지. 한밤중에 너한테 전화해서 욕할지도 몰라.”
“나는 자기 전화라면 뭐든 좋은데!”
“지랄도 병이란다. 쨌던, 우결은 비즈니스일 뿐이고 나는 네 비즈니스에 대해서 관여할 생각 없어.”
“너무 쿨한 거 아냐……?”
“돈 열심히 벌어야지. 벌 수 있을 때 벌어두는 게 제일 좋은 거다.”
“알았어……. 열심히 연기할게.”
“그러던가.”
3.
김태형은 말을 하다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 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아, 맞아. 선물 사 왔어!”
“면세점?”
“응.”
“뭔데.”
이에 김태형은 들어올 때 같이 가져온 종이가방을 내게 주며 꺼내보라 말했다. 나는 종이가방 안에 들어있는 박스를 꺼내 열어 내용물을 확인했다.
“…….”
“왜? 맘에 안 들어……?”
“야, 진짜 너는 나랑 3년째 사귀는데 나를 아직도 모르니.”
“스타일리스트 누나가 이 색이 제일 예쁘다고 했는데?”
“내가 평소에 화장하냐, 안 하냐.”
“안 하지.”
“입술에 립밤 발라, 안 발라.”
“안 바르지……?”
“입술에 립스틱 발라, 안 발라.”
“안 발라…….”
“그런데 립스틱을 사 오냐고요, 이 아저씨야.”
“아, 그래도 잘 어울릴 거 같은데.”
“그래, 그렇겠지.”
나는 립스틱 뚜껑을 열어 색상을 확인했다. 겁나 시뻘건 거 샀네. 립스틱을 대충 입에 바르고 음파 하는 것을 반복했다. 그리고 김태형을 보며 말했다.
“이게 어울리냐…….”
“어…….”
“별로지?”
“아니! 진짜 잘 어울려!”
“잠깐만, 일로 와봐.”
“엉?”
김태형이 내 말에 침대 쪽으로 와 내 옆에 앉았을 때, 김태형의 입술에 내 입술을 맞대었다.
“야, 다음부턴 차라리 니베아나 사와라. 립스틱은 전혀 취향이 아니어요.”
“응응! 근데 자기야.”
“왜.”
“뽀뽀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
“안 돼.”
“이잉.”
“맞을래?”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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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오랜만이져 ㅎ-ㅎ........
한동안 아무 생각 안 하고 놀고 있었어요! 흐헹ㅎㅋㅎ~~!`1ㄹ 기말도 망하고~!~!2ㅎㄴ흫ㅎ..... 이쯤 되면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뭔가 글은 써야 하는데 주제가 1도 생각이 안 나서...... 그냥 편하게 정신 놓고 쓸 수 있는 글을 가져왔습니다. 근데 2가 나올 가능성이 엄슴...ㅎㅋㅎㅋ....큐ㅜ큐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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