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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열] 우리의 끝은 잔인해졌다 上 

 

 

 

 

 

 

 

 

 

“성열아, 좋았어?”



“아, 아니, 컥, 명수, 야”



“그럼, 왜 그랬어?”



“미안, 그니, 까, 좀, 놓아, 줘”




명수라 불린 남자는 차가운 조소를 흘리며 제 손에 힘을 더 주었다. 명수는 지금 제가 이러면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제가 아직도 이렇게 성열을 사랑하는데, 나를 뒤로 한 채 다른 사람과 새로운 사랑을 싹 틔우는 성열에게 너무 화가나 멈출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성열이 눈을 돌리게 할 정도로 제가 성열에게 무언가 못한 점이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성열은 제 목을 부여잡고 있는 명수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가는 걸 느끼고는 제 손을 들어 명수의 손 위로 포개었다. 성열의 안색이 점점 더 창백해지고 명수는 손에 힘을 풀었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성열은 기침을 내뱉었다. 명수는 그런 성열을 차갑게 내려다보더니 성열의 앞에 쪼그려 앉았다. 손을 들어 성열의 볼을 쓰다듬던 명수는 성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오자 픽,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손을 높게 들더니 성열의 뺨을 내리쳤다. 짝, 하고 큰 소리가 났다. 명수는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뚝뚝 흘리던 성열의 턱을 잡더니 고개를 들게 했다. 이 순간에도 성열의 가슴은 명수를 향해 뛰고 있었다. 성열은 알았다, 하지만 아니라고, 아니라고 부정했다.




“성열아, 뭘 잘했다고 울어?”



“명수, 야, 흡, 왜 그래, 응?”



“내가 뭘, 잘못한건 너 잖아”




무섭다. 성열은 명수의 눈과 마주하는 순간 그렇게 생각했다. 오로지 저로만 가득 차 버린 이 눈동자 안에서 이 눈동자를 피해 다른 눈동자를 찾았던 것이, 그 것이, 이렇게 큰 잘못이었단 말인가. 명수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성열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더니 성열을 껴안았다. 마치 방금 그 모습은 자신이 아닌 것처럼 따뜻하고, 다정하게 성열을 껴안았다. 성열은 자꾸만 바들바들 떨리는 제 몸을 가눌 수 없었다. 괜찮아? 많이 아팠지? 하고 명수는 부드럽고도, 더욱 더 부드럽게 성열에게 속삭였다. 자신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는 명수를 보며 성열은 제 앞에 있는 이 사람이 진짜 명수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입술이 떨어지기 무섭게 제 뺨을 내리치는 명수에 눈물이 터졌다. 눈물을 뚝뚝 흘리는 성열을 보며 명수는 제 자신이 울고 싶어졌다. 멈춰야 했다. 성열을 아프게 하는 건 여기서 멈춰야했다. 하지만 머리와 다르게 몸과 입을 제 멋대로 움직여 제어할 수 없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 나랑 있으면서도 그 자식이 생각이 나?”



“아, 아니야.. 명수야, 아니야..”



“아니기는, 그 자식이 너 끝까지 사랑해 줄 거래? 나보다 더 사랑해 준데? 응? 성열아, 말해봐”



“정말..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가볍게 손을 들어 올리는 명수의 행동에 성열은 몸을 움츠렸다. 뺨을 내려 칠 줄 알았던 명수는 손으로 가볍게 성열의 뺨을 쓰다듬었다. 이중적이다. 성열의 명수의 행동에 또 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성열이 울기 시작하자 명수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금세 얼굴을 폈다. 그리고는 온화한 얼굴로 성열을 끌어안았다. 우리 성열이,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마치 어린아이를 향한 듯한 말에 성열은 명수의 품에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그것을 과연 명수가 허락해 줄 리가 있는가. 성열이 제 품에서 빠져나가려 하자 명수는 얼굴을 찌푸리더니 팔에 좀 더 힘을 주어 성열을 끌어안았다. 성열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명수는 얼굴을 피더니 성열의 등을 토닥이기 시작했다. 성열은 그 와중에 생각했다. 자꾸만 뛰는 가슴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제 어깨가 성열의 눈물로 축축하게 젖어 들어가자 명수는 자꾸만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잘못을 하고 있는데, 분명 잘못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멈추지 못하는 자신에 숨이 막히고 막혀, 이제는 숨 쉬기가 어려웠다.




“성열아, 울지 마, 뚝”



“명수, 야, 흡, 내가, 잘못, 했어, 흐으.. 제발, 이러지 마..”




성열을 일으켜 세운 명수는 근처에 위치한 침대에 성열을 눕혔다. 그리고는 이불을 덮어주더니 눈물로 젖은 뺨에 입을 맞추었다. 그만 울고, 조금 자둬,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돌아가자. 달콤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에 성열은 고개를 끄덕였다. 명수는 성열의 가슴팍에 손을 올려놓더니 어린아이를 잠재우는 것처럼 토닥이기 시작했다. 반대쪽 손으로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 내주더니 성열이 잠들자 명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무엇을 잘 못 했기에 성열이 저에게서 벗어나려 하는 걸까. 성열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잠이 든 성열은 그런 명수의 미소를 보지 못했고, 그 미소는 여느 때 보다 슬프고, 슬펐다.






-





얼마가 지났을까. 성열은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로 주변을 살피던 성열은 명수가 없는 걸 알아채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방 안을 살피던 성열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명수의 집도 아니며, 제 집도 아닌 이 공간은 어디인가를 생각하던 성열은 스르륵 열리는 문을 무심코 쳐다봤다. 무표정한 얼굴로 들어오던 명수는 깨어난 성열을 보더니 환하게 웃었다. 한 손에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침대 옆 협탁에 내려놓은 명수는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예쁘다, 우리 성열이. 작게 속삭이는 명수의 말에 성열은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종이가방에서 죽을 꺼낸 명수는 금방 산건지 김이 폴폴 나는 죽을 성열에게 건네주었다. 덩달아 숟가락도 받아든 성열은 죽과 명수를 번갈아 쳐다봤다.




“배 안고파? 먹어둬야지 좋을 텐데?”




예전처럼 웃는 명수를 쳐다보다가 성열은 조심스럽게 죽을 한숟갈 떴다. 힘겹게 죽을 넘긴 성열은 다시 차오르는 눈물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와 동시에 얼굴을 굳힌 명수는 강하게 성열의 턱을 잡았다. 강하게 제 턱을 붙잡는 명수의 손에 성열은 작게 아, 하는 소리를 내뱉었다. 성열의 고개를 들어 올린 명수는 픽, 하고 웃더니 성열에게 입을 맞췄다. 성열은 명수가 입을 맞추기 무섭게 울기 시작했다. 솔직히 성열은 명수가 무서웠다. 저로 가득 찬 눈동자 안에서 그 눈동자를 피해 다른 눈동자를 찾은 이후로 변해버린 명수가 미치도록 무서웠다. 조심스럽게 눈을 뜬 성열은 저를 빤히 쳐다보는 명수의 눈동자에 순간 명수를 밀쳐낼 뻔 했다. 스르륵, 성열에게서 떨어진 명수는 울고 있는 성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죽이 담긴 통을 협탁 위에 올려놓고 성열을 껴안았다. 바들바들 떨리는 성열의 몸에 명수는 성열의 등을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떨리던 성열의 몸이 차츰 진정되자 명수는 성열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숟가락과 죽이 담긴 통을 건네주며 먹으라고 말한 뒤 방에서 빠져나갔다.




“호원, 호원이.. ”




성열은 갑자기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 덕에 죽은 쏟아졌고, 성열은 바닥에 떨어진 이불에 묻은 죽을 보더니 아랫입술을 깨물며 주변을 살폈다. 침대, 협탁 외에는 창문 하나가 전부인 방에 성열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대로 방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휴대폰, 폰을 찾아야해. 성열은 방안을 뒤졌다. 그리고 침대 밑에 떨어져있는 휴대폰을 발견했다. 성열은 휴대폰을 집어 들고 전원이 켜져 있는지 확인했다. 홀드키를 누르기 무섭게 화면이 켜지자 성열은 기뻐하며 숫자를 하나하나 터치하더니 전화번호 하나를 만들어냈다. 그 번호로 전화를 건 성열은 명수가 오기 전에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를 간절히 바랬다. 제 가슴을 더 이상 명수를 향해 뛰지 않게 해 줄 사람은 호원이니까. 전화를 꼭 받아줘야 한다.




-성열아!!



“호, 호원아”



-너 어디야? 괜찮아?



“몰라, 모르겠어, 나 좀 구해줘, 호원아”




호원의 목소리를 듣자 성열은 왠지 모르게 더 불안해 졌다. 주위를 휙휙 둘러보던 성열은 아까 봤던 창문으로 다가갔다. 성열은 창 밖으로 무엇이 보이는 지 호원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앞에 시계탑이랑 분수 있는 공원이 있어, 근데, 여기 되게 높아, 그리고, 저 앞에 큰 백화점. 손에 들려있던 폰이 누군가로 인해 사라졌다. 급하게 뒤로 돌았지만 누군지 확인도 하기 전에 제 목을 졸라오는 손길에 성열은 명수라는 걸 깨달았다. 명수의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가고 성열의 얼굴을 점점 더 창백해져 갔다.




“도망가고 싶어? 나한테서 벗어나고 싶어?”




성열은 잘 저어지지 않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왜 그랬냐는 명수의 물음에 그저 울기만 했다.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벗어나야 했다. 성열은 점점 더 숨이 막히는 듯 켁켁 거리더니 제 목을 부여잡은 명수의 손을 붙잡았다. 명수는 손에 힘을 푸는 듯 하더니 더 강하게 성열의 목을 졸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손에서 힘을 뺀 명수는 주저앉아 기침과 함께 숨을 들이쉬는 성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성열은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은 홀끗 쳐다보더니 아직 전화가 끊어지지 않은 걸 알아챘다. 그리고는 명수의 품에 안겼다. 호원이가 와 줄 거야. 그렇게 생각한 성열은 명수에게 여기가 어디냐 물었다. 명수는 픽, 하고 웃더니 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보란듯이 전화를 끊었다. 명수는 예전처럼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제 품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안기던 성열이 그리워 졌다.




“예쁘다, 우리 성열이, 이제 다른데 가자”




성열의 볼을 적신 눈물들을 닦아준 명수는 성열을 일으켜 세웠다. 명수가 성열을 데리고 방에서 나가려하자 성열은 있는 힘껏 버티며 명수가 이끄는 데로 가지 않으려 했다. 명수는 그런 성열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에게서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던 걸까. 성열은 호원이 자신을 데리러 올 거라 생각했다. 명수의 손을 놓은 성열은 자신을 슬프게 빤히 쳐다보는 명수의 눈동자에 흠칫, 하고 몸을 떨었다.




“성열아, 그 자식 안 와, 그러니까 가자”



“아니야, 호원이는 와 줄 거야..”



“안 좋았다면서 왜 그 자식을 기다려”




슬프다. 명수의 눈을 마주한 성열이 한 생각이었다. 명수는 멍하게 자신을 쳐다보는 성열의 팔을 붙잡아 방에서 나왔다. 정신을 차린 성열은 명수의 손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명수는 그런 성열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붉게 부어오르는 뺨에 명수는 만족을 한 듯 조소를 띄우며 성열을 데리고 어딘가로 향했다. 화끈거리는 뺨에 제 손을 얹고 고개를 푹 숙인채로 명수를 따라 걷던 성열은 바뀐 바닥에 고개를 들었다. 밖이다,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차가 달리고. 성열은 주위를 둘러봤다. 그러나 이내 그것도 자신을 어떤 차 안으로 밀어 넣는 명수의 행동에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재빨리 운전석에 앉은 명수는 조수석에 앉은 성열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 시동을 걸었다.




“호, 호원이다.. 명수야, 잠시만, 저기 호원이”

 

 

 

 

**

 

 여기 글올리는건 첨이네요 ㅠㅠ 잘부탁드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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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괜찬네요 ㅋㅋㅋㅋㅋ좋아이런거 ㅋㅋㅋㅋㅋ집착쨔응
12년 전
도토리
으아 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감사드려요 ㅠㅠㅠㅠㅠ 행여나 묻히는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3
묻히다뇨!!!ㅋㅋㅋㅋㅋㅋ묻혀도 제가꼬박꼬박볼게염ㅋㅋ
12년 전
도토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감사드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묻힐꺼같아서 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5
잘쓰셧어요 ㅠㅠ명수 ㅋㅋ집착의아이콘 ㅋㅋ
12년 전
도토리
으앗 칭찬 ㅠㅠ 감사드려요 ㅠㅠ
12년 전
독자6
이런집착완전좋습니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도토리
좋으시다니 다행이예요 ㅠㅠㅠ
12년 전
독자7
여기서끈으면안돼요오ㅠㅠㅜ
12년 전
도토리
여기서 끊을수 밖에 없슴다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17
집착돋네요ㅠㅠㅠ
12년 전
독자8
아 진짜 김명수ㅠㅠㅜㅜㅜ집착돋아류ㅠㅠㅠㅠㅠㅠㅜㅜ
12년 전
도토리
집착 돋나여? 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9
집착 굳ㅋㅋㅋㅋㅋ
12년 전
도토리
굳굳, ㅋㅋㅋㅋㅋㅋㅋ 감사드려영!
12년 전
독자10
어머머김명수ㅠㅠ
12년 전
도토리
밍수야 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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